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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하란국에 온 이유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전에 류하 씨를 어떻게든 배제하려는 반대파들을 먼지 하나도 없이 탈탈 털어버리기 위해, 그 안을 습격해서 하멀 씨와 나, 루시피나는 그 안에서 모조리 수색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하멀 씨가 미리 류하 씨에게 수색해도 된다는 허가증을 받아왔으니 가능하지만, 이걸 프리트론 왕국에서 해줘야 할 일이 어디에 있을까?

 

보통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나라를 조사해달라고는 안 하잖아요?”

 

이제 자신의 신하들마저 믿지 못하겠지. 칸포리우스 제국에서 그런 비열한 술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너 같으면 이제 반대파에 들을 더불어서 자신의 신하들로 조사하고 싶겠어? 물론 저기 초량이 유일하게 조사팀에 따라왔지만, 아무튼 여제가 우리들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소리야.”

 

초량은 루시피나와 함께 조사를 하는 것인지 잡담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현재 반대파 세력은 전부 감옥에 갇혀 있다고 하고, 나는 서둘러 신인류와 관련이 있을 법한 서류나 물품을 수색하기 바빴다. 잘 숨겼는지 아니면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의외로 이 안은 상당히 깨끗해서 나도 놀라고 하멀 씨도 놀랐지만, 나는 비장의 수로 시공의 눈을 천천히 개안할 준비를 했다.

 

“5초가 지나면 나 좀 때려요. 지금부터 이 공간만 역행을 해서 증거를 찾을 테니까. 그렇다고 권총으로 쏘지 말고.”

 

아마도 그래야겠지?”

 

“‘반드시겠죠!”

 

그래. 반드시.”

 

5초 뒤의 내 머리를 걱정하면서 천천히 시간을 역행했다. 이 공간 안에는 회의할 때 사용하는 거대한 책상과 의자들이 줄 비어 있었고, 오른쪽 창문에는 다과세트가 놓여져 있었다. 과거로 되돌아가는 몇몇의 신하의 얼굴과, 류하 씨가 방문하는 모습 그 이전의 단계에서는 벽지 뒤에 숨겨진 공간에서, 다른 비밀 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 했...

 

-!

 

시공의 눈을 풀고 현실로 돌아가서 고개를 숙이자 금빛의 섬광이 날아들어왔다.

 

누구 죽이려고 해요! 내가 총 쏘지 말라 했잖아요!”

 

익어버릴 뻔한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지르자 하멀 씨는 입을 열었다.

 

아니. 7초가 되어도 네가 돌아오지 않아서.”

 

“7? 7초동안 제가 개안을 하고 있었다고요? 어쩐지 죽을 것 같더니만...”

 

머리를 누가 망치로 때린듯한 멍한 기분이 풀리면, 이제 서서히 깨져나갈 것 같은 날카로운 고통의 시작을 알리는 것. 무서우리만큼 그리고 지독하리만큼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를 악 물어서 버티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뭘 봤는데?”

 

제 뒤쪽에 있는 벽지 있죠? 거기에 숨겨진 공간이 있어요. 근데 잠깐 기다려요. 함정이 설치 되어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 신하는 어디에 감춰놓은 열쇠로 잠금을 해제 했거든요.”

 

열쇠? 그걸 또 찾아야 해?”

 

매우 성가시고 귀찮아서 분위기가 험악하게 변한 하멀 씨를 보며, 나는 아공간에서 기프트피어스를 꺼내 들었다.

 

열쇠 대용으로 이걸 써보죠. 마법 잠금 이외에 스캔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기프트피어스의 버튼을 눌

 

-Ang!

 

...렀고 기묘한 음성과 함께 나와 초량과 루시피나의 잡담마저 침묵상태로 만들었다. 나중에 기프트피어스를 해체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온다면, 저 굵직하고 느끼한 남성의 목소리를 바꿔버리는 것에 평생을 바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선 벽지를 향해 버튼을 누르자 눈에 보일 정도로 붉은 실선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함정이 깔려있었네요. 억지로 개방하면 침입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 인멸을 위한 포지션이에요.”

 

하멀 씨마저 감탄사를 내며 다음과 같이 나에게 물었다.

 

이야! 평민. 어떻게 함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거야?”

 

아뇨. 그냥 분량 뽑아내려고 멋대로 지어낸 말인데, 진짜로 있을 줄은 몰랐어요.”

 

모두가 내 한마디에 얼어붙었다.

루시피나마저 어색해 하는 이 분위기에서 아직도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고 있는 머리를 만지며, “함정은 무력화 해야죠?”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하멀 씨도 잠깐 정신이 우주에 다녀왔는지 뒤늦게 아아, 그렇지.”라며 초량과 분석을 하기 시작했고, 루시피나는 내 머리 위에 마법으로 얼음을 생성해서 머리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바보 같은 말은 절대로 생각 없이 말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천천히 머리가 완전히 식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내가 루피시나의 무릎 위에서 잠깐 의식을 잃은 상태였었고, 초량과 하멀 씨는 이미 벽지를 뜯어낸 뒤에 그 안에서 조사를 하고 있었다.

 

이런! 언제 잠이 들었...”

 

신랑은 좀 더 쉬어. 지금은 저 둘에게 맡겨도 되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쉬면...”

 

괜찮아. 신랑은 오늘 할 만큼 다 했어.”

 

7초동안 시간역행하고 의식을 잃은 것이 할 일을 다 했다니. 그래도 전에는 5초 이상만해도 목숨이 위험했는데 7초로 늘어나서 정말 다행이었다. 나중에 죠스타 가문의 피만 구하면 9초로 늘어나지 않을까? ...그렇다고 스타 플래티나에게 맞기는 싫군.

 

기묘한 독백으로 이상한 헛소리 하지마. 평민. 애초에 스탠드라는 존재는 허구의 존재라고?”

 

하멀 씨야 말로 그 먼 거리에서 제 독백을 읽지 마시죠. 그나저나 거기서 뭐가 나온 거에요? 뭘 그렇게 유심히 보고 있는 건데요?”

 

하멀 씨는 내가 의식을 잃은 동안 자신이 지금까지 본 정보를 알려줬다.

 

반대파는 신인류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야. 다만, 이 녀석들이 정신지배의 목걸이 출처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알았어. 언제든지 권력자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하려고 했지만, 여제의 정신력이 너무 막강해서 칸포리우스 제국에 요청을 한 것뿐이야. 물론 이것도 역시나 죄에 속하는 거지. 여제에게는 이런 녀석들 사형시켜달라고 해줘.”

 

그나저나 정신지배 목걸이의 출처가 그 사람들이라면, 대체 무슨 원리로 정신지배를 한다는 거에요?”

 

나도 몰라. 정신오염에 관련된 물품 제작이나 연구는 엄연히 불법이거든. 그래서 범죄자들이 사방팔방에 널려있긴 하는데, 그건 둘째치고 평민은 그 상태로는 무리라고 생각하니까, 어디 가서 바람이나 쐬고 와. 아니면 로즈웰이 준 온천여관으로 가.”

 

나는 루시피나로부터 벗어나 천천히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아무리 그래도 하멀 씨를 도와주러 온 것이니까 편하게 쉬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대체 온천에 뭐가 볼 것이 있다고...일어나서 수사나 마저 해...”

 

-!

 

목에 거대한 데미지와 함께 내가 다시 정신차린 곳은 바닥에 이불이 깔려있는 방이었다. 그렇다고 잡화점이라고 하기에는 검은 나무 바닥이 아니라, 뭔가 고급스럽게 깔려있는 바닥부터 시작해서 천장에는 아늑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온천에 온 것은 아닐 테고, 난 대체 누구에게 맞아서 이런 공간에 끌려오게 된 거야?”

 

온천이라면 온천 특유의 유황이 가득한 향이라던가 밖에 손님이 돌아다녀야 하지만, 지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분위기만 깔려있었다. 주변에 루시피나의 기척도 없는 걸로 봐선...

 

어라? 류하 님! 깨어나셨어요.”

 

양 갈래 머리로 묶은 연분홍색의 머리를 하고 있어서 한 눈에 못 알아봤지만, 목소리와 아직 여린 여자 이이의 얼굴을 보아하니, 내가 칸포리우스 제국에서 대리고 나온 루비였다.

 

! 어서 오거라! 여의 온천여관에!”

 

온천여관에 온 것이 아니라 제가 여기서 자고 있잖아요! 루시피나는 대체 어디로 갔어요!”

 

온천을 즐기고 있다.”

 

류하 씨는요?”

 

온천을 즐기고 왔다.”

 

뭔가 일방적으로 내가 기절 당하고 눈을 뜰 때 당혹스러운 전개가 나타나는 것은 확실하지만, 좋아. 맞아. 그럴 꺼야. 이거 분명 꿈이겠지! 그래! 이거 꿈이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전개로 나를 놀래 키려는 누군가의 속셈인 것이 틀림 없어. 애초에 꿈에서 탈출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다시 자면 이 꿈에서 깨어나겠지.”

 

피곤한 것인가? 하긴 오늘 무리를 했다는 말을 들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푹 쉬고 있거라.”

 

......아무래도.

마주하기에는 정말 잔혹한 현실인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일어나며 이런 사소한 온천 이벤트 보다는 다시 본래의 문제에 집중해서, 류하 씨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지금 그 반대파 세력들 전부 다 어디에 있어요? 아직 처형은 안 했죠?”

 

고문하고 있긴 하지만 실토를 하지 않는구나.”

 

그럼 그 사람들 몸 어딘가에는 정신지배의 효력을 담당하는 장신구나, 어떤 물품을 감추고 있을 거에요. 아니면 몸 어딘가에 박혀있거나 삼켰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지금 당장 그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겠어요.”

 

덤으로 뻔해 보일 정도로 날 굴려버리는 루트로 가고 싶지 않아.

 

. 그대는 여전히 휴식을 모르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아니면 여가...싫은 것이냐?”

 

인생...

 

아니. 제가 류하 씨를 싫어해서 도망간 적이 없잖아요. 그렇지 루비?”

 

?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시는 거죠?”

 

아오 이런!

 

그야...류연에게 들었으니까...”

 

류연 님과 잘 아세요? 지금 어디로 여행하고 있데요?”

 

...아오 진짜!!!

 

. 정확히 어디에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있데. 걱정하지 말래. 착하게 있으면 언제 한번 다시 얼굴을 보러 오겠데. 그래. 그럴 꺼야. 나라도 그렇게 말하겠네.”

 

나라도 그렇게 잘도 말하겠다.

 

그럼 성심성의 것 류하 님과 같이 있으면 되겠군요! 그나저나 류하 님? 왜 웃고 계세요?”

 

순진한 루비의 물음에 류하 씨는 얼굴을 가리고 숨죽여 웃고 있었고, 그 이유를 마치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여의 여동생이 잡화점을 들렸다 간 것이로구나. ...!”

 

놀리지 마!

 

. 아마. 아무튼 그게 문제가 아니라!”

 

여가 싫은 것이더냐?”

 

다시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내면서 연기로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집요하게 나를 괴롭히는 것에 재미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아니! 그게 아니고 류하 씨는 싫은 것이 아닌데...”

 

그럼 좋아하는 것이로군? 어느 만큼인가? 혹시 ‘VY 캐니스 메이저리스만큼인가?”

 

그건 어디서 나온 소리야!”

 

나중에 레시아에게 물어보자.

저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나는 길게 한숨을 내뻗어서 상상 속으로는 한숨 기차를 만들어낸 후에, 류하 씨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아무튼 그만큼 좋아한다고 생각해두세요.”

 

그렇군! 지금 당장 마왕에게 전해주도록 하겠다!”

 

류하 씨는 매우 밝은 얼굴로 위와 같이 말했다. 이걸 들은 레시아가 나에게 무슨 일을 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나는 류하 씨에게 외치기를...

 

전하지 마요! 누구 죽으란 소리에요! 그리고 레시아가 어디에 있는 줄 알고...”

 

짐은 아까부터 옆에 있었노라.”

 

내 뒤에서 고고고고하는 문자가 솟구치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마기를 이루고 있는 검은 고양이가 나를 향해 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느껴졌다.’라는 말을 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레시아의 살기가 너무 심해서 내 몸 자체가 굳어버려서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루비는 류하 씨 뒤에 숨어서 레시아를 보고 있었고, 레시아의 진노하고 있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주인. 지금 그 말한 대가는 무엇인지 아는 가?”

 

지금 내 머릿속에서 5 8천가지의 안 좋은 생각이 0.5초 이내로 지나갔는데, 제발 이번 한번만 봐주시죠? 지금 주마등도 보이려고 하거든요? 애초에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장난이잖아요?”

 

그런가? 그렇군. 장난이란 소리겠지? 여제여, 그 아이를 대리고 나가보거라. 짐은 주인에게 극심한 장난을 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니까.”

 

여제는 루비를 대리고 천천히 문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대체 이 일이 어디서 꼬여버린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고양이가 천천히 내 앞으로 오고 난 뒤에 외쳤다.

 

고양이 어퍼컷!”

 

아마 승룡권을 맞는다면 이런 기분과 비슷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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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품으로 사가트의 타이거 어퍼컷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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