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비니스의 꽃을 리타 씨에게 넘겨준다고 하면, 그 사신에게는 과연 무슨 말을 전해야 할 지가 문제로 남아있었다. 물론 앞으로 하루 더 남았지만, 비니스의 꽃은 먼저 온 사람이 임자라고 생각하자.

앞으로 이 바보 같은 의뢰를 잡화점에서 받아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늙어가는 기분이 든다. 애초에 잡화점이 아니라 용병 의뢰소 같은 기분이랄까?

 

오전 0 00 13초를 가리킬 쯤 손님이 왔다는 종이 여김 없이 허리를 흔들면서 매혹적인 소리를 내고 있다. 마왕님...아니 이제 이름을 지었으니 레시아는 종이 울리는 소리에 따라 고양이 귀를 새우며, 고개를 들었다.

 

"어서오세요. 리타 씨."

 

나는 환하고 태양 같은 업무 스마일로 리타 씨에게 인사를 하자. 리타 씨도 인사를 웃으면서 받아줬다.

언제나 인상적인 녹안이 눈 웃음을 하면서, 비니스의 꽃을 확인하려는 듯.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듯 했다.

 

"리타 씨가 원하는 물품은 다른 분이 더 있지만...먼저 오셨으니 받으세요."

 

아직 개화 전의 비니스의 꽃은 유리병에 잘 포장하여 리타 씨에게 건네줬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제 왕자님을 살릴 수 있겠어요."

 

벌써부터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산토끼처럼 제자리에서 뛰고 있었다.

부디. 저 위험한 꽃을 제대로 사용하길 바라면서, 제발 아무런 사고가 터지지 않기를 빌었다.

평화가 제일이라는 말은 하루에 죽음을 왔다 갔다 하는, 내가 가장 공감하는 말로 변했기 때문에...

 

"주인. 그런데 정말로 괜찮은가? 짐은 마음이 좋지 않다."

 

"사랑을 하는 소녀가 저리도 열심히 노력하는데 응원해야죠. 레시아."

 

"그런가...?"

 

"날짜도 바뀌었고, 가위바위보 한 번하죠."

 

"좋다. 주인. 죽을 각오를 다해 덤비도록!"

 

"그건 레시아 성에 찾아온 용사님께 할 대사예요."

 

오늘도 죽음을 불사지르는 가위바위보의 끝은 단판 나의 패배다.

내가 바위를 내고 레시아는 보를 냈는데, "고양이 낙화장!"이란 소리와 함께 벽에 박혀서 한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일은 마음속으로 묻어두자.

 

***

 

사신에게는 미안하게도 비니스의 꽃을 구하지 못했다고 정중하게 사과하면, 내 목숨을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졌다. 최근 새벽 4시에 닫고 아침 8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나의 피로 누적도는 오늘도 쌓여만 가고, 레시아는 고양이인 모습으로 사물을 염력으로 조종하여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보다 본 모습을 못 본 나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게 될 찰나...

 

"호외요! 호외!"

 

내 잡화점에 돌을 던지는 아이를 보고 문을 열었다.

그보다 왜 돌을 던지는 거야? 노크라는 멋진 단어를 가진 행위가 있는데?

 

"이봐. 꼬마야..."

 

"저는 꼬마가 아닙니다! 어엿한 숙녀 아이니스라구요!"

 

키는 140cm정도 되는데 짧은 은발머리가 꽤 특이했다.

은발과 밝은 청색의 눈동자, 이목구비도 뚜렷하여 성장하면 꽤나 남자를 울리는 여우가 되리라 생각했다. 그나저나...

 

"그래. 아이니스. 우리에게는 노크라는 예절이 있잖니?"

 

"엄마가 그 잡화점은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말랬어요."

 

이 잡화점은 널 해치지 않는단다. 이 망할 꼬마야!

라는 말을 꾹 눌러 삼킨 체 어른으로 대응했다.

 

"괜찮단다. 이 잡화점은 잘만 사용하면, 네가 원하는 물품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럼 하늘에 떠있는 직녀성을 갖고 싶어요."

 

"널 하늘 위 건너편으로 보내는 것이 더 빠르겠구나."

 

아이니스가 귀엽지만 음흉하게 웃으면서 말 하는 것으로 봐선,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뭐...농담에는 농담으로 받아 칠 수 밖에.

 

"그래서 신문은 하나에 얼마인데?"

 

"5실버에요. 그리고 특급기사가 1면에 짜짜잔~!"

 

과장된 몸짓을 하면서 서서히 다가왔다. 5실버를 주고 신문을 받아 1면 기사를 보는 순간...

 

왕국신문

알프레이드 왕자 영혼 소실사건!

프레이드 왕자(24)의 영혼이 오늘 새벽 3:50분 경 소실된 체

돌로 굳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왕국 마법 수사팀에서는 네크로멘서들의 지부인 '시체협회'를 중심으로

왕국 마녀 지부로 알려진 '마녀들의 연회'까지 협력수사를 벌였다.

왕국 수석 마법사 하멀 레이비스의 추측으로는 

누군가가 전설로만 듣던 비니스의 꽃으로 왕자의 영혼을 훔쳐간 것으로 말하고 있다.

이에...(생략)

 

내가 새벽에 빌었던 소원이 이렇게 무심히 산산조각이 나게 되었다.

리타 씨! 대체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

 

"그나저나 아저씨? 안색이 왜 이리 창백하세요?"

 

"아니. 꽤나 충격적인 1면이구나. 그보다 아저씨 아냐."

 

"아저씨가 아니래. 야옹아."

 

야옹아?

밑에 보니까. 레시아가 아이니스가 언제 꺼냈는지 모르는 육포를 받아 먹고 있었다.

 

[레시아? 거기서 뭐해요?]

 

[육포를 받아 먹고 있다.]

 

[아니! 왜 여기까지 나와서 육포를 받아 먹고 있냐 구요!]

 

[육포가 맛있어서다.]

 

틀렸어.

대화의 캐치볼이 이미 소실 됬어.

 

"이 고양이는 레시아라고 한단다."

 

"레시아요? 아저씨 전 부인 이름이에요?"

 

" 20살이야! 그리고 아저씨 아냐! 오빠라고 불러! 그보다 너 몇 살이야!"

 

"숙녀 나이를 묻다니 최악이네요! 더럽혀질 것 같아!"

 

"남 듣는데 헷갈리는 소리 좀 하지마!"

 

이 꼬마 정체가 뭐지?

내 정신상태를 박살내려고 찾아 온 암살자인가?

 

[꼬마를 상대로 진심이 되다니. 주인도 아직 어린아이로다.]

 

[내가 어린아이가 아니라 저 꼬마가 늙은 거야!]

 

[그전에 수습해야 될 일이 있지 않는가?]

 

...제길...

아직 왕국 수사팀이 리타 씨를 못 잡은 것으로 봐선, 리타 씨도 상당히 잘 숨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대륙을 다 수색해서라도 찾아야 하나...말아야 하나...

 

애초에 리타 씨를 찾을 방법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는 집주소라도 받는 건데..."

 

[주인. 애초에 집주소를 받아봤자. 거길 버리고 도망 가는게 뻔하다.]

 

"집주소라뇨? 전 부인이요?"

 

"부인 없다고!"

 

그보다 아직도 안 갔냐?

 

"아저씨 머리카락 주세요."

 

"그건 왜?"

 

"머리카락이 필요해서요."

 

"이유가 되지 않아!"

 

아이니스는 작은 볼을 부풀리면서, 내 머리카락을 작은 손으로 몇 가닥을 강제로 뽑았다.

생으로 뜯겨나가는 신체의 일부가 단말마를 지르는 사이에, 저 멀리 도망간 아이니스가 이렇게 외쳤다.

 

"추적마법 배워서 평생 쫓아다니면서 놀릴거다! 메롱!"

 

이런 망할...

내 머리카락이 이상한 녀석에게 강제 드랍되다니!

근데 아까 머리카락으로 뭐라 하지 않았나?

 

[머리카락으로 추적마법이라...낡은 방식이지만, 주인. 그걸로 뒤를 쫓을 수 있노라.]

 

[레시아. 그게 정말이에요?]

 

[의심스러워서 리타라는 발칙한 여자가 가게에 나가자마자 몰래 머리카락을 모아놨었다.]

 

[본래 그 머리카락은 무슨 용도였는데요?]

 

[저주를 걸기 위해 짐이 미리 모아놨었다.]

 

무서워!!!

 

[하지만...추적마법이 그리 간단하나요?]

 

[머리카락으로 추적마법을 하려면, 대상이 100M 이내에 있어야 발동이 되기 때문에 보통은 술래잡기나 숨바꼭질 할 때 쓸 수 있다.]

 

[그럼 그거 반칙이잖아요?]

 

[그렇지. 짐도 많이 해봐서 안다.]

 

마왕님께서는 숨바꼭질을 할 때, 비겁하게 추적마법을 사용해서 찾았답니다.

대체 이건 무슨...

 

[그럼 레시아도 리타 씨를 찾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나요?]

 

[나는 주인의 소원대로 같이 잡화점을 운영하는 사역마다. 사역마가 주인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없다.]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든 탐문을 해보죠.]

 

***

 

술집과 여관을 모두 다 둘러봤지만, 리타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처음부터 우리에게 이름을 가명을 말하고 접근했다는 것이야 말로 기초 중에 기초일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외형을 말하면서 2시간을 허비한 결과 놀랍게도...

 

"어린 아이들에게 간단한 마법을 알려주는 떠돌이 마법사 말인가?"

 

"떠돌이 마법사...?"

 

"확실히 아이들 중에서 마법으로 재능을 보이면, 그 집에 찾아가서 제자로 키우고 싶다고도 말한 적이 있지."

 

한 노인은 베이컨을 썰며 예기했다.

그보다 그 접시는 제 접시입니다만?

 

"그 여자는 어디에?"

 

"공원에 항상 있다네..."

 

그 말을 끝으로 내 베이컨까지 모조리 먹어 치운 노인은 자리를 뜨고, 나는 그 노인분의 몫까지 계산을 마쳐야만 했다. 노인이 말하던 공원에 가까이 가자, 추적마법이 발동되었고 공원의 정 중앙으로 이끄는 실이 내 눈에 나타났다. 그리고 파이론 정 중앙에 위치한 공원에 드디어 리타 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아이들이 둘러 쌓인 것만 빼면...

 

"...저기 리타 씨? 이런 어린아이들을 선동해서 뭐합니까?"

 

[주인. 아이들은 전부 최면상태에 빠졌다.]

 

레시아의 경고를 듣고는 리타 씨는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야 파이론을 흔적 없이 태우기 위해서죠."

 

재능 있는 아이들의 기초마법을 알려주고 그것을 증거인멸을 위한 병기로 사용하겠다는 말이랑 다름이 없다. 애초에 파이론이 위치상 왕국과 가깝기도 하고, 2번째로 수색되는 마을이 파이론 마을이기 때문에, 마그노스 마을이 맨 처음으로 수색이 되는 틈을 타서, 리타 씨는 지금 모인 아이들로 증거인멸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룻밤 사이에 많이 잔인해 지셨군요. 그보다 리타라는 이름도 거짓이겠죠?"

 

그러자 느긋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제 진짜 이름은 프렌시아. 검은 달의 여왕 소속의 마법사죠. ...세간에는 범죄집단이라고 하지만..."

 

"그러면 그 왕자를 사랑했다는 것은 거짓인가요?"

 

"아니요. 그건 진심이에요. 사실 너무 좋아서 미칠 지경이죠."

 

사랑에 너무 미치면...다 이렇게 되는 건가?

 

[주인. 저 여자는 진심으로 저런 말을 하는 거다.]

 

세상에나...

무서워서 살겠나?

 

"드디어...내 왕자님을 담을 그릇만 완성되면, 병도 치유되고 제 옆에서 오랫동안 사는 거에요~. 아아~! 왕자님..."

 

황홀한 표정으로 개화된 비니스의 꽃이 담긴 병을 볼에 쓰다듬으면서, 눈은 이미 광기에 휘몰아친 눈이다.

 

"아무튼. 이제 계획에 방해가 되니까...사라지세요?"

 

"그건 의문형으로 하면 안되잖...!"

 

어린 아이들이 벌써부터 1랭크 기초마법인 마법화살<Magic Arrow>을 장전한 모습이 눈에 보였다.

 

"주머니 속의 그 머리카락은 제 꺼 맞죠? 그걸로 추적하는 것으로 봐선, 당신도 조금 유능한 마법사로 될 수 있는데...지금은 적이니까 어쩔 수 없네요."

 

프렌시아의 말이 끝나자 마법화살이 비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주인! 보호막을 펼치거라!]

 

[어떻게 하는지 몰라!]

 

그나마 주변에 숨을 만한 장소를 찾아 급하게 뛰어가지만, 비를 못 피하듯이 여러 차례 긁힌 뒤에야 건너편에 있던 분수대에 몸을 맡겼다. 물론 그 분수대가 앞으로 얼마 못 가는 것만 뺀다면...

이 틈에 프렌시아는 도주를 했는지, 모습은 없고. 남은 것은 어린아이들 뿐.

 

그 사이에는 아이니스도 끼어있었다.

 

[레시아. 저 최면 어떻게 할 수 없나요?]

 

[저런 최면 짐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인의 마나를 좀 많이 받아가야 할 꺼야.]

 

[아무것도 아니라면서요?]

 

[머리가 있다면 생각해보거라. 저 수십 명의 어린아이들의 최면을 단체로 풀어야 하는 입장인데, 마나가 얼마 안 들거라 생각하는가?]

 

[...잘 부탁합니다.]

 

생각이 없다고 질타를 받았지만, 지금은 급한 만큼 알아서 해주길 빌었다.

몸에 뭔가가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는 순간, 레시아의 눈에서 붉은 빛이 짙게 발광했다.

 

"마법해제<Dispel>"

 

단지 4자를 말했을 뿐인데 사지에서 힘이 빠져나가 분수대에서 앉게 되었다.

그보다 마법해제 주문이 마을을 완전히 덮어버렸다최면에 풀린 아이들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라는 의문을 표한 체 아무런 기억에도 없다는 듯이 되돌아갔다.

 

"마을 전체를 덮어버렸잖아! 과소비 하는 겁니까!"

 

[오오. 그 상태에서도 태클은 나오는 건가? 주인. 정말 골수 태클 캐릭터 답도다.]

 

[거기서 내 개성을 칭찬해도 나오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파이론 마을을 덮은 이유는 2가지. 첫 번째는 마을 사람들까지 최면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마왕.

생각이 매우 깊었다.

다른 이들도 아이들을 순순히 내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부모들의 마음은 아이들이 그저 고생 안하고 튼튼하게 자라주기만 하면 되니까. 마법은 정신적인 고통이 따르는 직업이고, 학식도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어린애가 멀리 가는데 걱정 안 하는 부모는 어디 있는가?

그런데...

 

[2번째 이유는요?]

 

[왕궁 수사팀의 호출이다. 이 정도로 강한 마법을 발산했는데, 수사팀 또한 수상해서라도 파이론에 먼저 올 것이 뻔 할 테니까.]

 

결국 수라장으로 만들겠다 이 말인가...?

...이보시오 레시아님!

 

[...만약 비니스의 꽃이 주인으로부터 얻은 사실이 들키면...감옥 행이지만.]

 

[감옥이라니! 내가 감옥에 가다니!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어허헣...

 

[그러니까 주인이 이 일을 되도록이면, 종지부를 찍어야 하느니라. 마침 수사팀도 움직이기 시작하구나.]

 

[그 먼 거리에서 탐지가 가능하나요?]

 

[앞으로 4시간 남았다.]

 

무슨 서든데스입니까!

4시간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천천히 생각했다. 아직 마나를 얼마나 줬다고 해서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었다. 적어도 14시간이 걸린다면, 집에서 한숨 자고 나왔을 텐데.

 

[추적마법은 짐의 마법해제 주문으로 깨져버렸으니, 이번엔 짐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가거라.]

 

[알았어요. 레시아.]

 

그리고 그렇게 4시간이 제한시간인 프렌시아와 두근두근 숨바꼭질이 시작됬...

두근두근은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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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 진행중


 

04

 

 

내 품 안에서 고개만 쏙 내민 체 추운 바람을 피하고 있는 마왕님은 꽃이 개화를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정확한 타이밍에 왔도다."라고 중얼거리기만 했다. 비니스의 꽃이 외형이 맞는지 아닌지 마왕님께 받은 종이를 열어봤다.

 

신나는 탐방

-대마법사 엘티노스

비니스의 꽃

외형 : 녹색 줄기와 청색 잎사귀 2, 길다란 분홍색 꽃잎이 4쌍이 존재한다.

개화를 하면 꽃잎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설명 : 비니스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 꽃은 사실상 '무언가'를 담고 다른 곳에 옮길 수 있는 꽃이다.

힘을 옮긴다면, 힘을 옮길 수 있고,

능력을 옮긴다면 능력을 옮길 수 있다.

 병을 담고 옮기고자 하면, 병을 담고 꽃을 태우면 그 병은 말끔히 없어진다.

비니스는 이 꽃을 통해 옛날에 많은 이들에게 능력과 힘을 주고,

병을 치유하며 다녔지만, 이 꽃은 비니스가 있어야만 번식이 가능한 것을 봐선

아마 이게 마지막 비니스의 꽃일지도 모른다.

p.89

 

마왕님께서 제목과 페이지까지 옮겨 적을 정도로 나와 가위바위보를 기대하고 있구나.

그럼 나는 하루에 번씩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건가?

 

비니스의 꽃은 가방에 넣고, 이제 귀환마법을 사용할 차례다.

출발하기 전에 귀환마법을 배웠지만, 사실상 간단하게...마왕님께서 사용하시면 된다.

 

"그런데 마왕님? 돌아가야 하는데 뭐하시나요?"

 

작은 앞다리로 땅을 정신 없이 파고 있는 마왕님께선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나를 놓을 정도로 넓게 파고 있었다. 그보다 안에 뭐가 있길래?

 

"이질적인 기운이 여기서 나오고 있다."

 

"그건 천계와 관련된 물품에서도 그러지 않았나요?"

 

"그건 알고 있지만, 잘만 하면 비니스의 물건 하나를 있겠지. 그리고 그것을 어둠으로 물들어서 짐의 비밀병기로 간직할 것이다."

 

하기사 마왕님은 뭔가 타락시키는걸 하신다니까...

 

"아니! 처음 듣는 소리인데요!"

 

"? 무엇을 말인가?"

 

"물건을 타락시킨다는 말이요!"

 

"주인은 =레프리시아라는 마왕이 무서운지 알고 있지 않은 건가?"

 

보통 일반인들이 마왕을 만나면, 정신이 붕괴하거나 심하면 입에 침을 흘리며 기절한다면서요.

 

"짐의 권위를 나타내는 표식은 '타락'이니라. 짐이 마왕으로 군림하면서 나에게 대항하는 자들을 전부 타락시켰다."

 

타락이 아니라 가위바위보겠지.

 

"그래서 마계공작들이 달에 번씩 천계로 올라가서 성수를 마시거나, 대부분의 마족들이 인간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여러 가지로 타락했지."

 

"그건 우리 입장에서 때는 개과천선이란 말을 씁니다!"

 

무섭다. 정체성을 잊을 정도의 타락이라니...

아무튼 20분동안 땅을 끝에 목걸이 하나를 물고 나오셨다.

물론 고양이 구석구석이 흙투성이가 되어 나왔지만, 나중에 씻으면 일이다.

 

"그래서 그게 이질적인 물품인가요?"

 

"그렇다. 이게 무엇인지는 돌아가서 확인하면 것이다."

 

마왕님은 나에게 목걸이를 목에 걸어줬다.

 

"당분간 주인이 착용하고 있거라. 그래야 그게 무엇인지 있으니까."

 

"제가 왠지 임상실험의 피해자가 기분에 한숨만 나오는 합니다. 마왕님."

 

귀환마법은 간단하게 귀환장소에서 오래된 물품 하나를 가지고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고 했지만, 애초에 마법을 모르는 나는 마왕님께 대부분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사역마는 써먹을 써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해라! 마왕!

 

"냐아앙!"

 

마왕님이 울부짖자 장소가 바뀌었고, 여기는 욕실인데?

 

"마왕님. 귀환마법은 공중에  천천히 내려오나요?"

 

"아니. 잠깐 좌표를 착각해서 욕실 공중으로 소환된 것뿐이다."

 

아하!

 

-첨벙!

 

마침 따듯한 물로 입수되어 데미지는 없다.

이야! 역시 힘들게 땀을 흘린 이후에는 바로 목욕을 하는 가장좋다!

 

"아니! 누가 공중에서 욕실로 내려오고 싶다고 했어요!"

 

"아까 주인도 납득하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태클이 늦은 것뿐 이라고요! 하마터면 다른 곳에 추락해서 다칠 했잖아요!"

 

"주인을 생각해서 일부러 욕실로 귀환을 뿐이다. 그리 화내지는 마라."

 

생각해서 했다고는 하나...옷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왕님은 고양이 모습이니 그냥 털이 젖는 뿐이고, 나는 다른 옷을 가지러 가야 하는 상황이고, 아무래도 때는...

 

"저기 마왕님?"

 

"무엇이냐 주인? 눈이 한층 무서워졌다."

 

"기왕 이리 . 제가 직접 옥체를 씻겨드리죠."

 

마왕님이 나의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서서히 나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니다. 주인도 고생을 했는데 짐을 씻기는 그런 중노동을 시킬 없다."

 

"아니죠. 아니죠. 저의 귀환을 도와주신 마왕님께 친절히 오늘은 씻겨드리는 것으로 화답을 해야겠죠? 후후후...그러니까 당장 이리와!"

 

후에 30분간 고양이를 씻기려는 집념의 추격전 끝에 내가 먼저 지쳐서 쓰러졌다.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를 기르는 주인의 마음을 이해할 같다.

 

***

 

마을시장으로 나왔다. 여러 가지 물품을 팔고 상인들은 이리저리 소리치며, 관객들을 불러오기 위한 어필을 많이 한다. 모든지 활기차 보이고 아무런 걱정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엄청나게 짜증이 나긴 했어도, 여전히 살아있어서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다만, 나를 보던 친한 과일가게 아주머니가 사과를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평화로워 보였다.

 

"...카일이니?"

 

"...로웰 아주머니."

 

"꺄아아! 망령이야!"

 

결국 나의 출현으로 시장은 난리 나고, 경비대가 나를 포위하기까지 5분도 걸렸다.

훈련을 받은 경비대가 있어서 마을의 치안은 안전한 모양이긴 한데...

언제부터 엘티노스 잡화점 주인은 살아있는 망령 취급을 받았는지 그것도 알고 싶었다.

 

"저기...여러분? 나는..."

 

"망령이여 물러가라!"

 

친구였던 베가프는 어느새 사제가 되어 곳으로 파견되었나 보다, 그나저나 어디 집안에서 퍼올린 물이 성수가 되어 머리를 적셨다.

 

"아니...베가프 사제. 그건 성수가 아니라 뜨거운 물이에요."

 

맥이 빠지는 태클에 베가프 사제는 잠깐 멈칫하더니.

 

"카일? 정말로 살아있는 거야?"

 

"그럼 살아있지 죽었냐! 잡화점이 무슨 마물의 소굴인줄 알아! 멀쩡한 가게를 괴물의 집으로 탈바꿈하고 난리야!"

 

그리고 괴물의 집에서 살고 있는 망령취급을 했으니...

 

"너의 시체를 찾아 부활주문을 외우려는 나의 고생이 헛수고가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 은근히 죽이려는 네가 아닐까?"

 

그렇게 소동은 줄어들고, 베가프 집으로 우선 몸을 옮겼다.

뜨거운 물을 수건으로 털고 있는 도중에 베가프는 허브티를 건넸고, 나는 허브향을 음미... 모르니 그냥 눈치껏 마시고 있었다.

 

"내가 왕궁에서 사제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을 , 네가 잡화점 주인이 되었다고 해서 상당히 놀랐어.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고, 파이론에 있는 작은 성당으로 파견 나와서, 너의 시체를 본격적으로 찾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내가 잡화점 하나 운영한다고, 친구가 단기간 내에 파견까지 나올 정도라니...

 

"이제 2일째야. 날부터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다고..."

 

날부터 죽었으면, 그게 잡화점이 아니라 처형장이지.

 

"그나저나 사제의 길은 결혼을 하면 안되잖아? 베가프. 너도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어?"

 

"...작년에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갔더라고..."

 

"미안하다. 내가 그냥 왠지 미안하다."

 

침울하던 분위기를 깨는 것은 베가프의 마디로 시작됐다.

 

"나도 잡화점 가끔가다 놀러 가도 될까?"

 

"놀러 가도 상관은 없지. 물론 마ㅇ...아니 고양이 하나가 있고."

 

"고양이?"

 

순간 마왕님이라 말할 했다.

입은 항상 조심하자.

 

" 고양이 많이 좋아해! 지금 당장 가자!"

 

"?"

 

"개점 시간 전에는 돌아갈게. 고양이 한번 보고 싶어."

 

"...그래......별일 없겠지..."

 

그리고는 다시 잡화점으로 발을 옮겼다.

잡화점으로 가기 전에도 여러 가지 잡담을 했지만, 알아내고 싶어하는 정보는...

 

"알프레이드 왕자라...확실히 지금 불치병 때문에 죽어가고 있지."

 

베가프는 담담하게 구운 옥수수를 먹어가며, 알프레이드 왕자의 상태를 말했다.

 

"사제들의 축복도 소용 없는 거냐?"

 

" 스승도 참여를 했지만, 회복될 기미가 안보였거든."

 

나는 잡화점을 ...

아니 닫혀있는 거야?

 

[주인. 옆에 있는 이질적인 인간은 뭐냐.]

 

뭔가 굉장히 불쾌한 음성으로 나에게 텔레파시가 도착했다.

 

[ 친구인데요? 마왕님?]

 

[설마...마왕인 짐을 제거하게 위해서...]

 

[그럼. 내가 하러 사역마로 불렀을까요? 평범하게 고양이 흉내를 내면 조용히 넘어갈 상황이니까, 그냥 열어요!]

 

[싫다! 짐이 걱정하는 것은 신성력을 품은 사제 애송이가 아니라, 음흉하게 짐의 옥체를 더듬으려 하는 분위기가 무서운 것이다!]

 

그래 봤자 지금은 고양이잖아...

그리고 남들 헷갈리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시죠.

 

"어라? 무슨 일이야? 열쇠를 잊어버렸어?"

 

"애초에 잡화점은 열쇠가 필요 없어. 주인을 인식하거든..."

 

조만간 마법을 많이 배워야 필요성을 느꼈다.

아무래도 지금 잡화점이 주인을 마왕님으로 인식하는 중이지만, 내가 문고리를 계속 잡자 서서히 개방되었다.

 

"허브티는 없지만...과자 하나는 있어. 미안해 베가프...아직 나도 수입이 없어서."

 

"괜찮아! 고양이를 보러 거니까!"

 

목적이 명확하시네요.

그보다 마왕님은... 키를 훨씬 넘기는 5 수납공간에서 경계를 하고 있었다.

지금 텔레파시로 엄청나게 뭐라 말하는 것이 들리지만, 이건 됬고...

 

"검은색 고양이네? 그나저나 이름이 뭐야?"

 

이름...

이름?

 

[마왕ㄴ...]

 

[싫다! 저런 자에게 굴욕이란 굴욕을 당하고 심지어 (생략)]

 

정서적으로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닌가 보다...아마 신성력을 품은 배가프와 마왕은 본능적으로 사이가 좋은 거겠지.

무슨 일이 있어도 냉정을 유지했던 마왕님이 저렇게까지 하는 것으로 봐서는 친구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나저나 이름이라...

...

 

"레시아. 사역마 이름이야."

 

"레시아? 그보다 사역마라니 무슨 소리야?"

 

사역마라고 소개한 이유 하나는 엘티노스 잡화점 규칙 때문이다.

어차피 종이 쪼가리를 써먹어야 하기도 하고, 친구가 출세를 했는데 나만 잉여처럼 쓸모없이 살아가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야 하지 않는가?

 

"엘티노스 잡화점의 규칙 중에는 절대로 혼자서 운영하지 말고,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 혹은 사역마와 같이 하라고 했으니까."

 

"아하...그보다 좋은 이름이네. 레시아라..."

 

그리고 30분동안 베가프는 5층에 있는 마왕님에게 "레시아! 내려와!"라고 하고, 때마다 마왕님은 머리 속에서 만개의 텔레파시를 전송했다. 그만해요. 마왕님 머리가 터질 같아.

 

"사역마의 모습은 본거야?"

 

"아직. 전에 나올 때부터 고양이모습 이였으니까."

 

"나도 사제하지 말고, 마법사로 할까?"

 

이제 와서 전직을 바꿀 없습니다. 고객님.

 

"나도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

 

아니 사역마를 소환한다 해도 고양이는 아니니까.

개점시간이 되어 베가프가 돌아가자마자 마왕님은...

 

"고양이 어퍼컷!"

 

"가위바위보 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다시 공중에서 1초간 내려오지 않았다.

 

"아니...마왕님..."

 

고통을 참고 일어나서 말하는 순간...

 

"레시아다!"

 

"?"

 

"주인이 지어준 이름. 레시아로 불러라."

 

"...왜요?"

 

"인간들은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끼리는 이름이나 애칭, 별명으로 부른다고 들었다."

 

"...그렇죠."

 

"그러니까 레시아로 부르거라."

 

"아니. 그건 마왕님이라고 부를 없으니까. 즉석으로 만드는 3분카레처럼 지어낸 겁니다."

"부르라고 하면 불러라!"

 

"레시아."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3 !"

 

"레시아. 레시아? 레시아!"

 

이게 하는 짓인지...

 

"짐을 마왕이라 부르지 아니하고 이름으로 부르는 것으로, 더욱 주인과 가까워짐을 있노라.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내가 사용할 마나와 힘은 더욱 증가한다는 사실을 주인은 항상 기억하도록 하라."

 

". 레시아."

 

...?

 

"그런데 레시아는 이름으로 부르네요?"

 

"주인이라고 부르는 편하니까."

 

나도 마왕님이라고 부르는 편했는데...

리타 씨는 오늘 테니까... 미리 비니스의 꽃을 준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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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생각도 안하고 쓰다 보면...

개판이 되어갑니다.

 

 

03

 

 

발키아 산맥.

그 산맥의 전설은 여신 비니스가 인간을 창조할 무렵, 자신 또한 창조물과 같이 지내기 위해 산맥의 꼭대기에는 비니스가 거주했던 궁전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애초에, 발키아 산맥은 매우 험난하여 감히 산 짐승조차 굴러 떨어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에 오르기 조차 버거워, 자신들이 험난 산길을 포기하는 대신에 드래곤과 정령들이 그 장소를 지킨다고 믿어왔다.(라고 지어냈더라...)

 

비니스는 인간을 가여워하며 꼭대기에 있는 궁전에서 자주 내려와 인간들에게 지식을 전달하였고, 20년 후에 비니스는 자신이 본래 있어야 하는 신계로 떠났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발키아 산맥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지금 빌어먹을 의뢰 때문에 발키아 산맥 정상 끝까지 도달해야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 긴장을 늦추지 마라. 그 암벽에서 손을 놓는 순간 리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왕님은 제 손을 그 앙증맞은 손톱으로 쿡쿡 찌르는 건가요?"

 

"어쩌다가 주인이 떨어질 수 있게 사전준비를..."

 

"떨어져 죽으라는 거냐!!!"

 

이 바보 같은 산행을 하는 것의 목적은 과거로 잠시 돌아가보자.

 

-12시간 전...

 

"...니스........."

 

나와 마왕님은 손님의 특유에 기괴한 음성에 귀를 기울인 체비니스의 꽃에 대해 마왕님께 질문을 드렸다마왕님은 고양이 모습 이였기에 눈초리가 더 아팠다. 확실히 말하면 그 눈빛 속에는 '그것도 모르냐?'라는 그런 뜻 이였다.

 

"비니스의 꽃은 여신 비니스가 생명을 창조했을 때, 사용했던 전설의 꽃이다. 하지만 발키아 산맥 정상부근에서 핀다는 소문은 있어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엘티노스 뿐이다."

 

"하지만 엘티노스는..."

 

"주인의 생각대로 죽었다."

 

대체 아무도 외형을 모르는 이 꽃을 어디서 찾으라는 건지.

 

"이틀......다시...찾아온....."

 

그 한마디를 끝으로 손님은 검은 연기가 되어 땅속으로 스며들듯 사라졌다. 인간이 운영하는 잡화점에 인간이 아닌 손님들이 온다는 것은 엘티노스 잡화점에서는 항상 있는 일인 듯. 자연스러운 일 중 하나인가 보다.

 

그러니까 전 주인들이 미치거나 행방불명 됬지.

 

"이틀의 시간이 있나 봐요."

 

"주인. 어떻게 비니스의 꽃을 구할 생각인가?"

 

...

...

 

"그건...3층에 있는 물품 좀 같이 봐주실래요?"

 

결국 오픈을 했지만, 1층을 놔두고 3층으로 올라가서 마왕님과 둘러보았다.

마왕님의 말로는 계속해서 "이질적인 기운..."이라고 중얼거렸지만, 그건 둘째치고 3층인데 다른 방으로 가는 문처럼 생긴 것을 보았다.

 

"저건, 천계장인 중 사키엘이 날마다 다른 종족의 여자와 접촉을 하기 위한 문이다. 저 문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겠지."

 

천계에서는 저런 범죄자도 있는 겁니까?

그나저나 저 문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을 마왕님께 말했다.

 

"마왕님. 사키엘은 대나무로 날아다니는 비행장치도 만들었나요?"

 

"주인. 그건 무슨 소리인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마 7번 규칙에 쓰여져 있던 내용에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쓰는 3층의 물건이 이 문 인건 알겠지만, 사용법을 알아야 가능하고, 애초에 비니스의 꽃은 어떻게 생겼는지 최소한 단서라도 잡아야 했다. 만약 힘겹게 올라갔는데 잡초를 뽑거나 다른 꽃을 뽑으면, 나도 손님도 엄청난 헛수고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주인. 그 꽃을 건네줘서 무엇을 할 생각인가?"

 

어느새 마왕님은 본 문제의 핵심을 집기 시작했다.

물론 잡화점에서 용병처럼 의뢰를 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고 말한 것이 아니라, 신원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그 손님에게 '어째서 비니스의 꽃이 필요 하는가?'를 중점을 뒀다.

 

"애초에 그 문제라면, 그 자는 누구인가?라고 물어봐야..."

 

"그것은 주인의 실수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나는 그때 분위기에 위압되어 제대로 된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개안 되어있던 내 눈에는 그 손님의 모습 주변에 수많은 얼굴 모습을 한 핏빛악령들의 외침을 보고 겁에 질려있었고, 처음으로 내가 주인이 되어 가게를 처음 운영하는 모습은 명백히 초보검사가 검 좀 쓴다고 휘두르다 엎어진 꼴과 같다.

 

한심하게 그지 없는 모습을 나는 애써 머리 속에 지웠고, 지금 있던 문제나 다시 생각했다.

 

"추측을 하 건데...분명 사람은 아닐 거란 말이죠?"

 

"그렇다. 짐 또한 보고 있었노라."

 

"주변에 핏빛악령들이 보였던 것은 영혼을 수확하기 때문에 보이던 사념체들 맞죠?"

 

"확실히 희생당한 자들의 외침 중 그 자를 죽여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왜 비니스 꽃을 가져다 달라고 했는가?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중에 3개로 좁혀진다

그 중에 가장 제일 가망이 없는 가능성은...

 

"자신이 살아남을 목적은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데요. 마왕님?"

 

"자신이 살아남을 목적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 애초에 그것은 새 생명을 불어넣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뿐. 그러나 그 육신도 3일 안으로 해결을 보아야 한다. 썩어있는 시체로 있다가 그 꽃으로 부활하면, 그게 언데드지 무엇이겠나? 게다가 짐이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이미 그 자는 명계에 있어야 될 자다."

 

그렇다면, 또 다른 가능성은 무엇일지 고민을 하던 도중, 또 다른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잠시만 기다리...! 으아아악!"

 

3층에서 계단으로 급히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뎌 맹렬한 속도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1층에서 기다리는 손님의 발 밑에서 엎어진 채로 굴러가는 카일의 쇼가 막을 내렸다.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

 

 

 

"아직! 안 죽었어!!! 아차! 어서오...!...세요!"

 

욱신거리는 몸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감수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저기..."

 

어지간히 당황한 손님의 고운 목소리에서는 나를 걱정해주는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괜찮으..."

 

"암요! 괜찮고 말구요! 정말이지 계단 수만큼의 주마등을 스쳐 지나간 것만 빼면 말이죠!"

 

나는 벌떡 일어서서 앞에 있는 여성 손님에게 성심성의를 다하여 일어서서 허세를 부렸다.

한쪽 발목이 아파와서 왼쪽 다리로 버텨야만 했다.

 

"저는 리타라고 마법을 연구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만, 엘티노스 잡화점에 의뢰를 하러 왔습니다."

 

연녹색에 붉은 긴 생머리를 한 소녀는 차분히 비니스의 꽃을 의뢰 했...

 

"비니스의 꽃은 왜요?"

 

믿겨지지 않아서 오히려 내가 되물었다.

 

"제가 사모하고 있는 남자분께서 곧 죽음에 임박 하시다고 해서..."

 

이윽고 작은 체구가 떨려오더니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보다 여기 잡화점 아니에요? 내가 왜 여기서 애증극을 들어야만 하는 겁니까?

엘티노스가 대체 이 잡화점을 만들고, 무슨 생고생을 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이었다.

 

"알프레이드 왕자님을 사모하여, 열심히 마법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 알프레이드 왕자라면, 그 건달처럼 보이는...'

이란 말이 목까지 넘어 올려다가 겨우겨우 삼켜서 다시 되돌려 보냈다.

아니! 다시 올라오고 있어! 무슨 물 위에 얼음을 띄웠나!

...다시 내려갔다.

 

"그때. 저는 봤습니다. 새벽에 몰래 비행마법으로 창문 틈으로 엿보다가,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쓴 사신을..."

 

검은 후드? 그거 나도 방금 전에 만나봤는데 하하...

설마 동일인물은 아니겠지?

 

"그리고 마나의 활로를 통한 개안을 통해 피빛의 망령들이 살려달라고 울부짖고 있는 그 흉측한 광경...저는 도저히...도저히...!"

 

그 이후로 슬픔으로 인해 눈물은 나오지만, 극도의 분노를 보이고 있는 리타 씨는 자신의 손으로 왕자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 사신과 같은 물품을 구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그나저나 같이 안가는 겁니까? 리타 씨? 나 혼자 두근거리는 신나는 모험을 떠나라고요?

 

그러거나 말거나 마왕님은 자신의 앞발을 핥으면서, 나를 바라봤다.

 

[바보같이 행동하지 말거라! 주인! 주인은 한 명의 의뢰를 수행하는 자로서, 이 기회에 주인의 한계를 부수고 경험을 쌓아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 않았는가!]

 

! 텔레파시다!

! 신기해라!

오오오오!

 

...어떻게 하는 거지?

 

[주인과 짐은 이어졌다. 강한 의식을 통한 대화가 성립된다.]

 

[그러니까...대화하려고 하고자 하는 강한 의식이 대화를 하게 한다는 성립이 되는 것인가?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편한 커뮤니케이션의 일화 중 하나였다.]

 

[주인? 그건 누구에게 설명하는 것인가?]

 

[? 아니! 마왕님께서 제 텔레파시가 들리는 건지 아닌 건지 테스트를 해본 겁니다.]

 

[아무튼 짐이 살아온 것 중에 기묘한 일화 군. 사신과 그 계집이 원하는 물건이 같다는 말은 이상하구나.]

 

확실히 사신은 오히려 죽은 자를 인도하러 가는 자. 오히려 죽길 기다려야 한다면, 만약에 비니스의 꽃을 사신에게 주는 순간 바로 시들어버리게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에 반해, 리타 씨는 자신이 사랑하는 왕자를 스토킹 하다가, 죽음에 임박한 모습을 보고 왕자를 살리기 위해 비니스의 꽃을 원하고 있다.

 

비니스의 꽃을 아는 사람이 엘티노스라면, 그가 남기고 간 책에 실려있지 않았을까?

 

***

 

새벽 4시가 되자마자 폐점을 하고, 마왕님께 2층에 있는 책장에서 엘티노스가 저자로 되어있는 책을 조사해달라고 간청을 했다. 처음에는 "짐이 왜 주인을 위해서 그런 귀찮은 일을 해야 하는가?"라고 말했지만 가위바위보를 하루에 한 번씩 하겠다고 하자. "좋다! 짐이 특별히 그대를 위해서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라는 대답으로 바뀌었다.

 

아침에 눈 뜨자 아침 8시였고, 마왕님과 하루에 한 번 가위바위보를 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 다녔고, 3층에서 귀엽게 앉아있는 마왕님을 보고는 인사했다.

 

"마왕님? 거기에 앉아서 유령이라도 보고 있어요?"

 

고양이의 행동에는 천장 구석을 뚫어져라 보는 그 모습을 보고 말하는 거지만, 역시 마왕님은 달랐다.

 

"짐은 떠다니는 먼지를 보고 있다."

 

유령이 아닌 게 어디야...

 

"그보다 주인. 짐은 주인이 자는 동안 비니스의 꽃 외형과 사키엘의 문의 작동법을 파악했다."

 

외형이 그려진 종이를 다시 옮겨 그린듯한 종이를 건네 받고 사키엘의 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등산준비를 했다. 물론 등산준비라고 해도... 도시락과 물, 밧줄 그리고 제발 살아서 돌아오는 기적을 위한 기도로 마무리를 했다.

 

사키엘의 문의 작동방법은 마음속으로 가고 싶은 구역을 말하고 문을 열면, 그 장소로 이동된다고 한다. 게다가 결계가 있어서, 보통의 몬스터나 사람들은 열려있는 문을 못 본다고 하지만, 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는 보통이 아닌 몬스터와 사람들이 그 존재를 알아채기 때문이다.

 

"마왕님. 이 곳으로 귀환하는 마법 알고 있나요?"

 

떠나기 전에 마법 하나를 더 배워야만 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3시간의 사투 끝에 발키아 산맥 중간부터 시작해서, 끝부분까지 겨우겨우 도달할 수 있었다. 마왕님은 마력을 이용해 거침없이 올라갔지만, 그건 무시하고...

내 앞에 보인 것은 발판이 되어주고 바위와 그 옆에 흘러가는 구름. 그리고 개방된 거대하고 장엄한 건축물과 그 가운데에서 이제 개화하기 시작한 꽃 한 송이가 나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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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진행중


 

02

 

전설의 대마법사가 남기고 간 (민폐덩어리)잡화점의 첫 오픈.

나와 마왕님은 카운터에 서서 멍하니 가게 문만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다. 마치 떠다니는 먼지들까지 보일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나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손님의 ''자도 안 보인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결국에는...

 

"오늘은 일찍 닫을까...청소도 못했는데."

 

이 발언만 벌써 4번째 내뱉은 나의 처참한 모습을 정면에 우연히 있던 거울을 통해 보고야 말았다.

 

"하지만 규칙에는 새벽 4시에 닫으라고 쓰여있다."

 

처음의 소환자의 정서적인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는 마왕님은 귀여운 고양이 발로 규칙 4번의 항목에 놓았다. 그나저나 고양이 발바닥을 만지면 마왕님께서 화를 내시려나?

 

"그래도 새벽 4시까지 깨어 있으라니. 그건 애초에 낮과 밤이 바뀐 폐인의 신세와 다를 게 없다니까요?"

 

"나는 안 자고 7일을 버텨보았다."

 

"저기? 마왕님과 저는 신분이기 전에 기초적인 신체 스펙부터 다르거든요?"

 

"괜찮다. 주인도 나와 같은 마족이 되면 되는 것을."

 

"제가 마족이 되면 주종관계가 바뀌거든요..."

 

하물며 목소리조차 차분하고 담담하지만, 왠지 감정이 없는 인형같은 사람이 내 상관인건 좀...

 

그보다. 앞으로 깨어있는 시간까지, 마왕님과 만담을 하는 그런 시기가 오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물론 여기서는 사역마와 그 사역마를 소환한 자의 관계로서, 서로에 대한 대화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으니...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마왕님은 최근에 어떤 일을 했는가?

 

"저기 마왕님 최근에 한 일이 궁금합니다."

 

"...주인에게 불려지기 전에 말인가?"

 

"."

 

"주인에게 불려지기 전에는 마계를 통합하고 난 뒤였다. 통합되기 전의 마계는 전부 따로따로 노는 애송이밖에 없어서 천계의 병사들이나 인간들의 성직자,성기사단에게 계속해서 목숨을 잃는 것이 너무나도 비참하고 한심할 뿐이었지. 그래서 짐은 마계를 통합하기로 결심하고 반대 세력들을 모조리 숙청했다."

 

혼자서 생각한 것 치곤 꽤나 장대한 계획을 실행했다.

물론 그것을 같이 의견을 나누고 지지해준 동료와 부하들이 있어서 다행이라 예상했다.

 

"반대 세력은 얼마나 많았길래...?"

 

"마계 공작 12명중 12명이 다 반대를 해서 전부 숙청했다."

 

"그거 완전히 물갈이 아닙니까!"

 

"마왕도 반대하길래 숙청했다."

 

"마왕도 죽인 겁니까!"

 

"그래서 짐이 마왕이 된 거다."

 

하긴 지금 이겼으니 나와 같이 있는 거겠지...

그나저나 전투였다면...

 

"큰일 아니었나요? 전 마왕과의 전투라니..."

 

"확실히 가위바위보를 했을 때, 46번정도 비긴 끝에 겨우 이겼지. 주마등이 보이고, 모든 자들이 보는 앞에서 했기에 짐도 역시 긴장했느니라."

 

그 빌어먹을 놈의 가위바위보로 다 숙청했다는 것은 무슨 소리야!

 

"어쨌든 저쨌든 천계로 직접 들어가서 조약을 맺은 이후에 마계도 60년동안 평화의 시기가 도래했다. 이윽고 전투로 굴렸던 머리들을 이제 마법공학이나 식량재배로 쓰이고 있다."

 

어쨌든 저쨌든이란 말로 넘기지 말아 주시겠어요?

그보다 천계도 가위바위보에 졌구나...

 

"그럼 바로 어제는 뭘 하셨는데요?"

 

"뜨개질과 요리를 했다."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잠깐 뭐라고 했어요?"

 

"뜨개질과 요리를 했다. 드디어 목도리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만 내 마음속에서 퍼져나갔다.

무언가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저 말에 태클을 걸다간, 내가 나쁜 사람으로 될 것이라 생각되기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그 이야기 두 번째는

마왕님의 취미와 특기

 

여전히 고양이 특유의 버릇인 혀로 털을 빗는 행동을 하던 마왕님께, 이번엔 취미와 특기를 물어보기로 한 이유는, 아까 전에 뜨개질과 요리를 했다는 말에서 비롯된 생각이었다.

 

"마왕님의 취미와 특기가 뭐에요?"

 

"짐의 취미와 특기 말인가?"

 

여전히 고양이 눈에서는 붉은 빛이 맴돈 체 잠시 다른 쪽을 보고서는...

 

"취미는 요리와 특기는 가위바위보다."

 

그 놈의 가위바위보에서 그만 멀어질 수 없습니까!

 

"그럼 요리는 어느 정도 하시나요?"

 

마음속으로 태클을 걸어 맥이 다 빠진 나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그야 마계에서 요리를 배웠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입맛이 맞으리라 생각은 되지 않는다."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다.

 

"그보다 놀랐네요. 주로 마계에서 어떤 요리를 하나요?"

 

"다크메터."

 

?

 

"다크메터다."

 

"못들은 게 아니에요! 요리를 하랬더니 왜 이상한 물질을 만들고 있는 거야!"

 

"주로 짐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포로들의 영양 음식 중 하나다."

 

"그건 고문이라고 하는 거에요. 마왕님..."

 

"내가 친절히 떠먹여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까도 말했듯이 그건 고문이라고 하는 거라고요."

 

"때가 되면 주인도 먹어 볼텐가?"

 

"사양합니다."

 

특기...특기는 다른걸 좀 말했으면 좋겠지만.

 

"특기가 가위바위보인데 고양이 모습으로는 못하겠죠?"

 

"? 못하리라 생각하는가?"

 

할 수 있어요? 그거 다 보자기로 되는 손이잖아요.

어떻게 굽히지 못하는 손가락으로 그게 되는지 의문을 품을 쯤, 마왕님은 제촉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험 삼아 해보면 될 것이 아니냐. 참고로 나는 보만 낼 것이다."

 

"그건 고양이 손이라 당연한 거고!"

 

어쨌든 내 인생에 처음 고양이와 가위바위보를 해보는 기묘한 일이 지금 여기에 있다.

가위바위보의 구령과 함께 나는 역시나 가위를 냈고, 마왕님은 바위를 냈다.

 

바위?

 

"마왕님? 보만 낸다면서요?"

 

"주인도 물렀군. 남의 말을 그리 쉽게 믿으면 안 된다."

 

댁은 내 사역마거든요?

 

"아무튼 벌칙이다."

 

벌칙이야...딱밤을 때리거나, 손목을 손가락 두개로 찰지게 때리거ㄴ...

 

"고양이 어퍼컷!"

 

-퍼억!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2초간 공중에 뜨다가 내려왔다. 어느샌가 턱에 서서히 올라오는 치열한 고통과 함께 등쪽의 욱신거림을 참고 일어났다.

 

"누구 죽이려고 해요? 그보다 고양이 어퍼컷은 뭐에요! 마왕 입장에서는 귀여운 필살기로 사람을 살해 할 만한 데미지를 주는 게 말이 되요?!"

 

고양이라 만만하게 봤는데, 한 순간에 강을 건널 뻔했다.

 

"마계에선 가위바위보의 벌칙은 이겼을 때, 그 것을 형상한 것으로 마력을 담아 싸우는 일을 말한다."

 

그럼 그 작은 고양이 손에 마력을 담아서, 내 턱을 전심전력으로 쳤다는 소리잖아...

 

"다시! 다시 해요! 차고로 저는 마력 못쓰니까. 사람들이 쓰는 벌칙으로 하죠."

 

다시 가위바위보

나는 보를 냈는데 마왕님은 가위였다.

그보다 어떻게 내는 건지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할 쯤...

 

"고양이 베기!"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빼자 앞머리 몇 가닥이 깨끗하게 잘려나가 드랍이 됐다.

 

"소환한 사람 죽이려고 해요! 대체 그건 또 뭐에요!"

 

"짐의 벌칙을 피하다니! 무례한 것!"

 

"화내는 건 그쪽이냐!"

 

벌칙을 하나하나 다 받으면 죽겠다!

결국 가위바위보는 중단하고 30분간 설득과 설득을 한 끝에 마왕님과 가위바위보는 중단 되었다.

 

그 이야기 세 번째는

어째서 소환된 거에요?

 

"그거야. 주인이 짐을 불렀으니까."

 

"아니. 그건 알아요. 애초에 저는 마법석의 힘을 이용해서 부른 거잖아요?"

 

"그렇지. 그래도 난 주인의 재능을 높게 사고 소환에 응한 것이다."

 

"아니요. 저는 일반인과 같다니까요?"

 

"그것은 주인이 마나 컨트롤과 수련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뿐이다."

 

"그렇군요. 저도 마나 컨트롤하면 마법사 되거나? 그런 건가요?"

 

"아니. 짐의 마력창고가 되는 것이다."

 

?

뜬금없이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주인의 마나의 양을 보고 정한 일이다. 내 옆에 둔다면 평생 쓸 마나의 양을 얻은 셈이지."

 

어머나! 프로포ㅈ...가 아니라!

소환된 이유가 나를 마력창고로 쓰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소리잖아!

내가 무슨 마나를 빌려주는 은행이냐!

 

"여기서 그럼 누가 노예가 되는 거에요!"

 

"그야 주인이지."

 

"아니 주인의 뜻은 노예를 부리는 상위권력자고! 지금은 마왕님이 사역마잖아요!"

 

"그렇지."

 

"그런데 사역마의 마력창고가 되면 그게 노예잖아요?"

 

"그렇지."

 

"그럼 대체 누가 노예가 되는 거에요?"

 

"그야 주인이지."

 

아니...

이대로 가다간 1루수가 누구인지도 모른 체 끝나겠다.

이렇게 낙담하는 사이에 내 가슴 쪽에 고양이 발이 올라왔다.

 

"역시 그대와 마나는 친화력이 높구나. 게다가 그걸 수용하고 있는 그 몸도."

 

그럼 난 마법사에 잠재력이 돋보인다는 건가?

 

"하지만...주인은 머리가 나빠 보이는군."

 

"사역마가 주인에게 할 소리가 좀 날카롭습니다만..."

 

마왕님이 진단해준 거라 사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영문은 모르지만, 그래도 사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일깨워주도록 하겠다."

 

"혹시. 마나의 양에 따라 축적된 오러나 기운이 보이는 그런거요?"

 

"정확하다. 짐과 같이 살던 이후에 주인이 가장 영특해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구나."

 

얼마나 같이 살았다고 이러는 거야.

댁과 나와 만난 지 이제 4시간쯤 지났어.

 

"눈을 감거라."

 

눈을 감고 어두워진 내 시야 나를 반겼다.

지금 내 인생이 딱 저것일까...

 

"크게 심호흡 5"

 

심호흡을 5번정도 하니까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대로 있거라."

 

내 몸에 작은 뭔가 올라왔다. 아마 마왕님이 고양이 모습이니 어깨에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할짝...할짝..."

 

"마왕님? 목은 왜 핥아요?"

 

"소독이다. 지금부터 체내에 내 마력을 조금 주입해서 막혀있는 마나의 활로를 뚫을 것이다."

 

"아하...그렇구나..."

 

-!

 

얼마나 강하게 물었는지 눈이 번뜩 떠져서, 마왕님을 급하게 떼어냈을 정도로 아팠다.

 

"오늘따라 제 목숨의 위기가 많이 보이잖아요!"

 

"활로는 뚫었으니. 이제 내가 어찌 보이는지 보면 된다."

 

"어찌 보이긴요 고양..."

 

고양이에..뭔 검은색 오러가...

고양이의 체구보다 수십 배나 되어 보이는 검은색 오러가 일렁이고 있었다.

 

"호오. 그 정도면 짐이 제대로 주인의 활로를 열었구나."

 

잠깐 멍해진 나를 보고 알아챈 듯, 다시 고양이 세수를 하는 마왕님은 이윽고...

 

"이제 주인과 나의 길이 이어졌으니, 언제든지 그대의 마나를 이용해서 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나 또 사고를 친 건가?

이제 저 마왕님은 마음에 안 들면 내 마나를 이용해서 날려버릴 텐데...?

 

"게다가 2층은 왠지 마계와 관련된 도구들이 많았다. 덤으로 3층에는 천계와 관련된 물품이 많다."

 

그럼 만약 3층에서 사역마 소환했으면 대천사를 소환했다는 의미가 되는 거냐?

 

"이로써. 이런 불편한 몸에도 간단한 마법은 식은 죽 먹기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감사를 표한다. 주인."

 

"아뇨...별말씀을 마왕님..."

 

확실히 눈이 개안되고 나서 2층을 올려다 보니, 불길하고 음산한 오러가 보이는 듯 말듯 했다.

그래도 편리한 눈이네. 힘의 크고 작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쓸모가 있다는 뜻을 의미한다.

 

적어도 저게 뭔지 모르고 덤비다 죽는 경우는 없으니까.

 

-딸랑~딸랑~!

 

문 쪽에 있던 작은 종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손님은 흑색의 로브를 둘러쓴 체 조용조용 내 앞으로 걸어왔다.

첫 손님을 맞이하는 나로선 영업 스마일이 자동으로 올라가 첫 마디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찾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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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진행중

 

01

 

 부당하게 생각한다

 고작 가위바위보 하나에 모든 운명이 달렸다.

 규칙이 쓰여있는 종이를 웃는 얼굴로 촌장이 나에게 쥐여주는 순간,

 나는 최고의 절망에 빠졌다.

 - 차기 엘티노스 잡화점 주인이 카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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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카일.

20세에 건장한 청년이다.

짧은 인생을 생각해보면, 그리 멋진 인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잘 자란 듯 하다.

 

해는 화창하고, 아이들은 뛰어 놀면서 웃고 떠든다.

새는 노래를 하고, 꽃은 바람에 이끌려서 무용을 뽐낸다.

어른들은 열심히 소리를 높이고, 뛰어다니며 성취감이란 것을 표정으로 변화 시켰다.

 

그래...

어제 잡화점 차기 주인을 가리는 가위바위보 대회에서는 그리 오만상을 써가면서

별별 이상한 핑계까지 붙여가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말이지...

 

지금 쪼그려 앉아 유서를 작성하면서, 어제 있던 일을 떠올려보면...

 

어제 가위바위보 대회에서 1 2 3등에게는 좋은 선물을 내린다고 했었는데

하필 1등을 해버려서 이 종이 쪼가리를 내 손에 곱게 쥐어주고, 웃어주는 촌장의 얼굴을 한 대 때리지 못 한 것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빠르게 퍼져나갔는지, 집에 돌아오려고 했더니 부모님께서 내 짐과 물품을 다 마당으로 빼내고, 이미 나를 위한 제사가 시작되었다.

결국 잡화점을 운영하면서 잡화점 내에서 자야 하는 신세가 됐지만...

 

우울한 생각은 그만두고, 유서도 다 써서 봉투에 집어넣은 후에 잡화점 규칙을 다시 봤다.

어제는 세상이 망한 듯이 머리가 하얀 눈꽃처럼 변해버려서 눈에 들어 오는 것이 없었는데, 역시 운명을 받아들이니까 생각할 시간과 할 일이 많아졌다.

 

규칙을 다시 읽는 순간, 나는 엘티노스가 얼마나 대단한 마법사인지와 동시에 얼마나 무책임 한 노인네인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엘티노스 잡화점 규칙*

 

1. 청소를 때는 1층의 진열된 물건은 흩트려도 좋으나 2층과 3층은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2.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2 침대를 이용하면 크나큰 봉변을 당하니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3. 심심하다고 3층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놀다가 사신을 만나 따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4. 잡화점은 항상 8 기준으로 오픈하고 새벽 4시에 문을 닫는다.

5. 항상 사역마와 같이 가게를 운영한다.

6. 사역마가 없으면 영검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와 같이한다. (예시 : 드래곤)

7. 재료를 구할 때는 항상 3층에 있는 물건을 사용하고, 사용한 즉시 물건의 작동을 중지 시킨다.

8. 집안에는 대결계로 작동하는 물건이 이곳 저곳에 숨겨져 있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발각되지 마라

(그냥 아이들을 들여보내지 마라.)

9. 만월이 뜨는 밤에는 문을 3중으로 잠가놓는다.

10. 어떤 사람이 운영하든 상관은 없지만, 되도록 마법이나 마법공학, 연금술의 기초만 알면 좋겠다.

 

위에 있는 규칙 중에 치명적인 것들만 골라서 어기게 경우

잡화점에서 근무하는 자는 살아남길 바란다.

- 마법사 엘티노스

 

아직도 나는 엘티노스 잡화점에 대한 안 좋은 소문만 듣고 자란 터라, 부정적인 시각에 눈에 박혀있지만, 만약 진짜 엘티노스가 살아있었다면, 정말 한 대라도 때리고 싶을 정도의 규칙이었다.

 

애초에 사역마도 없고 영검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의 예시를 드래곤으로 잡았던 점부터, 드래곤은 엘티노스의 입장에서는 그냥 좋은 동물이라 생각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드래곤은 한 번의 날개짓으로 마을을 날리고 한 번의 포효로 왕국을 떨게 하고, 브레스를 쏘면 제국이 반파되는 그런 존재다.

 

물론 과장일 수 있지만, 나에게 있는 드래곤의 이미지가 이렇다.

(실제로 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아직 오후 4.

앞으로 4시간 이후에 오픈이지만, 나는 애초에 마법이나 마법공학, 연금술의 기초도 모른다.

그래도 10번 규칙에는 어떤 사람이 운영하든 상관없다고 했으니까...

대단하다! 잡화점을 오픈을 하기도 전에 난 규칙 하나는 지켰다!

 

규칙은 왜 있는가? 라고 생각하면 뻔할 정도로 간단한 결론이 나오는데...

그것은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곳으로 오기 전에 전 잡화점 주인들은 다 행방불명이나 광인이 되어 돌아왔을 것이 뻔했다.

그러므로 나는 저 규칙 중에 치명적인 것들을 골라야 한다.

 

우선 1번과 2 3번은 모두 2층과 3층의 물건의 위험성을 말해주고 있는데

2층과 3층에 있는 물건은 대부분 마법사답게 금기물품이나 봉인된 것들을 보관하는 것이라고 생각 된다.

 

4번은 잡화점을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오픈 하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정상적인 인간들이 오지 않는 시간대.

따라서, 이곳에 오는 모든 손님에 대해서는 긴장해야 한다. (강도라도 들면 안되니까.)

 

5번과 6번은 아마 혼자서 운영하기 힘드니 파트너를 구하라고 말하는 듯 하다.

영검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를 구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면, 자신이 천생의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파트너를 구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물론...이 곳에서 일하게 된 나의 운은 이미 악운이지만...

 

7번은 아마 재료를 수집하거나 구하게 되었을 때, 사용하는 물건 인거 같은데...

문제는 다 사용한 뒤에 무조건 작동을 중지시키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설마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게이트인가?

 

8번은 잡화점의 대결계에 대한 것인데. 어른들은 찾기 힘들고 어린아이가 찾기 쉬운 곳에 있나 보다.

애초에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여는데 그 때까지 어린애가 안 자고 있을까?

 

9번 만월에 대한 위험성을 제시했다

물론 사람은 만월이 되면 아무렇지도 않지만, 몬스터들 중 대부분은 이상현상을 맞이하게 된다

예를 들어 늑대인간은 변신을 하거나, 흡혈귀들은 더욱 활발히 흡혈활동을 벌인다거나, 마력이 충만해진 리치가 좀비와 스켈레톤을 깨우고 꼬리잡기를 하는 등

여러 대 재앙을 맞이하기 때문에, 특히나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이 잡화점이 아직도 안 부셔지고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10번은...말을 말자. 난 이건 지켰다.

그래도 추측상 사람이 최종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라 본다.

 

신이 내린듯한 10계명같은 규칙들을 쥐어 들고, 가게를 청소하기 시작하기 위해 잡화점의 열쇠를 열었다.

 

1층에는 총 5단으로 되어있는 물품 수납공간이 있었고, 170cm정도(169.6cm을 반올림했다.)되는 나의 키를 보았을 때. 4단 물품을 수납하려면 박스가 필요할 정도였다.

먼지 털기로 먼지를 털고, 바닥을 쓸고 닦기 위해선 1명의 작업량을 이미 뛰어 넘어다니기에, 사역마나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를 추천하는 것이라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렇다고 한들...이곳에서 사역마를 부르는 재주가 있을리가..."

 

나는 탄식하며 목소리를 냈다.

혼자 있는 공간에서 해는 이미 퇴근 준비를 하려는 시간대로 접어 들면서 노을에 의해 안 그래도 쓸쓸한 분위기는 더욱 더 쓸쓸해져만 갔다.

 

잠깐? 여긴 잡화점이잖아?

2층과 3층의 물품을 잘만 쓰면 이건 약이 되는 것이 아닌가?

역시 난 천재야!

 

분명 사역마를 소환하는 방법이 2층과 3층 물품 중에 최소 하나는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올라갔다.

2층의 방을 볼 겸으로 올라갔는데 거대한 사이즈의 침대가 보였다.

 

아마 규칙 2번에 나와있던 침대 중 하나인듯 한데. 최소 4명이서 자도 될 정도로 거대한 사이즈로 인해 공간 낭비가 문제였다.

거기다 다홍색으로 매력적인 프릴이 침대 위에 장식되어 있었고...아니 누가 여기서 뭘 한 거야!

엘티노스는 아마 많은 여자가 있으리라 짐작했다.

 

여전히 여자친구도 없는 내 인생이 더 처량해진 순간을 직면하던 찰나에 반대쪽 테이블에 '쉽고 간편한 사역마 소환'이란 책을 발견했다.

문제는 저자가 엘티노스였지만...그래도 사역마 소환이 쉽고 간편하다면, 내가 바라던 바!

 

엘티노스의 말에 따르면 1층에 있는 물품 중에 사역마를 소환하는 재료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당장 시행을 하는 것이 맞지만 주의 사항에는 이리 적혀있다.

 

쉽고 간편한 사역마 소환

- 저자 엘티노스

*주의사항*

사역마가 소환될 때, 영향을 받는 항목들이다.

1. 마나

2. 재료

3. 주문

4. 시간

5. 소환자의 친화력

6. 노력과 의지

7. 변수

이 항목들은 책의 본 내용에 상세히 기술 되어 있으니 잘 읽어서,

자신만의 욕ㅁ...아니 자신만의 최고의 사역마를 소환하길 바란다.

 

주의사항부터 태클 걸게 있는 이 책을 토대로 1층에 물품을 골라, 그나마 넓은 2층에서 사역마를 소환하는 마법진을 보고 따라 그렸다.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사역마를 소환하는 것에 있어서는 마나도 영향을 받는 항목 중 하나이고, 소환하는 사람의 친화력도 문제.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내 문제다.

 

이렇게 해도 사역마가 안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았을 때. 대체 이곳에서 뭐가 나오는 것일까...

 

"현재시간 7:12분이라...앞으로 40분정도에 문을 열어야 하니 빨리 끝내야지."

 

사역마 소환에 대한 기대 반과 불안 반이 섞인 혼잣말을 내뱉고, 마나가 담긴 마법석을 마법진 주변으로 5개를 놓았다. 5망성이니 끝부분에 5개를 놓고, 주문을 외웠다.

그저 혼자서 이 가게를 운영하기 힘든 생각에 나도 필사적으로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주문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목소리를 실어담는 느낌으로 말했다.

 

5분정도의 긴 주문이 끝났을 무렵 마법진의 상태를 보았을 때는 마법석에 있는 마나가 마법진 주변의 기류를 형성해서 원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푸른 빛이 점점 검은색으로 퇴색하면서 마치 어둠의 게이트가 나타ㄴ...

 

잠깐?

나 이거 사고를 친 건가?

이거 왜이리 불안하지?

 

서서히 어둠 속에서 붉은 빛이 2개가 번뜩이면서 검은 형체가 솟아올랐다.

그 뒤로는 서서히 빛이 사라지면서, 그 검은 형체의 정체를 알게 됬다.

 

"소환에 응해서 왔노라. 그대가 짐을 불렀는가?"

 

맑고 고운 여성의 소리로 유창하게 말하던 것의 정체는 고양이였다.

그보다...

 

"아니. 기다려봐! 왜 고양이가 느닷없이 튀어나온 거야?"

 

나의 한 마디에 잠시 손바닥을 핥던 고양이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소환을 했기 때문에 왔노라."

 

"아니! 그걸 몰라서 물어 본 게 아냐!"

 

"...이 모습인가? 내 본 모습을 본 소환자들이 전부 정신이 붕괴되거나 심하면 침을 흘려서 기절하기 때문에, 미리 이런 모습으로 온 거다만?"

 

"저기 최소와 최대가 뒤바뀌었거든요?

 

정신붕괴가 최대고 침을 흘려서 기절을 하는 게 최소잖아.

아니. 그것 보다 이 고양이는 왜 이리 쓸 때 없이 말투가 고압적으로 나오는 걸까?

 

". 마왕 레프리시아를 소환한 자로써 상당히 굉장한 자질이 보이는 구나. 그래. 그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내가 원하는 것은...가게를 같이 운영을 하는 사역마를 소환하기 위해 너를 소환한 것이니까."

 

...

...마왕?

 

"잠시...성함과 직책이 뭐라고요?"

 

믿기지 않는 이 현실을 부정하며 나는 다시 한 바퀴 되돌렸다.

 

"마왕 레프리시아라고 했노라."

 

"! 사역마 소환하는 곳에서 마왕이 소환되는 거야! 그보다 마왕은 할 일도 없어요!"

 

정신차려보니까 주제도 모르고, 한낱 인간 따위가 마왕에게 태클을 걸어버렸다.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다. 그대가 오늘부터 주인이니까. 짐은 그대의 일을 도우면 된다."

 

"황송합니다."

 

어쩔 수 없이 절까지 하며, 자신의 무지함을 비판했다.

 

"...아니라! 어째서? 인간에게 소환을 당한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이 마을을 전부 날려버리겠다는 그런 공포와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라 순순히 납득을 한 겁니까!"

 

맹렬하게 들어오는 태클에도 마왕님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야. 그대가 원하는 일이, 잡화점을 같이 운영할 사역마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노라."

 

"댁은 마왕이잖아요! 다른 애를 보내요!"

 

"그대가 짐을 불렀다."

 

"그렇다고 정직하게 오는 것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보다 고양이를 마왕님이라고 부르며 태클 걸고 있는 나도 적응한 모양이구나...

우선. 오픈 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마왕님께는 첫날에 1층 물품만 청소 및 정리만 맡기고 첫 번째 개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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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 퇴고 진행


 
전설에 따르면 대마법사 엘티노스가 자신의 일을 다 마치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도중 만들었다는 3층건물의 잡화점.

잡화점 중에서도 가장 비밀리에 이용된다는 엘티노스 잡화점.

그 안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품들 뒤에는,
흔하게 볼 수 없는 상품들이 있다고 전해진다.

파이론이란 작은 마을의 동쪽에서 몬스터가 출몰한다는 지역과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그곳이 엘티노스 잡화점의 위치.

마을사람들도 온갖 마물과 유령들이 나타난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엘티노스 잡화점은 일반인들이 쓰지 않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있고,
주인이 바뀌기도 한다.

최근 왕국 세무관이 다녀왔을 때는
'얼빠진 청년'이 고양이와 같이 가게 안에 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잡화점 주인이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한 소문으로는
엘티노스 잡화점을 전에 운영하던 주인들은
행방불명이 되어 사라지거나, 광인이 되어 미쳐날뛰다가 자결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아직도 기록과 소문과 추측 투성이로 이리저리 엉켜저버린 잡화점에는
말 하지 못할 사정과 고통(?)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전해져오고 있지 않다.


*엘티노스 잡화점 규칙*

1. 청소를 할 때는 1층의 진열된 물건은 흩트려도 좋으나 2층과 3층은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2.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2층 침대를 이용하면 크나큰 봉변을 당하니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3. 심심하다고 3층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놀다가 사신을 만나 따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4. 잡화점은 항상 밤 8시 기준으로 오픈하고 새벽 4시에 문을 닫는다.

5. 항상 사역마와 같이 가게를 운영한다.

6. 사역마가 없으면 영감이 좋은 동물이나 몬스터와 같이한다. (예시 : 드래곤)

7. 재료를 구할 때는 항상 3층에 있는 물건을 사용하고, 사용한 즉시 그 물건의 작동을 중지 시킨다.

8. 집안에는 대결계로 작동하는 물건이 이곳저곳에 숨겨져있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발각되지 마라.
(그냥 아이들을 들여보내지 마라.)

9. 만월이 뜨는 밤에는 문을 3중으로 잠가놓는다.

10. 어떤 사람이 운영하든 상관은 없지만, 되도록 마법이나 마도학, 연금술의 기초만 알면 좋겠다.

위에 있는 규칙중에 치명적인 것들만 골라서 어기게 될 경우
잡화점에서 근무하는 자는 살아남길 바란다.

- 대 마법사 엘티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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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복잡할 때 쓰는 습관을 가진 환상계주입니다.
뭐 그리 좋은 필력은 아니니, 적당히 보시고
저의 악필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거나, 불행한 일을 당하더라고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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