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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프리트론 왕국에 발을 들여놓을 줄은 몰랐지만, 카멜롯에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경험이 되는 것이기에, 그렇게까지 싫지는 않았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하멀 아저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불안감이 이 공간을 정복하고 있을 때였다. 천천히 걸어 다녀서 마탄을 쏘는 가 하면, 남들 열심히 일하는 시간에 나에게 시선을 잠깐 빼앗긴 수사관에게도 마탄을 쏘고 있으니, 조만간 20분 정도 후에는 황금빛 폭격으로 이 공간이 꽉 차버릴지도 모른다.

 

저기. 그나저나 저는 이곳에서 뭐하면?”

 

. 너는 다른 애들에게 미리 최면을 걸어놔. 1시간 후에 강당에 모여서 헛소리를 할 구상도 해야 하니까 말이지. 어쩌면 검은 높새바람에서 온 스파이가 너의 존재를 의식하고, 먼저 접촉하러 올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미끼를 문다면 오히려 나야 고맙지.”

 

하멀 아재? 지금 미끼라고?”

 

-!

 

그 호칭 쓰지 말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귀가 부족하면 미간에 구멍을 뚫어서 거기로 들을래?”

 

아닙니다. 오라버니.”

 

따지고 보면 내가 더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사람에게 뭐라고 대들다간 다음에 눈을 뜰 무렵. 요단강을 건너고 있는 나의 모습이 있을 것만 같았다. 내가 하멀 아저씨 옆에 있을 무렵 이곳에 가장 큰 특징을 발견했는데...

 

이곳은 대부분 남자밖에 없네요?”

 

아니. 대부분이 아니라 전부 남자야. 대부분은 결혼도 하지 않고 이곳에서 프리트론의 특수한 범죄들을 대부분 맡고 있는 터라, 자신보다 강한 여성과 결혼하지 않는 이상은 가족이 인질로 잡힐 경우에는 골치가 아프니까. 게다가 이곳은 남자 마법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곳만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여자를 뽑으려고 하지도 않아

 

그럼 저 말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와야 하지 않나요?”

 

가끔은 신기한 체험은 시켜줘야지. 출동이 아니면 하루에 10시간 이상 갇혀 지내야 하는데 말이야.”

 

그건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일까? 아니면 그냥 나에게 장난치려고 말하는 걸까? 그보다 내가 오는 것이 신기한 체험에 속하는 일인가? 남자만 있는 곳에 아이돌이 온 경우라면 차라리 이것보다는 더 좋겠지. 아이돌이 오면 거하게 환영을 해주는데 비해, 지금 여기에 있는 남자들은 뭔가 욕망이 기어오르는 듯한 눈을 하면서 나를 보고 있으니까. 얼굴이 아니라 주로 몸에 시선을 두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생각하고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나의 눈을 마주할 때마다 몰래 최면마법을 심어놓는 그런 식으로, 사전에 미리 작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소장님? 소장님의 딸인가요?”

 

아니. 그냥 나를 도와주러 온 꼬마야. 잡화점에 있어서 한번 데리고 와봤어. 그리고 나는 아들 하나만 있다는 사실은 네가 더 잘 알 텐데? 저런 딸을 누가 데리고 키우겠나? 오히려 주마다 3회씩 납치당할 법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애한테 마음 고생하긴 싫거든.”

 

맞아요. 누가 저런 살벌한 아재가 좋다고 같이 살겠…….”

 

-!

 

이번엔 거의 근접할 정도로 내 바로 위를 지나갔다. 뜨거운 열기가 내 머리카락 중에서 3개닥 정도는 녹이고 지나간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나는 웃으면서 하멀 아저씨를 올려다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 소녀가 방금 무슨 말을 했습니까?”

 

. 그러니까 내가 너에게 발포했잖아. 다음은 머리다. 간수 잘 해둬라.”

 

저런 사람의 자녀로 태어난다면 꽤나 골치 아프겠네.

 

그보다 아들이 있었어요?”

 

당연하지. 내 아들도 나의 모습을 따라서 상남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나이 중에 사나이야.”

 

상놈의 성격이 유전되면 안 되는…….”

 

-철컥!

 

이야. 정말 제대로 된 사나이라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인데 당차고 올곧고 멋지겠네요!”

 

그래? 그럼 내 아들하고 나중에 결혼할래?”

 

그건 좀 생각해보고요. 요즘 이상한 사람들이 와서 결혼해 달라고 난동부리고 있는 터라….”

 

내 미간을 노리는 황금색의 권총을 다시 품 안에 넣은 하멀 아저씨는, 슬슬 시간을 보며 이리저리 날고 있는 수사관들에게 소리쳤다.

 

! 모두 그만! 10분정도 쉬고 모든 수사관들은 대강당 쪽으로 정각까지 집합한다.”

 

저기. 소장님? 지금은 오후 4시 정각입니다만?”

 

맞아. 그러니까 모이라는 거야.”

 

10분정도 쉬라는 말은 그럼 왜 한 거야?

 

당장 강당으로 집합 안 해?”

 

다시 발포소리가 나올 것 같아서 빠른 발로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하멀 아저씨는 따라와.”라는 말을 남기며 느긋하게 걸어갔다. 무시무시할 정도의 카리스마와 통솔력은 무력으로부터 나온다는 소리는 하멀 아저씨로부터 깨달았다. 보폭이 너무 넓어서 하멀 아저씨가 한 번 걸어가는 넓이를 나는 두 번 걸어야 했고, 같이 걷는 것조차 지친다고 생각할 때. 대략 30명정도의 인원이 대강당에서 질서정연하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발동시켜.”

 

나는 손가락을 튕기자 모든 사람의 눈이 빛을 잃고 고개를 살짝 떨궜다.

 

무섭네. 쥐도 새도 모르게 모두 최면마법을 걸어버리다니. 평민의 옛날 시절을 보는 것 같아서 소름이 끼칠 정도야. 예전 골렘을 고유마법으로 잘게 잘게 쪼개버리는 것을 보는 것 같다니까.”

 

카일 씨도 의외로 무서운 사람이었나 보네요?”

 

분명히 새벽<Daybreak>이라는 마법이었지. 응집된 마나를 모두 자연상태로 증발시켜버리는 마법.”

 

마법 무투제에서도 어마어마한 마나 파동에 휩싸인 룬과 밀리아의 마나가 모두 증발해서, 제압상태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그걸 맨 처음에 만났을 때부터 사용했다고 한다면, 처음부터 마법에 대한 재능이 있었다는 소리인가?

 

카일 씨는 분명 마나에 축복을 받은 체질이라고 들었는데요?”

 

덤으로 마법 데미지를 감소시켜주는 항마의 축복까지 걸려있어. 사실상 평민 하나만 있어도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전부 척살당할 거야. 과거에 월식을 담고 있던 몸이라서 정신방어도 바보같이 뛰어나긴 하지만, 너에게 정신오염을 당했다면 이제 장점 중에 하나가 사라진 거지.”

 

나는 그 말을 듣고 난 뒤에 다시 수사관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악신에 대한 존재에 아시는 분께서는 손을 들어주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검은 높새바람에 대한 걸 아는 사람 손 들어라.”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상한데? 왜 모르지? 그 짧은 시간 사이에 분명 검은 높새바람에 대한 정보는 모두 전파했는데?”

 

의외에 상황에 약간 당황하던 하멀 아저씨는 담뱃갑에서 딸기 맛 사탕을 꺼내 입에 물었다. 아니, 어째서 담뱃갑에서 사탕이 나오는 거야?

 

모두 기억이 소거 당해있어. 그것도 아주 극히 일부만 말이야. 의외네. 내가 부재중인 곳에서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있던가?”

 

검은 높새바람에 대해 전부 모른다면, 분명 이 사람들은 모두 관계가 없다는 거 아니에요?”

 

우리보다 어떻게 먼저 움직이지? 게다가 자신의 기억까지 싹 다 지워가면서 말이야.”

 

나는 어제 들은 이야기를 했다.

 

분명 검은 높새바람에도 유능한 오라클 계열의 마법사가 있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그 사람이 지금의 일을 예견하고 제가 오기 전에 미리 기억을 전부 날렸다고 생각해요.”

 

하멀 아저씨는 사탕을 까드득!”하고 씹으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눈매가 날카롭다 못해 보고 있는 사람들을 전부 베어 넘길 정도로 성난 얼굴을 하면서, 압도적인 살기에 내 몸 또한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이 자식들……내 부하들을 자기 멋대로 조종한다 이거지? 아무래도 이건 평민을 데려와야 해결할 문제겠네. 너는 이만 가봐.”

 

? 그보다 저는 잡화점에 아직 할 말이…….”

 

악신에 대한 이야기라면 내가 해두도록 할 게. 루멘은 평민과 중요한 순간마다 몇 번 접했으니까 그 녀석이 뭔가 중요한 걸 가지고 있을 거야. 그러니 너는 귀환마법을 사용해서 빨리 돌아가. 수사에 협조해줘서 고마웠다.”

 

때 마침 최면이 모두 풀린 수사관들은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는 표정을 지으며, 하멀 씨가 해산.”이라는 말과 동시에 급히 사라져야만 했다. 나 또한 귀환 마법을 사용하며 켈모리아가 있는 도서관으로 돌아왔을 무렵.

 

어머나! 그이랑 옷이 똑같네? 후우~”

 

돌아오자마자 내 귓가에 뜨거운 숨결이 침투한 것과 동시에 살짝 경직 되어있었다.

 

레이나 씨!”

 

레이나 씨와 하멀 아저씨는 서로 부부니까 수사관 제복을 알아보는 걸까?

 

그이의 딸기 사탕 향이 나는데 만나고 오는 길?”

 

보통은 향수나 그런 걸로 분별하지 않나?

 

잠깐 하멀 아저씨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요. 하지만 허탕을 친 나머지 분노한 아저씨가 빨리 돌아가보라고 해서……켈모리아는 어디있죠?”

 

, 잠깐 개인적인 볼일이 생겼다고 갔어. 그나저나 그 모습으로 흑장미 찍어도 될 것 같은데?”

 

사진기 끄시죠.”

 

사전에 차단을 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던 레이나 씨의 손을 강제적으로 멈추게 했다. 세피르와 이비는 나를 보며 날아오거나 기어오기 시작했고, 이비는 내 어깨에 올라와서 삑삑!”하고 울기 시작했다.

 

아르트리옴은 어디에 있는데?”

 

그 분은 지금 명계에 가서 재미있게 놀고 있어.”

 

명계에 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거야? 어쨌든 명계로 간 것은 사실이니 흘려 넘기기로 하고, 레이나 씨에게 다시 고개를 돌려서 이번엔 밀리아의 상태를 확인했다.

 

밀리아는 지금 어떻죠?”

 

몸은 정상이야. 켈모리아가 마법으로 뭔가 심어두지 않았다고 했으니, 물리적이나 생물학적인 면에서는 깨끗함 그 이상이니까. 그건 그렇고 의외로 검은 높새바람은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었네. 만약에 내가 위험에 처하면 아리엘이 구하러 올 거지?”

 

하멀 아저씨에게 부탁하세요.”

 

생각을 해보니 어째서 그런 카리스마 넘치고 야생마 같은 사람이, 레이나 씨 앞에서는 꿈쩍도 못하는 걸까? 하멀 아저씨의 이야기로는 자신보다 강한 여성을 만나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소리를 얼핏 들었는데, 레이나 씨가 하멀 씨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소리가 된다.

 

레이나 씨는 하멀 아저씨와 어떻게 결혼한 거에요?”

 

당연히 제압을 한 다음에 속도 위반을 하고 결혼을 했으니까.”

 

하멀 아저씨가 제압을 당했다고 말할 정도라면 이미 종결된 사건이란 소리다.

 

우리 아들도 너의 남장한 사진을 보고 정말 마음에 들어 하던데. 한번 만나볼래?”

 

아뇨. 됐어요. 사양하죠.”

 

어처구니 없는 소리는 한 귀로 흘리는 편이 마음에 편하다.

 

아리엘은 그 사신과 같은 제복을 언제까지 입고 있을 꺼야?”

 

. 의외로 이게 편해서 입고 있었는데, 확실히 학원에 있으니까 지금은 복장을 갈아입어야겠는데…….”

 

나는 레이나 씨를 은근슬쩍 보면서 잠깐 눈치를 살폈다. 절대적으로 이 사람이 존재하고 있는 순간에는 갈아입고 싶지 않았으니까.

 

? 내가 갈아 입혀줘?”

 

나가요.”

 

레이나 씨는 나의 대답을 듣자마자 깍쟁이~”라고 말하며 도서관을 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세피르는 나의 가차없는 모습에 혀를 내두르더니 입을 열기를…….

 

하긴, 레이나 씨라면 꽤나 위험하긴 하지.”

 

라고 말하며, 밑에서 고개를 끄덕이던 검은 뱀을 내려다 보고, 나는 또 한번 입을 열어야 했다.

 

너도 나가.”

 

나의 말을 들은 검은 뱀은 기어나가면서 깍쟁이~”라고 외친 뒤에 도서관 문을 닫았다. 다 나간 것을 확인한 뒤. 도서관 내부에 있는 휴게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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