06

 

앞으로 4시간.

할 일은 많다.

체스도 할 수 있고, 빨래도 할 수 있다

아니. 대부분의 일을 전부 할 수 있을 만큼 널널한 시간이지만...

 

프로 범죄형 스토커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에 앞길이 막막할 따름이다. 살아 생전 이렇게 뛰어다닌 건 숲에서 오우거 하나를 잘 못 만나서 죽기 살기로 뛰는 일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부모님께 다른 도구점에 있는 망치로 도자기 박살내서 살기 위해 뛰었던 것 이외에는...

 

지금은 레시아가 품 속에 들어가서 추격을 도와주고 있다.

게다가 내가 더 편하게 뛰라고 경량화 마법까지 걸어줬으니,(물론. 내 마나에서 빠져나갔다.) 지금은 영웅들이 날아 다니면서 검으로 적을 휩쓸었던 기분으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프렌시아를 찾고 있었다.

 

최근에 마법과 관련 되어 눈은 개안이 되었고, 추적마법 하나만 배운 채 쫓고 있을 무렵, 슬슬 나도 다른 마법을 활용하고 싶었다.

 

[주인이 지금 공격마법을 빠르게 배울 만한 것은 마법화살밖에 없다.]

 

[어린아이들도 사용하던데. 우선 그거라도 알려주세요.]

 

[주인이 개안되고 나서, 주인 몸 속의 마나의 양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어떻게 이동하는지 알면, 남은 것은 마나를 움직이는 것 뿐이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할 때는 보통 영창이나, 주문수식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것은 미숙한 마법을 사용할 때, 마나의 낭비를 줄이고, 파괴력을 올릴 때 사용하는 것 뿐. 주로 영창과 주문수식은 마법공학이나 소환사가 더 많이 사용한다.]

 

지금 나도 미숙한 마법을 사용하려고 하지 않나요?

 

[주인은 마나와 친화력이 뛰어난 만큼 '이미지' 하나 만으로 기초마법을 대부분 구사할 수 있다. 물론 원소마법은 아직까지 무리다.]

 

이미지라...

 

[레시아. 그러면 마법화살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마나로 화살을 쏜다는 이미지겠죠?]

 

[그렇다. 그래도 마나를 과소비 할 수록, 파괴력과 크기는 커지겠지만, 쉽게 지친다는 것만 알아둬라.]

 

레시아가 내 마나를 광역으로 소비시켜서 잘 알고 있나이다...

 

[마나를 움직이는 것이 즉, 시전하는 시간에 달려있다. 여기서 왼쪽!]

 

다시 왼쪽 방향으로 틀어서 남의 집 지붕을 힘차게 차고 도약했다.

 

"어지간히 쫓아오시네요?"

 

밑에서 프렌시아의 말소리와 동시에 내 머리만한 화염구가 나에게 솟아올랐다.

 

[주인. 마법함정이다.]

 

[담담하게 말하지 마요!]

 

방패...

방패에 대한 이미지를 형상화 하자. 내 전방에 있는 푸른 방패가 튀어나와 화염구를 다른 방향으로 튕겨 보냈다. 근데 나는 마나가 이동한 적이 없는데?

 

[레시아가 한 거에요?]

 

[아니. 짐이 행한 것이 아니다.]

 

"그 목걸이...비니스의 장신구 중에 하나인..."

 

"목걸이?"

 

그러고보면 레시아가 나에게 목걸이를 줬었지?

 

[주인이 목에 걸고 있는 게 보호기능을 한 거 같다.]

 

[내가 마법방패<Magic Shield>를 한 것이 아니었구나.]

 

그보다 우선...

 

"프렌시아 씨.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그 비니스의 꽃만 넘겨준다면 아무 일도 없..."

 

"싫어! 누구도 나와 왕자님의 사랑을 방해할 수 없어!"

 

하기야 대화가 통했으면 내가 이 고생을 할 리가 없지.

 

"그리고 잡화점 주인 씨? 내 마법 랭크는 확실히 낮지만, 저는 본래 연금술사랍니다?"

 

"그게 무슨 상관...설마?"

 

[연금술사들의 기초는 물질 변환이지만, 골렘 또한 만들 수 있다.]

 

지각이 흔들린다.

흙이 채워지고, 바위가 채워지고, 이윽고 그것이 다리가 되고, 팔이 되고, 머리가 되었다.

몸은 굳건히 갑옷까지 만들어진 체. 7M정도 되어 보이는 골렘은 거대한 포효와 함께 주먹으로 내가 있는 위치를 내려쳤다.

프렌시아는 골렘의 작동을 제어하듯이 골렘 머리 위에서 가만히 있었다.

 

내려치는 위치를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주민들은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하긴.  골렘 하나가 집 앞에서 난리를 치면 둘 중 하나의 반응을 하겠지.

하나는 때려부순다.

다른 하나는 도망간다.

 

"제발...잡화점 탓이라고 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의 혼잣말이 끝나갈 무렵, 프렌시아 쪽에서 말을 걸어왔다.

 

"아무래도 당신을 죽여야만! 제가 원하는 계획대로 진행 될 것 같네요!"

 

상대적으로 멀리서 크기가 큰 물체가 날아오는 것은 느리게 보인다.

하지만 막상 점점 가까이 왔을 때, 피하지 못하는 까닭은 크기와 알고 보니 엄청 빠른 속도였네? 라는 시각적인 오류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골렘의 주먹이 엄청 빨라 보이는 이유는 왜 일지...

 

-콰과과과광!

 

피할 수 있는 템포가 아슬아슬하게 남아있는 박자로 이리저리 피했다.

 

[레시아! 골렘의 핵 좀 어떻게 해주세요!]

 

[짐이 저걸 파괴하기 위해 힘을 사용한다면, 이 마을은 사라진다.]

 

[그럼 내가 해야 되잖아요!]

 

[주인은 할 수 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요리는 조금 할 수 있다.

손님을 위해 차도 건네 줄 수 있다.

손님을 위해 악명 높은 산에서 하나 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꽃도 꺾었다.

그런데 결과는 이 모양.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나에게 수습까지 맡기다니...

 

"열 받네...내가 뭔 잘못을 했다고..."

 

잡화점에 들어와서, 그나마 사역마 소환좀 했다고 많이 우쭐해 진 건가?

아니면 그냥 잡화점에 들어온 게 죄인가?

나는 왜 제대로 하는 일이 없는 거냐고?

 

"죽으세요!"

 

여자가 뭐라 소리치면서, 골렘이 주먹을 쥐었는데...

다 필요 없고...

짜증나니 저 골렘부터 없어졌으면 좋겠다.

 

프렌시아의 골렘이 주먹을 휘두르건 말건 상관없다.

주변 대기에 있는 마나를 끌어 모으면 되니까.

마나는 부탁해서 오지 않는다.

마나는 물품을 줘도 오지 않는다.

마나와 친화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사람의 생각과 뜻을 같이해서 움직인다.

 

골렘은 멈춰섰다. 프렌시아가 당황해도 그것은 내 알 바가 아니었다.

골렘이 띄워졌다. 프렌시아의 화염구가 날라왔으나, 그것은 목걸이가 알아서 하겠지.

공중에 띄워졌으니, 폭파시켜도 피해는 남아있다.

그러면 골렘을 산산조각 내는 것이 아니라 산화시켜야 한다는 것.

 

[주인! 그 마법을 발동시키기 위한 발동음성<Trigger Voice>을 외치거라! 주인이 여태까지 마음 속 깊숙하게 생각해 온 첫 번째 마법의 진짜 이름을!]

 

오로지 레시아가 내 옆에서 응원하고 지켜봐 줬다.

레시아는 믿을 수 있다. 모든 마나가 나와 같이 움직이는 듯이, 푸른 빛으로 반짝이는 내 주변에 있던 모든 마나가 나의 뜻과 같이 움직였다.

따라서. 레시아 말 대로 나의 첫 번째 마법의 이름을 말했다.

 

"새벽<Daybreak>"

 

온화하게 불어오는 바다 빛의 마나 기류는 골렘의 사지부터 감싼 체 회전을 했다.

서서히 골렘은 자연으로 되돌아가 부셔지기 시작했고, 공중에서 무너져 내리는 파편조차 다시 마나의 기류 속에서 산화되어 흙으로 돌아갔다. 이리저리 하늘하늘 거리며 하늘로 다시 퍼져나가는 마나들은 새벽 빛을 뿌리듯 흩어졌다. 프렌시아는 도망가려고 했으나...

 

[속박<Binding>]

 

레시아가 잡아줬다.

머리에 열이 내려가자, 주변을 둘러봤는데...

 

"대체 이게 무슨?"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못 봤는데, 자세히 보니 골렘을 연성할 때, 주변 집에 있는 벽돌까지 다 뜯겨나갔기 때문에, 주변에 멀쩡하게 남은 집이 없었다.

...내 탓은 아니겠지?

 

[주인. 비니스의 꽃은 확보했다.]

 

[프렌시아 씨는 살아있나요?]

 

[주인의 마법의 영향으로 프렌시아 안에 있는 마나가 전부 증발했다. 그나저나 주인이 사용한 그 마법은 대체 뭔가? 짐이 오래 살아와도 그런 마법은 못 봤다만...?]

 

[그건 나도 몰라요. 어떻게 한 건지. 그냥 열 받아서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만 했는데...마치 마나가 저와 같이 함께 움직인 기분이랄까?]

 

마치 마나와 같이 적을 제거하겠다며, 폭주하는 그런 기분이...?

 

[괴물 같은 친화력을 가진...주인! 워프가 감지 됬다! 앞으로 3시간 걸릴 줄 알았는데. 마법 수사관 중에서 유능한 녀석이 있다.]

 

[워프요?! 빨리 숨어야죠!]

 

기절한 프렌시아와 거대한 흙더미를 남긴 체, 서둘러서 잡화점으로 돌아갔다.

 

***

 

짧은 은발의 키가 180cm.

그리고 검은 제복과 금태장식을 테두리로 당당하게 걷는 모습.

하멀 레이비스.

수석 왕국 마법 수사관이다.

 

최초로 20대 중반에 9랭크를 막 넘어간 괴물 같은 존재다.

하멀이 기절한 프렌시아의 신병을 확보하는 병사들을 보고, 앞에 서 있는 흙으로 이루어진 산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떳다.

 

'마치. 응집된 마나를 전부 자연으로 흩뿌려 버린 것 같은데...'

 

골렘이 나왔단 제보를 듣고 긴급하게 포탈을 써서 왔건만, 자신이 왔을 때는 모조리 사라져 있던 그 광경을 보았을 때는, 파이론 마을에 상당한 실력자가 있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설마 그냥 파괴한 것이 아니라, 골렘에게 강제로 응집되었던 마나를 전부 대기 중으로 흩뿌려서 자연에 존재하는 상태로 바꿔버린 것으로 보아...

 

'마을에는 정말 괴물이 살고 있구나.'

 

"수사관님! 비니스의 꽃이 없습니다!"

 

"그래? 알았어. 돌아가자."

 

"? 수사관님? 비니스의 꽃을 회수 하는 게 주요 목표 아닙니까?"

 

"...귀찮으니 그냥 가자. 없었다고 하면 되지."

 

"수사관님?! 대체 무슨 태평한 생각을?! 왕자님의 영혼이 그 안에...!"

 

하멀은 짜증난 듯 수사에 참여한 일원에게 총구를 향했다.

기이한 마법진이 총구 위에 있는 것으로 봐선, 사용자의 마력에 의해 파괴력이 달라지는 마탄이다.

 

"괜찮아. 어쩌다보면 되겠지. 아니면 그대로 2계급특진 해볼래?"

 

사악한 악마처럼 웃고는 다시 총을 거뒀다.

결국 부하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했다고...

 

***

 

오늘은 사신이 찾아오는 날.

새벽 0 01분이 되자마자 검은 후드를 둘러쓴 체 앙상한 뼈로 되어진 손이 무언가를 내놓으라는 듯이 내밀었다.

나는 비니스의 꽃을 넘겨줬고, 비니스의 꽃 안에는 왕자의 영혼이 담겨져 있어, 개화가 되어 있었다.

 

"...사신님? 그러니까...우리가 이러고 싶은 게 아닌데."

 

"......찮다...이걸로..."

 

사신은 꽃이 들은 병을 가진 체 사라졌다.

이대로 끝? 사신님? 그 영혼으로 뭘 하실 거에요?!

어마어마한 사기에 짓눌린 나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나왔으면 좋을 려만...

 

"주인! 가위바위보의 시간이다."

 

레시아는 나에게 기쁜 듯이 소리쳤다.

 

"...제길..."

 

중얼거리면서 가위바위보를 했다.

오늘도 단판 패배...

이번에는 어퍼컷을 맞았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에 알프레이드 왕자는 영혼이 돌아왔고, 병도 깔끔히 완치 되었다고 한다.

아침의 신문에 그리 써져 있었으니까.

다만. 인터뷰 도중에 할아버지가 찾아와서 꽃으로 자신의 병을 담고 떠났다고 말하는 것으로 봐선,

아무래도 그것은 사신이 아니라, 손자를 구하기 위해서 망령이 되어 돌아온 것은 아닐지 생각을 했...

 

"아저씨! 거기서 중얼거리면서 뭐해요?"

 

"이런. 제발 5실버 받았으면, 다른 곳으로 가줬으면 좋겠는데?"

 

"일부러 아저씨 잡화점을 마지막으로 하고 있거든요. 제 일은 끝났고, 야옹이하고 놀거에요."

 

"레시아라고 했잖아. 고양이 이름..."

 

"아저씨 전 부인 이름은 부르기 싫거든요?"

 

"난 결혼 아직 안 했어! 그리고 아까부터 아저씨라고 부르는데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차례 태클을 건 후에 내가 레시아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난 상관없다. 주인.]

 

라는 대답이 나왔다.

베가프와는 정 반대로 온순하게 레시아는 아이니스와 놀고 있다.

평화롭게 살기 바라고 있지만, 이 잡화점에 있는 동안 평화가 1초라도 오래가길 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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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풀기로 이야기 1을 썻으니.

이야기 2부터는 제대로 정신을 놓고 써야죠(?)

 

05

 

비니스의 꽃을 리타 씨에게 넘겨준다고 하면, 그 사신에게는 과연 무슨 말을 전해야 할 지가 문제로 남아있었다. 물론 앞으로 하루 더 남았지만, 비니스의 꽃은 먼저 온 사람이 임자라고 생각하자.

앞으로 이 바보 같은 의뢰를 잡화점에서 받아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늙어가는 기분이 든다. 애초에 잡화점이 아니라 용병 의뢰소 같은 기분이랄까?

 

오전 0 00 13초를 가리킬 쯤 손님이 왔다는 종이 여김 없이 허리를 흔들면서 매혹적인 소리를 내고 있다. 마왕님...아니 이제 이름을 지었으니 레시아는 종이 울리는 소리에 따라 고양이 귀를 새우며, 고개를 들었다.

 

"어서오세요. 리타 씨."

 

나는 환하고 태양 같은 업무 스마일로 리타 씨에게 인사를 하자. 리타 씨도 인사를 웃으면서 받아줬다.

언제나 인상적인 녹안이 눈 웃음을 하면서, 비니스의 꽃을 확인하려는 듯.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듯 했다.

 

"리타 씨가 원하는 물품은 다른 분이 더 있지만...먼저 오셨으니 받으세요."

 

아직 개화 전의 비니스의 꽃은 유리병에 잘 포장하여 리타 씨에게 건네줬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제 왕자님을 살릴 수 있겠어요."

 

벌써부터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산토끼처럼 제자리에서 뛰고 있었다.

부디. 저 위험한 꽃을 제대로 사용하길 바라면서, 제발 아무런 사고가 터지지 않기를 빌었다.

평화가 제일이라는 말은 하루에 죽음을 왔다 갔다 하는, 내가 가장 공감하는 말로 변했기 때문에...

 

"주인. 그런데 정말로 괜찮은가? 짐은 마음이 좋지 않다."

 

"사랑을 하는 소녀가 저리도 열심히 노력하는데 응원해야죠. 레시아."

 

"그런가...?"

 

"날짜도 바뀌었고, 가위바위보 한 번하죠."

 

"좋다. 주인. 죽을 각오를 다해 덤비도록!"

 

"그건 레시아 성에 찾아온 용사님께 할 대사예요."

 

오늘도 죽음을 불사지르는 가위바위보의 끝은 단판 나의 패배다.

내가 바위를 내고 레시아는 보를 냈는데, "고양이 낙화장!"이란 소리와 함께 벽에 박혀서 한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일은 마음속으로 묻어두자.

 

***

 

사신에게는 미안하게도 비니스의 꽃을 구하지 못했다고 정중하게 사과하면, 내 목숨을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졌다. 최근 새벽 4시에 닫고 아침 8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나의 피로 누적도는 오늘도 쌓여만 가고, 레시아는 고양이인 모습으로 사물을 염력으로 조종하여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보다 본 모습을 못 본 나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게 될 찰나...

 

"호외요! 호외!"

 

내 잡화점에 돌을 던지는 아이를 보고 문을 열었다.

그보다 왜 돌을 던지는 거야? 노크라는 멋진 단어를 가진 행위가 있는데?

 

"이봐. 꼬마야..."

 

"저는 꼬마가 아닙니다! 어엿한 숙녀 아이니스라구요!"

 

키는 140cm정도 되는데 짧은 은발머리가 꽤 특이했다.

은발과 밝은 청색의 눈동자, 이목구비도 뚜렷하여 성장하면 꽤나 남자를 울리는 여우가 되리라 생각했다. 그나저나...

 

"그래. 아이니스. 우리에게는 노크라는 예절이 있잖니?"

 

"엄마가 그 잡화점은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말랬어요."

 

이 잡화점은 널 해치지 않는단다. 이 망할 꼬마야!

라는 말을 꾹 눌러 삼킨 체 어른으로 대응했다.

 

"괜찮단다. 이 잡화점은 잘만 사용하면, 네가 원하는 물품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럼 하늘에 떠있는 직녀성을 갖고 싶어요."

 

"널 하늘 위 건너편으로 보내는 것이 더 빠르겠구나."

 

아이니스가 귀엽지만 음흉하게 웃으면서 말 하는 것으로 봐선,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뭐...농담에는 농담으로 받아 칠 수 밖에.

 

"그래서 신문은 하나에 얼마인데?"

 

"5실버에요. 그리고 특급기사가 1면에 짜짜잔~!"

 

과장된 몸짓을 하면서 서서히 다가왔다. 5실버를 주고 신문을 받아 1면 기사를 보는 순간...

 

왕국신문

알프레이드 왕자 영혼 소실사건!

프레이드 왕자(24)의 영혼이 오늘 새벽 3:50분 경 소실된 체

돌로 굳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왕국 마법 수사팀에서는 네크로멘서들의 지부인 '시체협회'를 중심으로

왕국 마녀 지부로 알려진 '마녀들의 연회'까지 협력수사를 벌였다.

왕국 수석 마법사 하멀 레이비스의 추측으로는 

누군가가 전설로만 듣던 비니스의 꽃으로 왕자의 영혼을 훔쳐간 것으로 말하고 있다.

이에...(생략)

 

내가 새벽에 빌었던 소원이 이렇게 무심히 산산조각이 나게 되었다.

리타 씨! 대체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

 

"그나저나 아저씨? 안색이 왜 이리 창백하세요?"

 

"아니. 꽤나 충격적인 1면이구나. 그보다 아저씨 아냐."

 

"아저씨가 아니래. 야옹아."

 

야옹아?

밑에 보니까. 레시아가 아이니스가 언제 꺼냈는지 모르는 육포를 받아 먹고 있었다.

 

[레시아? 거기서 뭐해요?]

 

[육포를 받아 먹고 있다.]

 

[아니! 왜 여기까지 나와서 육포를 받아 먹고 있냐 구요!]

 

[육포가 맛있어서다.]

 

틀렸어.

대화의 캐치볼이 이미 소실 됬어.

 

"이 고양이는 레시아라고 한단다."

 

"레시아요? 아저씨 전 부인 이름이에요?"

 

" 20살이야! 그리고 아저씨 아냐! 오빠라고 불러! 그보다 너 몇 살이야!"

 

"숙녀 나이를 묻다니 최악이네요! 더럽혀질 것 같아!"

 

"남 듣는데 헷갈리는 소리 좀 하지마!"

 

이 꼬마 정체가 뭐지?

내 정신상태를 박살내려고 찾아 온 암살자인가?

 

[꼬마를 상대로 진심이 되다니. 주인도 아직 어린아이로다.]

 

[내가 어린아이가 아니라 저 꼬마가 늙은 거야!]

 

[그전에 수습해야 될 일이 있지 않는가?]

 

...제길...

아직 왕국 수사팀이 리타 씨를 못 잡은 것으로 봐선, 리타 씨도 상당히 잘 숨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대륙을 다 수색해서라도 찾아야 하나...말아야 하나...

 

애초에 리타 씨를 찾을 방법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는 집주소라도 받는 건데..."

 

[주인. 애초에 집주소를 받아봤자. 거길 버리고 도망 가는게 뻔하다.]

 

"집주소라뇨? 전 부인이요?"

 

"부인 없다고!"

 

그보다 아직도 안 갔냐?

 

"아저씨 머리카락 주세요."

 

"그건 왜?"

 

"머리카락이 필요해서요."

 

"이유가 되지 않아!"

 

아이니스는 작은 볼을 부풀리면서, 내 머리카락을 작은 손으로 몇 가닥을 강제로 뽑았다.

생으로 뜯겨나가는 신체의 일부가 단말마를 지르는 사이에, 저 멀리 도망간 아이니스가 이렇게 외쳤다.

 

"추적마법 배워서 평생 쫓아다니면서 놀릴거다! 메롱!"

 

이런 망할...

내 머리카락이 이상한 녀석에게 강제 드랍되다니!

근데 아까 머리카락으로 뭐라 하지 않았나?

 

[머리카락으로 추적마법이라...낡은 방식이지만, 주인. 그걸로 뒤를 쫓을 수 있노라.]

 

[레시아. 그게 정말이에요?]

 

[의심스러워서 리타라는 발칙한 여자가 가게에 나가자마자 몰래 머리카락을 모아놨었다.]

 

[본래 그 머리카락은 무슨 용도였는데요?]

 

[저주를 걸기 위해 짐이 미리 모아놨었다.]

 

무서워!!!

 

[하지만...추적마법이 그리 간단하나요?]

 

[머리카락으로 추적마법을 하려면, 대상이 100M 이내에 있어야 발동이 되기 때문에 보통은 술래잡기나 숨바꼭질 할 때 쓸 수 있다.]

 

[그럼 그거 반칙이잖아요?]

 

[그렇지. 짐도 많이 해봐서 안다.]

 

마왕님께서는 숨바꼭질을 할 때, 비겁하게 추적마법을 사용해서 찾았답니다.

대체 이건 무슨...

 

[그럼 레시아도 리타 씨를 찾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나요?]

 

[나는 주인의 소원대로 같이 잡화점을 운영하는 사역마다. 사역마가 주인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없다.]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든 탐문을 해보죠.]

 

***

 

술집과 여관을 모두 다 둘러봤지만, 리타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처음부터 우리에게 이름을 가명을 말하고 접근했다는 것이야 말로 기초 중에 기초일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외형을 말하면서 2시간을 허비한 결과 놀랍게도...

 

"어린 아이들에게 간단한 마법을 알려주는 떠돌이 마법사 말인가?"

 

"떠돌이 마법사...?"

 

"확실히 아이들 중에서 마법으로 재능을 보이면, 그 집에 찾아가서 제자로 키우고 싶다고도 말한 적이 있지."

 

한 노인은 베이컨을 썰며 예기했다.

그보다 그 접시는 제 접시입니다만?

 

"그 여자는 어디에?"

 

"공원에 항상 있다네..."

 

그 말을 끝으로 내 베이컨까지 모조리 먹어 치운 노인은 자리를 뜨고, 나는 그 노인분의 몫까지 계산을 마쳐야만 했다. 노인이 말하던 공원에 가까이 가자, 추적마법이 발동되었고 공원의 정 중앙으로 이끄는 실이 내 눈에 나타났다. 그리고 파이론 정 중앙에 위치한 공원에 드디어 리타 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아이들이 둘러 쌓인 것만 빼면...

 

"...저기 리타 씨? 이런 어린아이들을 선동해서 뭐합니까?"

 

[주인. 아이들은 전부 최면상태에 빠졌다.]

 

레시아의 경고를 듣고는 리타 씨는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야 파이론을 흔적 없이 태우기 위해서죠."

 

재능 있는 아이들의 기초마법을 알려주고 그것을 증거인멸을 위한 병기로 사용하겠다는 말이랑 다름이 없다. 애초에 파이론이 위치상 왕국과 가깝기도 하고, 2번째로 수색되는 마을이 파이론 마을이기 때문에, 마그노스 마을이 맨 처음으로 수색이 되는 틈을 타서, 리타 씨는 지금 모인 아이들로 증거인멸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많이 잔인해 지셨군요. 그보다 리타라는 이름도 거짓이겠죠?"

 

그러자 느긋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 진짜 이름은 프렌시아. 검은 달의 여왕 소속의 마법사죠. ...세간에는 범죄집단이라고 하지만..."

 

"그러면 그 왕자를 사랑했다는 것은 거짓인가요?"

 

"아니요. 그건 진심이에요. 사실 너무 좋아서 미칠 지경이죠."

 

사랑에 너무 미치면...다 이렇게 되는 건가?

 

[주인. 저 여자는 진심으로 저런 말을 하는 거다.]

 

세상에나...

무서워서 살겠나?

 

"드디어...내 왕자님을 담을 그릇만 완성되면, 병도 치유되고 제 옆에서 오랫동안 사는 거에요~. 아아~! 왕자님..."

 

황홀한 표정으로 개화된 비니스의 꽃이 담긴 병을 볼에 쓰다듬으면서, 눈은 이미 광기에 휘몰아친 눈이다.

 

"아무튼. 이제 계획에 방해가 되니까...사라지세요?"

 

"그건 의문형으로 하면 안되잖...!"

 

어린 아이들이 벌써부터 1랭크 기초마법인 마법화살<Magic Arrow>을 장전한 모습이 눈에 보였다.

 

"주머니 속의 그 머리카락은 제 꺼 맞죠? 그걸로 추적하는 것으로 봐선, 당신도 조금 유능한 마법사로 될 수 있는데...지금은 적이니까 어쩔 수 없네요."

 

프렌시아의 말이 끝나자 마법화살이 비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주인! 보호막을 펼치거라!]

 

[어떻게 하는지 몰라!]

 

그나마 주변에 숨을 만한 장소를 찾아 급하게 뛰어가지만, 비를 못 피하듯이 여러 차례 긁힌 뒤에야 건너편에 있던 분수대에 몸을 맡겼다. 물론 그 분수대가 앞으로 얼마 못 가는 것만 뺀다면...

이 틈에 프렌시아는 도주를 했는지, 모습은 없고. 남은 것은 어린아이들 뿐.

 

그 사이에는 아이니스도 끼어있었다.

 

[레시아. 저 최면 어떻게 할 수 없나요?]

 

[저런 최면 짐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인의 마나를 좀 많이 받아가야 할 꺼야.]

 

[아무것도 아니라면서요?]

 

[머리가 있다면 생각해보거라. 저 수십 명의 어린아이들의 최면을 단체로 풀어야 하는 입장인데, 마나가 얼마 안 들거라 생각하는가?]

 

[...잘 부탁합니다.]

 

생각이 없다고 질타를 받았지만, 지금은 급한 만큼 알아서 해주길 빌었다.

몸에 뭔가가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는 순간, 레시아의 눈에서 붉은 빛이 짙게 발광했다.

 

"마법해제<Dispel>"

 

단지 4자를 말했을 뿐인데 사지에서 힘이 빠져나가 분수대에서 앉게 되었다.

그보다 마법해제 주문이 마을을 완전히 덮어버렸다최면에 풀린 아이들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라는 의문을 표한 체 아무런 기억에도 없다는 듯이 되돌아갔다.

 

"마을 전체를 덮어버렸잖아! 과소비 하는 겁니까!"

 

[오오. 그 상태에서도 태클은 나오는 건가? 주인. 정말 골수 태클 캐릭터 답도다.]

 

[거기서 내 개성을 칭찬해도 나오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파이론 마을을 덮은 이유는 2가지. 첫 번째는 마을 사람들까지 최면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마왕.

생각이 매우 깊었다.

다른 이들도 아이들을 순순히 내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부모들의 마음은 아이들이 그저 고생 안하고 튼튼하게 자라주기만 하면 되니까. 마법은 정신적인 고통이 따르는 직업이고, 학식도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어린애가 멀리 가는데 걱정 안 하는 부모는 어디 있는가?

그런데...

 

[2번째 이유는요?]

 

[왕궁 수사팀의 호출이다. 이 정도로 강한 마법을 발산했는데, 수사팀 또한 수상해서라도 파이론에 먼저 올 것이 뻔 할 테니까.]

 

결국 수라장으로 만들겠다 이 말인가...?

...이보시오 레시아님!

 

[...만약 비니스의 꽃이 주인으로부터 얻은 사실이 들키면...감옥 행이지만.]

 

[감옥이라니! 내가 감옥에 가다니!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어허헣...

 

[그러니까 주인이 이 일을 되도록이면, 종지부를 찍어야 하느니라. 마침 수사팀도 움직이기 시작하구나.]

 

[그 먼 거리에서 탐지가 가능하나요?]

 

[앞으로 4시간 남았다.]

 

무슨 서든데스입니까!

4시간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천천히 생각했다. 아직 마나를 얼마나 줬다고 해서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었다. 적어도 14시간이 걸린다면, 집에서 한숨 자고 나왔을 텐데.

 

[추적마법은 짐의 마법해제 주문으로 깨져버렸으니, 이번엔 짐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가거라.]

 

[알았어요. 레시아.]

 

그리고 그렇게 4시간이 제한시간인 프렌시아와 두근두근 숨바꼭질이 시작됬...

두근두근은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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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 진행중


 

04

 

 

내 품 안에서 고개만 쏙 내민 체 추운 바람을 피하고 있는 마왕님은 꽃이 개화를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정확한 타이밍에 왔도다."라고 중얼거리기만 했다. 비니스의 꽃이 외형이 맞는지 아닌지 마왕님께 받은 종이를 열어봤다.

 

신나는 탐방

-대마법사 엘티노스

비니스의 꽃

외형 : 녹색 줄기와 청색 잎사귀 2, 길다란 분홍색 꽃잎이 4쌍이 존재한다.

개화를 하면 꽃잎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설명 : 비니스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 꽃은 사실상 '무언가'를 담고 다른 곳에 옮길 수 있는 꽃이다.

힘을 옮긴다면, 힘을 옮길 수 있고,

능력을 옮긴다면 능력을 옮길 수 있다.

 병을 담고 옮기고자 하면, 병을 담고 꽃을 태우면 그 병은 말끔히 없어진다.

비니스는 이 꽃을 통해 옛날에 많은 이들에게 능력과 힘을 주고,

병을 치유하며 다녔지만, 이 꽃은 비니스가 있어야만 번식이 가능한 것을 봐선

아마 이게 마지막 비니스의 꽃일지도 모른다.

p.89

 

마왕님께서 제목과 페이지까지 옮겨 적을 정도로 나와 가위바위보를 기대하고 있구나.

그럼 나는 하루에 번씩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건가?

 

비니스의 꽃은 가방에 넣고, 이제 귀환마법을 사용할 차례다.

출발하기 전에 귀환마법을 배웠지만, 사실상 간단하게...마왕님께서 사용하시면 된다.

 

"그런데 마왕님? 돌아가야 하는데 뭐하시나요?"

 

작은 앞다리로 땅을 정신 없이 파고 있는 마왕님께선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나를 놓을 정도로 넓게 파고 있었다. 그보다 안에 뭐가 있길래?

 

"이질적인 기운이 여기서 나오고 있다."

 

"그건 천계와 관련된 물품에서도 그러지 않았나요?"

 

"그건 알고 있지만, 잘만 하면 비니스의 물건 하나를 있겠지. 그리고 그것을 어둠으로 물들어서 짐의 비밀병기로 간직할 것이다."

 

하기사 마왕님은 뭔가 타락시키는걸 하신다니까...

 

"아니!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 무엇을 말인가?"

 

"물건을 타락시킨다는 말이요!"

 

"주인은 =레프리시아라는 마왕이 무서운지 알고 있지 않은 건가?"

 

보통 일반인들이 마왕을 만나면, 정신이 붕괴하거나 심하면 입에 침을 흘리며 기절한다면서요.

 

"짐의 권위를 나타내는 표식은 '타락'이니라. 짐이 마왕으로 군림하면서 나에게 대항하는 자들을 전부 타락시켰다."

 

타락이 아니라 가위바위보겠지.

 

"그래서 마계공작들이 달에 번씩 천계로 올라가서 성수를 마시거나, 대부분의 마족들이 인간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여러 가지로 타락했지."

 

"그건 우리 입장에서 때는 개과천선이란 말을 씁니다!"

 

무섭다. 정체성을 잊을 정도의 타락이라니...

아무튼 20분동안 땅을 끝에 목걸이 하나를 물고 나오셨다.

물론 고양이 구석구석이 흙투성이가 되어 나왔지만, 나중에 씻으면 일이다.

 

"그래서 그게 이질적인 물품인가요?"

 

"그렇다. 이게 무엇인지는 돌아가서 확인하면 것이다."

 

마왕님은 나에게 목걸이를 목에 걸어줬다.

 

"당분간 주인이 착용하고 있거라. 그래야 그게 무엇인지 있으니까."

 

"제가 왠지 임상실험의 피해자가 기분에 한숨만 나오는 합니다. 마왕님."

 

귀환마법은 간단하게 귀환장소에서 오래된 물품 하나를 가지고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고 했지만, 애초에 마법을 모르는 나는 마왕님께 대부분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사역마는 써먹을 써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해라! 마왕!

 

"냐아앙!"

 

마왕님이 울부짖자 장소가 바뀌었고, 여기는 욕실인데?

 

"마왕님. 귀환마법은 공중에  천천히 내려오나요?"

 

"아니. 잠깐 좌표를 착각해서 욕실 공중으로 소환된 것뿐이다."

 

아하!

 

-첨벙!

 

마침 따듯한 물로 입수되어 데미지는 없다.

이야! 역시 힘들게 땀을 흘린 이후에는 바로 목욕을 하는 가장좋다!

 

"아니! 누가 공중에서 욕실로 내려오고 싶다고 했어요!"

 

"아까 주인도 납득하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태클이 늦은 것뿐 이라고요! 하마터면 다른 곳에 추락해서 다칠 했잖아요!"

 

"주인을 생각해서 일부러 욕실로 귀환을 뿐이다. 그리 화내지는 마라."

 

생각해서 했다고는 하나...옷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왕님은 고양이 모습이니 그냥 털이 젖는 뿐이고, 나는 다른 옷을 가지러 가야 하는 상황이고, 아무래도 때는...

 

"저기 마왕님?"

 

"무엇이냐 주인? 눈이 한층 무서워졌다."

 

"기왕 이리 . 제가 직접 옥체를 씻겨드리죠."

 

마왕님이 나의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서서히 나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니다. 주인도 고생을 했는데 짐을 씻기는 그런 중노동을 시킬 없다."

 

"아니죠. 아니죠. 저의 귀환을 도와주신 마왕님께 친절히 오늘은 씻겨드리는 것으로 화답을 해야겠죠? 후후후...그러니까 당장 이리와!"

 

후에 30분간 고양이를 씻기려는 집념의 추격전 끝에 내가 먼저 지쳐서 쓰러졌다.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를 기르는 주인의 마음을 이해할 같다.

 

***

 

마을시장으로 나왔다. 여러 가지 물품을 팔고 상인들은 이리저리 소리치며, 관객들을 불러오기 위한 어필을 많이 한다. 모든지 활기차 보이고 아무런 걱정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엄청나게 짜증이 나긴 했어도, 여전히 살아있어서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다만, 나를 보던 친한 과일가게 아주머니가 사과를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평화로워 보였다.

 

"...카일이니?"

 

"...로웰 아주머니."

 

"꺄아아! 망령이야!"

 

결국 나의 출현으로 시장은 난리 나고, 경비대가 나를 포위하기까지 5분도 걸렸다.

훈련을 받은 경비대가 있어서 마을의 치안은 안전한 모양이긴 한데...

언제부터 엘티노스 잡화점 주인은 살아있는 망령 취급을 받았는지 그것도 알고 싶었다.

 

"저기...여러분? 나는..."

 

"망령이여 물러가라!"

 

친구였던 베가프는 어느새 사제가 되어 곳으로 파견되었나 보다, 그나저나 어디 집안에서 퍼올린 물이 성수가 되어 머리를 적셨다.

 

"아니...베가프 사제. 그건 성수가 아니라 뜨거운 물이에요."

 

맥이 빠지는 태클에 베가프 사제는 잠깐 멈칫하더니.

 

"카일? 정말로 살아있는 거야?"

 

"그럼 살아있지 죽었냐! 잡화점이 무슨 마물의 소굴인줄 알아! 멀쩡한 가게를 괴물의 집으로 탈바꿈하고 난리야!"

 

그리고 괴물의 집에서 살고 있는 망령취급을 했으니...

 

"너의 시체를 찾아 부활주문을 외우려는 나의 고생이 헛수고가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 은근히 죽이려는 네가 아닐까?"

 

그렇게 소동은 줄어들고, 베가프 집으로 우선 몸을 옮겼다.

뜨거운 물을 수건으로 털고 있는 도중에 베가프는 허브티를 건넸고, 나는 허브향을 음미... 모르니 그냥 눈치껏 마시고 있었다.

 

"내가 왕궁에서 사제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을 , 네가 잡화점 주인이 되었다고 해서 상당히 놀랐어.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고, 파이론에 있는 작은 성당으로 파견 나와서, 너의 시체를 본격적으로 찾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내가 잡화점 하나 운영한다고, 친구가 단기간 내에 파견까지 나올 정도라니...

 

"이제 2일째야. 날부터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다고..."

 

날부터 죽었으면, 그게 잡화점이 아니라 처형장이지.

 

"그나저나 사제의 길은 결혼을 하면 안되잖아? 베가프. 너도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어?"

 

"...작년에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갔더라고..."

 

"미안하다. 내가 그냥 왠지 미안하다."

 

침울하던 분위기를 깨는 것은 베가프의 마디로 시작됐다.

 

"나도 잡화점 가끔가다 놀러 가도 될까?"

 

"놀러 가도 상관은 없지. 물론 마ㅇ...아니 고양이 하나가 있고."

 

"고양이?"

 

순간 마왕님이라 말할 했다.

입은 항상 조심하자.

 

" 고양이 많이 좋아해! 지금 당장 가자!"

 

"?"

 

"개점 시간 전에는 돌아갈게. 고양이 한번 보고 싶어."

 

"...그래......별일 없겠지..."

 

그리고는 다시 잡화점으로 발을 옮겼다.

잡화점으로 가기 전에도 여러 가지 잡담을 했지만, 알아내고 싶어하는 정보는...

 

"알프레이드 왕자라...확실히 지금 불치병 때문에 죽어가고 있지."

 

베가프는 담담하게 구운 옥수수를 먹어가며, 알프레이드 왕자의 상태를 말했다.

 

"사제들의 축복도 소용 없는 거냐?"

 

" 스승도 참여를 했지만, 회복될 기미가 안보였거든."

 

나는 잡화점을 ...

아니 닫혀있는 거야?

 

[주인. 옆에 있는 이질적인 인간은 뭐냐.]

 

뭔가 굉장히 불쾌한 음성으로 나에게 텔레파시가 도착했다.

 

[ 친구인데요? 마왕님?]

 

[설마...마왕인 짐을 제거하게 위해서...]

 

[그럼. 내가 하러 사역마로 불렀을까요? 평범하게 고양이 흉내를 내면 조용히 넘어갈 상황이니까, 그냥 열어요!]

 

[싫다! 짐이 걱정하는 것은 신성력을 품은 사제 애송이가 아니라, 음흉하게 짐의 옥체를 더듬으려 하는 분위기가 무서운 것이다!]

 

그래 봤자 지금은 고양이잖아...

그리고 남들 헷갈리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시죠.

 

"어라? 무슨 일이야? 열쇠를 잊어버렸어?"

 

"애초에 잡화점은 열쇠가 필요 없어. 주인을 인식하거든..."

 

조만간 마법을 많이 배워야 필요성을 느꼈다.

아무래도 지금 잡화점이 주인을 마왕님으로 인식하는 중이지만, 내가 문고리를 계속 잡자 서서히 개방되었다.

 

"허브티는 없지만...과자 하나는 있어. 미안해 베가프...아직 나도 수입이 없어서."

 

"괜찮아! 고양이를 보러 거니까!"

 

목적이 명확하시네요.

그보다 마왕님은... 키를 훨씬 넘기는 5 수납공간에서 경계를 하고 있었다.

지금 텔레파시로 엄청나게 뭐라 말하는 것이 들리지만, 이건 됬고...

 

"검은색 고양이네? 그나저나 이름이 뭐야?"

 

이름...

이름?

 

[마왕ㄴ...]

 

[싫다! 저런 자에게 굴욕이란 굴욕을 당하고 심지어 (생략)]

 

정서적으로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닌가 보다...아마 신성력을 품은 배가프와 마왕은 본능적으로 사이가 좋은 거겠지.

무슨 일이 있어도 냉정을 유지했던 마왕님이 저렇게까지 하는 것으로 봐서는 친구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나저나 이름이라...

...

 

"레시아. 사역마 이름이야."

 

"레시아? 그보다 사역마라니 무슨 소리야?"

 

사역마라고 소개한 이유 하나는 엘티노스 잡화점 규칙 때문이다.

어차피 종이 쪼가리를 써먹어야 하기도 하고, 친구가 출세를 했는데 나만 잉여처럼 쓸모없이 살아가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야 하지 않는가?

 

"엘티노스 잡화점의 규칙 중에는 절대로 혼자서 운영하지 말고,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 혹은 사역마와 같이 하라고 했으니까."

 

"아하...그보다 좋은 이름이네. 레시아라..."

 

그리고 30분동안 베가프는 5층에 있는 마왕님에게 "레시아! 내려와!"라고 하고, 때마다 마왕님은 머리 속에서 만개의 텔레파시를 전송했다. 그만해요. 마왕님 머리가 터질 같아.

 

"사역마의 모습은 본거야?"

 

"아직. 전에 나올 때부터 고양이모습 이였으니까."

 

"나도 사제하지 말고, 마법사로 할까?"

 

이제 와서 전직을 바꿀 없습니다. 고객님.

 

"나도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

 

아니 사역마를 소환한다 해도 고양이는 아니니까.

개점시간이 되어 베가프가 돌아가자마자 마왕님은...

 

"고양이 어퍼컷!"

 

"가위바위보 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다시 공중에서 1초간 내려오지 않았다.

 

"아니...마왕님..."

 

고통을 참고 일어나서 말하는 순간...

 

"레시아다!"

 

"?"

 

"주인이 지어준 이름. 레시아로 불러라."

 

"...왜요?"

 

"인간들은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끼리는 이름이나 애칭, 별명으로 부른다고 들었다."

 

"...그렇죠."

 

"그러니까 레시아로 부르거라."

 

"아니. 그건 마왕님이라고 부를 없으니까. 즉석으로 만드는 3분카레처럼 지어낸 겁니다."

"부르라고 하면 불러라!"

 

"레시아."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3 !"

 

"레시아. 레시아? 레시아!"

 

이게 하는 짓인지...

 

"짐을 마왕이라 부르지 아니하고 이름으로 부르는 것으로, 더욱 주인과 가까워짐을 있노라.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내가 사용할 마나와 힘은 더욱 증가한다는 사실을 주인은 항상 기억하도록 하라."

 

". 레시아."

 

...?

 

"그런데 레시아는 이름으로 부르네요?"

 

"주인이라고 부르는 편하니까."

 

나도 마왕님이라고 부르는 편했는데...

리타 씨는 오늘 테니까... 미리 비니스의 꽃을 준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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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생각도 안하고 쓰다 보면...

개판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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