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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학교에 체육대회라는 것은 모순되었다고 생각을 하지만, 마법을 이용한 체육활동을 중심으로 대회를 펼친다면, “이것이 마법학원에서는 체육대회에 해당합니다.”라고 켈모리아가 뻔뻔하게 이야기를 했을 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런가 보다.”라고 넘어가게 된다. 그 이외에 일부 찻집이나 크레이프 가게 등. 길거리 음식에 속한 것들이 미리 영업을 시작하면서, 대략 40%정도 미리 학원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보면, 켈모리아는 이걸 계기로 행정학원에 빌린 돈을 어느 정도 갚을 거라 생각을 하겠지.

 

좋겠네요. 모두들 전부 체육대회를 즐기고 있어서.”

 

켈모리아는 나의 한 마디를 듣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리엘도 아직은 학생이니까 부러워?”

 

나는 한숨을 내뱉으면서 켈모리아의 말을 반박했다.

 

지금 이렇게 붙어 있는 이유는 대체 뭔지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켈모리아는 학원에서 축제가 벌어져도 일을 하기 바쁜 사람인데, 그 옆에서 일이 수월하게 끝날 수 있도록 보조를 맡고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는 서류들과 더불어 행정학원에서 부족한 물품을 구매해주는 대신, 다음달까지 갚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미션을 해야 하는 파란만장한 운영이었다.

 

그래서 정신적인 충격을 줄인다는 빌미로 내 옆에 달라붙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서슴없이 내 허벅지를 만지거나 허리를 끌어당겨서 더욱 더 밀착하거나, 턱을 강하게 후려치고 싶은 성추행들의 나날이라고 생각했다. 켈모리아가 마법학원의 축제에서 나타난 것은 단상에 올라서서 말한 것뿐이었다.

 

카일 씨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요?”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유능하거든. 물론 카일도 유능한 사람이긴 하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강해서 빛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지. 그나저나 부럽다. 그렇게 예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니 말이야.”

 

카일 씨는 즐거운 표정보다는 태클을 걸기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아리엘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오히려 카일에게 빼앗길 것 같아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니까? 부디 내 아내로만 있어준다면 좋겠어.”

 

예전부터 말했지만 이곳 카멜롯은 동성간에 결혼이 합법이 아니라고요. 애초에 켈모리아 같은 성격이라면 이쪽에서 거절하겠지만.”

 

? 어째서? 결혼하자!”

 

안 해요!”

 

무심결에 소리치게 만드는 것이 능력이라면 켈모리아는 초능력에 가까운 수준. 여전히 이질감이 느껴지는 내 허벅지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켈모리아의 손목을 붙잡고, 켈모리아의 눈을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해머로 손목을 날려드려야 이 추행을 그만두실 건가요?”

 

. 깍쟁이. 언제까지 그렇게 튕기기만 할 거야?”

 

튕기는 게 아니라 싫어한다는 생각은 어째서 하지 않는 거에요?”

 

켈모리아의 머릿속을 열어서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는지 알고 싶을 정도로 막무가내였다.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너무 강해서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의 성추행을 하고 있는 정도로, 무시무시한 이 악의 무리를 단절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했으니.

 

내일 아침 없는 줄 알아요.”

 

나의 한 마디에 켈모리아는 거리를 살짝 벌리고 내 허벅지에서 손을 땠다.

 

아침은 중요하니까. 매번 아리엘이 아침을 만들어주는 것도 있고…. 아침밥을 못 먹으면 큰일나지. 그렇고 말고. 아무튼 아리엘? 그 서류만 처리하고 우선 쉬도록 하자.”

 

아침밥을 못 먹는 것만으로도 켈모리아가 한 수 접고 물러설 정도로, 내가 만드는 요리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서류는 쌓여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검은 높새바람이 언제 올 줄 모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됐다.

 

안 되는데봄에 찾아오는 노곤함은 이길 수 없구나. 몸을 쭉 펴서 기지개를 피는 동안, 세피르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한 마디 했다.

 

봄이라서 피곤하긴 하지? 무릎베개라도 해줄까?”

 

아니. 지금 자면 왠지 큰일날 것 같거든.”

 

그럼 내가 해야지!”

 

켈모리아는 세피르가 앉아있는 쇼파로 공간이동하고 그 상태로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인큐버스의 무릎 위로 고개를 올렸다. 매우 편안해 보이는 켈모리아의 표정을 보며 세피르는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고, 그걸 보고 있는 나는 켈모리아의 나이보단 정신연령이 더 어리다고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내 주변에 몽마가 둘이라서 행복해. 적어도 잘 때는 행복한 꿈을 꾸면, 잔혹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힘이 생기지 않아?”

 

켈모리아는 누구에게 질문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받아 들어서 대답하는 건 나밖에 없었다.

 

꿈에서 이룰 수 없는 소원을 성취한다면, 그나마 현실에서는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긴 하겠네요. 제가 그렇게 두 명을 구해봤으니까요.”

 

한 번은 상사병에 걸려서 불면증까지 앓고 있는 하란국의 여제와 자신의 옛 연인을 보내지 못하고 망가져가는 기사인 빅터를 구해냈다. 마음의 상처는 현실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치료는 꿈속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네가 한 것은 치료가 아냐. 상처를 봉합만 해놓은 상태지. 그게 잘못하면 곪아서 터져버릴 수도 있어서 상황이 악화된다면, 그때는 너의 탓으로 돌리면서 잘못했다고 빌 수 있을까?”

 

그건…….”

 

켈모리아의 한 마디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한 일은 결국 돌팔이 의사나 하는 무모한 행위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사람은 구했다고 해서 그게 평생 가는 것이 아냐. 구한 사람은 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고, 방금 구한 사람이 5분 뒤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될 수도 있어. 그러니 나는 아리엘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함부로 사람을 구했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진정으로 사람을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모르니까 말이야.”

 

세피르의 무릎에서 기분 좋게 눈을 감고 위안을 받는 켈모리아의 입에선, 나에게 향하는 따끔한 말이 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갔다. 나중에 하란국의 여제에게 다시 찾아가서 근황이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할 무렵. 이비는 어깨 위로 날아와서 삑삑하고 울기 시작했다.

 

아리엘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차근차근 과정을 다시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야. 네가 하는 일은 언제나 착한 일에 사용하려고 하니까. 유일하게 내가 아리엘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랑할 수 있어.”

 

병을 주고 약을 주는 것이 켈모리아의 특기였다.

적어도 능력을 악용하지 않아서 좋다는 말을 듣는다고 침울한 분위기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저나 아리엘은 슬슬 정기가 부족해진 시기가 되지 않았어?”

 

아뇨.”

 

“…….”

 

이 사람이 대체 뭘 원하고 나에게 물어본 거야?

 

다른 사람에게 정기를 흡수하는 자체가 너무 위험한 거라고요. 저도 자제심을 잃어서 맹목적으로 흡수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죽어서 이승탈출 넘버원에 나올 수 있다니까요? ‘너무 많은 정기를 흡수당해서 사망.’이라는 문구를 보고 싶지 않아요. 그건 켈모리아도 예외는 아니고요.”

 

몽마는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정기를 흡수할 것인가를 조절할 수 있지 않아?”

 

몽마가 무슨 스포이드인줄 알아요? 꽉 차면 더 이상 올라가지 않게?”

 

켈모리아는 감겨있던 녹안을 개방하면서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하지만 빅터와 꿈속에서 꽤나 오랫동안 정기를 흡수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 정도 시간이었으면 사람 하나 미라로 만들고도 남았다고?”

 

, 그건 어떻게 아는 거에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첫 단어부터 음이 어긋나버렸다. 빅터와 꿈속에 있었던 일은 비밀로 영원히 간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켈모리아는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그 일에 대해 거론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정기를 저장하는 아리엘의 몸은 거의 무한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무한에 가까운 양을 채우기 위해서는 수백만의 사람을 희생시켜도 겨우 5%채워질 것 같은 수치야.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리엘이 대상이 아니라 모든 몽마들을 대상으로 해야겠지.”

 

모든 몽마가 정기를 무한정으로 담을 수 있는 몸이라 릴리스는 꿈의 미로를 만들어서, 일부 사람들을 가두고 지속적으로 정기를 흡수하고 있는 건가?

 

정기를 계속해서 모아놓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꿈으로 들어가서 영향을 펼치기가 쉽고, 몽마들의 계급에도 확실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세피르의 경우 최상급 인큐버스니까. 저렇게 보여도 상당한 양의 정기가 쌓여있는 거야.”

 

켈모리아의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세피르의 눈을 쳐다봤을 때. 세피르는 나를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정기로 계급을 나타낼 줄은 몰랐는데, 릴리스의 힘을 대부분 흡수해도 남아있는 정기가 적으면 계급에도 변동이 생긴다.

 

다른 몽마의 입장에서는 아리엘은 하급 몽마가 되겠지만, 어째서 아리엘은 상급 몽마 급의 힘과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건 몽마로 각성하면서 몸 속에 흐르는 마신의 피와 릴리스의 힘을 대부분 흡수했기에, 같은 양이라고 할지라도 질적인 면에서는 다르다고 생각해.”

 

켈모리아의 추측으로는 나와 다른 몽마의 다른 점은 정기를 같은 양의 정기를 흡수해도, 내 몸 속에 정제되어 있는 정기가 더 우수하다는 소리인가?

 

어쩌다가 이런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선 켈모리아가 먼저 언급했던 것을 따지기로 했다.

 

어째서 빅터의 꿈속으로 들어간 일을 다 아는지부터 설명해줄래요?”

 

. 그건 어쩌다 보니 보였어. 나는 모든 마법을 알고 응용할 줄 아는 깨우친 학원장. 켈모리아 마그누스니까. 그건 그렇고 빅터를 상대한 아리엘의 모습은 20대 초반의 모습이니까 걸리지는 않을 거야.”

 

어떻게 자세히 알고 있어요? 어디서 훔쳐봤죠!”

 

저건 예지능력은 꿈에 있는 일을 볼 수 없을 터. 분명 켈모리아는 어떻게든 몰래 훔쳐봤을 거라 생각하고 소리쳤다.

 

아리엘. 얼굴이 빨개졌는데?”

 

닥쳐요!”

 

켈모리아에게 정곡을 찔려서 짧은 폭언까지 퍼부어 버렸다. 더 이상 상대하지 않는 것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감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켈모리아의 시선으로부터 고개를 돌려서 이비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을 무렵.

 

아리엘 이상형이 빅터야?”

 

세피르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으나….

 

빅터는 내 이상형이 아냐. 은인일 뿐이지. 그리고 어차피 연인을 갖게 되더라도 나는 그 사람의 생명력이나 흡수하는 생물일 뿐이야.”

 

나의 자포자기적인 한 마디에 세피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여전히 자학을 하는 것이 취미야? 아리엘.”

 

조용히 해요. 켈모리아. 저에게 있어선 가장 예민하다고요.”

 

창가를 바라보며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검은 고양이와 하얀 올빼미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분명 저 둘은 카일 씨의 사역마였던 마왕과 다른 차원에서 온 여신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카일 씨는 어째서 검은 높새바람에게 흥미를 가지게 된 걸까요?”

 

? 무슨 소리야?”

 

켈모리아는 나의 질문에 되묻기 시작했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지 않아서 알아듣지 못한 것 같으니 머릿속에서 적절한 단어를 덧붙여야 했다.

 

검은 높새바람은 카멜롯을 습격한 것으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카일 씨가 더 깊게 파고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잖아요?”

 

그야. 그는 엘티노스 잡화점의 주인이잖아. 이상하고 기묘한 의뢰를 받고 천천히 파헤치는 것이 그의 업이야.”

 

그렇다고 하기에는 다른 목적 때문에 검은 높새바람을 파헤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단순하게 표면적인 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각으로 더 깊숙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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