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59
259
빛의 창이라고 불리는 브류나크가 온 것은 아르페 공주님의 말대로, 정확히 이틀 뒤에 시침이 오후 3시를 가리킬 때쯤, 새하얀 천에 둘러 쌓여있었고 내 귀에 있는 티르빙이 그걸 삼키려고 하기 전에, 레시아의 아공간 속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실질적으로 티르빙은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는데도, 본능적으로 비싼 물건을 보면 그걸 먹어 치우려는 골치 아픈 녀석이 자리잡았다. 아직까지는 외형을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이걸 나중에 아르페 공주님께 전해달라는 말은, 오후 쉬는 시간에 시간을 내고 잡화점으로 돌아와서 레시아에게 부탁을 하고 난 뒤에...
그 빌어먹...아니. 언제부터 내 직장이 잡화점 주인이 아니라 교사가 되었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테리카 학원으로 이동했다. 사키엘의 문을 통해 교실의 앞문으로부터 천천히 걸어 나왔을 무렵. 이번에는 정상적인 복장을 입었을 것이라 나는 자부하고 있다.
“와! 선장님! 아이돌 같아요!”
아...잘못 입고 왔네.
아니. 제대로 입고 왔잖아?
“선장님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부르라니까요. 마를렌. 그리고 검은 정장을 입은 아이돌은 찾기 힘들고 저는 아이돌도 아니에요.”
지금 잡화점에서는 물품정리를 더 하고 있을 시간에, 내가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아직도 혼란스럽다. 이 아이들은 빨리 졸업을 시키기 보단 어느 정도 목표가 충족이 되야, 졸업증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다고 일부로 사건을 일으켜서 전부 퇴학시키기에는 너무 인간적인 면이 없다. 그 전에 나를 대신할 선생님을 찾아야 해.
아무튼 마를렌은 여전히 “네! 선장님!”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한 말을 전혀 듣지 않았을 무렵. 공간을 쭉 훑어본 결과로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명이 없군...루크는 어디에 있죠?”
“루크는...”
아르메가 길게 늘려서 대답을 꺼려하고 있는 걸로 봐선, 아무래도 루크는 자신만의 청춘과 흑역사를 쓰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는데. 그 방법으로는 대략적으로 2가지 장르가 존재한다.
1. 러브 코미디.
2. 손이 많이 가는 배틀 만화 전개.
-콰아앙!
뭐...적어도 1번은 아니네.
우선 폭발음이 들리는 장소를 추측해서 복도로 나아가서, 그 앞에 있는 창문으로 보았을 무렵. 주변 폭발이 일어난 장소에서 타도를 들고 있는 루크의 모습과, 그 주변에 널브러진 7명을 볼 수 있었다.
타도?
“언제부터 타도를 쓴 거지? 분명 롱소드를 사용했을 텐데?”
[마스터. 저 아이에게 이성이 없으니 빨리 막으러 가셔야 합니다.]
어쨌든 시나의 말대로 상황수습을 위해 3층 복도에서 뛰어 내렸고, 충혈된 눈을 가진 루크는 이성을 잃어 나에게 검을 휘둘렀지만, 스승에게 함부로 칼을 겨누는 버르장머리 없는 제자의 오른손을 잡아 비틀어 무장을 해제시키고, 그 상태로 내 다리에 걸려서 반대쪽 벽으로 날아갔다.
저 모습으로는 흔히 말해서...
‘폭주’아닌가?
꽤나 성가신 해시태그를 가지고 있구나. 이 아이도...
“카린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
아무래도 저기 널브러진 학생들의 담당교사로 추정되는 남자가, 나보다 한 차례 더 늦게 찾아와서 엉망인 주변을 둘러보며 혼란에 빠질 때. 나는 루크의 뒷덜미를 잡고 무기를 회수하면서 입을 열었다.
“마침 잘 왔네요. 그 아이들 적어도 뼈가 남아돌지 않을 테니까. 회복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보건반 학생들에게 데려가서 실습재료로 사용하게 해주세요. 저는 이 녀석이 깨어난 직후에 무슨 일이 있는지 들어볼 테니까.”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싸인이 내 눈에 확인되자마자, 나는 6반교실로 좌표마법을 이용해서 단숨에 올라갔다. 거리가 좀 벌어져도 사용되는 마나가 확연하게 틀려, 제 값을 하기 힘든 마법으로 현기증이 살짝 몰려왔지만, 약한 어지럼증을 참아내고 천천히 기절하고 있던 루크를 자리에 앉혀놓고, 맨 뒤에 의자와 책상들이 쌓여있는 곳에서 의자 하나를 들고 천천히 학생들 앞에 앉았다.
“아...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네? 카린 선생님. 뭐라고 하셨나요오?”
“아무것도 아니에요. 파르시아.”
그리고 아르메는 루크가 기절한 모습이 신경 쓰였는지, 계속해서 눈치를 보고 있었고, 나는 천천히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루크 학생에게 뭔가 있었나요? 쓰지도 않는 타도로 7명을 두들겨서 전부 중상으로 만들 정도라면, 보통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건 3반에 있는 애들이 나쁜 거에요! 선장님!”
“선생님이라고 부르라니까요...”
마를렌은 왼손을 번쩍 들어서 오로지 3반이 나쁘다는 것만 말했다. 나는 루크가 왜 저렇게 되어버렸냐고 물어보는 그 질문에 충족되지 않는 답변인 만큼, 파르시아를 직시하고는 “왜 이런 개판이 벌어졌는지 빨리 말해.”라는 눈빛으로 쏘아보기 시작했다.
“루크는 사실...마족의 피가 섞여서, 평소에는 얌전하지만...평소에 시비를 거는 3반 애들이 루크에게 욕을 할 때마다, 분노로 인해 폭주를 해서 저희들도 막지 못하는...”
아니. 저건 얌전한 것이 아니라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생각 안 하니? 아무튼 자신에게 헐뜯는 것에 대해 참지 못하고 화를 내서 공격한다는 소리라고는 하지만...그러기에는 너무 깔끔하게 제압을 해서 더욱 놀랬다.
오히려 일부러 칼 등으로만 가격한 듯한 상처들로 보았을 때...
“큭! 아파...!”
“당연히 아플 거에요. 선생도 못 알아보고 검을 휘두르는 제자는 맞아야 정신을 차리니.”
마족의 피가 진짜로 섞였는지 아닌지는 레시아에게 부탁해야. 아니, 지금은 레시아가 아르페 공주님쪽으로 도달할 시간이니까. 지금 당장은 무리가 있구나...
“내가 댁을 베려고 했다고요?”
이성의 끈이 단단히 끊어져서 자신에게 무슨 일이 터졌는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따라서, 나는 아까 3분전에 있었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한 뒤에, 대체 왜 그런 일을 한 것인지부터 물어보았다.
“그건 제대로 말은 할 수는 없지만, 나쁜 것은 그 녀석들이에요. 저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싸움이 일어나는 원인은 정말 다양하게 일어나는 것이지만, 다짜고짜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없으면서 자신이 아무런 죄가 없다는 말을 믿어달라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기도 하고 남들이 보기에는 뻔뻔한 대답이다.
“하아...잡화점에서 손님을 받았을 때가 좋았지...”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원래 중점은 루크가 폭주를 하는 원인에 대해서 알아야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는 본인이 말을 하지 않기에, 이렇게 되어버리면 다른 화제로 넘어갈 수 밖에...
“저번에 롱소드는 어디로 가고...”
나는 루크에게 타도를 넘겨주면서 입을 열었다.
“타도를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요?”
자신에게 익숙한 무기는 전혀 다르지만, 롱소드가 익숙한 루크에게 타도를 사용하는 것은, 한번에 익숙하지 않는 새로운 일을 해내는 것과 같다. 말 그대로 무기를 변경하는 것은 마음대로지만,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상태란 말.
“댁이 사용하는 걸 보고 따라서 쓴 것뿐이에요.”
내가 사용한 걸?
따라서 했다고?
시험을 해볼까?
나는 티르빙을 타도로 전개하자마자 발도술을 사용했고, 아르메와 파르시아, 마를렌은 순식간에 엎드려서 살인적인 발도 범위를 피했다. 루크는...
-챙!
나와 같은 발도술을 사용하면서 불꽃이 튀어나갔지만, 힘이 부족한 루크가 튕겨나가면서 5발자국 뒤로 움직였다. 지금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 중에 하나는, 내가 검을 사용하는 것이 노출될수록, 루크는 그것을 따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무시무시한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
보통 눈으로만 보고 권법이나 검술을 베끼는 것이 만화나 소설로 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내 앞에서 저런걸 실현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면, 확실히 천재는 보는 눈부터 다르긴 다른 것 같다.
천천히 검을 집어넣는 동작까지 나와 같은 모습으로 일치하는 모습을 본 뒤에, 다시 티르빙을 귀걸이 형태로 돌려놓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
“...확실히. 천재는 다르군요. 보는 눈이 상당히 정확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사람과는 전혀 다른 것을 보는 것인지. 행동과 패턴뿐만이 아니라 몸 속에 잔류하는 운동에너지가 어떻게 움직이는 것마저 꿰뚫는 것처럼 보이네요.”
“...댁의 간파하는 눈도 상당히 무섭네. 보통 그런걸 눈치 못 채고 자멸하는 녀석들이 많았는데.”
남은 여학생 3명은 “어? 이제 끝났나?”라는 표정으로 서서히 책상 밑에서, 표면으로 얼굴만 내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보여준 것은 단 한 동작. 그것도 발도하면서 마법을 응용한 동작밖에 없었다.
검의 기초는 전부 다 베고 찌르기만 알면 된다고 하지만, 무시무시한 응용력마저 루크에게 존재했었다. 몇몇 스승은 제자가 끊임없는 가능성으로 사기적인 강함을 알면, 가르칠 방법이 없어서 포기를 한다고 하다면, 나는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의 기쁨은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을 때가 아닌가?
“오늘은 커리큘럼을 바꿔서...저를 따라 잡화점으로 이동하시죠.”
“잡화점이라면...전설의 영웅 엘티노스가 남긴 잡화점 말인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르메에게 긍정적인 표시를 했다. 그나저나 나는 잡화점이라고만 말했는데, 엘티노스 잡화점이라고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나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는 실행했구나.
“운동장에서 난동 부린다고 다른 선생님께 한 소리 들어서.”
사실 다른 사람들에게 집중 받기 싫다.
“어차피 잡화점 뒤쪽이든 앞쪽이든 넓은 터가 있으니까, 거기서 오후 연계훈련을 계속 할겁니다. 오전에는 각자 개인의 능력을 개발하는 훈련을 할 생각이고요. 물론 잡화점에서.”
솔직히 이 아이들에게는 훈련이 되고, 잡화점에는 청소나 물건 정리에 이익이 되는 일을 시킨다면, 그거야 말로 정확하게 사람을 제대로 부릴 줄 안다고 생각되지 않을까?
“댁은 우리에게 잡일이나 부려먹으려고 그런 계획을 짠 거에요?”
들켰군.
“그럴 리가 있겠나요? 적어도 제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스승의 기쁨이라면, 그 제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스승의 일. 즉, 잡화점에 있는 서적을 빌려주는 것도 가능하지요. 거기에는 엘티노스와 그의 동료들이 정렬해놓은 각 분야의 기초, 응용, 심화가 담겨있는 서적이 존재하며, 이는 잡화점에서 잡일...아니. 제가 시키는 일만 잘 해주면 그 서적을 빌려드리죠.”
루크는 의심의 눈초리를 풀지 못하고 계속 나를 보며 중얼거렸다. 다행히 그 중얼거린 내용을 알 수 있었는데.
“결국...부려먹겠다는 소리잖아...”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도 원래 평화롭게 잡화점 일만 하려고 했다고!
“아무튼 지금 당장 잡화점으로 이동하죠.”
“““지금 당장이요!?”””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3명의 여학생들과 달리, 루크는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마치 이제부터 잡일이 시작되는 것을 아는 것처럼, 모두 체념해버린 표정을 보면서 나는 입을 열었다.
“네. 지금 당장.”
시계바늘은 오후 3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으니, 오늘은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았다.
잡화점에 데려와도 잡화점의 규칙상 어린 애들은 데리고 오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주의사항을 대략적으로 알려주면서, 2층 이상으로는 잡화점의 멤버와 같이 움직여야 하는 것. 그리고 잡화점에 대한 일은 일체 발설하지 말 것을 약속을 얻어낸 뒤에, 시나가 귀환마법을 사용해서 모두 잡화점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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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을 공짜로 얻은 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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