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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13 |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02 [Refresh]
  2. 2016.03.13 |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01 [Refresh]
  3. 2016.03.12 |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Prologue

02

 

전설의 대마법사가 남기고 간 (민폐덩어리)잡화점의 첫 오픈.

나와 마왕님은 카운터에 서서 멍하니 가게 문만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다. 마치 떠다니는 먼지들까지 보일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나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손님의 ''자도 안 보인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결국에는...

 

"오늘은 일찍 닫을까...청소도 못했는데."

 

이 발언만 벌써 4번째 내뱉은 나의 처참한 모습을 정면에 우연히 있던 거울을 통해 보고야 말았다.

 

"하지만 규칙에는 새벽 4시에 닫으라고 쓰여있다."

 

처음의 소환자의 정서적인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는 마왕님은 귀여운 고양이 발로 규칙 4번의 항목에 놓았다. 그나저나 고양이 발바닥을 만지면 마왕님께서 화를 내시려나?

 

"그래도 새벽 4시까지 깨어 있으라니. 그건 애초에 낮과 밤이 바뀐 폐인의 신세와 다를 게 없다니까요?"

 

"나는 안 자고 7일을 버텨보았다."

 

"저기? 마왕님과 저는 신분이기 전에 기초적인 신체 스펙부터 다르거든요?"

 

"괜찮다. 주인도 나와 같은 마족이 되면 되는 것을."

 

"제가 마족이 되면 주종관계가 바뀌거든요..."

 

하물며 목소리조차 차분하고 담담하지만, 왠지 감정이 없는 인형같은 사람이 내 상관인건 좀...

 

그보다. 앞으로 깨어있는 시간까지, 마왕님과 만담을 하는 그런 시기가 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물론 여기서는 사역마와 그 사역마를 소환한 자의 관계로서, 서로에 대한 대화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으니...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마왕님은 최근에 어떤 일을 했는가?

 

"저기 마왕님 최근에 한 일이 궁금합니다."

 

"...주인에게 불려지기 전에 말인가?"

 

"."

 

"주인에게 불려지기 전에는 마계를 통합하고 난 뒤였다. 통합되기 전의 마계는 전부 따로따로 노는 애송이밖에 없어서 천계의 병사들이나 인간들의 성직자,성기사단에게 계속해서 목숨을 잃는 것이 너무나도 비참하고 한심할 뿐이었지. 그래서 짐은 마계를 통합하기로 결심하고 반대 세력들을 모조리 숙청했다."

 

혼자서 생각한 것 치곤 꽤나 장대한 계획을 실행했다.

물론 그것을 같이 의견을 나누고 지지해준 동료와 부하들이 있어서 다행이라 예상했다.

 

"반대 세력은 얼마나 많았길래...?"

 

"마계 공작 12명중 12명이 다 반대를 해서 전부 숙청했다."

 

"그거 완전히 물갈이 아닙니까!"

 

"마왕도 반대하길래 숙청했다."

 

"마왕도 죽인 겁니까!"

 

"그래서 짐이 마왕이 된 거다."

 

하긴 지금 이겼으니 나와 같이 있는 거겠지...

그나저나 전투였다면...

 

"큰일 아니었나요? 전 마왕과의 전투라니..."

 

"확실히 가위바위보를 했을 때, 46번정도 비긴 끝에 겨우 이겼지. 주마등이 보이고, 모든 자들이 보는 앞에서 했기에 짐도 역시 긴장했느니라."

 

그 빌어먹을 놈의 가위바위보로 다 숙청했다는 것은 무슨 소리야!

 

"어쨌든 저쨌든 천계로 직접 들어가서 조약을 맺은 이후에 마계도 60년동안 평화의 시기가 도래했다. 이윽고 전투로 굴렸던 머리들을 이제 마법공학이나 식량재배로 쓰이고 있다."

 

어쨌든 저쨌든이란 말로 넘기지 말아 주시겠어요?

그보다 천계도 가위바위보에 졌구나...

 

"그럼 바로 어제는 뭘 하셨는데요?"

 

"뜨개질과 요리를 했다."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잠깐 뭐라고 했어요?"

 

"뜨개질과 요리를 했다. 드디어 목도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만 내 마음속에서 퍼져나갔다.

무언가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저 말에 태클을 걸다간, 내가 나쁜 사람으로 될 것이라 생각되기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그 이야기 두 번째는

마왕님의 취미와 특기

 

여전히 고양이 특유의 버릇인 혀로 털을 빗는 행동을 하던 마왕님께, 이번엔 취미와 특기를 물어보기로 한 이유는, 아까 전에 뜨개질과 요리를 했다는 말에서 비롯된 생각이었다.

 

"마왕님의 취미와 특기가 뭐에요?"

 

"짐의 취미와 특기 말인가?"

 

여전히 고양이 눈에서는 붉은 빛이 맴돈 체 잠시 다른 쪽을 보고서는...

 

"취미는 요리와 특기는 가위바위보다."

 

그 놈의 가위바위보에서 그만 멀어질 수 없습니까!

 

"그럼 요리는 어느 정도 하시나요?"

 

마음속으로 태클을 걸어 맥이 다 빠진 나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그야 마계에서 요리를 배웠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입맛이 맞으리라 생각은 되지 않는다."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다.

 

"그보다 놀랐네요. 주로 마계에서 어떤 요리를 하나요?"

 

"다크메터."

 

?

 

"다크메터다."

 

"못들은 게 아니에요! 요리를 하랬더니 왜 이상한 물질을 만들고 있는 거야!"

 

"주로 짐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포로들의 영양 음식 중 하나다."

 

"그건 고문이라고 하는 거에요. 마왕님..."

 

"내가 친절히 떠먹여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까도 말했듯이 그건 고문이라고 하는 거라고요."

 

"때가 되면 주인도 먹어 볼텐가?"

 

"사양합니다."

 

특기...특기는 다른걸 좀 말했으면 좋겠지만.

 

"특기가 가위바위보인데 고양이 모습으로는 못하겠죠?"

 

"? 못하리라 생각하는가?"

 

할 수 있어요? 그거 다 보자기로 되는 손이잖아요.

어떻게 굽히지 못하는 손가락으로 그게 되는지 의문을 품을 쯤, 마왕님은 제촉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험 삼아 해보면 될 것이 아니냐. 참고로 나는 보만 낼 것이다."

 

"그건 고양이 손이라 당연한 거고!"

 

어쨌든 내 인생에 처음 고양이와 가위바위보를 해보는 기묘한 일이 지금 여기에 있다.

가위바위보의 구령과 함께 나는 역시나 가위를 냈고, 마왕님은 바위를 냈다.

 

바위?

 

"마왕님? 보만 낸다면서요?"

 

"주인도 물렀군. 남의 말을 그리 쉽게 믿으면 안 된다."

 

댁은 내 사역마거든요?

 

"아무튼 벌칙이다."

 

벌칙이야...딱밤을 때리거나, 손목을 손가락 두개로 찰지게 때리거ㄴ...

 

"고양이 어퍼컷!"

 

-퍼억!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2초간 공중에 뜨다가 내려왔다. 어느샌가 턱에 서서히 올라오는 치열한 고통과 함께 등쪽의 욱신거림을 참고 일어났다.

 

"누구 죽이려고 해요? 그보다 고양이 어퍼컷은 뭐에요! 마왕 입장에서는 귀여운 필살기로 사람을 살해 할 만한 데미지를 주는 게 말이 되요?!"

 

고양이라 만만하게 봤는데, 한 순간에 강을 건널 뻔했다.

 

"마계에선 가위바위보의 벌칙은 이겼을 때, 그 것을 형상한 것으로 마력을 담아 싸우는 일을 말한다."

 

그럼 그 작은 고양이 손에 마력을 담아서, 내 턱을 전심전력으로 쳤다는 소리잖아...

 

"다시! 다시 해요! 차고로 저는 마력 못쓰니까. 사람들이 쓰는 벌칙으로 하죠."

 

다시 가위바위보

나는 보를 냈는데 마왕님은 가위였다.

그보다 어떻게 내는 건지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할 쯤...

 

"고양이 베기!"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빼자 앞머리 몇 가닥이 깨끗하게 잘려나가 드랍이 됐다.

 

"소환한 사람 죽이려고 해요! 대체 그건 또 뭐에요!"

 

"짐의 벌칙을 피하다니! 무례한 것!"

 

"화내는 건 그쪽이냐!"

 

벌칙을 하나하나 다 받으면 죽겠다!

결국 가위바위보는 중단하고 30분간 설득과 설득을 한 끝에 마왕님과 가위바위보는 중단 되었다.

 

그 이야기 세 번째는

어째서 소환된 거에요?

 

"그거야. 주인이 짐을 불렀으니까."

 

"아니. 그건 알아요. 애초에 저는 마법석의 힘을 이용해서 부른 거잖아요?"

 

"그렇지. 그래도 난 주인의 재능을 높게 사고 소환에 응한 것이다."

 

"아니요. 저는 일반인과 같다니까요?"

 

"그것은 주인이 마나 컨트롤과 수련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뿐이다."

 

"그렇군요. 저도 마나 컨트롤하면 마법사 되거나? 그런 건가요?"

 

"아니. 짐의 마력창고가 되는 것이다."

 

?

뜬금없이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주인의 마나의 양을 보고 정한 일이다. 내 옆에 둔다면 평생 쓸 마나의 양을 얻은 셈이지."

 

어머나! 프로포ㅈ...가 아니라!

소환된 이유가 나를 마력창고로 쓰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소리잖아!

내가 무슨 마나를 빌려주는 은행이냐!

 

"여기서 그럼 누가 노예가 되는 거에요!"

 

"그야 주인이지."

 

"아니 주인의 뜻은 노예를 부리는 상위권력자고! 지금은 마왕님이 사역마잖아요!"

 

"그렇지."

 

"그런데 사역마의 마력창고가 되면 그게 노예잖아요?"

 

"그렇지."

 

"그럼 대체 누가 노예가 되는 거에요?"

 

"그야 주인이지."

 

아니...

이대로 가다간 1루수가 누구인지도 모른 체 끝나겠다.

이렇게 낙담하는 사이에 내 가슴 쪽에 고양이 발이 올라왔다.

 

"역시 그대와 마나는 친화력이 높구나. 게다가 그걸 수용하고 있는 그 몸도."

 

그럼 난 마법사에 잠재력이 돋보인다는 건가?

 

"하지만...주인은 머리가 나빠 보이는군."

 

"사역마가 주인에게 할 소리가 좀 날카롭습니다만..."

 

마왕님이 진단해준 거라 사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영문은 모르지만, 그래도 사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일깨워주도록 하겠다."

 

"혹시. 마나의 양에 따라 축적된 오러나 기운이 보이는 그런거요?"

 

"정확하다. 짐과 같이 살던 이후에 주인이 가장 영특해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구나."

 

얼마나 같이 살았다고 이러는 거야.

댁과 나와 만난 지 이제 4시간쯤 지났어.

 

"눈을 감거라."

 

눈을 감고 어두워진 내 시야 나를 반겼다.

지금 내 인생이 딱 저것일까...

 

"크게 심호흡 5"

 

심호흡을 5번정도 하니까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대로 있거라."

 

내 몸에 작은 뭔가 올라왔다. 아마 마왕님이 고양이 모습이니 어깨에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할짝...할짝..."

 

"마왕님? 목은 왜 핥아요?"

 

"소독이다. 지금부터 체내에 내 마력을 조금 주입해서 막혀있는 마나의 활로를 뚫을 것이다."

 

"아하...그렇구나..."

 

-!

 

얼마나 강하게 물었는지 눈이 번뜩 떠져서, 마왕님을 급하게 떼어냈을 정도로 아팠다.

 

"오늘따라 제 목숨의 위기가 많이 보이잖아요!"

 

"활로는 뚫었으니. 이제 내가 어찌 보이는지 보면 된다."

 

"어찌 보이긴요 고양..."

 

고양이에..뭔 검은색 오러가...

고양이의 체구보다 수십 배나 되어 보이는 검은색 오러가 일렁이고 있었다.

 

"호오. 그 정도면 짐이 제대로 주인의 활로를 열었구나."

 

잠깐 멍해진 나를 보고 알아챈 듯, 다시 고양이 세수를 하는 마왕님은 이윽고...

 

"이제 주인과 나의 길이 이어졌으니, 언제든지 그대의 마나를 이용해서 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나 또 사고를 친 건가?

이제 저 마왕님은 마음에 안 들면 내 마나를 이용해서 날려버릴 텐데...?

 

"게다가 2층은 왠지 마계와 관련된 도구들이 많았다. 덤으로 3층에는 천계와 관련된 물품이 많다."

 

그럼 만약 3층에서 사역마 소환했으면 대천사를 소환했다는 의미가 되는 거냐?

 

"이로써. 이런 불편한 몸에도 간단한 마법은 식은 죽 먹기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감사를 표한다. 주인."

 

"아뇨...별말씀을 마왕님..."

 

확실히 눈이 개안되고 나서 2층을 올려다 보니, 불길하고 음산한 오러가 보이는 듯 말듯 했다.

그래도 편리한 눈이네. 힘의 크고 작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쓸모가 있다는 뜻을 의미한다.

 

적어도 저게 뭔지 모르고 덤비다 죽는 경우는 없으니까.

 

-딸랑~딸랑~!

 

문 쪽에 있던 작은 종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손님은 흑색의 로브를 둘러쓴 체 조용조용 내 앞으로 걸어왔다.

첫 손님을 맞이하는 나로선 영업 스마일이 자동으로 올라가 첫 마디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찾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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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진행중

 

01

 

 부당하게 생각한다

 고작 가위바위보 하나에 모든 운명이 달렸다.

 규칙이 쓰여있는 종이를 웃는 얼굴로 촌장이 나에게 쥐여주는 순간,

 나는 최고의 절망에 빠졌다.

 - 차기 엘티노스 잡화점 주인이 카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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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카일.

20세에 건장한 청년이다.

짧은 인생을 생각해보면, 그리 멋진 인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잘 자란 듯 하다.

 

해는 화창하고, 아이들은 뛰어 놀면서 웃고 떠든다.

새는 노래를 하고, 꽃은 바람에 이끌려서 무용을 뽐낸다.

어른들은 열심히 소리를 높이고, 뛰어다니며 성취감이란 것을 표정으로 변화 시켰다.

 

그래...

어제 잡화점 차기 주인을 가리는 가위바위보 대회에서는 그리 오만상을 써가면서

별별 이상한 핑계까지 붙여가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말이지...

 

지금 쪼그려 앉아 유서를 작성하면서, 어제 있던 일을 떠올려보면...

 

어제 가위바위보 대회에서 1 2 3등에게는 좋은 선물을 내린다고 했었는데

하필 1등을 해버려서 이 종이 쪼가리를 내 손에 곱게 쥐어주고, 웃어주는 촌장의 얼굴을 한 대 때리지 못 한 것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빠르게 퍼져나갔는지, 집에 돌아오려고 했더니 부모님께서 내 짐과 물품을 다 마당으로 빼내고, 이미 나를 위한 제사가 시작되었다.

결국 잡화점을 운영하면서 잡화점 내에서 자야 하는 신세가 됐지만...

 

우울한 생각은 그만두고, 유서도 다 써서 봉투에 집어넣은 후에 잡화점 규칙을 다시 봤다.

어제는 세상이 망한 듯이 머리가 하얀 눈꽃처럼 변해버려서 눈에 들어 오는 것이 없었는데, 역시 운명을 받아들이니까 생각할 시간과 할 일이 많아졌다.

 

규칙을 다시 읽는 순간, 나는 엘티노스가 얼마나 대단한 마법사인지와 동시에 얼마나 무책임 한 노인네인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엘티노스 잡화점 규칙*

 

1. 청소를 때는 1층의 진열된 물건은 흩트려도 좋으나 2층과 3층은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2.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2 침대를 이용하면 크나큰 봉변을 당하니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3. 심심하다고 3층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놀다가 사신을 만나 따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4. 잡화점은 항상 8 기준으로 오픈하고 새벽 4시에 문을 닫는다.

5. 항상 사역마와 같이 가게를 운영한다.

6. 사역마가 없으면 영검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와 같이한다. (예시 : 드래곤)

7. 재료를 구할 때는 항상 3층에 있는 물건을 사용하고, 사용한 즉시 물건의 작동을 중지 시킨다.

8. 집안에는 대결계로 작동하는 물건이 이곳 저곳에 숨겨져 있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발각되지 마라

(그냥 아이들을 들여보내지 마라.)

9. 만월이 뜨는 밤에는 문을 3중으로 잠가놓는다.

10. 어떤 사람이 운영하든 상관은 없지만, 되도록 마법이나 마법공학, 연금술의 기초만 알면 좋겠다.

 

위에 있는 규칙 중에 치명적인 것들만 골라서 어기게 경우

잡화점에서 근무하는 자는 살아남길 바란다.

- 마법사 엘티노스

 

아직도 나는 엘티노스 잡화점에 대한 안 좋은 소문만 듣고 자란 터라, 부정적인 시각에 눈에 박혀있지만, 만약 진짜 엘티노스가 살아있었다면, 정말 한 대라도 때리고 싶을 정도의 규칙이었다.

 

애초에 사역마도 없고 영검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의 예시를 드래곤으로 잡았던 점부터, 드래곤은 엘티노스의 입장에서는 그냥 좋은 동물이라 생각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드래곤은 한 번의 날개짓으로 마을을 날리고 한 번의 포효로 왕국을 떨게 하고, 브레스를 쏘면 제국이 반파되는 그런 존재다.

 

물론 과장일 수 있지만, 나에게 있는 드래곤의 이미지가 이렇다.

(실제로 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아직 오후 4.

앞으로 4시간 이후에 오픈이지만, 나는 애초에 마법이나 마법공학, 연금술의 기초도 모른다.

그래도 10번 규칙에는 어떤 사람이 운영하든 상관없다고 했으니까...

대단하다! 잡화점을 오픈을 하기도 전에 난 규칙 하나는 지켰다!

 

규칙은 왜 있는가? 라고 생각하면 뻔할 정도로 간단한 결론이 나오는데...

그것은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곳으로 오기 전에 전 잡화점 주인들은 다 행방불명이나 광인이 되어 돌아왔을 것이 뻔했다.

그러므로 나는 저 규칙 중에 치명적인 것들을 골라야 한다.

 

우선 1번과 2 3번은 모두 2층과 3층의 물건의 위험성을 말해주고 있는데

2층과 3층에 있는 물건은 대부분 마법사답게 금기물품이나 봉인된 것들을 보관하는 것이라고 생각 된다.

 

4번은 잡화점을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오픈 하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정상적인 인간들이 오지 않는 시간대.

따라서, 이곳에 오는 모든 손님에 대해서는 긴장해야 한다. (강도라도 들면 안되니까.)

 

5번과 6번은 아마 혼자서 운영하기 힘드니 파트너를 구하라고 말하는 듯 하다.

영검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를 구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면, 자신이 천생의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파트너를 구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물론...이 곳에서 일하게 된 나의 운은 이미 악운이지만...

 

7번은 아마 재료를 수집하거나 구하게 되었을 때, 사용하는 물건 인거 같은데...

문제는 다 사용한 뒤에 무조건 작동을 중지시키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설마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게이트인가?

 

8번은 잡화점의 대결계에 대한 것인데. 어른들은 찾기 힘들고 어린아이가 찾기 쉬운 곳에 있나 보다.

애초에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여는데 그 때까지 어린애가 안 자고 있을까?

 

9번 만월에 대한 위험성을 제시했다

물론 사람은 만월이 되면 아무렇지도 않지만, 몬스터들 중 대부분은 이상현상을 맞이하게 된다

예를 들어 늑대인간은 변신을 하거나, 흡혈귀들은 더욱 활발히 흡혈활동을 벌인다거나, 마력이 충만해진 리치가 좀비와 스켈레톤을 깨우고 꼬리잡기를 하는 등

여러 대 재앙을 맞이하기 때문에, 특히나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이 잡화점이 아직도 안 부셔지고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10번은...말을 말자. 난 이건 지켰다.

그래도 추측상 사람이 최종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라 본다.

 

신이 내린듯한 10계명같은 규칙들을 쥐어 들고, 가게를 청소하기 시작하기 위해 잡화점의 열쇠를 열었다.

 

1층에는 총 5단으로 되어있는 물품 수납공간이 있었고, 170cm정도(169.6cm을 반올림했다.)되는 나의 키를 보았을 때. 4단 물품을 수납하려면 박스가 필요할 정도였다.

먼지 털기로 먼지를 털고, 바닥을 쓸고 닦기 위해선 1명의 작업량을 이미 뛰어 넘어다니기에, 사역마나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를 추천하는 것이라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렇다고 한들...이곳에서 사역마를 부르는 재주가 있을리가..."

 

나는 탄식하며 목소리를 냈다.

혼자 있는 공간에서 해는 이미 퇴근 준비를 하려는 시간대로 접어 들면서 노을에 의해 안 그래도 쓸쓸한 분위기는 더욱 더 쓸쓸해져만 갔다.

 

잠깐? 여긴 잡화점이잖아?

2층과 3층의 물품을 잘만 쓰면 이건 약이 되는 것이 아닌가?

역시 난 천재야!

 

분명 사역마를 소환하는 방법이 2층과 3층 물품 중에 최소 하나는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올라갔다.

2층의 방을 볼 겸으로 올라갔는데 거대한 사이즈의 침대가 보였다.

 

아마 규칙 2번에 나와있던 침대 중 하나인듯 한데. 최소 4명이서 자도 될 정도로 거대한 사이즈로 인해 공간 낭비가 문제였다.

거기다 다홍색으로 매력적인 프릴이 침대 위에 장식되어 있었고...아니 누가 여기서 뭘 한 거야!

엘티노스는 아마 많은 여자가 있으리라 짐작했다.

 

여전히 여자친구도 없는 내 인생이 더 처량해진 순간을 직면하던 찰나에 반대쪽 테이블에 '쉽고 간편한 사역마 소환'이란 책을 발견했다.

문제는 저자가 엘티노스였지만...그래도 사역마 소환이 쉽고 간편하다면, 내가 바라던 바!

 

엘티노스의 말에 따르면 1층에 있는 물품 중에 사역마를 소환하는 재료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당장 시행을 하는 것이 맞지만 주의 사항에는 이리 적혀있다.

 

쉽고 간편한 사역마 소환

- 저자 엘티노스

*주의사항*

사역마가 소환될 때, 영향을 받는 항목들이다.

1. 마나

2. 재료

3. 주문

4. 시간

5. 소환자의 친화력

6. 노력과 의지

7. 변수

이 항목들은 책의 본 내용에 상세히 기술 되어 있으니 잘 읽어서,

자신만의 욕ㅁ...아니 자신만의 최고의 사역마를 소환하길 바란다.

 

주의사항부터 태클 걸게 있는 이 책을 토대로 1층에 물품을 골라, 그나마 넓은 2층에서 사역마를 소환하는 마법진을 보고 따라 그렸다.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사역마를 소환하는 것에 있어서는 마나도 영향을 받는 항목 중 하나이고, 소환하는 사람의 친화력도 문제.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내 문제다.

 

이렇게 해도 사역마가 안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았을 때. 대체 이곳에서 뭐가 나오는 것일까...

 

"현재시간 7:12분이라...앞으로 40분정도에 문을 열어야 하니 빨리 끝내야지."

 

사역마 소환에 대한 기대 반과 불안 반이 섞인 혼잣말을 내뱉고, 마나가 담긴 마법석을 마법진 주변으로 5개를 놓았다. 5망성이니 끝부분에 5개를 놓고, 주문을 외웠다.

그저 혼자서 이 가게를 운영하기 힘든 생각에 나도 필사적으로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주문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목소리를 실어담는 느낌으로 말했다.

 

5분정도의 긴 주문이 끝났을 무렵 마법진의 상태를 보았을 때는 마법석에 있는 마나가 마법진 주변의 기류를 형성해서 원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푸른 빛이 점점 검은색으로 퇴색하면서 마치 어둠의 게이트가 나타ㄴ...

 

잠깐?

나 이거 사고를 친 건가?

이거 왜이리 불안하지?

 

서서히 어둠 속에서 붉은 빛이 2개가 번뜩이면서 검은 형체가 솟아올랐다.

그 뒤로는 서서히 빛이 사라지면서, 그 검은 형체의 정체를 알게 됬다.

 

"소환에 응해서 왔노라. 그대가 짐을 불렀는가?"

 

맑고 고운 여성의 소리로 유창하게 말하던 것의 정체는 고양이였다.

그보다...

 

"아니. 기다려봐! 왜 고양이가 느닷없이 튀어나온 거야?"

 

나의 한 마디에 잠시 손바닥을 핥던 고양이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소환을 했기 때문에 왔노라."

 

"아니! 그걸 몰라서 물어 본 게 아냐!"

 

"...이 모습인가? 내 본 모습을 본 소환자들이 전부 정신이 붕괴되거나 심하면 침을 흘려서 기절하기 때문에, 미리 이런 모습으로 온 거다만?"

 

"저기 최소와 최대가 뒤바뀌었거든요?

 

정신붕괴가 최대고 침을 흘려서 기절을 하는 게 최소잖아.

아니. 그것 보다 이 고양이는 왜 이리 쓸 때 없이 말투가 고압적으로 나오는 걸까?

 

". 마왕 레프리시아를 소환한 자로써 상당히 굉장한 자질이 보이는 구나. 그래.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내가 원하는 것은...가게를 같이 운영을 하는 사역마를 소환하기 위해 너를 소환한 것이니까."

 

...

...마왕?

 

"잠시...성함과 직책이 뭐라고요?"

 

믿기지 않는 이 현실을 부정하며 나는 다시 한 바퀴 되돌렸다.

 

"마왕 레프리시아라고 했노라."

 

"! 사역마 소환하는 곳에서 마왕이 소환되는 거야! 그보다 마왕은 할 일도 없어요!"

 

정신차려보니까 주제도 모르고, 한낱 인간 따위가 마왕에게 태클을 걸어버렸다.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다. 그대가 오늘부터 주인이니까. 짐은 그대의 일을 도우면 된다."

 

"황송합니다."

 

어쩔 수 없이 절까지 하며, 자신의 무지함을 비판했다.

 

"...아니라! 어째서? 인간에게 소환을 당한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이 마을을 전부 날려버리겠다는 그런 공포와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라 순순히 납득을 한 겁니까!"

 

맹렬하게 들어오는 태클에도 마왕님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야. 그대가 원하는 일이, 잡화점을 같이 운영할 사역마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노라."

 

"댁은 마왕이잖아요! 다른 애를 보내요!"

 

"그대가 짐을 불렀다."

 

"그렇다고 정직하게 오는 것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보다 고양이를 마왕님이라고 부르며 태클 걸고 있는 나도 적응한 모양이구나...

우선. 오픈 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마왕님께는 첫날에 1층 물품만 청소 및 정리만 맡기고 첫 번째 개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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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 진행


 
전설에 따르면 대마법사 엘티노스가 자신의 일을 다 마치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도중 만들었다는 3층건물의 잡화점.

잡화점 중에서도 가장 비밀리에 이용된다는 엘티노스 잡화점.

그 안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품들 뒤에는,
흔하게 볼 수 없는 상품들이 있다고 전해진다.

파이론이란 작은 마을의 동쪽에서 몬스터가 출몰한다는 지역과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그곳이 엘티노스 잡화점의 위치.

마을사람들도 온갖 마물과 유령들이 나타난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엘티노스 잡화점은 일반인들이 쓰지 않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있고,
주인이 바뀌기도 한다.

최근 왕국 세무관이 다녀왔을 때는
'얼빠진 청년'이 고양이와 같이 가게 안에 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잡화점 주인이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한 소문으로는
엘티노스 잡화점을 전에 운영하던 주인들은
행방불명이 되어 사라지거나, 광인이 되어 미쳐날뛰다가 자결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아직도 기록과 소문과 추측 투성이로 이리저리 엉켜저버린 잡화점에는
말 하지 못할 사정과 고통(?)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전해져오고 있지 않다.


*엘티노스 잡화점 규칙*

1. 청소를 할 때는 1층의 진열된 물건은 흩트려도 좋으나 2층과 3층은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2.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2층 침대를 이용하면 크나큰 봉변을 당하니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3. 심심하다고 3층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놀다가 사신을 만나 따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4. 잡화점은 항상 밤 8시 기준으로 오픈하고 새벽 4시에 문을 닫는다.

5. 항상 사역마와 같이 가게를 운영한다.

6. 사역마가 없으면 영감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와 같이한다. (예시 : 드래곤)

7. 재료를 구할 때는 항상 3층에 있는 물건을 사용하고, 사용한 즉시 그 물건의 작동을 중지 시킨다.

8. 집안에는 대결계로 작동하는 물건이 이곳저곳에 숨겨져있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발각되지 마라.
(그냥 아이들을 들여보내지 마라.)

9. 만월이 뜨는 밤에는 문을 3중으로 잠가놓는다.

10. 어떤 사람이 운영하든 상관은 없지만, 되도록 마법이나 마도학, 연금술의 기초만 알면 좋겠다.

위에 있는 규칙중에 치명적인 것들만 골라서 어기게 될 경우
잡화점에서 근무하는 자는 살아남길 바란다.

- 대 마법사 엘티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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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복잡할 때 쓰는 습관을 가진 환상계주입니다.
뭐 그리 좋은 필력은 아니니, 적당히 보시고
저의 악필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거나, 불행한 일을 당하더라고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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