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8 [Refresh]
28
현재 용들이 말 싸움을 하고 있는 틈을 타서, 티르빙이 알려준 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가고 있었다. 티르빙에게 이런 것을 어떻게 아냐고 하면, 현재 시간에 있는 태양의 위치와 그림자를 보고, 어디가 북쪽인지 알아낸 뒤에, 마을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있다나 뭐라나. 나는 나침반으로 길을 찾는데 티르빙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주변의 사물을 이용해서 잘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강아지 풀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에 평온이 왔다.
레시아도 가끔가다 풀을 건들이거나, 곤충들을 쫓아서 달리는 모습을 보면, 이곳으로 소풍을 왔는지, 메이를 도와주러 왔는지 헷갈릴 정도로, 쾌적하고 따듯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 쉬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겼다. 그보다 메이를 찾아야 하는데...
"하핫! 잠자리녀석! 그렇게 발버둥을 치다니, 짐이 내려주는 연옥과 같은 고통을 더욱 맛 보거라!"
레시아 또한 잠자리의 날개를 찢으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
"레시아? 잠자리 날개를 왜 찢어요?"
"그야 심심해서 그렇다."
"잠자리 날개를 너덜너덜하게 찢는 것까지 독백에 들어갔잖아요!"
잠자리가 우리들의 상황을 보고, 너덜너덜한 날개를 이끌고 도망가려고 하지만, 레시아는 고양이 발로 잠자리의 움직임을 봉쇄시켜놓고 입을 열었다.
"애초에 주인도 어릴 때는 곤충들 잡아놓고, 재미있게 놀려고 날개를 찢거나, 다리를 뽑거나 했을 텐데."
"그야. 그때는 어릴 때이고, 철이 없으니까 그렇죠."
"나도 지금 어린 나이다. 여태 다른 마계공작보다는 더 적게 살았지."
"상대적으로 말해봤자. 저보다 오래 살았잖아요. 그보다 대체 얼마나 산 거에요?"
"레이디에게 나이를 물어보다니, 주인은 남자로서 실격이로다."
"그 말이 왜 나오는 거야!"
"애초에 주인은 레이디에 대한 매너도 없고, 오히려 레이디들을 상대할 때도 많이 서툴다. 그렇게 숫기 없는 얼굴로 귀엽게 가만히 있으면, 언젠가는 주인을 노리는 여성진에게 잡아 먹힐 뿐이지."
"잡아 먹히다니...물리적으로요?"
"아니. 물리적으로 식인하는 몬스터는 있어도, 사람이 식인을 할 일이 없지 않는가. 사람이 이렇게 순수해도 되는 건가? 주인이 계속 그런 둔감한 반응을 보이면, 나 또한 본 모습으로 돌아가서 주인을 여러 의미로 잡아먹을 수 밖에."
"그런 소리를 담담하게 말하지 말란 말이야!"
어떻게 잠자리 날개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는 거냐?
게다가 아까 전에 드래곤들 때문에 레시아가 많이 마음이 불편한지, 극단적인 선택을 서슴없이 말하고 있었다.
만약...이걸 하나의 이야기로 회상한다면...
깊은 밤.
인간형태를 가진 사역마가 주인을 찾아가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주인! 나는 주인을 사랑한다! 부디 내 마음을 받아달라!"
그러자 깊이 고민을 한 그늘진 얼굴에서는 회초리를 들었다. 자신도 사역마를 아끼고 사랑했지만, 이루어 질 수 없는 아픈 마음을 뒤로 한 체, 사역마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며 입을 열었다.
"난 주인이고! 넌 사역마야! 난 주인이고! 넌 사역마라고!"
음...아무튼 별 의미 없고, 바보 같은 회상은 그만두고, 레시아는 잠자리를 잔혹하게 날개를 찢었어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생명에너지를 불어넣어, 잠자리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렸다. 잠자리는 한 때 지옥을 맛봤지만, 지금은 저 멀리 날아가는 잠자리 무리에 뒤섞여 하늘에서 춤을 추겠지.
여전히 이렇게 평화로운 나날속...
"도망가지마! 신랑!"
저 멀리서 소리가 들리자 마자, 평화고 나발이고 서둘러 마을에 뛰어들어 갔...
"따라잡았다!"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했는지, 어느 사이에 내 앞에 순식간에 나타나서, 나를 붙잡았다.
그런데...
아까 봤던 성벽을 몸통박치기로 무너뜨릴 만한, 거대한 레드 드래곤의 모습은 안보이고, 대신에 허리까지 덮을 정도로 붉고 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붉은 홍옥과 같은 눈이었다. 나이는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순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최근에 유희를 다녀왔는지, 얼마 지나지 않는 모험가의 모습이었다. 갈색 워커와 연한 파랑색의 티어 스커트, 그리고 중앙에 꽃처럼 프릴이 담겨진 흰색 블라우스라...
정말 그걸 차려 입고 모험을 했다고?
세계 맛 탐험인가?
절대로 저 상태에선, 몬스터가 뛰쳐나오는 모험이 아닐 거야.
"말도 없이 사라져서 내가 놀랐잖아."
나를 붙잡은 여성의 목소리는, 남자들이 많이 선호할 법한 귀엽고, 고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내 입장에서는 내 존재에 대해 잊어줬으면 좋았는데...
"흐음. 주인은 기회라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 같았다만?"
"시끄럽네. 마왕. 그나저나 로드에게 대리고 가서 혼약 준비를..."
마치, 어린애가 밤 늦게 놀고 있는데, 그 아이의 엄마가 억지로 집으로 끌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내 팔을 잡아당겼다. 나는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힘으로 밀려서 끌려가고 있었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잠깐 기다려봐."
그러니까...
"드래곤 씨."
"루시피나로 불러도 되. 그러니까 너는..."
"카일이라 부르세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루시피나 씨. 나는 지금 여기에 놀러 온 것도 아니고, 신랑이 되려고 찾아온 것도 아니에요. 지금은 다른 것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 일이 있거든요."
두 눈을 깜빡이면서, "응! 뭔데?"라고 질문을 하자, 나는 다시 정리해서 입을 열었다.
"사실상 저는 메이라고 용사들의 연회에 참여한 참가자의 도우미로 왔거든요. 문제는 그 애가 미아가 됐는데, 마을 안에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품고, 지금 마을에 향하고 있어요."
"흠. 그 아이 많이 어려?"
"뭐...좀 어리긴 하죠. 그래서 제가 미아라는 단어도 쓰는 거니까요."
"그럼 그 어린애는 혼자 두기에는 위험하겠네. 보호하는 사람이 없으면 큰일날 테니까."
그보다는 지금 그 먹성으로 가게 하나의 매출을 날려보내고 있을 거 같은데...루시피나가 생각을 이리저리 하다가, 마침내 결정 됐는지 루시피나 머리 위에 전구가 반짝이는 환각이 보였다.
"그럼 그 아이도 찾고, 데이트도 덤으로! 마을 안내 시켜줄게."
"그거야 고맙...잠깐 뭐라고요?"
"자! 가자!"
루시피나는 내 팔에 팔짱을 겼고, 나는 그대로 마을로 끌려들어갔다. 왜 내 주변의 여성들은 이렇게 힘이 강하지? 그보다 레드 드래곤의 성격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한 거야!
색칠공부로 알아가는 드래곤의 특징
저자 엘티노스
레드 드래곤
1.속성 : 불
2.성격 : 대부분 불같이 화를 잘 내지만, 그것은 다혈질이란 뜻이 아니다.
항상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 도전을 좋아해서, 목숨이 9개라도 부족할 지경.
3.특징 : 어떤 생명체보다 인간을 가장 싫어하지만,
한 눈에 반하면, 불과 같은 열정으로 사랑에 빠진다.
물론 레드 드래곤의 사랑이 부담스러워서 거절을 하는 순간,
잡아 먹히거나 그 마을에 브레스를 뿜어 지도를 지워버리니 조심하자!
(솔직히 폴리모프 했을 때, 가장 미녀는 레드 드래곤이야! 땡 잡았네! 하하!)
드라고니스로 가기 전에, 잡화점에서 심심해서 읽었던 책을 떠올렸다. 지금 엘티노스가 살아있다면, 당장 찾아가서, 주먹이라도 휘두르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글귀가 있었다. 그나저나, 저 맨 마지막 부분에는 마치 이 상황을 예상한 듯한 글인데...
"그나저나 카일은 용병이야?"
내 깊은 생각을 깨부수는 소리는 언제 사왔는지, 옆에서 솜사탕을 먹고 있는 루시피나 씨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레시아는 심기가 안 좋은지, 내 어깨 위에서 계속 발톱을 긁고 있었다. 그보다 레시아? 아파요. 아프다고요! 어쨌든 나는 질문에 답을 했다.
"저는 잡화점 주인이에요. 파이론 마을에 있죠."
"파이론이면, 여기서 좀 멀지 않아? 마차로도 40일 걸리고, 최근에 제국에서 발명한 비공정으로는 3일정도 걸릴 텐데?"
"그 잡화점이 엘티노스의 잡화점이라서요..."
"흠. 그러면 엘티노스의 제자?"
"그럴 리가요. 엘티노스는 이미 오래 전에 죽어서 전설이 된 사람이에요."
마을 안을 계속 이동하면서, 루시피나 씨의 질문 공세는 끊이질 않았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도, 나는 대답과 동시에 메이를 찾기가 더욱 급급했고, 루시피나 씨가 나에게 "어디부터 씻어?"라는 질문에 태클을 걸다가, 마을 중앙에 있는 많이 먹기 대회를 발견했다.
물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정적이고 정신이 나간듯한 해설자는 필수였고, 지금 어떻게 됬는지 몰라도 박빙의 상황이 된 듯. 해설자는 열심히 모든 상황을 과장시켜서 떠들고 있었다.
"지금 만두 판이 30초도 안됬는데 19판이 쌓이고 있어요! 아! 정말 미친듯이 먹습니다! 배가 무슨 공허인가요! 계속 들어가고 있어요! 끝이 없습니다! 전장을 미쳐 날뛰고 있어요!"
그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해설자의 말을 듣고는 "정말 많이 먹네..."라고 내가 중얼거리는 동안. 루시피나 씨는 참가자들을 보다가, 나를 부르며 참가자 중 한명에게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혹시 카일이 찾는 사람 아냐?"
"으아니! 챠! 왜 계속 들어가는 거야! 믿기지 않습니다! 이 작은 체구에 만두 판이 거대한 성처럼 쌓이는 모습이! 마치 신들을 죽이기 위해 오벨리스크를 짓는 모습입니다!"
그 오벨리스크처럼 쌓인 만두판 사이에는 회색의 꼬깔 모자가 특징인, 메이가 군림하고 있었다. 여전히 무표정하게 폭풍과 같은 흡입으로, 모든 만두를 갈아치우는 메이는 옆의 남자와 비등비등한 속도로... 옆에 남자도?!
"놀랍습니다! 아직도 경쟁을 하고 있다니! 제한시간이 2분인데 1분 30초만에 만두가 다 떨어지다니...이건 기적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죠. 만두 판을 미리 확인해볼까요?"
해설자가 다가가려고 할 때, 메이가 마나석으로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마이크를 해설자에게로부터 뺏고 입을 열었다.
"먹기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메이는 해설자에게 마이크를 던져서 돌려주자 마자, 자신의 경쟁상대인 남자 쪽에 있는 만두판을 분홍색 빔으로 쏴버렸다. 저거 분명 초콜릿이 되는 빔인데?
"초...초콜릿?!"
"저 만두판이 초콜릿으로 되었다고?"
구경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것으로 보아하니,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또한 당한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저렇게 초콜릿으로 바꾼 체, 또 갉아먹기 시작한 메이의 포식은 2분이 딱 되자마자, 그 남자의 만두판을 전부 먹어 치우고, 수건으로 입을 닦았다.
"정말 잘 먹네...여기까지 와서..."
나는 어처구니 없이 중얼거리면서도, 찾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애초에 빈 만두판이 누가 더 많은 가를 비교하는 시합에서, 경쟁자의 빈 만두판까지 다 먹어 치워버렸으니, 메이는 1등 상품으로는 드래곤에게 도전이 가능한, 용기의 메달과 거대한 고기 세트를 받았는지, 메이는 용기의 메달을 목에 걸고 나서, 고기 세트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메이. 많이 잘했어?"
지금 메이는 내가 없는 줄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먹기 대회에 참여해서, 내가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는 줄 알았나 보다. 그렇게 착각할 정도로 먹을게 급급한 거냐. 나는 지금 머리 아파서 죽을 지경인데.
"그나저나 이 꼬마도 대단하네. 가이로안에게 먹는 것으로 이길 줄이야."
루시피나 씨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는 가이로안 씨는...
"잠깐. 루시피나 씨가 그 남자의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거에요?"
"그야. 드래곤 중에서 대지속성을 담당하는 옐로우 드래곤이거든."
그러자 약 180cm정도 되어 보이는 노란색의 펌을 한듯한, 머리카락과 호박을 넣은 듯한 눈동자가 루시피나 씨와 마주쳤다.
"루시피나. 그 인간소년은?"
"로드에게 같이 가서 약혼할 사람이야."
많이 기뻐 보이는 루시피나 씨에게 분명 내가 또렷하게, 난 신랑이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고 분명 말했는데, 내 의사는 그냥 묵살 당했나 보다.
먹기 대회를 보느라 까맣게 있고 있었다. 지금 내 처지를 단숨에 다시 뒤돌아보게 만들어주는, 루시피나 씨의 말을 듣고 끄덕이는 가이로안 씨는 내 왼쪽 다리에 붙어있는 메이를 보았다.
"멋진 승부였다. 마녀여. 아니 지금은 용사로서 온 거겠지. 무엇을 위해 이곳에 온 건가."
메이는 가이로안 씨의 얼굴을 보고는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메이는 원해. 용의 이빨."
가이로안 씨는 잠깐 눈을 감더니, 지도를 주며 말했다.
"내 레어의 위치는 여기다. 메이라는 이름의 인간이여, 내 시험에 도전을 해서 통과하면, 나의 이빨을 주도록 하지. 에이션트는 아니지만, 나는 웜에 속하는 나이를 살아왔으니, 효력은 쓸만하겠지."
30대의 훈훈한 외모로 메이에게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가이로안 씨는 만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먹기 대회에서는 정말로 훌륭했다. 하지만! 나의 시험은 먹는 것이 아니니, 너의 능력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언제든지 찾아오도록."
그리고 마법진이 가이로안 씨의 밑에 나타나면서, 공간이동 마법으로 눈 앞에서 사라졌다.
"저 로리콘..."
루시피나 씨가 아직도 내 팔에 붙어서, 경멸하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제 메이도 찾았으니, 가장 큰 문제점으로 되돌아가서...
"루시피나 씨? 저는."
"자! 이제 로드에게 돌아가자!"
"사람 말 좀 들어!"
억지로 끌려가려고 하는 루시피나 씨를 말리려고 했으나, 나의 말을 듣지 않아서 난감할 무렵. 레시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멈춰라! 이 멍청한 도마뱀!"
"뭐야. 마왕. 방해를 할 생각이라면, 내 목숨이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싸워주지."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레시아와 루시피나 씨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레시아의 입에는 터무니 없는 소리가 나왔다.
"주인은 짐과 같이 욕실에서 씻은 전례가 있다!"
"...뭐?"
그건! 고양이 모습으로만 지내니까, 레시아가 씻겨달라고 해서 씻긴 거 아냐!
하지만, 루시피나 씨가 레시아의 말을 받아들인 관점이 달랐는지, 돌처럼 굳은 체 생각이 정지한 듯 멍하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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