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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태도는 참혹한 결과를 불러오기 마련.

모든 것에 항상 대비가 되어야 하는 법.

일방적으로 다가오는 재앙에는,

그 재앙이 루니아 누나만 아니면 어떻게든 살아갈 궁리를 찾아야 한다.

- 정체도 모르는 이상한 관을 들고 있는 루니아를 본 카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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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의 종이는 넘어갈 의욕이 없으나, 계속해서 시간이 가고 있는 지금은 8월의 4번째 주로, 지금은 새벽 5시가 막 넘어가는 시계를 내가 지금 왜 보고 있는 걸까? 보통은 잡화점 문을 닫고 꿈나라에서 6번째 양에게, 울타리를 넘는 비법을 알려주고 있을 시간인데, 아무래도 지금 잡화점 안에 뭔가가 침입한 것인지, 불길한 공기가 달라붙는 듯한 끈적거리는 분위기를 떨쳐낼 수 없었다.

 

레시아는 그저 카운터 위에서 엎드린 체 가만히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깨어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으니, 아무도 자고 있지 않는 2층 위에서 터벅터벅 발 소리를 감지했고, 은밀하고도 음산한 공포는 어느덧 나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듯,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듬뿍 받으며, 눈을 감고 완벽한 타이밍을 맞춰야만 했다.

 

천천히 나를 덮어오는 그림자는 체중을 완전하게 실어버린 듯. 무게가 완전히 이동한 것을 알아차리자 마자, 곧바로 몸을 돌려서 넘어지는 그 짧은 틈으로 팔을 잡아 비틀었는데...

 

아야야! 아파요! 카일 씨! 이건 또 무슨 플레이인가요!”

 

...윈디였다.

허탈하게 긴장이 풀린 나는, 비틀고 있었던 가느다란 윈디의 팔을 놔주고 입을 열었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야. 피곤해서 죽을 지경인 나에게 무슨 의도로 한 여름 밤의 공포소설처럼 만드는 이유가 뭔데? 게다가 새벽 5시면 이미 유령들은 집으로 귀가할 시간이라고?”

 

그거야 당연히 최근의 카린양은 상당히 좋은 상품 중에 하나니까요? 무방비하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수면하고 있는 것을 찍으면, 저에게도 상당한 돈과 컬렉션이 늘어나는...으아우어아아아!”

 

마지막 말이 좀 이상해진 것은 말하고 있는 윈디의 입 속에다, 양쪽 엄지손가락을 넣고 입을 찢을 기세로 벌리기 때문이라 보면 된다. 한 순간에 언어구사를 못하고 양 옆으로 치즈처럼 늘어난 윈디는 바닥에 탭을 치면서 이으! 이으!’라고 외치기 바빴다.

 

해석하면 기브!’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2층에서...아니 3층에서 내려온 이유는 대체 뭐야?”

 

그거야 안리아스의 수정구를 잠시 빌려가려고...아야야야야!”

 

물품을 주인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사용하려고 한 아이에게, 정의의 아이언 클로를 내릴 때가 온 것으로 판단했다. 레시아가 반응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윈디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윈디에게 또 뭔가 받았기에 허용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나중에 묻도록 해보자.

잠깐 동안의 해프닝은 윈디를 루나의 방으로 보내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레시아가 카운터에 내려와서 내 옆에 엎드리더니 입을 열었다.

 

주인. 자고 있는가?”

 

아뇨. 윈디 때문에 잠이 확 날아가서, 지금이라도 자둬야 그나마 편해질 것 같아요. 그나저나 누워서 눈을 감았는지 1분도 안 되었는데, 스위치가 내려가는 마냥 잘 수 있겠어요?”

 

기절시키면 된다.”

 

내가 말한 의도는 해결법을 제시하라는 말이 아니라고요!”

 

마계에서는 불면증으로 호소하고 있는 마계인들을 전부 기절시켜서 재우는 건가? 나중에 아이가 울면서 계속 안자면 그거마저 기절시킬 사람들이다. 아무튼 레시아는 내 옆에 꼭 붙어서 계속 입을 열었다.

 

짐은 주인에게 소환된 이후로 오랫동안 붙어왔지만, 아직까지 주인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은빛 송곳니를 동경해서 넘쳐흐르는 마법을 뒤로하고, 쌍수 단검을 고집해왔던 점과 용병생활 이후에 그 짧은 공백기간의 일. 짐은 주인을 마나 창고로 만들기 위해 욕심만 부렸으나, 지금껏 주인이 어째서 세상을 다 산 눈으로 보고, 생각하는 것인 가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제가 최근에 세상을 다 산 눈으로 보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이 모습으로 변환시킨 레시아의 탓도 있는데요?”

 

아니. 그 전에 주인은 짐을 소환했을 때부터, 이미 그런 눈을 하고 있었다. 마치 썩은 동태눈처럼 DHA함유량이 높아 보이는 그런 눈 말이다.”

 

그거 칭찬이야? 욕이야?

 

어쨌든 우리는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노라. 항상 생각한 것으로는 우리라는 개념으로 행동해야 하며, 거짓이 없고 오로지 솔직한 감정으로 사역마와 주인의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왜 저런 생각을 가진 자가 마왕이 된 거지?

 

그러니 솔직하게 답하거라.”

 

레시아는 진지한 눈으로 직시를 하면서..., 솔직히 고양이 눈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레시아가 항상 볼 때마다 진지한 분위기로 가니까. 아무튼 그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내 귀에 들려오는 말은 정확이 이거였다.

 

주인의 현재 쓰리 사이즈를 알고 싶...냐아아아아!”

 

끝까지 말하게 둘 수 있었으나, 피곤함과 짜증남이 파괴력으로 변한 아이언 클로가 출격을 하면서 검은 고양이 머리에 출격했고, 레시아는 앞발을 허공으로 휘저으며 비명을 질렀다.

 

그거 알아서 뭐에 쓰려고요? 어디 국 끓여 먹게요?”

 

나중에 본 모습으로 돌아갈 때 참고를 하려고 했다! 전혀 별 다른 이유가 아니란 말이다! 애초에 짐의 몸은 자유자재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니 말이다!”

 

그거 정말 치트나 콘솔이라도 쓰지 않으면 흉내 낼 수 없는 부러운 기술이네요. 모든 여자의 꿈 아니던가요? 예쁜 모습으로 설정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는 거.”

 

애초에 주인은 보정을 받아서 지금 상태로도,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예쁘지 않는가! 이렇게 된 거 장르의 변경으로 백합장르로 가는 것이 인기가 더 높을...냐아아아! 아프다! 아프다고 주인! 강도가 50%더 강해졌느니라!”

 

헛소리를 하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9월이 되자마자 저는 남자로 돌아갈 겁니다. 애초에 이런 모습으로 너무 힘들게 살아왔으니까요. 충격이란 충격은 다 받아서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남은 누적 데미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있는 거라고요? 애초에 만담을 보러 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도 주인. 사람이란 것은 무릇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기 마련. 이 참에 빨간 사과라도 걸어놓고 이야기를 쓴다면 더욱 인기가...”

 

-꽈아아아악!

 

“80%더 강도가 쌔지지 않았는가! 이러다가 구멍이란 구멍에서 뇌수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노라!”

 

이 정신 나간 고양이가 대체 어디까지 갈 생각이야! 애초에 한 곳에서는 받아 줄지 몰라도 다른 곳에서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케이크 커팅 당하듯 잘려나가는 거 몰라요! 애초에 인기가 높고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보단, 그냥 아무것도 신경도 쓰지 않고 독보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좋다고요! 게다가 빨간 사과는 또 뭐야!”

 

분명 어디선가는 화폐로 사용하고 있겠지.

피곤하니 레시아에게 아이언 클로를 풀고 나서 이만 자려고 했는데, 내 옆에서 들려온 말로는...

 

어쩔 수 없군. 윈디에게 받은 영상으로 주인의 서비스 컷을 참고 삼아, 대략적인 사이즈라도 알아야 하겠노라.”

 

5초 뒤에 허공에 울려 퍼지는 고양이의 비명과 같은 레시아의 울음은, ‘고양이가 가장 많이 죽은 장소로 엘티노스 잡화점이 신문 1면에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

 

느긋한 오후에 으악! 내 눈!”을 외칠 정도로 햇빛이 너무 강했다. 선텐을 여기서 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태양빛이 너무 찬란하게 빛나서, 빛이 닿는 모든 것들을 녹여버리는 오후 1 30분에, 나를 진정시키는 루시피나의 목소리만 들려왔다.

 

자 여기 이마 위에 물수건을 올려놓으면 시원할거야.”

 

그건 감기 걸린 환자에게 하는 거고!”

 

오늘도 시원한 이마의 감촉과 함께 시원한 태클을 하고야 말았다. 잡화점 내부에는 자동으로 쾌적환 환경을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기에, 온도는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빛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이유야...환기를 위해 커튼과 창문을 열어버리기 때문이지.

 

그런데 루시피나?”

 

? 신랑?”

 

어째서 무릎베개?”

 

그야. 한 번쯤은 해보고 싶으니까.”

 

여전히 너무 순수해서 탈이 아닐까? 라고 걱정하는 내 생각마저 날려 버릴만한 미소였다. 분명 엘티노스가 쓴 그 드래곤에 관한 정보로는, 레드 드래곤은 인간을 가장 적대시 하지만, 인간을 사랑할 때는 맹목적으로 사랑한다고 했던가? 마치 헌신이라는 그 단어 자체로 바뀐 것만 같았다. 불편할 것만 같아서 거리를 떨어뜨리려고 했으나, 계속 내 머리를 붙잡고 자신의 무릎베개로 계속 고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안 돼. 신랑은 지금 환자니까.”

 

아니...애초에 아픈 것은 아니니까. 요즘 누가 여름에 감기에 걸리던가요?”

 

여름에 걸리는 사람은 있는 걸? 그리고 지금은 절호의 기회니까 말이야.”

 

절호의 기회? ?!”

 

입안에 뱀이라도 집어넣은 감각만 머릿속을 지배한 체, 몸은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으나, 아쉽게도 순수하고 물리적인 괴력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고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

 

하아...애초에 전에도 말했잖아? 나는 신랑이 여자로 변해도 사랑할 수 있다고?”

 

여기가 무슨 증명의 전당도 아니고!”

 

한 번 더?”

 

뭐가 한 번 더에요!”

 

루시피나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확실한 기회를 포착하면, 확실하게 해결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데 하필이면 그게 오늘이 될 줄은 몰랐다.

 

지금 잡화점에는 나와 신랑뿐이라고? 각오는 되었지?”

 

뭐가요? 처형이요? 대체 무슨 각오를 하라는 소리에요! 차라리 Yee.T.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더욱 더 안전해 보이는 것은 제 착각입니까? 차라리 지금 당장 그리티스 씨에게 보드게임 빌려달라고 제가 연락을 하도록 하죠.”

 

괜찮아. 그럴 필요도 없어. 오히려 이게 더 재미있을 껄?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대부분 다 봐왔으니까, 기억을 되살리면 분명히 괜찮을 거야.”

 

결정적으로 루시피나의 눈빛이 괜찮지 않아요. 그 눈빛은 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우당탕탕! 쿠쿵!

 

...오늘은 유일하게 신에게 구원받은 날이 되었다.

 

“2층에서 뭔가 떨어진 소리인데요?”

 

아깝네. 무드있게 나아가서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넘어오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뭐가 넘어와요! 연재하기 싫어요?”

 

어쨌든 2층으로 확인해야 할 일이 남아있으니, 천천히 일어나서 루시피나와 함께 2층으로 향했다. 2층 계단을 하나하나 걸어 올라가서 도착할 무렵, 저번에 루니아 누나가 다른 지역으로 토벌을 가서 얻은 전리품이라고, 나에게 느닷없이 맡기고 간 관이 바닥에 떨어진 상태를 보고는 루시피나는 입을 열었다.

 

마리아는 분명히 3단 서랍장에 빈공간이 있어서 그 안에 넣어놨다고 했는데?”

 

대략적으로 성인남성이 들어갈만한 커다란 관이라고는 하지만, 3단 서랍장의 빈 공간에 넣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서랍장의 공간이 남을 정도로 넓었다. 그러니 그 안까지 밀어 넣었다면 분명히 떨어지면 안 되는 상황.

 

지금 당장이라도 저 관에 뭐가 있는지 확인은 해보고 싶었으나, 냉철한 이성은 곧 충동을 억누르고 아무 말 없이 비어있는 거대한 서랍장에 집어넣었고, 그 뒤에 추가적으로 신경 쓰이는 일이 없도록 자물쇠까지 잠가놓았다.

 

시계를 보아하니 2시가 다 되어갈 무렵...

정확히는 오후 1 50.

내 머릿속에서는 다음 일정에 대해 떠올렸다.

 

장보러 가야 할 시간이네요. 그럼 저는 집을 지키고 있...”

 

그럼 신랑도 같이 가자.”

 

어째서!”

 

집에서 쉬고 싶은 나의 희망과는 달리, 루시피나의 손에 끌려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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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로 성격상 가장 적극적인 성격은 루시피나겠지요.

게다가 약혼을 한 사이니까...

(흠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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