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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레이비스 씨는 저택은 넓었다.

하긴 공작가문의 저택인데, 공간이 넓고 화려해야, 적어도 여기는 귀족이 사는구나.”라고 알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조형물과 틈틈이 있는 꽃들이,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가만히 보면 초상화들도 여러 곳에 존재하지만, 그건 아마 그 가문의 당주들을 초상화로 그려서 현재 크로이츠 레이비스라는 이름으로, 남성이 의자에 앉아있는 거대한 초상화를 볼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서...레이비스 씨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대체 오늘은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거야? 아까 그 수 많은 여자들은 뭐고?”

 

오늘 잡화점 청소 중. 3층에서 물품 하나가 어처구니 없이 낙하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거기 안에 있던 구미호가 제 몸에 빙의가 됐어요. 그래서 지금 귀와 꼬리 그리고 머리카락의 변화와 결정적으로는 신앙을 모으기 위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매료의 주술이 자기 멋대로 터져서, 제가 지금 이렇게 힘든 처지에 있는 거죠.”

 

그러면 집안에서 나가지나 말 것이지, 오늘 낮잠을 자고 있다가, 근위병 하나가 날 급하게 깨워서, 널 데리러 오게 만들어야겠어?”

 

이 양반...

역시 일은 대충대충 하는구나.

 

저야. 집에 있고 싶었지만, 지금 빙의를 하고 있는 아랑이 유부를 먹고 싶다고 해서요.”

 

레이비스 씨는 정말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한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 표정은 마치 너 진짜. 왜 그렇게 사는 거냐?”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얼굴을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최근에 인내심이 깊어진 내가 참았다. 그리고 레이비스 씨가 창문에 있는 커튼을 살짝 거둬서 보자. 다시 또 한 숨을 내쉬었다.

 

너를 이 집으로 끌고 왔더니, 수 많은 좀비들이 저 곳에 진을 치고 있구나. 언제부터 장르가 바뀌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아.”

 

좀비는 없고, 아까 날 따라온 여자들이 이번엔 저택을 포위하고 있었다. 정말 이대로 공성전이 시작되는 분위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상당한 집념이 보였으나, 여기는 공작가문의 저택인 만큼, 어떻게 손을 못쓰리라 생각했다.

 

2초 전까지만 해도.

 

하멀 도련님. 왕국으로부터 긴급 연락이 왔습니다.”

 

언제 나타났는지 모르는 노장의 분위기가 나는 집사가, 레이비스 씨 옆에서 입을 열고, 편지를 건네주었다. 편지를 받고 쭉 훑어보는 레이비스 씨의 표정에서는 마치 살기 위해서 살아있는 애벌레를 먹는 것과 같은 얼굴로 변화되어버렸다.

 

레이비스 씨? 대체 무슨 일이...”

 

평민. 뒷문을 열어줄 테니까, 그쪽으로 빠져나가서, 어서 잡화점으로 박혀있기나 해.”

 

무슨 일이...”

 

무슨 일인지 확인을 하려고 했으나, 마침 소리증폭마법으로 하늘에 떠 있는, 비공정 한 대에서 여성의 소리가 울려 퍼져서,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한 순간에 이해를 시켜줬다.

 

/하멀 레이비스 공? 어서 그분을 우리 쪽으로 보내지 않으시면, 이 비공정에 있는 마나캐논들이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 그보다 아까 내가 찜 한 여우신령님인데, 레이비스 공만 독점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저 엉망진창으로 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애초에 자기가 먼저 독점할 거면서, 남이 독점을 하니까. 거기에 마나캐논을 집어 넣으려는 무자비한 사람이라니.

 

“...대체 저건 누구에요!”

 

아무튼 레이비스 씨는 담뱃갑에서 레몬 맛 사탕을 꺼내, 입에 물고는 중얼거렸다.

 

뭐긴 뭐야. 이 나라의 정신 나간 공주님이지. 아무튼 내 집이 마나캐논은 맞기 싫어하니까, 어서 빠져나가. 나는 정문을 열거니까.”

 

서둘러 레이비스 씨는 1층으로 내려가고, 나는 집사 분의 도움을 받아, 뒷문으로 나갈 수 있었다. 아주 은밀하게 이동하여, 다른 사람의 시야가 없는 길을 따라 이동했다. 그나저나, 여기서 귀환마법을 사용한다면, 확실히 잡화점으로 일찍 돌아갈 수 있지만, 아직까지 귀환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기에...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동식은 알고 있지만, 글씨가 지저분해서 전혀 다른 마법이 기동이 될 수 있기에, 걸어서 잡화점까지 가기에는 적어도 2~3시간을 걸어서 가야 한다.

 

2~3시간동안 아무 일도 당하지 않으면, 나야 다행이지만...”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터벅터벅 걸어 다니는 도중에, 아랑이 나를 불렀다.

 

[그나저나 궁금한 것이 생겼다.]

 

[이번엔 어떤 건가요?]

 

[나는 2번째 천년기를 살아온 뒤에, 봉인이 되었기에 잘 모르겠다만, 지금 정확한 시간대를 알고 싶구나.]

 

[아마 칸포리우스 제국의 달력으로는 901 5 1...그리고 이제 슬슬 오후겠죠.]

 

칸포리우스 제국은 가장 먼저, 자신들이 언제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달력을 먼저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물론 그 전에 고대종족이 존재하여, 거기서도 달력을 만들었다고 했으나, 사실상 지금 인간사회에서 칸포리우스 제국의 달력이 가장 정확하다는, 점성가들의 말을 따라, 모든 국가는 칸포리우스 제국의 달력을 사용한다.

 

[. 그러면 내가 봉인된 지 100년의 세월이 더 흘렀나.]

 

그렇게 말하고 있는 아랑에게, 나는 한가지의 질문을 했다.

 

[100년동안 봉인이 된 이유가 뭐에요?]

 

[그건 엘티노스라는 자 때문이다.]

 

여전히 엘티노스.

그 양반은 대체 얼마나 많은 사고를 치고 다녔...

 

[아니. 그 사람은 500년전에 죽은 걸로 나옵니다만? 100년전에 엘티노스가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요?]

 

[내가 만난 엘티노스는 무의식과 의식을 관장하는 천사인 상태였다. 여전히 일을 대충하고, 건성건성 하길래 따끔한 맛을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직접 나선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죠?]

 

그러자 잠깐 한 숨을 쉬더니...

 

[신령인 내가 하급천사에게 된통 당해서 봉인까지 당해, 상자 안에서 멍하니 있었다. 게다가 나를 숭배하고, 신앙을 나에게 공급해주는 신사까지 다 때려 부셔버리고, 신도들의 정신을 이용하여, 모두 나에 대한 존재를 잊게 만들었다. 정말 무시무시하고, 극악무도한 자 같으니라고, 어떻게 그런 자가 마왕이...아니, 마신이 안 되고 천사가 되었는지 아직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확실히. 나도 그게 세상에 존재하는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가끔가다 보면 이 세상은 확실히 미쳤다고 생각할 때가 있지만...

 

[그나저나. 그렇게 느긋하게 걸어가도 괜찮은가?]

 

[이번엔 또 무슨 일인데요?]

 

[근처에 여러 시선이 느껴진다만?]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급하게 뒤를 돌아보니, 백색의 기사단 제복,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여성으로 되어있는 기사단인, 릴리 기사단들 몇몇이 나의 뒤를 밟고 있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했는가? 지금의 내 심정은 산을 넘지도 못했는데, 느닷없이 다른 산을 뛰어서 넘어가라는, 그런 바보 같은 소리와 같았다.

 

가면을 쓴 상태에서는 내 얼굴을 확인 할 수 없으니, 루니아 씨에게

 

누나에요.”

 

루니아 누나에게

 

잠깐만!”

 

포획 개시이!”

 

전에 하피의 언덕에서 봤던 천라지망이 다시 하늘에서 펼쳐졌다. 이번에도 잘라서 나가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루니아...누나가 나의 탈출을 방해했다. 결과적으로 그물에 엉켜서 잡혀버렸고, 정말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거에요! 그보다 저 인줄은 어떻게 알았어요!”

 

카일은 언제나 제가 지켜보고 있답니다아. 이 정도면 저는 카일의 수호천사 아닌가요오?”

 

수호천사가 아니라 스토커겠지! 수호천사가 전부 미국에 가있어요?”

 

미역국이요?”

 

미국이요! 미국! 아니 그냥 말을 말지.”

 

언제나 루니아씨는 느긋한 미소로 나에게 말을 걸었고,

언제나 나는 전력으로 태클을 걸었다.

 

게다가 오늘은 뭔가 더 해보고 싶은 것이 많기도 하고, 3집을 찍기 위해 데려가려고 직접 찾아왔답니다?”

 

그렇다고 포획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아요?”

 

포획을 안 하면 도망가버리니까요.”

 

그 정신 나간 기획을 들어보면 누구든지 다 도망갈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것보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은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3집보다는 여전히 내 가면을 살짝 거두면서, 음흉하게 웃고 있는 루니아 누나의 얼굴을 보며, 내 몸 전체에는 전부 위험경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만약에 3집을 다 찍는다고 쳐요.”

 

만약이 아니라 지금 당장 찍으러 갈거에요오.”

 

...제길.

 

좋아요. 어쨌든 찍는다고 한 뒤에. 저를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인지 한 번 들어나 볼까요?”

 

우선 촬영 중에 공주님께서 도착하시고 나선, 저와 공주님과 함께 노는 거에요. 물론 카일은 제 동생과 같이 여기는 마음에, 불건전하게 놀지는 않을 거지만, 그래도 카일의 나이를 생각해서, 여러모로 승천경험도 시키는 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뭐 테라진이라도 발견했어요?”

 

더 좋은 거에요오. 후후훗.”

 

오늘따라. 내 볼을 쓰다듬는 루니아 씨...아니 누나의 손길을 전력으로 피하고 싶은 기분은 처음이었다. 물론 껴안거나 그런 것도 상당히 거부감을 느끼는데, 이번만큼은 제대로 잘못된 일이 터지기 전에, 어서 이 마수로부터 벗어날 생각을 해야했다.

 

애초에 주변에 있던 릴리 기사단의 용태 또한, 스스로 제어가 안 되는 매료의 주술로 인해, 눈동자에서 정말 하트가 보이는 환각이 보일 정도로, 극도의 흥분상태를 보였다. 그보다! 아까 그 마나캐논을 레이비스 씨 저택에다가 들이밀었던, 그 정신 나간 공주까지 찾아온다고?

 

싫어! 안 가! 이거 놔!”

 

여전히 악을 쓰고 나가려고 해도, 나갈 수가 없었다. 그물은 무슨 재질로 이루어졌기에, 손으로 찢고 나가려고 해도, 찢을 수 없는 걸까? 하기야 손으로 찢고 나갈 수 있으면, 그걸 왜 포획하는데 쓰겠어...

 

발버둥 치는 것도 귀엽지만, 슬슬 이동을 해볼까요?”

 

그러면서 또 다시 나를 3집을 찍는다는 명목으로, 나를 납치하기 시작한 루니아 씨. 그나저나 한가지 의문점이 느끼는 것 중에서, 왜 내가 납치를 당하고 있고, 그 위에서...

 

지금 신랑에게 뭘 하려는 거야!”

 

루시피나 씨가 간편한 복장으로, 하늘에서 뛰어 내려왔다. 거기에 루니아 씨는 여유롭게 웃으면서, 루시피나 씨에게 입을 연 내용은...

 

어머나. 루시피나. 꽤나 화난 표정이에요오.”

 

당연하지! 지금 내가 모르는 사이에, 신랑을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거야!”

 

정말 화난 듯한 표정으로 루니아 씨와 같은 붉은 눈동자로 마주했다. 루시피나 씨는 주변에서 공기가 울릴 정도로 마나를 끌어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입을 열은 내용으로는...

 

“3집을 찍으면 나도 부르겠다고 약속했잖아!”

 

그것 때문에 화내는 거냐! 애초에 제가 납치당하는 중인데 걱정 안 되요? 애초에 쓸 때 없는 것으로 화내는 것에 비해, 그 마나량으로 따지면, 지역 하나가 지도에서 사라질 정도의 위력이 나오거든요!”

 

괜찮아! 나와 루니아가 신랑을 잘 꾸며줄게!”

 

내가 안 괜찮아!

 

애초에 루시피나 씨가 루니아 씨에게!”

 

누나.”

 

“...루니아 누나에게 알렸군요!”

 

아아! 구해줘요! 제발 좀 누가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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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카일은 루니아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같은 배트 게시글, 같은 배트...이 드립은 그만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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