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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케이크로 늦은 아침에 공복을 채우는 것은 정말 좋았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프리트는 다시 연인처럼 내 옆에 달라붙어서 오른쪽에 발을 맞춰 걷고 있었고, 윈디는 왠지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내 왼쪽에서 달라붙고 발걸음을 맞추고 있었다. 윈디의 이프리트의 외모 때문에 나는 순식간에 눈에 띄어버리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 바보 같은 백장미를 들먹여가면서 쫓아오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본다.

 

카일 씨는 정말 인기가 많네요? 이런 미인들을 옆에 끼고 돌아다니다니!”

 

자화자찬을 그런 식으로 돌려서 말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교실 내부를 돌아다니며 윈디의 말에 태클을 가볍게 걸고 넘어지면서 나아가던 그때. 뜬금 없이 날아온 황금빛의 마탄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하멀 씨? 누구 뒤에서 총을 겨누는 건 그만하시죠?”

 

카멜롯의 마법학원에서는 분명 하멀 씨의 아내인 레이나 씨가 있는 곳이니. 오늘 하루는 쉬고 이곳에 온 것일까? 아니면 하멀 씨도 나처럼 이곳에 검은 높새바람의 꿍꿍이를 파헤쳐달라거나.

 

아니. 여자 둘을 끼고 행복하게 돌아다니는 평민이 아니꼬워서 나도 모르게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서 발포를 했지 뭐야. 대나무 창이라도 있었으면 너에게 찔렀을 거라고 생각해.”

 

황금빛 죽도로 때리기 전에 조용히 하세요.”

 

하멀 씨는 사신이 생각나는 마법 수사관의 검은 제복을 입고 오지 않고, 오늘은 검은빛의 정장을 입었기에 평상시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사자의 갈기처럼 퍼진 금빛의 머리카락이 태양에 반사하는 동안,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금색의 눈동자는 살짝 날카롭게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여전히 30대라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의 20대 후반 정도의 외모를 자랑하는 하멀 씨는 마법공학으로 이루어진 권총을 집어넣고, 그 대신 담뱃갑을 꺼내 메론맛 사탕을 꺼내 입에 물었다. 근데 사소한 트집이지만...하멀 씨는 사탕을 꺼낼 때 흡연은 우리 몸을 망가뜨립니다.”라는 문구가 신경 쓰이지 않을까?

 

하멀 씨는 레이나 씨를 만나러 찾아온 거죠?”

 

그런 거지. 내 마누라는 상당히 외로움을 많이 타거든, 혼자 쓸쓸해지면 죽어버린다는 말도 할 정도로 말이야.”

 

레이나 씨가 무슨 토끼도 아니고.

 

너는 마왕님과 여신님은 어디에 두고 다른 여자들과 노닥거리고 있는 거냐. 특히 한 명은 그 악명 높은 정보상인 윈디 메르아잖아.”

 

악명이 높다니! 저는 언제나 진실된 정보를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북에도 살짝 나타나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다 알아주는 정보상인이라고요?”

 

하멀 씨는 거대한 한숨을 노골적으로 내쉬면서 윈디를 쏘아보고 입을 열었다.

 

정보상인이라면 정보를 조작하는 게 아냐. 그리고 너의 정보는 대부분이 노골적으로 카일과 카린의 테마로 집중 되어있잖아. 저번에는 카린의 모습을 한 평민이 갈아입는 장면을 사진에 찍어서 뿌려버리던데.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초상권침해라고 생각하거든?”

 

하멀 씨의 말을 흘려 듣기에는 무시할 수 없는 말들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듣는 즉시 윈디에게 아이언 클로를 사용하면서 천천히 묻기로 했다.

 

어이. 윈디. 대체 이게 무슨 소리지?”

 

크으읏! , 어째서 저 마법 수사관이 그 일을 다 아는...끼아아아앗!”

 

사진을 찍어서 뿌려버리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야!”

 

, 그래도 더 유명해지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요!”

 

남의 사진을 찍어서 유명해진다고 한들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뿌려버리다니? 이게 개그가 주된 것이 아니었다면 분명 그 사진으로 협박을 받아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상한 사람까지 추가될 뻔했다.

 

아무튼 이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전에 내 수사에나 협력하시지.”

 

이상한 사람 추가요.

 

하멀 씨는 인성이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겁니까?”

 

내가 힘껏 경멸한 눈으로 쳐다보자 하멀 씨는 무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농담이야. 아무튼 이런 사진인데 거의 다 갈아입고 스타킹을 잡아 올리는 사진이니 그리 걱정하지는 말라는 거야. 속옷이라던가 그런 건 찍힌 것이 없으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안심하라는 거지.”

 

윈디에게 걸어 넣은 아이언 클로가 해제되고, 다른 손으로 문제의 사진을 보면서 그다지 이상한 것 없이, 하멀 씨의 말대로 평범한 수준의 갈아입는 사진이었다.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난 뒤에 하멀 씨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입을 열었다.

 

검은 높새바람은 어디까지?”

 

여전히 정보가 부족하지만, 여러 강대한 귀족이 그들을 감싸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게 더 골치 아파. 게다가 그 녀석들이 악신을 찾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닐 줄 알았지만, 의외로 조용하게 노출되지 않고 점점 세력을 퍼트리기 시작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들과 관련이 되어버린 네가 불쌍할 정도야.”

 

하멀 씨는 아니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야 당연하지. 나는 마법 수사관이라고? 비록 이제는 내가 평민보다 약할지 몰라도 나를 잘못 건들이면 일이 꼬여버리는 지는 그들의 몫이니까. 일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선 수백만 가지의 방법을 전부 다 알고 있어.”

 

누가 하멀 씨를 적으로 만들겠나요...그런데 한가지 물어도 될까요?”

 

하멀 씨는 사탕을 문체로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이곳에 검은 높새바람이 숨어들어올 가능성을 제시하고 켈모리아가 저에게 부탁한 건데. 지금 마법학원 안에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되요?”

 

“1%겠지. 너도 켈모리아에게 이런 팔찌를 받았을 거 아냐?”

 

하멀 씨는 오른손으로 녹색의 팔찌를 보여줬고, 나 또한 오른손을 들어 보여줬다. 만일 검은 높새바람이라고 추정되는 사람이 있다면, 마나를 팔찌에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폐쇄된 결계를 만들어내는 포획용 마도구.

 

하지만 1%라면 오늘 하루는 정찰만하고 2일째부터 본격적인 시간이겠네요?”

 

그게 기본이니까. 다만, 너도 느껴지지 않아? 그 녀석들은 카멜롯보다 더 심한 괴물들이 모여있는 단체야. 그런데 정찰을 한다고 해서 이곳에 숨어들어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아니겠죠. 레시아와 시나에 의해 발견될 가능성이 더 높으니까.”

 

그럼 그 녀석들은 대체 어디서 보고 있는 걸까?”

 

수수깨끼 같은 하멀 씨의 말에 섣불리 대답을 할 수 없었지만, 후보라면 딱 한가지 존재하기 마련.

 

공중이겠네요.”

 

하늘에서는 확실히 우리 모두 지켜볼 수 있지. 게다가 투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것도 다 보고 있을 테고 말이야.”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적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추측상 마법학원의 결계 밖에서 보고 있는지 하멀 씨는 머나먼 푸른 하늘을 창문을 통해 바라보기만 했다.

 

검은 높새바람은 서서히 강하게 불어오기 시작할 거야. 그 강한 바람에 맞서서 우리가 이겨낼지. 아니면 무참히 쓰러질지는 우리에게만 달린 것이 아냐. 그들에게 지원을 받았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검은 높새바람을 쓰러뜨리는 우리가 적이 되기 마련이지. 검은 높새바람이 무슨 연유로 악신을 소환해서 이곳을 다 날려버리려고 하는지 아직까지는 모르겠지만, 저번처럼 월식에게 잠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아. 너마저 적이 되어버리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지거든.”

 

어릿광대는 어떻게 월식을 이겨낸 거에요?”

 

그건 나도 모르겠다. 어릿광대 자체가 월식인지, 아니면 다른 수단을 사용해서 자신의 힘으로 만들었는지.”

 

이미 그들은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단정짓는 하멀 씨의 말처럼 신뢰가 가는 말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언제쯤 학원제에서 소동을 일으키냐는 것인데. 하멀 씨는 가벼운 인사만 남기고 나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을 무렵. 이프리트는 나의 볼을 검지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

 

카일. 카일.”

 

, 왜 그래요? 이프리트? 아픈 건 아니지만 이게 뭐 하는 건지 알 수 없는데.”

 

주머니 속에 있는 사진 점점 열이 올라가고 있거든?”

 

무의식적으로 사진을 집으면서도 에이. 무슨 사진이 온도가 올라간다고?”라고 말하며 꺼냈을 때는 이상한 불에 타고 있는 사진을 보며 기겁했다.

 

하멀 씨가 무슨 암살하러 온 것도 아니고! 어째서 사진에 불이 붙은 건데?”

 

만약 이프리트가 나를 보호하지 않았다면 내 손은 벌써 화상을 입고, 옷 또한 모조리 불에 탔을 거라 생각했던 그때, 이프리트가 왼팔을 살짝 휘두르자 사진에 불은 꺼지기 시작하고, 이상한 남자가 사진에 비춰지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확실히 본 기억이 없는데. 까마귀 깃털이 한 가득한 옷이라...분명 하멀 씨는 뭔가 메시지를 주고 싶어하는 걸지도 몰라요. 이 사람을 조심하라던가. 아니면 이 사람을 제발 처치해달라던가. 이건 켈모리아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겠네요.”

 

윈디와 이프리트는 내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내 양손을 각자 붙잡고 나아갔다.

 

그럼 학원장님께 가볼까요!”

학원장에게 가자.”

 

윈디는 대체 뭐가 신났는지 모르겠고 이프리트는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는 멍한 눈으로 힘차게 나아갔다. 저 둘 때문에 나도 자연스럽게 끌려가는 구도로 되어버린 체. 켈모리아가 자주 있다는 도서관으로 발 걸음을 옮겼다.

 

***

 

마법학원의 도서관은 주로 켈모리아가 자주 있으니 그곳이 학원장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항상 이곳 도서관 매우 깊숙한 곳에서는 켈모리아 학원장을 도와주는 비서 아리엘이 있는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능숙하게 일 처리를 하는 걸 보아, 엘리트 중에서도 엘리트라고 볼 수 있다. 장래가 기대되는 외모와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남자들과 여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미스 카멜롯에 뽑히기도 했는데.

 

싫어! 제발! 그만 찍어!”

 

무슨 소리야? 아리엘. 나에게 험한 말을 한 벌은 받아야지.”

 

남자 집사 복을 입은 상태로 어중간한 남장을 하고 있는 아리엘의 두 눈에서 눈물방울이 흐르기 시작하고 있을 때. 도서관에 눈치 없이 들어온 나를 저주하며 가만히 나를 바라보는 켈모리아와 살려달라는 눈으로 구원요청을 하고 있는 아리엘을 번갈아 본 나는...

 

실례했습니다.”

 

구해줘야지! 어딜 가는 거에요! 카일 씨!”

 

그러게. 남자가 어린 소녀를 버리고 가면 안 돼.”

 

나는 인사를 하고 가려고 했었지만 두 사람은 날 놔줄 생각이 없었나 보다. 그보다 아리엘이 구해달라고 할 정도면 얼마나 심하게 혹사하고 있는 건지.

 

진전이 없나 보네? 이런 곳으로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

 

켈모리아는 상기된 볼을 감추려는 듯 양 손으로 자신의 볼을 가리면서, 아까와는 전혀 다른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분명 저거 차이나 드레스라고 마리아가 말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붉은 색이 바탕으로 되어있고 금색의 용이 그려져 있었다.

 

하멀 씨가 준 사진에 이상한 남자가 찍혀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뭐하세요?”

 

도서관에 오기 전에 이프리트와 윈디는 동화상태라서 내 몸 속에 있으니, 서슴없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어깨와 팔, , 허리 등. 여러 곳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대략 잘 알았어.”

 

-따악!

 

뭘 잘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손가락은 왜 튕기시는...”

 

하지만 나의 질문을 잘라버리고 켈모리아가 큰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쳤다.

 

너의 복장은 메이드 복이다!”

 

멋대로 내 옷을 바꾸지 마! 가발도 씌우지 마!”

 

우연히 봐버린 거울에는 새하얀 메이드 복장을 하고 금색의 긴 머리카락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켈모리아에게 트집을 잡고 있는 나의 모습이 처량하게만 보였다. 그렇군 내 몸을 만지작거린 이유가 수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였나? 그래서 그런지 옷은 잘 맞았다.

 

. 아리엘. 이제 흑장미에 나갈 포즈를 찍을 거니까. 카일을 쇼파 위에서 덮쳐 누르도록 해.”

 

그런 무리한 주문을 아리엘이 할 리가 없...”

 

내 뒤쪽에서 음산한 기운을 감지하는 바람에 고개가 자동으로 천천히 아리엘 쪽을 향해 돌려지기 시작했다. 이미 도약준비를 끝마쳤는지 자세를 낮추고 있는 아리엘을 보며, 맹수를 달래듯 양팔을 좌우로 펼치면서 몸을 낮추고 있었다.

 

카일 씨. 너무 반칙적으로 귀엽잖아요!”

 

잠깐 뛰어들지마! 으아아악!”

 

분명 내가 했던 포즈는 육식공룡조차 막은 전설의 포즈였는데. 아리엘은 느닷없이 뛰어들어 내 손목을 낚아채더니 억누르기 시작했다.

 

역시 카일이 와야 아리엘이 적극적으로 변하네. 평소에 내가 읽도록 노출시킨 백장미 때문일까?”

 

원인은 백장미냐! 아리엘! 제발 정신 좀 차려! 귀에 바람 불지 말고! 핥지도 말고!”

 

백장미라는 잡지 하나가 어디까지 사람을 타락에 물드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아리엘의 경우만 봐도 절대로 사람이 봐선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등급으로 따지자면 케테르 등급의 물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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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미의 효력은 매우 뛰어났다.

[아리엘은 따로 쓰고 있는 글의 주인공이에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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