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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상은 언제나 그렇듯이 성장했다.

하지만 더욱 불안한 것은 이 조각상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

대화라도 시도하려고 했으나...

매몰차게 거절당해버렸다고 한다.

-청진기를 조각상에 대자마자 시끄러운 소리에 깜짝 놀란 카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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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두 번째 월요일이 다가오고 나서야 절망에 빠질만한 것이 있다면, 어째서 내가 잠을 잘 때마다 덥다고 생각했더니, 오렌지 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내 결계를 뚫고 자고 있었다. 덤으로 배 위에는 검은 고양이가 널브러지게 자고 있었고, 하얀 올빼미는 이 혼돈의 카오스와 같은 상황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루시피나도 어느 사이에 내 옆에서 자고 있었고, 이불은 1인용인데 이프리트가 뺏어도 더운 걸로 보아, 지금 이 인원의 발열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열량은 무슨! 당장 안 떨어져요!”

 

검은 고양이의 모습을 한 타락의 마왕, 레시아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서 아침인사를 건넸다.

 

주인. 잘 잤는가?”

 

. 잘 잤어요...라고 할 줄 알았어요? 지금 이 상황은 대체 뭐에요?”

 

검은 고양이는 담담하게 앞발을 핥으면서 말하기를...

 

새벽에 주인이 결계를 치고 자고 있길래 심심해서 모르고 부셔버렸다. 그러더니 멀리서 매의 눈빛으로 지켜보던 이프리트가 주인에게 달라붙어서 자고 있으니, 짐도 주인의 곁에서 자고자 했기에, 결과적으로 이렇게 모두가 주인의 옆에서 자는 걸로 되어버렸다. 그나마 하렘을 건국하는 자에게 있어서는 꿈과 같은 일이 아닌가? 주인도 어느 사이에 하렘마가 다 되었도다.”

 

하렘마는 무슨! 제가 언제 하렘을 건국하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리고 내 결계를 부슨 범인이 레시아라니!”

 

조용히 하거라. 다른 이들이 깨어버리지 않는가?”

 

지금 일어날 시간인데 뭘 조용히 해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하렘을 위한 것이라고, 왜곡을 하고 있는 레시아에게 소리를 지르자, 모두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무슨 일인지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내가 상체를 일으키려던 사이에, 붉은 머리를 하고 있는 여성의 팔이 내 목을 휘어 감아 다시 눕혀놓고는 입을 열었다.

 

신랑. 조금만 더...”

 

지금 일어나야 한다니까요! 벌써 해가 중천......”

 

그런데 어째서일까? 해는 뜨지 않고 계속해서 밖은 어둡기만 했다. 설마 올드스파이스 바디워시가 너무 강력해서 태양을 부수지 않는 이상. 이번의 일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시공간술사의 길에 들어선 나는 시간이 대략 오전 11시임을 알아차렸다.

 

레시아? 밖에 날씨가 왜 이 모양이에요?”

 

그러자 체셔고양이처럼 웃는 얼굴로 변한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입을 여는 검은 고양이.

 

그거야 말로 짐이 주인에게 물어볼 것이니라.”

 

나는 곧바로 하얀 올빼미에게 물었다.

 

시나. 설마 태양이 날아가거나 그런 건 아니지?”

 

그건 아닙니다. 태양은 존재하고 있습니다만, 왜 그런지 몰라도 지금은 밤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습니다.”

 

밤에서 시간이 멈췄다고 하면, 잡화점의 대결계가 돌아가고 있다는 소리다.

 

베니의 상태는?”

 

베니는 지금 자체적으로 발광을 하고 있습니다. 대결계가 작동함에 따라 베니도 같이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나의 말을 듣고는 내 머릿속은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 추측할 수 있는 상황은 3가지가 있는데...

1. 잡화점을 제외한 모든 곳의 시간이 멈췄다. 이제 내 세상이다!

2. 해가 뜨지 않는 이상한 이변이 감지된 것이다. 봉래의 약 내놔.

3. 이건 다 꿈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자고 일어나면 현실로 가겠지.

 

라고 생각을 해봐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단 말이야.”

 

주인. 봉래의 약은 현실에 없는 것이다. 다른 어디프로젝트에나 있는...”

 

알고 있어요!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레시아왜건!”

 

짐의 본명은 레프리시아이니라.”

 

그냥 간단한 트릭으로 따지자면 잡화점규모의 검은 천막을 덮어 씌우면 상관이 없다만, 대결계가 작동하는 걸로 봐선 그런 어린아이의 장난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럼 대결계를 작동시키면서 아직까지 찾아오지 않은 아침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시나가 빛을 비추면 안 돼?”

 

하얀 올빼미는 사무적인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곳에는 아직까지 빛의 여신이 존재합니다. 저는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창세의 여신이므로, 제가 간섭을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제 멋대로 빛을 다시 창조하는 날에는, 이곳의 차원이 붕괴되고 사회가 무너지며 가정이 황폐화 됩니다.”

 

마지막 그 2개는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시나가 안 된다고 한다면, 그 일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니까. 해결방법을 알기 전에 그 원인부터 찾아봐야만 했다. 찾아오지 않는 아침의 영역에서 벗어난 지역은 달 밖에 없는 것일까?

 

이거야 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네. 그보다 이제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라!”

 

내 목과 다리를 봉인한 양쪽의 여성들에게 소리치며, 슬슬 기상시간이 가까워 졌다는 것을 알렸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렌지 빛의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는, 나의 눈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내 목을 더 끌어안고 자고 있었다.

 

아직은 밤. 잠자는 시간.”

 

지금 아침이라니까요! 이프리트!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도, 엄청나게 큰일났으니까 이프리트도 일어나서 생각 좀 하세요!”

 

이러다가 이프리트는 잠꾸러기를 넘어 잠만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프리트가 진화했는데 잠만보가 되는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 생각한다. 덤으로 루시피나도 목을 꽉 움켜쥐는 듯이 팔을 감아서, 숨을 쉬지 못하고 잘못하면 6초 이내로 영원히 잠들어 버릴 듯한, 지옥같은 쵸크에도 나의 목소리는 다시 잡화점 1층의 공간을 한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제발 좀 일어나요! 비상사태란 말이에요!”

 

루시피나는 내 옆에서 일어나더니 눈을 비비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신랑...좋은 밤...잘 잤어...?”

 

밖을 보니 좋은 밤이라고 인사를 건네지 말고, 지금은 아침이 맞으니까 좋은 아침이라고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그래? 그럼 잘 일어났다고 하는 키스를...”

 

아니! 키스는 하지 말고요!”

 

그럼 다시 잘래.”

 

오늘 따라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네. 하아...

 

알았어요. 볼에다만 하세요.”

 

결국 타협점은 볼에다 하기로 했다는 생각에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최소 레시아와 시나, 이프리트가 보는 눈 앞에서 아침 인사를 뽀뽀로 받는 것이 눈에 많이 띄긴 했다. 생각은 잘했는데 판단이 좋지 않는 예시가 바로 이런 것일까?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이프리트도 뭔가 먹이를 노리는 눈빛으로 보고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내가 일으킨 잘못에 대한 최후를 달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알아서 하세요. 포기했으니까.”

 

한숨을 내쉬고 이런 말을 하자. 검은 고양이가 도약을 하기 시작하면서 짐이 맨 처음으로 하겠노라!”라고 소리침과 동시에, 그 주변의 일대가 난장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남의 볼에 뽀뽀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울까?’라고 생각을 한다면, 거의 배틀로얄처럼 되어 마법에 맞고 밖으로 날아가는 나의 모습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사이에 공중에 부양하고 있는 내 몸은, 3초 이내로 땅에 곤두박질을 쳐서 내가 흙먼지가 되는 건지, 아니면 흙먼지가 내가 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신나게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덤으로 내가 밖으로 나아가서 보았을 때는, 의외로 정상적인 야외의 모습에 놀랐다고나 해야 할까? 그리고 하늘에 비추어진 무언가를 바라보았을 때. 나는 실로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검은 태양이라고?”

 

마치 오늘은 반전된 색상으로 살아가라는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두운 영혼에서나 나올법한 검은 태양이 이곳에서 환한 모습으로...아니, 우울한 모습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까? 어쨌든 지상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오늘 개기일식이 있던가요?”

 

짐은 잘 모르겠지만, 개기일식은 곧바로 끝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짐이 계속 지켜본 것으로 보아, 5시간째 계속해서 개기일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개기일식이라면 달이 태양을 가려서 빛이 가려지는 현상이다. 태양주변에 코로나가 세차게 뿜어져서 위치를 알려주고 있고, 저 앞에는 무언가가 5시간동안 가리고 있다는 것이 되는데, 설마 별의 전쟁에서 나오는 데스스타가 태양을 절묘하게 가린 것은 아니겠지?

 

다스베이더라도 이곳에 오는 걸까나?”

 

그렇다고 마스터의 아버지라는 반전의 묘미는 없습니다.”

 

내 부모님은 살아계시거든!”

 

어처구니 없게도 나를 버린 부모님은 최근에 잘 살고 있다고 전해졌다. 베가프가 나에게 그 사실을 전했는데, 내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5배정도 더 웃으며 잘 살고 있다고...

 

아니. 지금은 이런 조잡한 독백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저게 무엇인지 정체를 밝혀야 하는 것이 맞는 거잖아?”

 

태양주변에 떠다니는 구체가 무엇인지는 루나에게 직접 찾아가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는 지하 1층에 있는 루나가 잠들어있던 방안에 노크를 했다.

 

반응이 없는데요?”

 

묘하군. 지금은 루나링이 잠들어 있을 시간이라 분명히 있을 터인데?”

 

나는 루나의 방문을 거침없이 열어 들어갔을 무렵. 루나는 없고 침대에서 자고 있는 카렌을 보았다.

 

카렌. 일어나.”

 

머리를 풀고 자기 때문에 침대 한 가득 코발트 블루의 머리카락이 만개한 여성의 어깨를 흔들자. 머리카락과 똑같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아아, 아버지께서 날 깨우러 오시다니.”

 

비록 내 체세포를 써서 달의 기술로 인해 태어난 호문쿨루스라, 나를 아버지라 인식하는 건 변함이 없지만, 나는 루나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물어보기로 했다.

 

아니 하려고 했는데...무식하게 빠른 두 팔이 내 목을 감싸고, 어마어마한 힘으로 나를 카렌의 얼굴로 누르기 시작했다.

 

잠깐만...! 카렌! 이 녀석! 뭐 하는 짓이야!”

 

아버지께서 절 깨우러 오실 때는 아침키스가 당연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요즘 대세에 맞춰서 저도 아버지께 문안인사로 키스를...”

 

지금은 카렌과 키스를 한다는 상황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질투심이 폭발해 서로 마법을 쓰다가 내가 날아가는 것이 더 무서웠다.

 

지금 아침부터 마법을 맞고 두 번 날아가기 싫다고! 처음에 날아가서 바닥에 굴렀으면 됐지, 지금 또 날아가서 나더러 바닥에 구르는 것은 절대로 못해! 그러니까 제발 좀 내 목을 풀어달란 말이다!”

 

~”

 

~하지마.”

 

카렌은 나의 눈을 보더니 다시 눈을 감고선...

 

츄우~”

 

츄우~하지마.”

 

다시 눈을 뜬 카렌이 나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츄우우~”

 

츄우우~하지 말라고 말했잖아!”

 

결국 내 오른손이 카렌의 얼굴을 덮어버리고 그대로 아이언 클로가 집행되기 시작했다. 말을 안 듣는 딸내미를 어찌 교육을 시켜야 하냐고 나에게 물어보면, “경험상 아이언 클로가 그나마 잘 통한다.”라고 말해줄 정도.

 

아파요! 아프다고요! 알았어요! 장난 안 칠게요! 그래도 사랑하는 딸에게 키스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남이 보면 너와 나는 오빠와 여동생 관계야!”

 

그 정도로 나는 매우 늙기는커녕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젊었고, 카렌은 지금이 2살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10대 후반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루나는 어디 있는데?”

 

카렌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었다.

 

그거라면...지금쯤 태양을 조정해서, 자신이 편하게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밖으로 나갔어요.”

 

그것 때문에 지금 밖이 난장판이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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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생각이 이변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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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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