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루시피나 씨는 한층 업 되어있는 상태로, 드래곤 로드의 레어로 빠져 나왔다. 게다가 언제 걸려있는지 모를법한, 용족혼인의 문양이 내 목에 작은 드래곤 문신처럼 새겨졌다. 아마 이게 약혼의 증거라고 하는데, 정식적으로 부부사이를 인정받으면, 내 수명이 좀 더 길어질 거라고, 루시피나 씨는 그렇게 설명했다.

 

이 세계에서는 죽는 나이의 평균 연령대가 70.

이 정도면 연금술과 마법의 발전이 어느 정도는 쾌거를 이룬 셈 이지만, 내가 평균연령대로 가기까지는 앞으로 약 50세가 더 남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제 루시피나 씨와 결혼까지 하면 수명이 더 길어진다니?

이쯤 되면 드래곤의 역할이, 생명유지장치가 아닐까 하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들었다.

 

"용족혼인의 문양은 드래곤 로드. 우리 아버지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데, 아버지도 네가 마음에 들은 모양이야. 이런건 흔쾌히 내려주지 않거든."

 

덤으로 내 비틀거리는 정신상태에 추가타를 날리는 듯한, 내용이 루시피나 씨의 말에서 튀어나왔다.

내가 대체 어디가 마음에 든 건지, 아직도 모르는 체, 레시아는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

 

"아까 전에 왕 도마뱀이 질문 했던 것 있지 않는가? 자신의 딸이 마음에 안 드냐고, 거기서 주인은 진심으로 생각을 전한 시점부터, 왕 도마뱀이 용족혼인의 문양을 새긴 것이다."

 

말 한마디가 이런 결과를 만들게 될 줄이야...

이래서 말 한마디가 위험합니다.

조만간 묵언수행을 할까?

 

"그나저나 놀랐어요. 드래곤 로드에게 거의 농락당하듯이, 언쟁은 들어가기도 전에 진 상태였으니까요."

 

"아무리 왕 도마뱀이라고 할 지라도 1만년 가까이 살아온 녀석이다. 이제 태어난 지 20년 밖에 안 됐는데, 그런 인간에게 언쟁에서 밀리면, 왕 도마뱀의 자격 따위 없다."

 

추가내용으로, 어느 사이에 용족혼인의 문양이 새겨졌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정작 기뻐하는 루시피나 씨를 보고는 그 말은 삼켰다. 그나저나 왜 그렇게 기쁘세요?

 

"드디어 내가 마왕을 앞지르고, 카일과 부부가 되었으니! 마왕! 너도 나에게 주인님이라 불러야지!"

 

...그 이유입니까...

그보다 아직 부부는 아니거든요?

 

"어리석구나 도마뱀."

 

"뭐라고!"

 

"짐은 주인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미 깊은 유대로 이어져왔다. 주인의 목에 이빨을 들이댄 것은 마나의 활로를 열기 위함도 있지만, 나중에는 짐의 마나창고를 만들기 위해서 사전 작업 또한 해놨지."

 

"설마..."

 

"그렇다. 사실상 본처는 이 몸이다. 그러니 언제나 2번째임을 알도록 도마뱀."

 

설마...맨 처음 잡화점을 운영할 때, 마나의 활로를 뚫기 위해, 내 목을 물었던 게 마나창고로 나중에 언제든지 만들려고 물은 거냐...

맙소사. 여태 같이 생활하면서, 그런 거 하나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니, 아무래도 잡화점의 있는 책들을 전부 다 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적어도 마왕에 대해서만이라도...

 

"이렇게 되면, 용족혼인의 문양을 이용해서, 억지로 발정상태로 만들어서, 아이를 만들 수 밖에!"

 

"루시피나 씨? 여긴 그렇게 높은 수위를 바라지 않아요. 앞으로 이야기의 기록도 못하고, 쓰고 있는 장소에서 쫓겨난다니까요? 게다가 제가 무슨 봄의 날뛰는 강아지들도 아니고..."

 

그리고 내 목에 있는 문양이 잠깐 반짝였다가, 다시 꺼졌다.

 

"발동하지 않아? 어떻게 된 거지?"

 

"애초에 주인은 정신방어가 매우 강력하다. 게다가, 여신 비니스의 유물인 목걸이까지 착용하고 있으니, 주인은 그런 어설픈 정신오염으로 뚫어내기 힘들지. 물론 대사제의 정신방어는 뚫을 수 있지만, 지금의 주인은 짐과 이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락'에 영향도 받지 않고, 평범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대주교보다 더욱 높은 정신방어가 있을 수도 있지."

 

"내가 유혹해도 넘어오지 않았던 이유가..."

 

"지금 서큐버스 퀸이 와서 유혹해도, 절대로 넘어가지 않는 불굴의 정신방어다. 그런데 그대가 주인을 유혹할 수 있겠는가?"

 

레시아와 루시피나 씨가 이리저리 말 다툼을 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내가 그런 사람인가?"라는 고찰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걸 회상으로 따지자면...

 

야생의 서큐버스 퀸이() 나타났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무시한다.

2.돌같이 본 뒤에 무시한다.

3.무시 꿀잼!

4.무시를 안 하지 않는다.

 

야생의 서큐버스 퀸이() 도망갔다.

30EXP 6G를 얻었다. Lv!

 

잠깐. 회상을 하려고 했는데 왜 이런 게 된 거야?

그보다 1번과 4번은 결국 전부 무시하는 거잖아?

그리고 레벨이 얼마나 낮았길래 레벨 업을 하는 거야?

그런데 서큐버스 퀸이 레벨이 낮았을 때 잡는 몬스터야?

 

알 수 없는 생각을 뿌리치고, 가이로안 씨의 레어로 다시 돌아왔다. 거기에는 메이가 피를 뒤집어 쓰고 우릴 기다렸...

 

"메이! 다친 곳 없어!"

 

영문도 모르는 난 달려와서 메이의 상대를 확인했다. 멀쩡하게 서 있는 듯한 메이는 용의 이빨을 손에 올리며, 괜찮다고 신호를 보냈고, 메이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대체 이게 무슨 대참사인지 모르겠지만, 회색의 마녀 옷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루시피나 씨가 마법으로 메이를 깨끗하게 만든 이후에, 대체 무슨 시험을 받았길래 그렇게 됐냐고 물어봤더니. 메이는 자신의 치맛자락을 올리고, 체크무늬 호박바지를 보여주면서 얼굴을 붉히고, 이렇게 입을 열었다.

 

"...팬티가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은걸!"

 

그거야 안에 바지를 입었으니까. 부끄럽지 않겠지.

그런데 그걸 왜? 설마, 가이로안 씨가 그걸 시킨 거라고

지도에 공략방법이라고 편법으로 써놓은 게 그거냐!

 

"이 바보 같은 멍청이 로리콘이!"

 

격노한 루시피나 씨는 곧장 가이로안 씨의 레어로 들어갔다.

 

"? 루시피나? 넌 어린애가 아니니 들어올 수 없...크악! 대체 뭘...! 잠깐! 으아아아악!!!"

 

"죽어! 망할 로리콘 자식! 어린애에게 뭘 시킨거야! 당장 죽어버려!!!"

 

안에는 비명과 폭발음으로 가득 찼다. 나는 메이의 귀를 막고 한 숨을 쉬었다. 그렇게 루시피나 씨의 강압적인 폭력이 20분 정도 진행됐을 때는, 메이가 배고프다고 졸라서, 육포를 먹고 있었고, 5분정도 더 지나자, 가이로안 씨의 비명조차 들리지 않았고, 루시피나 씨가 씩씩거리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나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헛기침을 하더니 예쁘게 단장을 한 후, 내 옆에 달라붙었다.

 

"카일! 많이 걱정했지!"

 

. 가이로안 씨를...

죽은 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용의 이빨을 얻었으니, 이제 메이의 용사로서의 모험은 끝났다.

그런데...

 

"역시나. 마왕님이 따라다니고 있는 인간은 차원이 다를 정도로 흥미가 깊군요."

 

느긋하고 밍기적한 남자목소리가 허공에 울렸다.

 

"슬로배스..."

 

레시아는 슬로배스라는 말을 하고는, 작은 고양이의 몸에서 거대한 검은 마나가 요동쳤다. 아마 전에 레시아가 마왕성에 다녀왔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그 이유인가.

마법진이 밑에 나오고 나서, 거기서 나온 것은...

 

"이야...정말 움직이기 힘드네...메이야. 아버지 좀 들어줘라."

 

나무늘보였다.

말은 정상적으로 빨리 해줘서 다행이네. 안 그랬으면, 그 대사가 늘어져서 입력하는 사람은 짜증이 났겠지.

 

"메이야. 용의 이빨을 다오. 이제 너에게 선물을 줄 시간이다."

 

메이는 끄덕이며, 나무늘보가 자신의 얻은 용의 이빨을 받기 위해, 손을 뻗는 것을 기다렸다.

 

...

......

 

"근데 좀 빨리 움직일 수 없어요?"

 

하도 답답해서 내가 먼저 말을 걸 정도였다.

 

"자네는 평소에 나무늘보가 지상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봤나?"

 

"아니...그건 아니지만..."

 

"바로 그거라네..."

 

...

그렇다고 댁마저 느리게 움직일 필요가 없잖아.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얼마나 오래가는지 여전히 알 수 없을 때, 옆에 레시아가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다. 저게 마계 공작 중에서 7대 죄악을 담당하는 '나태'의 공작이니까."

 

"그런데 너무 느리잖아요?"

 

"가끔 짐이 슬로배스에게 보고서를 받을 때마다, 하도 느려서 화가 나는 경우가 많다."

 

"여태까지 잘도 살려놨네요."

 

그리고...

 

"조금만 더 기다려라. 아직 팔꿈치가 펴지지 않았어."

 

"알았어. 아빠."

 

"좀 빨리 받아!!!"

 

본래는 내가 뺏어야 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애처롭게 느리게 움직이면, 오히려 화가 나서 대체 무슨 일인지는 봐야 할 것 같았다. 오히려 그냥 빨리 받고, 재앙이나 빨리 뿌려라. 이런 생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드디어 1 40초만에 용의 이빨을 받고 다시 그걸 가져오는...

 

"그것도 시간이 왜 이리 오래 걸리는 거야!"

 

"후후훗. 나의 무서운 능력. 시간죽이기!<Time Killing>"

 

"댁이 느려빠진 것을 멋대로 능력이라고 말 하지마!"

 

루시피나 씨는 상황을 보다가, 그냥 뛰어들어가면 안되냐는 말에 레시아는 입을 열었다.

 

"저래 보여도 슬로배스는 자신주변에 보호마법과 침입자를 요격하는 수면마법까지 둘러쓰고 있다. 애초에 나태의 공작은 수면마법과 대상의 생체흐름을 계속해서 느리게 하는 저주가 특기다."

 

"레시아. 그럼 제가 가면 되지 않나요?"

 

나는 레시아에게 물어봤지만...

 

"주인은 저 보호마법을 뚫을 수단이 없다. 물론 수면과 저주에 대해서, 피해를 받지 않을지라도, 슬로배스는 자신이 느린 만큼, 강력한 보호마법을 구사할 수 있으니까."

 

그럼 이대로...지켜볼 수 밖에 없는 건가...

 

저 빌어먹을 짝이 없을 정도로, 너무 느린 나머지, 보는 사람이 시간이 정지한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는 것도 모자라서, 달팽이들의 100M달리기가 더 빨라 보이는 착각이 들며,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팔꿈치가 안 굽혀진, 저 나무늘보를 최악의 속도를 이대로 지켜보라고!

 

"하하. 내가 좀 많이 느리다네."

 

"알면 빨리 움직여!"

 

미안한 듯이 나무늘보가 말했지만, 나는 버럭 소리질렀다. 대략, 5분의 시간이 걸려서 메이는 용의 이빨을 자신의 아버지라고 부른, 느려터진 나무늘보에게 줬다.

 

"그러면 융합!<Fusion>"

 

용의 이빨이 빛이 나면서 사라지더니, 이상한 약병이 하나 튀어나왔다. 그것을 메이가 받고는 나무늘보가 자신의 딸을 향해 입을 열었다.

 

". 메이. 마시거라!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해라!"

 

"마시면 안되!"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반대로 메이는 약병을 남김없이 들이켰고, 메이에게서 검은 마기가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메이는 애초에 혼혈마족. 아마 잠들어있던 마기가 폭주를 하면서, 거대한 힘이 깨어나게 됐고, 메이의 외형은...

 

드래곤 날개가 있는 그냥 인간의 모습이었다.

무슨 일?

 

"! 성공했다! 메이! 이제 지상에선 귀찮게 걸어다니지 않아도 되! 스태프의 형태변환 없이, 날아다니면서 대륙을 돌아다닐 수 있단다! 이제 온 대륙의 맛 집을 단숨에 이동할 수 있지! 어때? 아빠 멋지지? 최고지?"

 

"아빠. 최고. 멋있어."

 

옆에 보던 레시아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당황한 기색이 보였고, 루시피나 씨는 옆에서 그저 멍하니 있었다. 아마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그런 거겠지.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그보다 저 팔불출 나무늘보는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흑흑. 딸이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어서, 정말 보기 좋군. 눈물을 닦아야 하는데, 내 팔이 너무 느려서 닦기 전에 눈물이 땅으로 흐르네..."

 

"저기 슬로배스 씨?"

 

"뭔가 인간이여?"

 

"그럼 슬로배스 씨의 진정한 목적은...메이에게 날개 하나를 달아서 비행능력을 영구화 시키려는 것 뿐인가요?"

 

"무슨 그런 허무한 소리를! 물론 더욱 더 중대한 목표가 있지."

 

정말 다행이다. 더욱 중대한 목표라면 뭐...저걸 이용해서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다거나. 그런 거?

 

"우리 딸의 매력지수가 더욱 높아지지 않았나! 정말 내가 봐도 사랑스럽다니까? 엘리트리아에게도 전해줘야지! 그리고 용인 프로젝트도 실행해야겠어!"

 

"용인 프로젝트라면?"

 

제발 제대로 된 프로젝트이길 빌었다.

 

"당연히! 코스프레지 뭐가 있겠나. 하하하!"

 

웃고 있는 나무늘보에게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분노로 인해, 자고 있는 티르빙을 불렀다.

 

"...티르빙."

 

"...잘 자고 있었는데 왜 깨우...아니? 마나를 왜 그렇게 많이 주입하는 거야? 형씨?"

 

왜긴...저 빌어먹을 보호막을 깨부셔야...

 

"나무늘보를 패기 위해서지!"

 

거대한 마나가 나와 동조하듯이, 대검의 수준까지 성장한 티르빙과 같이 내려찍었다.

 

"주변의 마나가 전부 분노하고 있잖아? 설마 신랑의 주변에 마나가 동조를 하는 건가?"

 

루시피나 씨의 경악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레시아도 내 옆에 와서 입을 열었다.

 

"슬로배스. 그대가 저지른 죄는 가장 크다."

 

"마왕님? 저는 죄를 지은 게 없습니다만!"

 

"아니지. 그렇게 사악하게 나와서, 주인에게도 사악한 자라고 소개했는데! 결과는 허무맹랑해서, 여태까지 네놈의 분위기에 끌려가서, 멋대로 착각해버린 내가 바보 같지 않는가!"

 

"제가 전부터 말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마왕님께 충성을 맹세한 몸이라고! 반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구요. 그보다 반란을 왜 합니까? 귀찮은데..."

 

"시끄러! 마왕성까지 날아가라! 고양이 펀치!"

 

고양이의 주먹을 맞고 날아가는 나무늘보는 "오늘도 역시 날아갑니다아~!"라는 소리를 지르며, 저 멀리 하늘의 별이 되어 사라졌다. 메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오오..."이런 반응으로 아버지가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무튼......레시아가 가장 우려했던 것도 아무일 없이 끝났고, 우리는 그래도 드래곤의 시련을 이겨낸, 메이의 무사귀환과 (루시피나 씨가 강제로 진행한)인간과 용족의 약혼 성립이 된 기념파티를 트리드럼에 있는 음식점에서 하게 되었다.

 

***

 

잡화점에 돌아와서 현재시간은 오늘과 내일이 뒤바뀌는 새벽 0.

 

"고양이 승룡권!"

 

"앞에 고양이만 붙인다고, 전부 레시아의 오리지날 기술은 아니에...크억!"

 

이미 태클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다 말하기도 전에 가위바위보의 벌칙을 받고 말았다. 파괴력은 얼마나 강한지, 또 정신을 놓고 기절할 뻔했다. 루시피나 씨는 지쳤다면서 먼저 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나저나 주인."

 

"왜 그런가요? 레시아."

 

"슬로배스에게 휘둘렀던 검. 기억하고 있나?"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대충은..."

 

그때는 너무 열 받은 상태라서 내가 뭘 저질렀는지 몰랐으니까.

 

"짐은 걱정된다."

 

"물론 제가 미숙한 건 알지만, 그래도..."

 

"아니."

 

레시아는 내 말을 끊어버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짐은 주인의 힘을 보면서, 항상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런 거대한 힘에는 분명히 대가가 따르는 법. 그게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는 거다."

 

나는 레시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앞도 모르는 미래에는 걱정 안 하는 게 좋아요. ! 이건 오래 살지 않은 제가 레시아에게 위로한 것 맞죠?"

 

"! 멋대로 생각해라."

 

가만히 내가 쓰다듬는 것을 즐기는 건지, 귀찮아서 반응을 안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잡화점은 오랜만에 느긋한 분위기로 운영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덕에 적자가 나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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