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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눈이 떠졌다.

루시피나 씨의 마법을 쬐끔만맛보다가 배가 불러서 기절한 일이 회상이 되자마자, 온 몸에서는 버틸 수가 없다!라고 울부짖는 아우성만 남겨져 있었고, 적어도 팔다리가 제대로 붙어있는 것에 감사했다. 아마 방출하기 전에 위력을 줄인 것도 보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것이 인큐버스 하나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 상당히 크나큰 나비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유혹을 할 대상과 하지 말아야 할 대상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 인큐버스의 인생은 역경과 고난이 항상 따라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아니 솔직히! 어째서 인큐버스가 여성 공포증이라는 쓸 때 없는 옵션을 달아놔서, 나의 평화를 이렇게 부수다 못해 으깨야 할 처지까지 오게 만든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1층 바닥에서 잡화점 천장을 보는 나의 신세가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인큐버스가 여전히 우물쭈물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저기...괜찮으세요?”

 

이게 괜찮아 보이냐! 아니...따지고 보면 꼭 인큐버스의 탓은 아니다. 멋대로 폭주한 루루자매의 몫이지. 그나마 생각이 깊은 내가 꾹 참고 입을 열었다.

 

별일 아냐. 늘 있는 일이야.”

 

늘 있고 말고...

이제 뼈가 남아돌지 않을까 더 걱정이었다. 그래도 용사들의 연회 봄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그런지, 파이론에 있는 중앙광장에서도 용사들의 외침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이곳에 오는 손님이 줄었다는 기쁨도 잠시, 이제 또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 가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다쳐서 죽는 것보다, 잡화점의 매출을 더 걱정하는 머리도 이제 정상은 아니구나. 그래도 인큐버스를 이 곳에서 그냥 재우기도 뭐하고, 일이라도 시켜볼까? 그래도 사람을 부려먹는 것이 내가 할 일은 줄어들고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지금은 이 상처가 아물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맞다. 이곳에서는 지내도 일은 해줘야 하거든? 그러니까 잡화점 1층과 마당청소를 부탁할게.”

 

! 맡겨만 주세요!”

 

곧 이어 빗자루와 쓰레받기는 어디서 찾았는지 모르겠으나, 챙겨서 잡화점 밖으로 나갔다. 지금은 오후 5시경이니 슬슬 오픈 준비를 위해, 나도 바삐 움직여야 할 찰나에, 레시아는 천천히 걸어왔다.

 

레시아 2층과 3층 청소는 다 끝났나요?”

 

주인이 기절하고 있을 때. 루시피나가 전부 다 끝냈다. 자신도 흥분해서 좀 강하게 했다는데, 그래도 죽지 않는 주인을 보면서 기뻐했다. 물론 그 후로 루시피나는 짐에게 징계를 먹고 2층과 3, 화장실 청소까지 루시피나가 혼자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내가 기절한 이후에 레시아에게 혼난 루시피나 씨를 상상하자니, 너무 불쌍해서 감히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

 

루나는 어디에 있어요?”

 

마리아와 장을 보고 있다.”

 

레시아는 마왕이기에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전부 다른 사람들에게, 분배하고 혼자서 육포를 먹거나 물건이 오면 조금 날라주고, 그 이후에는 빈둥빈둥 놀고만 있었다. 고양이로 변신한 상태여서 그런지, 아니면 본래 성격이 그런 건지 알 수 없을 무렵. 레시아에게 이번엔 릴리스가 어디에 갔냐고 물어보기로 하자.

 

저기 릴리스는 대체 어디로 갔길래, 저기 밖에 마당을 쓸고 있는 인큐버스 하나만 남기고 떠났죠?”

 

의문이라면 의문이고 호기심이라면 호기심이다. 대체 릴리스는 뭘 하길래 몽화관으로 출장...아니 이동을 한 것일까. 레시아는 단순히 호기심으로 물어보는 나의 표정을 보고는, 잠깐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릴리스와 서큐버스들은 용사들의 축제에 숨은 복병과 같은 존재다. 즉, 몬스터의 입장에서 출현을 한다고 보면 된다. 사제계열의 용사들이 거기 안에 있으면, 숨어있는 몽마를 찾아내서 포획하면 사례금을 추가로 주지만, 만약에 오히려 서큐버스에게 매혹을 당해서, 키스마크라도 당하면 그 키스마크를 지우기 위해 빛의 대성당에 거금을 들여 세례를 받아야 지워질 수 있다. 키스마크의 패널티는 마크가 있는 동안 일시적으로 용사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거 참. 대단한 게임과 동시에 돈벌이 수단이네요.”

 

분명 릴리스와 빛의 대성당에 있는 누군가가 협의를 본 것이 아닐까?

 

그나저나 사제계열의 용사들만 몽화관으로 들어가서 전부 포획하면 어떻게 하려고요? 그것도 여자로 이루어진 곳에서 말이죠.”

 

그러기에 릴리스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검소하고 청렴하다고 해도, 주인처럼 특별할 정도로 정신방어가 높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남자는 매혹에 당하게 되어있다. 흔히 말하는 T세포와 같은 위치지.”

 

킬러세포인가...아니 왜 비유가 생물시간으로 된 거야?

 

아니면 성직자 저격수라고 부르면 된다. 릴리스-13과 같은 기분이다.”

 

레시아는 고르고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니에요?”

 

레시아는 잠깐 귀여운 앞발을 핥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여성은 손님으로 위장한 인큐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여성 용사들에게 키스마크를 남긴다고 들었다.”

 

한 마디로 릴리스는 지금 축제 이벤트를 위해 대규모로 떠난 것이군요?”

 

여름 이벤트 준비 중이란 소리인가? 그럼 여기에 있는 인큐버스는 대체 얼마나 더 오랫동안 있어야 하는 거지? 게다가 정기를 흡수해야 한다는 그 자체에 있어서, 관리하는 난이도는 상당히 어렵지만, 그래도 이 곳에는 레시아는 고양이니까 그것을 제외하고 3명이 여성이기에, 수혈한다고 생각해달라고 부탁하면 흔쾌히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물론 아까 루루자매가 열광을 하던 것을 보면, 흔쾌히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수위가 넘어갈 징조가 보이면 내가 차단해야겠지만!

 

아직은 여름이 아닌데도 이미 이동을 하나요?”

 

아직 5월의 3째주 거의 마지막 날로 다가가면서, 지금 미리 이동을 해도 되는 가에 대해, 레시아에게 물었더니 레시아는 한 숨을 내쉬면서 입을 열었다.

 

주인. 머리가 있다면 생각을 하도록. 애초에 병법에도 미리 준비하여 기습을 하거나 전략을 거는 것이 전투의 기본이다. 그 이벤트가 아무리 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는 평화롭다고는 하나, 개최자 입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기획하고 설계를 해야 될 문제다. 다른 곳의 이벤트 역시, 기획을 먼저하고 거기에 대한 파급효과나 변수를 미리 계산을 하는 것이 진행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공법이거늘...이럴 때는 주인의 머리에 요구르트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내 머릿속에 요구르트를 왜 확인해...그보다 물어볼 수도 있지. !

 

그나저나 저 밖에 있는 인큐버스는 곤란한 것 같은데, 저대로 내버려둬도 좋은가?”

 

레시아의 마지막 말을 계기로 창문을 본 결과,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상태이상:혼란에 걸린 인큐버스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밖으로 나가자 잡화점의 저주받은 주인이야! 도망가!”라는 여성의 비명소리와 함께, 모조리 흩어지기 시작했고, 하얀 쇄골을 들어낸 체, 앉아서 울고 있는 인큐버스는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정말 고마워요...흐윽! 구해줘서! 조금만 늦었어도 저의 정조가...흑흑!”

 

인큐버스가 저런 말 하니까 정말 안 어울린다. 오히려 너무 안 어울려서 환생을 다시 해!’라는 말이 목까지 넘어왔다가, 다시 억지로 꾸역꾸역 삼켜서 그 말이 나오지 않도록 했다.

 

성직자로 태어나야 하는 저 아이가, 왜 인큐버스로 태어나서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걸까? 이것도 따지고 보면 신이 잘못 만든 것임이 틀림없다. 보통 여자불량배가 연약한 남자를 강제로 데려가려고 할 때, 어떤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두 번 다시 인큐버스 혼자 마당청소를 시키는 일은 없어야겠다.

 

그래도 평화로운 나날은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

잡화점에서 인큐버스와 같이 지내는 날이 물론...누구의 폭주만 아니라면 평화는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전에 아랑이 내 몸에서 매혹의 주술이 멋대로 발동했을 때에는 상당히 난감했었지.

그 때도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구나.


이렇게 보면, 잡화점을 운영한 이후로 한 달이 좀 넘었는데, 사건이란 사건은 전부 다 겪었고, 사고란 사고는 전부 다 당한 것을 생각하면, 내 인생의 전성기인지 암흑기인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설마 이것보다 더한 일은 없

 

쇼콜라 뿅뿅할 시간입니다!”

 

-파앙!

 

잡화점의 문이 힘세고 강한 발차기와 함께 날아가버렸다. 3초간 벌어지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상황에, 나는 그저 멍하니 있었다가 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나는 소리쳤다.

 

쇼콜라 씨! 아직 잡화점 오픈도 안 했는데, 발로 차서 열어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그보다 뿅뿅할 시간은 또 뭐야!”

 

여전히 왕궁에서나 볼법한 고풍스럽고 우아한 메이드 복과는 반대로, 행동은 야만적이었다. 만약에 쇼콜라 씨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전 침대에서는 완전히 짐승과 같으니 조심하시죠.”

 

라고 말 하면서...

 

머리 쓰다듬어주고 먹을 거나 가져오세요.”

 

라는 듯한 흔히 사람들 많이 부려먹는 야만적인 사람일지...

 

-퍼엉!

 

카악!”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보디블로 한방에 나는 갈비뼈의 비명을 대신 지르고 엎드려야 했다. 몸도 가녀린 사람이 어떻게 퍼엉!’이란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충격이 온 몸에 전해짐과 동시에, 메이드 구두로 내 머리를 밟으며 쇼콜라는 입을 열었다.

 

쓸 때 없는 망상은 그만두시죠. 기분 나쁘니까. 그보다 공주님의 특명을 받고 입욕제를 사러 왔습니다만? 향기로운 것은 역시 아이리스겠죠?”

 

공주님의 특명이 입욕제를 사러 오는 것은 잘 알겠지만, 그냥 쓸 때 없는 상상을 했다고 메이드가 사람의 갈비뼈에 주먹질 하라는 명은 없었을 텐데요!”

 

-꾸욱!

 

? 지금 저를 통해 온갖 자기만족을 다 할법한 상상을 해놓고서, 꼬리를 또 빼시는 겁니까? 사실 그런 망측한 상상은 3콤보를 먹여야 하지만, 그래도 저의 최소한의 자비심으로 딱 한방만 때린걸요?”

 

발에 힘이 더욱 강하게 들어가는 평범하지 않은 묵직함을 느끼며, 이러다간 정말 내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나갈 수 있기에, 일단 빌어보도록 하자.

 

저기 쇼콜라 씨? 이러다간 제 머리가 터질 것 같거든요? 일단 그 개미만큼...아니 넓은 호수만큼 자비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하니까. 머리 위에 있는 발 좀 치워주세요.”

 

귀엽고 몸매 좋고 미인인 쇼콜라님.”

 

아오 저 쥐방울 만한 것이 진짜!

레이비스 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성격파탄자잖아!

 

...귀엽고 몸매 좋고 미인인 쇼콜라님...”

 

...좋아요. 옛정이 있어서 봐드리죠.”

 

다시 머리가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끼며, 바로 다시 밟히기 전에 일어났다. 대체 메이드장이 왜 이렇게 강력한 건지 모르지만, 요즘 내 주변에 있는 여성들이 다 무섭다.

 

그나저나 이 꼬마도 파는 건가요?”

 

쇼콜라가 가늘고 긴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킨 꼬마는 인큐버스를 뜻하는 거였...

 

그 애는 잡화점에서 잠시 맡은 동생이거든요?”

 

...떨고 있는 것으로 봐선 강아지 같이 생겼는데, 저에게 주시면 3일 내에 조교가 완료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요.”

 

인큐버스를 조교한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어쩌면 쇼콜라 씨의 눈에도 인큐버스는 눈에 잘 띄는 존재일지도...

그보다 메이드장이 이런 성격파탄자인데, 그 밑에 있는 부하들은 괜찮은 건가?

 

입욕제만 사시고 빨리 나가시죠!”

 

. 목욕시중이 필요했는데...”

 

그게 본심이냐!”

 

짧게 혀를 차며 100실버를 휙 하고 던지며 나가는 쇼콜라 씨가 나갈 때까지, 인큐버스는 벽 뒤에서 눈물을 머금고 벽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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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콜라는 뭐...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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