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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한 번쯤은 사후세계에 있는 천국을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다른 말로 천계라고 불리는 곳에는 아픔도 걱정도 없고 기쁨과 행복만 가득한 세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각 외로 세상은 상당히 잔인하기에, 거기서도 일과 전쟁이 뒤따르는 인간계와 다를 바가 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건 그렇다고 하고...

어제 엘리시아에게 피를 헌납하는 것으로 천계에 가는 길을 알려준다고 해서 따라간 장소가...

 

! 발키아 산에 도착!”

 

발키아 산맥 중에서도 발키아 산 정상에는 아주 예전에 비니스의 꽃을 가져갔던 장소, 비니스 여신이 봉인 되어있는 목걸이가 있던 장소에, 그대로 올라가서 멍하니 있는 나의 모습을 본 엘리시아는 입을 열었다.

 

여기는 하인도 와봤던가? 저번에 봤던 기억으로 보아 비니스의 꽃을 꺾으러 가던 장소 아냐?”

 

맞아. 근데 네가 이곳에서 무슨 수로 천계까지 도달했다는 소리야?”

 

엘리시아는 천천히 마법진을 그려가면서 설명하기 시작하기를...

 

처음 인간과 같이 지내던 여신은 비니스라고 하지. 그렇다면 이런 유적에서는 비니스가 천계와 인간계를 연결하기 위한 비상출구를 만들어놨을 것 아냐? 그걸 역으로 추적을 해서 강제적으로 게이트를 열면 되지.”

 

하지만 그게 쉽게 될까? 적어도 여신이 만들어 놓은 게이트를 고대 흡혈귀...”

 

뱀파이어라니까!?”

 

오구오구. 그래. 그래. 고대 흡혈귀가

 

너 일부러 놀리는 거지?”

 

아무튼 나는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냥 내가 할 말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그 게이트는 분명히 천계에서 관리를 하거나 비니스 여신이 관리를 하는 거잖아?”

 

말 했잖아? 비상출구라고. 이건 훗날 인간이 멸망을 하기 직전에 천계로 구출하기 위함이기도 해. 그래서 옛날에 있었던 비니스 교에 있는 사람들에게 몰래 알려준 탈출구이기도 하지. 물론 아우리스 교도가 멍청해서 비니스 교에 있는 사람들을...”

 

종교 전쟁을 일으켜서 죽인 거야?”

 

아니. 가위바위보를 해서 해체하게 만든 거야.”

 

대체 가위바위보가 뭔데!!!”

 

오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세상은 가위바위보 아니면 돌아가지 않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천칭들의 회의에서 중요한 일이 있는데, 이런 걸로 결정한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잠깐 회상을 좀 해보자.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신 대륙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회의는 과연? 탕수육은 부어먹는 것이 좋은 가? 찍어먹는 것이 좋은 가?’에 대해 논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각 양국에 전쟁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먹파 대표와 찍먹파 대표는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긴 쪽이 합법인 걸로 합시다. 대표자는 앞으로 나오시길 바랍니다.”

 

...정말 그런 걸로 대륙의 평화를 지키는 걸까? 게다가 탕수육을 부어먹는 것과 찍어먹는 것은 대체 무슨 상관이 되는 지 알 수 없을 무렵. 문득 회상에서 제정신을 차리자 엘리시아의 시선이 이상한 사람 쳐다보는 눈으로 바뀌었다.

 

저기...부어먹는 것과 찍어먹는 걸로 각 대륙의 지도자가 몰려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아니지 않아?”

 

어떻게 내 회상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아줘. 그래서 이제 여기서 뭘 하면 되는 거야? 마법진은 다 그렸을 것 아냐?”

 

오후 12시가 되야 해. 그때 한정으로 열리거든...그리고 신성력이 가득 찬 공간에서 보호받아야 할 텐데?”

 

내 안에 시나가 잠들어 있으니 괜찮아. 뭣하면 시나에게 귀환마법을 사용해달라고 하면 되고. 그나저나 신성력이 가득 차면 대체 무슨 영향을 받길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주는 거야?”

 

그거야 영체가 되어버릴 테니까. 단숨에 몸은 소멸 당하고 영혼만 남아서 강제로 천계에서 노동을 해야 할 테니까. 아니면 흡수당하거나 뭐 둘 중 하나겠지.”

 

레시아는 가기 싫다고 하고 시나가 대신 가겠다고 했는데, 이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말 그대로 만일 내가 사키엘의 문으로 통해 천계에 느닷없이 들어가다가, 소멸해버리는 바보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 레시아는 아마 마왕이라서 인간이 맨몸으로 천계에 들어가면, ‘어떤 바보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가?’에 대해 알 수 없었던 것이겠지.

 

아직 12시가 되기에는 시간이 좀 남은 상황에서, 나는 뒤에 짊어지고 있는 가방을 풀어 도시락을 꺼냈다. 루시피나가 만들어 준 샌드위치인 만큼 맛은 보장하겠다만, 흔히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이 샌드위치 안에 루니아 누나가 만들어준 샌드위치도 들어가있다고 전해져 오고 있고, 그 샌드위치의 맛은 환상을 넘어서 공허로 사라질 맛이라고 한다. 샌드위치는 총 10. 그 중에 루니아 누나께 섞인 것은 2개 정도라고 볼 수 있다.

 

...

 

엘리시아. 너도 샌드위치 먹어볼래? 루시피나가 만들어주긴 했는데.”

 

. 그럼 고맙지.”

 

소풍을 온 마냥 돗자리도 펼쳤고, 맛있어 보이는 샌드위치가 이리저리 오순도순 잘 모여있었지만, 분명 지뢰는 이 중에 2. 2개만 엘리시아에게 잘 처리되길 빌며, 맨 처음에는 나의 오른손은 치킨 샌드위치를 집었다. 오른손이 집은 만큼 상당한 운이 따르길 빌었고, 딱 봐도 이상해 보이는 샐러드가 가득한 샌드위치를 집은 엘리시아.

 

서로 동시에 한입 가득 베어 물고는 반응을 보아. 둘 다 다행이 살은 듯했다.

 

? 뭘 살아남아?”

 

아니야. 아무것도...아니! 멋대로 내 독백을 보면 안 된다니까!”

 

엘리시아에게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이번엔 내 오른손이 햄 에그 샌드위치를 집어 들었다. 엘리시아는 이상한 정어리 머리가 달려있는 샌드위치...아니, 잠깐만 왜 샌드위치에 정어리를 넣은 거야? 이거 딱 봐도 루니아 누나의 작품인데?

 

다시 서로 동시에 베어 물었던 순간...

 

!”

 

내 혀에서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설마 보통의 노멀의 간단의 심플인 햄 에그 샌드위치가...왠지 배신당한 기분이 무럭무럭 솟아올랐지만, 그걸 상회하는 어마어마한 통증이 내 몸을 이윽고 강타했다. 식도부터 위까지 내려가는 것이 하루 종일 걸리는 듯. 그냥 내가 사약을 마셔도 될듯한 기분만 들은 체, 이리저리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고 행복한 표정으로 먹다가 나를 본 엘리시아는 입을 열었다.

 

왜 그래? 안색이 갑자기 안 좋은데?”

 

아니......갑자기 슬픈 일이 생각나서 눈물이.”

 

???”

 

왠지 네가 입가심으로 내 피를 흡혈할 것만 같은 미래가 보여서.”

 

그럴 건데?”

 

물이나 마셔!!!”

 

대충 이런 걸로 넘어가자. 끊임없는 인내와 고통으로 산 지옥을 견디며, 루니아 누나의 샌드위치는 앞으로 1개정도 남았을 무렵. 아직까지 6개가 남아있는 샌드위치를 선뜻 고르는 것이 무서웠으니...

 

엘리시아. 게임을 시작하지.”

 

? 뭐라고?”

 

넌 평소에 내 피를 소중이 여기지 않았어.”

 

갑자기 그 이상한 하얀 가면을 쓰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아니. 쏘ㅇ...됐다. 그냥 샌드위치 먹는 것이 심심하니까. 내가 비밀하나를 퍼트리겠어.”

 

엘리시아는 나의 다음 한마디에 사색이 되어 버렸다.

 

이 샌드위치 안에는 루니아 누나가 만든 샌드위치가 1개 정도 들어있거든? 지금 이 6개의 샌드위치를 각자 3개씩 골라서 선별을 한 뒤에, 그걸 상대방에게 나눠줘서 하나씩 하나씩 같이 먹는 거야. 내기에 대한 보상은...너는 내 피를 원하는 거겠고, 나는 네가 피를 흡혈하지 않는 것을 원하는 거겠지?”

 

그런 간단하면서도 무시무시한 게임은 900년만이네...좋아. 시작할까!”

 

내가 고른 샌드위치는 음...외견을 어차피 믿어서도 안 되니까, 햄버거 스테이크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소시지를 얇게 썰어서 넣은 샌드위치, 다른 하나는 치즈 샌드위치를 골랐고, 순서는 햄버거->치즈->소시지 순으로 선정했다. 반면에 엘리시아는 볶음국수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달콤한 블루베리 잼이 들어있는 샌드위치,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는 매콤해 보이는 치킨 샌드위치를 골랐다. 순서는 매콤치킨->볶음국수->블루베리 순.

 

엘리시아와 나는 거의 동시에 교환을 하고, 첫 번째 샌드위치부터 서로 눈을 감고, 입에 물었을 무렵. 서로 어떤 반응을 하는지 관찰을 하는 눈이 떠졌다.

 

세이브.”

나도 세이브.”

 

다행히 목숨은 건졌구나...

 

그나저나 루니아는 대체 요리를 왜 하는 거야? 요리만 빼면 다른 분야에서는 좋은 실력인데?”

 

저번에 나도 궁금해서 누나에게 물어봤더니, “남동생에게 음식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요오?”라고 대답을 하더라. 먼 훗날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강하게 때릴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지만. 그나저나 일부러 세이브라고 말하지 않아도 돼. 그건 생명체가 견디는 고통의 한계를 뛰어 넘어서, 바로 기절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나는 이를 악물고 죽음 이상의 고통을 버텨 냈지만.

그렇게 말 몇 마디를 나누고 2번째...세상은 재미를 위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살아간다고 하던가? 만일 그런 말이 정말로 적용이 된다면, 나는 지금 죽으러 가는 거다. 샌드위치를 잡은 오른손이 떨리자, 나는 왼손으로 붙잡고 입을 열었다.

 

진정해라 나...어차피 죽기보다 더 하겠어? 흐흐...흐흐흐!”

 

카일. 이상해...”

 

시끄러워! 어서 먹기나 해!”

 

하지만 이 세상은 재미있어지라고 나와 엘리시아의 샌드위치는 세이브 상태가 되었다. 볶음국수가 불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고, 적당하게 씹기 좋은 형태가 되어 맛있게 먹었다.

 

이것도 즐겁네.”

 

엘리시아는 먼저 입을 열었다.

 

어느 것이?”

 

언니 이외에 다른 사람과 같이 소풍 오는 거. 샌드위치 하나로 이렇게 긴장된 것은 처음이니까.”

 

당연하지. 마왕과 여신도 무찌른 전설의 요리사 루니아 누나인데...

아니. 요리사라기보단 연금술사인가?

 

오락거리는 항상 필요한 세상의 부품이지, 그러고 보면 어째서 관을 잡화점에 두고 멜시스 씨와 같이 다니는 거야? 차라리 멜시스 씨와 같이 생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아?”

 

언니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든, 빨리 잡화점으로 돌아가서 모두에게 위험을 알리라는 말을 해서. 아직까지 언니는 아카드 가문의 권능과 권력을 준 것치고는 너무 강하지만...대체 무엇을 보고 살아온 것인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

 

그래서 마일론은 잘 있고?”

 

. 그 짜증나는 남자? 언니가 구애를 해도 그 남자는 다른 여자만 보이면, 거기서 이상한 포즈로 구애를 한다니까? 언니에게 제발 그 남자를 포기하라고 해도, 자신은 이미 그 남자의 포로라고 하던데...알 수가 없다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마일론!

 

두 번째 샌드위치까지 다 먹고 난 뒤에, 마지막...남은 샌드위치는 왠지 내 마음속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이게 루니아 누나의 샌드위치 아닐까? 하는 그런 불안감이 맴도는 사이에서, 나와 엘리시아는 섣불리 샌드위치를 집지 못했다. 잠깐 눈치싸움이 시작되는 가운데 나는 입을 열었다.

 

이건 서로 먹여주는 걸로 할까?”

 

. 그러네...기왕 죽고 죽이는 사이...다정하게 보내기로 할까?”

 

엘리시아.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무섭게 하니...”

 

블루베리 샌드위치와 소시지 샌드위치를 들고 엘리시아와 나는 잠깐 일어서서, 거리를 천천히 벌리기 시작했다.

 

이번에 이기면, 입가심으로 너의 피를 흡혈하는 것이고, 지면 내가 물을 마시는 거지?”

 

. 그렇게 침울해 하지마. 이기는 건 나니까.”

 

마치 어디선가 황야의 방랑자와 같은 서부 만화처럼,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며 각각 오른손에는 상대의 입 속에 들어가야 하는 샌드위치만 덩그러니 존재했다. 천천히 움직이다가 이내 달려나가서 서로의 입안에...

 

그 동안 즐거웠어! 하인!”

사멸해라! 엘리시아!”

 

-덥썩!

-덥썩!

 

서로 입 속에 넣어준 이후로, 잠깐 자세를 고쳐 잡아서 샌드위치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왼손으로 고정하고 난 뒤에...

 

나는 죽음까지 죽어버리는 고통에 서서히 식은땀으로 몸을 적셔갔다.

 

아무래도...나의 승리네.”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 엘리시아의 확인사살을 끝으로, 블루베리 잼을 검지손가락으로 쓰윽 닦아서 손가락에 묻은 잼을 핥아먹는 것과 동시에, 나는 입안에 샌드위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악! 안 돼! 죽음의 맛이 혀에 각인 되어있어! 아아아아아악!”

 

비통한 내 외침은 발키아 산 정상...비니스 여신이 처음으로 나타났다는 유적에서, 곧 메아리로 변해 모든 곳에 울려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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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걸로 장난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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