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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풍선을 달아 하늘을 나는 것도 솔직히 말해 정상범위가 아니지만, 6층이나 되는 건물을 로켓을 달아 날아 올리는 그 자체도 말이 더 안 된다. 차라리 어디 타임로드처럼 파란박스 상태로 다니던가? 300년이 지난 지금도 시공간마법에 대해 밝혀진 것이 거의 없는 상태인가? 하긴 유일하게 사용할 줄 알던 인간들이 전부 힘을 잃어버렸으니, 페어리들의 여왕인 티아 메르세데스에게 교육을 받아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차라리 개구리가 말하는 게 더 높을 지경이니까. 그래도 레인의 도움을 받아 극적인 탈출을 했으니, 레시아를 빠르게 찾아 지원을 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꼭 잡화점이 로켓마냥 날아다녀야만 할까? 그보다 분명 5층건물이라 들었는데?

 

너는 무슨 이유로 층수가 바뀌는 거야? 3층만 있어도 대부분의 물품을 다 넣을 수 있는데? 그거 몰라? 잡화점의 안과 밖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 안이 더 넓다고. 6층까지 만들 정도로 좁지 않아.”

 

카린 씨는 낭만을 모르네요. 하긴 지금은 아리따운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버려서 그런가요?”

 

죽을래?”

 

명계에서 뱃사공을 하고 있는 딸에게 보내버릴라 보다. 기괴한 가면을 쓰고 히히하며 웃는 레인은 밖의 상황을 지켜보려고 하는지 창문을 열었다. 거친 바람이 잡화점 안을 다 휘젓고 다니는데, 어처구니 없는 건 정문을 열자 밑에 바로 건물 지붕이 보인다는 점과, 그래도 우리는 바닥에 붙어서 정문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얼마를 개조를 해야 저런 잡화점이 되는 걸까?

 

나중에 손님에게 대중교통서비스까지 운행해주려는 건가? 신나는 잡화점버스라는 식으로?

 

레인의 손에선 잡화점의 기둥을 붙잡고 있고, 손에는 황금빛이 꺼질 줄을 모르고 계속 나아갔다. 무기물에 해당하는 것들을 세상의 이치와 전혀 관계없이 무기로 만들어버리는 능력. 능력도 능력이지만 레인의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이 하나의 또 다른 무기로 만들어냈다.

 

그런데...마리아? 아직 기억을 못 찾은 아이들을 이용해서, 사탕을 먹는 행동은 자제해주시죠?”

 

뒤에는 이미 받들어 모셔지고 있는 검은 달의 여왕이 존재했다. 잡화점에서 공백으로 덮어씌워진 소녀들의 기억을 다시 복구하고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 아직까지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아이들을 멋대로 조종하고 앉아있는 중이다. 기억을 복구하는 것에 있어선 망각의 샘물로 인해 덧씌워진 부분만 벗겨내면 되지만, 작업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일부의 기억이 날아가는 부작용이나, 자아가 다른 방향으로 삐뚤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시간이 좀 걸린다는 의미는 그것인데...

 

한 사람의 기억을 복구하는데 20분씩이 걸리니까. 현재 30명정도 되는 사람을 죄다 복구해야 하니 지루해서 죽어버릴 지경이다! 그나마 꽃밭에서 놀아보는 것도 첩의 소원이었으니 지금이라도 넘어가달라!”

 

아주 멋대로 난리를 치시는군요.”

 

한숨밖에 나지 않았다.

뇌를 포크로 직접 찌르는 고통이 선명하게 각인되고 있을 무렵. 화재에 휩싸인 도시가 붉게 발광하는 야경이 시야에 비춰졌다. 그리고 그 화재의 한 가운데에는 검은 고양이 하나가 지나가더니 그 뒤로 지나가는 모든 것이 다 붕괴되기 시작했다. 무너지는 건물 하나마저 검은 고양이 근처에 도달하지 못하고 소멸하며, 남은 건물 잔해 하나도 남김없이 날려보냈다.

 

그저 검은 고양이 하나가 모든 것을 어둠으로 잠식해버린다. 저게 13대 마왕의 클래스라면 클래스라고 설명하는 게 맞겠지. 기존에 있는 마왕보다 너무 월등한 능력을 자랑하는 만큼, 모든 것이 다 무너져내려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 범위는 너무 포괄적이라서 대륙 전체가 무너져내려도 할 말이 없으나, 지금 레시아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게다가 각개격파를 하겠다던 레이베리아의 말과는 달리, 잡화점 멤버가 뭉치고 다니며 레시아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옛날에 마왕을 실수로 불렀다는 죄책감이 이제서야 나타나는가?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저게 당연하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레인. 여기서 나는 내린다.”

 

어라? 카린 씨! 낙하산은 가져가야죠!”

 

낙하산은 필요 없지. 레시아가 받아줄 테니까.

잡화점 정문을 거침없이 뛰어내리자 검은 고양이의 모습은 어느 사이에, 위압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바뀌어있었다. 연보라 빛 머리카락과 더불어 붉은 눈은 지나오던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더 강한 인상을 줬고, 근엄한 모습과는 달리 모든 이들을 매료하는 외모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주인은 어지간히 하늘을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짐은 비록 마왕이지만 하늘에서 무턱대고 떨어지는 사람을 자주 받아주지 않는다.”

 

레시아의 손에 검은 빛의 마법진이 나타나면서, 중력가속도를 타고 떨어지는 내 몸이 일순 천천히 흐르듯 땅에 내려가고 있을 때. 레시아는 두 팔을 뻗어 나를 살며시 받아줬다. 내 두 발이 땅바닥에 닫자마자 레시아에게 질문을 했다.

 

시나는요?”

 

천계에 입성했다. 그 전에 Yee.T 보드게임으로 모든 이들의 시선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은 하지 않는 것인가?”

 

하고 싶어요?”

 

짐이 1등인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구나. 아무튼 이 상황에 대해 수습을 할 준비를 해보도록 하자. 수습의 준비는 간단하게 없었던 일로 돌리면 그만이다. 없었던 일을 하기 위해 실행하려면 시간을 역행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건 아직 내가 불가능하니 레시아는 실제로 부수지 않고 눈속임을 시행했다.

 

레시아가 검게 덮고 있는 것은 파괴의 상징이 아니라, 환영 마법 중에 하나인데 보통 기상날씨를 알려주기 위해 비추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레시아는 아무래도 매우 강한 마왕이라서 한 평면이 아니라, 3차원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게다가 일반인들은 모두 이 상황에 대해 알 리가 없다. 그러니 지금 우리를 막으러 오는 자들은 거의 초능력자나 유랑극단 중에서도 우리가 알거나 모르는 간부들뿐이지.”

 

복잡한 절차인데 잘 하시네요. 보통 일반인들이 평범한 삶과 같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환영과 그 외에 존재들은 불타고 종말이 찾아오는 환영을 동시에 구현하다니.”

 

. 이 정도면 간단하다. 잊었는가? 짐은 꽤나 강한 마왕이니라. 저런 절차가 2%정도 오차 나기라도 한다면 곧바로 마나 역류가 시작되긴 하겠지만, 그 이전에 마나역류의 조짐이 보이면 곧바로 캔슬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 이런 괴물 같은 마법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한다면, 짐 옆에는 유능한 마나 창고가 붙어있기 때문이니라.”

 

마왕치고는 너무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뒷머리까지 쓸어 내리기를 반복하니, 이제서야 내가 뭘 바라는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 이제 본 모습으로 좀 바꿔주시죠. 볼일은 다 끝났으니까.”

 

이제 본래의 성별과 나이대로 돌아갈 시간이고, 잡화점의 주인인 카일로 되돌아갈 시간이다. 이제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건 사양하고 싶다. 가급적이면 영원히...

 

레시아가 손바닥을 마주치자 허공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거대한 현기증이 일어나더니,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본래의 모습, 본래의 성별로 되돌아가 있었다. 뭐 키는 한결같이 170은 못 넘는다고 해도, 변하기 전의 남성용 옷을 입고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자.

 

그런데 이곳까지 오면서 유랑극단의 간부나 다른 초능력자들을 본 적이 없나요?”

 

없다. 무식하게 조용해서 짐도 의문을 표하고 있노라.”

 

루니아 누나와 루비아도 레시아를 호위해서 왔다고 하지만, 그 어떤 적도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레이베리아에게 정보가 흘러 들어간 것처럼 보였는데, 이곳에 먼저 도착해서 레시아와 싸워도 이상하지 않게 시간이 많이 흐른 뒤다.

 

빈집털이를 하기엔 잡화점 멤버들보다 잡화점이 더 강해서 불가능하고, 기습을 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 의해 차단이 된다. 이 일을 벌써 알아차리고 이곳으로 오지 않았을까?

 

설마 저들이 간파라도 한 것일까요? 이 환영마법이 보이는 사람들만 수색해내는 것에 대해 말이죠.”

 

레이베리아라면 간파를 할 수 있어도 지금 한 명이 걸려든 것처럼 보이노라.”

 

한 명이요?”

 

1명이라면 어릿광대일까?

맹수 조련사는 아직 유랑극단 가입유무에 대해 모르고, 리제로트라면 월터와 항상 같이 다니니까 2명이 되야 한다. 우선 가능성으로 가장 높은 건 어릿광대나 레이베리아인데, 장막을 거두는 순간 의외에 여성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오! 이 현상은 거대한 마기가 안개처럼 퍼지는 환영마법이라니! 마법학파도 이제 머지않아 부흥하게 될...어라? 걷혔다. 어라라!”

 

밝은 회색 빛의 롱 웨이브가 달빛에 비춰졌고, 나를 바라보는 호박 빛의 눈동자가 반가운 기색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300년 전에는 봉인된 이후에 한번도 못 보던 바람의 정령왕.

 

윈디 메르아가 내 눈앞에 곧바로 나타났...

 

꺄아! 카일 씨! 너무 오랜만이잖아요! 300년 만인가? 500만년 만인가? 반가워요! 안아주세요! 쓰다듬어주세요! 아이언 클로 해주세요오오...으갸아아아악!”

 

만나자마자 뭐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진정하라고!”

 

본 모습으로 돌아온 나는 반가운 얼굴을 보자마자 하는 일이 아이언 클로로 상대를 잠재우는 일이었다. 아니나다를까 변하지 않는 윈디의 모습으로 인해 머리에 두통이 서서히 몰려왔다.

 

이번엔 무슨 캐릭터로 유희를 즐기는지 설명해주실까?”

 

아뇨. 이 세상은 마법사라는 직업이 도태되어있고 마법공학자가 큰 인기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바람의 마법사가 되어 세계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직까지 마법은 크나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증명을 하기 위해 이런 곳에 있었죠. 그나저나 죽은 줄만 알았던 카일 씨를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적인 거 같네요! 그 동안 왜 저와 이프리트를 부르지 않으셨나요? ?”

 

이거 설명하기에는 말이 길어질 테니 요약해서 이야기했다.

 

그렇군요. 원래 300년전에 있어야 할 카일 씨가 멈춘 시간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하자 그 반동으로 가속된 시간 속에서 표류를 했더니, 이곳에 도착했다는 소리가 되네요. 그리고 유랑극단이 일을 벌이는데 아직까지 살아남은 자들이 있기도 하고요?”

 

맞아.”

 

척하면 척하고 알아듣는 윈디를 보며 적어도 두통이 완화되는 기분을 맛보았다. 다만...

 

잠깐? 윈디. 너는 그럼 이곳에 떠돌아다니면서 유랑극단이 살아있다는 것도 몰랐단 거네?”

 

바람을 속일 정도로 은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인가 보죠. 그런데 카일 씨? 생각보다 많이 바뀌었네요? 에너지의 흐름이라던가 상태 같은 거 말이에요. 이 정도의 힘이라면 저를 트럭 3대에 가득 채워서 소환하실 수 있으실 텐데?”

 

지금 충전되고 있는 창조주의 에너지를 말하는 건가? 아직까지 불안전하게 마기와 마나가 합쳐지기 시작했지만, 신성력까지 모이면 더 강력한 에너지로 돌변하여 내 체내에 깃들게 된다. 다만, 인간의 그릇으로는 그 힘을 버티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들만 조금씩 조금씩 찾아서 쓰는 중이다.

 

마법이라기보단 신에 가까운 힘인데, 너를 트럭 3대에 가득 채워서 소환하다간, 내가 트럭 3대에 죽은 상태로 장례식장에 가겠다.”

 

정령왕을 소환한다는 그 자체부터가 뛰어난 정령사가 해야 할 일이지. 사실상 이프리트나 실피드인 윈디 메르아는 내가 소환해서 만난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유희를 즐기다가 어쩌다 보니 만나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이곳 근처에 유랑극단이나 너처럼 그 환영마법에 반응한 사람이 근처에 있어?”

 

조급한 마음에 다시 주제를 돌려서 윈디에게 질문을 돌리니, 좌우로 고개를 휘저은 윈디가 아니요. 없었어요.”라며 부정을 표시했다. 아무래도 인생은 내 멋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저쪽에서 속임수를 간파하고 나를 따로 추적하지 않은 모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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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말도 일나가네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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