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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일은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가에 대해 물어본다면, 대답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답을 하기보단, 엘리시아를 추궁해서 어느 역전 변호사만큼이나 더한 꼬투리를 잡고 심하게 비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한들...

 

날 이런 다른 차원의 경찰복으로 입힐 필요는 없잖아요! 레시아! 게다가 이 스커트는 또 왜 이리 짧은 거에요!”

 

확실히 하늘색 계열의 뭔가 답답한 상의와, 짧은 미니스커트와 같은 짙은 푸른색의 하의가 있고, 허리 뒤에는 대체 무슨 이유로 달아놓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은팔지 2개가 걸려 있었다. 그 이후에 내 머리 위에는 모자가 씌워진 상태였고, 아니 내가 솔직히 이걸 입은 기억이 없는데, 매 화마다 바뀌는 드레스코드에 글쓴이의 멱살을 붙잡고 흔들고 싶은 지경일지니...

 

대체 이건 무슨 개판인 것일까?

 

모든 남자들의 꿈이로다. 게다가 흐름상 어쩔 수 없으니, 주인은 그것을 입고 질문을 던져야 하느니라.”

 

누가 들으면 모든 남자의 꿈이 이런 노출이 심한 경찰복인 줄 알겠네요. 진짜 포돌이와 포순이에게 잡혀가고 싶어요? 그리고 흐름상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전혀 설득이 안 되는데요?”

 

대체 어느 경찰이든 수사관이든 경비든 뭐든 아무튼!

지금과 같은 이상하고도 야릇한 복장으로 남을 수사하는 것은 전혀 없으리라 본다.

남을 유혹하는 것일지언정 수사하는 것에 있어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니까.

 

아무튼 엘리시아. 우선 가장 처음으로 할 질문은...”

 

비밀연애?”

 

아오 진짜 그 빌어먹을 비밀연애는 최근에 인기순위가 되었더냐! 아니면. 최근에 흥행하고 있는 클리셰 중 하나야? 대체 그 놈의 비밀연애는 언제까지 이야기를 할 건데!”

 

뭐랄까...

릴리 기사단에만 퍼져있는 그런 인기 있는 유행인 줄 알았는데, 엘리시아가 이것을 거론할 정도면 이미 전 대륙으로 퍼져나간 인기 상품 중에서 하나라고 생각했다. 앞에 고대라고 등급을 먹일 정도로 오래 살아온...사실상 700+알파 정도 되는 시간을 살아왔으나, 충분할 정도로 오래 살아온 흡혈귀마저 비밀연애를 알 정도면...

 

많이 퍼져있다는 소리가 되겠지.

기뻐하게 비밀연애 클리셰.

오래 살아온 존재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니.

 

이상한 독백은 그만두고! 뭐에 대해서 알고 싶은지 천천히 말해보든가? 혹시 몰라? 내가 너의 피를 흡혈한 양만큼 알려줄지도 모르니까?”

 

의기양양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말하고 있는 엘리시아에게, 나는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

 

너 오빠 한 명 있지.”

 

푸핫! 콜록! 콜록!”

 

그냥 찍었는데 이 정도로 동요하는 것으로 보아...

 

너 미쳤니! 나에게는 엄청나게 강력하고 나만을 위한 친언니가 있거든!”

 

너만을 위한 친언니란 소리는 그만둬. 독자들이 이상하게 상상할지도 모르니...”

 

이상하게 상상하라고 해! 누가 뭐라고 한들 나는 언니를 동경하고 사랑하고 있으니까!”

 

이런 대답을 들음으로써, 아무래도 엘리시아는 가족애가 깊은 흡혈귀란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어둡고 좁게 느껴지는 그런 취조실과 같은 잡화점 안에서, 계속해서 질문을 해야 하는 내 입장으로는, 다음 질문은 과연 부먹인가? 찍먹인가?’에 대해 알고는 싶었지만, 그래도 쓸 때 없는 말은 줄이고자 다른 질문을 했다.

 

너희 아버지는 분명 엘리시아의 언니에게 모든 권능과 힘을 물려줬다는 것은 사실이야?”

 

엘리시아는 가만히 생각을 하는 듯 하다가, 이내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맞아. 분명 언니가 아버지의 뒤를 이은 아카드가문의 후계자인 것은 확실해, 그 이후로 언니는 다른 곳에 아카드 가문의 위용을 떨치기 위해, 오랫동안 저택을 비웠고, 나는 그 안에서...빌어먹을 엘티노스의 수면 마법에 빠져서 자고 있었으니까.”

 

저 눈은 나중에 엘티노스를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방탄유리도 뭐고 다 때려부수겠다는 살기가 가득한 눈이었다. 어쨌든 언니가 있다는 정보가 있으니,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선 전혀 모를 것 같지만, 그래도 다음 질문을 진행해야만 했다.

 

그럼 엘리시아의 언니는 어디에 있는 거야? 어디 다른 곳에서 흡혈하면서 노예를 부리고 있는 여왕님이라던가? 어쩌면 몽화관에서 사디스트 여왕님으로 소문난 그런 흡혈귀라던가?”

 

어째서 내 언니에 대한 평가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건데? 그리고 누가 사디스트 여왕님이야! 언니는 엄청 다정하고 착하거든!”

 

내 입장에서는 전혀 아닌 것 같다만? 어떻게 저런 싸가ㅈ...아니 실례. 어떻게 저런 버릇없는 여동생을 둘 수 있는 건지 모르겠으나, 자신의 종족에 대한 미래를 깨닫고 탈주해서 더욱 강해지지 않기를 빌자.

 

그럼 엘리시아의 언니는 어디에 있는데?”

 

그건...”

 

표정은 어두워지고 고개를 숙이면서 답이 지연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봐선, 엘리시아도 잘 모르리라 생각했다. 하긴 이미 오래 전에 엘티노스의 수면마법으로 강제 소등을 했는데, 거기서 기억이 나는 것은 이상할 따름이지. 그럼 이 이야기는 그만두고 혹시 몰라 이런 말을 했다.

 

그럼 엘리시아는 아직까지 언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그에 엘리시아는 자신의 짙은 붉은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언니는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어. 만일 죽었다면 나에게 권능이나 능력이 더욱 올라갔겠지.”

 

지금도 대책도 없이 흡혈 당하고 있는 와중에, 권능이나 능력이 더 올라간 엘리시아라고 한다면, 나는 이미 죽어있는 것이 아닐까? 피가 다 말라서 미이라만 남은 상태로 말이지...

 

-찰칵!

 

오오! 짧은 미니스커드의 여경이라니! 조금만 더 있으면 허리를 숙이면 노출도가 올라가는!”

 

윈디에게는 가차없는 아이언 클로가 나오면서, 사진기를 부수고 얼굴을 조이기 시작했다. 그보다 대체 이 녀석은 왜 이곳에 있는 것인지 몰라도, 정보상인이기에 도움이라도 될 줄 알았더니...내 뒤에서 뭘 찍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집행부터 하기로 시작했다.

 

끄아아앗! 그 이상 조이면 제 머리가 슬라임이 되어버린다구요! 곧 흐물흐물 해진단 말이에요!”

 

그대로 죽어버려!”

 

~♥ 나를 위한 차가운 소리가~!”

 

조만간 저 하트도 전부 제거해서 써달라고 부탁해야겠다.

 

어쨌든 엘리시아. 언니의 이름은 뭐야?”

 

멜시스 아카드.”

 

...?

 

멜시스라면...그 마일론 옆에 붙어있던?

 

멜시스라면 분명 검은 달의 여왕에 있던 그 흡혈귀 아니던가?”

 

검은 색의 여경복장을 하고 있는 마리아가 서슴없이 나와서 입을 열고 있었다.

 

“...가 아니라! 마리아는 대체 왜 그걸 입은 거에요!”

 

그거야...모든 남자들의 꿈이지 않는가? 합법 로리한 마리아가 이런 아담한 체형으로 여경을 하겠다는데, 어느 남자가 이런 모습을 보고서 그냥 지나갈 수 있느냔 말인가? 안 그런가? 카일이여?”

 

마리아는 상당히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허리를 앞으로 당겨서, 가슴을 내밀며 그리 입을 열었지만, 나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마 취향이 다른 사람은 그냥 없는 사람취급하고 지나가겠지요. 애초에 글로만 되어있는 장소에서 마리아가 아무리 자신의 신체에 대해 어필을 해도, 그리 상상은 잘 가지 않지만 말이죠.”

 

어째서 그런 혹독한 평가를 하는 것인가! 좀 더 묘사 같은 것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묘사를 더 하면 위험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에, 그 이상으로 안 쓰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가만히 좀 있어요. 지금 마리아의 부하 중에서 멜시스가 엘리시아와 관련이 있는 것을 알아냈으니까.”

 

뭔가 잔뜩 투덜거리면서 주방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꺼내기 위해 가고 있는 마리아. 그런 마리아에게 시선을 돌리고 엘리시아를 바라봤다. 멜시스와 엘리시아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알아야 했다. 물론 엘리시아와 멜시스의 외견 상. 멜시스는 와인 빛을 띄는 적 포도색이라면, 엘리시아의 머리와 눈은 코발트 레드라서 자매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그럼 엘리시아는 언니를 찾고 있는 거야?”

 

내 옆에서 다른 여경 옷을 입은 루시피나가...

 

아니! 진짜! 대체! ! 어째서! 오늘 무슨 여경의 날이에요? 무슨 코스프레를 일방통행으로 붙잡고 하고 있는 건지 설명해봐요!”

 

마왕님께서 입으라고 했거든.”

 

오오! 루시피나 씨! 천상의 여자라고 불리는 레드 드래곤의 폴리모프! 착하고 좋은 몸을 하고 있네요! 찍고 나서 한 번 손과 얼굴로 검증해도 될까요?”

 

뭘 검증해 이 정신나간 녀석아!”

 

-꽈아아아악!

 

끼아아앗! 카일 씨! 그만! 그만! 아파요! 더 이상 강하게 하면 위험하게 할 거에요! 여기 수위를 전부 올려버릴 거라고요!”

 

그 전에 널 기절시키면 돼.”

 

간단하고 명료한 답을 내놓은 나는 다시 엘리시아에게 말을 했다.

 

왕국에 있는 보물창고에 멜시스의 관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관이 발견되었어. 결과적으로 멜시스가 살아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건 좋은 뜻이 아닐까?”

 

애초에 마리아의 부하이기도 하고, 따지고 보면 이 일에 대해 그리 틀어지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엘리시아는 이내 표정이 어두워지고 입을 열기를...

 

하지만 언니는 그 일에 대해 까먹지 않고 나를 분명 죽이려 올 거야. 물론 그것은 어쩔 수 없이 벌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언니의 입장에서는 가문을 버리고 나올 정도로 중요한 일이었으니까.”

 

아무래도 사연이 너무 깊은 나머지 땅을 파도 끝이 안 보이는 흙처럼, 계속되는 심문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이제 곧 저녁 7시가 되어가니까.

 

잡화점에 있는 불은 서서히 밝아지면서 분위기 있게 깔아놓은 어둠을 모두 거둬냈다. 멜시스가 얼마나 자신의 동생을 증오하기에 엘리시아가 저런 표정을 지었는지는...

 

솔직히 이건 내 알 바가 아니잖아?

그냥 둘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

 

-덥썩

 

분명 나는 잡화점을 오픈 할 준비를 하기 위해 이동하려고 했던 찰나에, 엘리시아가 내 손목을 붙잡고 확실하게 결정한 듯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우리 언니를 만나게 해줘. 분명 그때의 실수를 내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니까.”

 

......주선까지는 알아봐줄 수 있다.

그건 마리아에게 부탁하면 되니까.

 

대체 무슨 실수를 했는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지만, 마리아에게 부탁을 한다면 멜시스를 이쪽에 부를 수는 있을 거야. 그나저나 내 친구 곁에 붙어있는 멜시스가 고대 흡혈귀일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지.”

 

고마워. 상으로 흡혈해줄게.”

 

그건 상이 아니라 벌칙이거든!”

 

하지만 엘레시아의 붉은 눈이 번뜩이며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하지만 그거는 있잖아? 여경을 흡혈하면서 뭔가 이상 야릇한 전개라던가 그런거?”

 

나는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이거든? 물론 비록 나도 대체 언제 이걸 입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진행된 일이라 모르겠으나, 애초에 이건 내 아이디어가 아니고 이상 야릇한 전개는커녕 엄청나게 아파서 내가 자다가 깰 정도라니까?”

 

괜찮아. 간지러운 것은 한 순간이니까. 그리고 슬슬 저녁때도 됬고.”

 

뭐가 간지러워! 내가 네 목을 물면 그게 간지러운 거냐! 상당히 아픈 거지! 잠깐만...다가오지마!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 오늘도 경동맥이 너만 보면 위험하다고 외치고 있다고! 그만! 오지마! 꺄아악!”

 

나는 천천히 다가오는 엘리시아에게 도망치기 위해, 몸 속에 있는 마나를 퍼트려 신체강화를 한 뒤에 도망가려고 했으나, 너무 가볍게 붙잡혀서 그 상태로 흡혈 당했다.

 

물론 더럽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픈 통증과 함께 의식을 잃어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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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건 아픈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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