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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스 씨의 집무실에서는 사이코 메트리를 통한 보석의 과거를 짚어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프리트는 내 무릎을 베개로 삼아 자고 있고, 루시피나는 내 왼쪽 어깨에서 피곤한지 눈을 감고 있는 체 미동도 하지 않았다. 드래곤이든 불의 정령왕이든 1 30초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는 버릇이 있는 것이지, 아니면 불의 정령왕이 잠꾸러기를 넘은 잠만보라 레드 드래곤에게 축복을 내렸을 당시, 잠이 많은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둘이 어떻게 보면 무서우리만큼 닮아있었다.

 

이프리트가 허벅지 부근에서 조용히 코를 골고 있을 무렵. 토리스 씨는 나에게 질문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는지, 그녀들이 깨어나기 꺼려할 정도로 조용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카일 씨는 근래 제가 봐왔던 사람 중에 무시무시한 사람입니다. 엘티노스 잡화점의 주인이 되고 나서 많은 것이 바뀌어왔다고 확신이 듭니다.”

 

백장미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내 인생이 처참하게 갈갈이 찢겨진...”

 

아뇨. 그게 아니라. 운명을 말하는 것입니다.”

 

운명이요?”

 

토리스 씨는 자신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꽃무늬가 놓여진 분홍색 손수건을 꺼내 닦아내고는, 다시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운명에게 마치 사랑을 받는 기분이군요. 혹시 카일 씨가 만나온 자중에 운명의 여신도 잡화점에 있는 겁니까?”

 

. 그렇긴 합니다만? 그게 무슨 문제라도?”

 

데모르테는 3층에서 거의 백수생활을 하고 있다시피 집안에서 나오지 않고, 무작정 틀어박혀있기만 했었다. 토리스 씨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딱히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면 카일 씨는 절대적인 죽음이라는 운명으로부터, 도망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구해준 것입니다. 인과율이 변동되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데모르테가 그런 일을 했다고요?”

 

토리스 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운명이라는 것은 모든 생명의 결과물이자 종착지. 그건 카일 씨도 피할 수 없는 노릇이고, 심지어 천상의 존재든 마계의 마물들이든, 모두 운명으로부터 거스를 수 없습니다만, 오직 카일 씨만큼은 운명의 굴레로부터 살짝 비틀어져 있습니다. 그건 운명의 여신 데모르테 님의 권능을 발휘한 것이겠지요.”

 

그렇군요.”

 

지금은 아마 많이 약해지셔서 잡화점에 계속 머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과율을 변동시키지 않고 운명을 바꾼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니까요. 제가 분명 듣기로는 카일 씨는 확실히 1분간 죽어있었으니, 죽음에 대한 것은 확실하게 지켜졌지만, 그 이후에는 데모르테가 손을 쓴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이 봐왔던 운명까지만 보고 카일 씨를 구하기 위해 다음 수를 쓴 것은 바로, 사제를 통한 구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제 친구가 1분 뒤에 비니스 여신을 소환해서 저를 살려주었죠. 하지만 데모르테의 말로는 다른 여신이 하는 행동은 힘의 간섭 때문에 볼 수 없다고 했는데?”

 

그건 거짓말일 겁니다. 운명의 여신은 분명 카일 씨가 죽는 것까지 밖에 못 본 것이 틀림 없습니다.”

 

의외로 데모르테가 나를 위해 힘을 써줬다는 사실에 잠깐 생각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기색을 전혀 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거짓말로 어떻게든 넘어가려고 했으나, 정작 본인이 힘든 것은 전혀 기대려고 하지 않고, 나에게 어떠한 위험이 있었다면 먼저 감지해서 자신이 대신 행동하기도 했다.

 

나중에 데모르테에게 한 번 물어봐야 할 내용이군요. 그보다 토리스 씨? 이렇게 잡담을 하는 거라면, 여전히 이 보석에 대해 별 다른 것은 얻지 못한 건 아닌지요?”

 

토리스 씨는 난감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것이 아니라 뭔가 강하게 잠겨있는 기분이 들어서, 이 이상 열람은 불가능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품 안에서 기프트피어스를 꺼냈다. 만년필처럼 생긴 이 도구는 최근 원소잠금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는 것은 계속 사용할 때 알아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토리스 씨의 통통한 손으로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

 

저 돌을 겨누고 뒤에 버튼을 누르면 해체가 될 겁니다.”

 

토리스 씨는 호오?”하면서 신기한 호빵처럼...아니, 신기한 얼굴로 바뀌면서 뒤에 버튼을 누르자

 

-Praise the suuuuuuuuuuun!!!

 

태양 만세가 왜 여기서 나오는 거냐!”

 

루시피나와 이프리트가 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프트피어스에게 태클을 걸어버렸다. 이제 나의 태클은 생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따지는 것에 능숙해졌다. , 태클이 능숙하던 말던 슬프고 힘든 것은 나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지만.

 

오오! 감사합니다. 카일 씨!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별말씀을요.”

 

나는 기프트피어스를 받고 다시 품속으로 넣었다. 가면 갈수록 기프트피어스에 누가 들어가있는지, 혹은 어떤 장치로 되어있는지 분해라도 해보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마법공학 물품을 만드는 것에는 손재주가 전혀 없기 때문에, 섣불리 분해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조만간 춤춰라! 태양의 이름으로!”라는 말이 나올 것 같은 기분

 

-춤춰라! 태양의 이름으로!

 

진짜로 하지 말라고 이 바보 같은 만년필이!!!”

 

탓으로 돌리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면 현실로 일어나는 기묘한 일상으로 인해, 나는 또 한번 한숨 패키지를 풀어야만 했다. 이번 한숨 패키지는 어두운 영혼 한숨의 도시패키지인가?

 

카일 씨의 도움이 있었지만, 우선 돌아가 주셨으면 합니다.”

 

뭔가 문제가 있나요? 아니면 다른 약속이 있다거나?”

 

토리스 씨는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좌우로 흔든 뒤에, 나에게 말하기를...

 

아무래도 이 보석의 과거를 알려면, 최소 300년전으로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말을 드리고 싶군요.”

 

“300년전까지 가야 해요?”

 

과거로 계속 돌아보며 정보를 알아내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고, 지금은 저도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시간인지라...결과가 나오면 편지와 함께 영겁의 노래를 같이 보내겠소.”

 

애초에 저는 토리스 씨에게 보여줄 물품이 하나 더 남아있긴 하지만, 그건 나중에 한 번 더 들리게 된다면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자한 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운 고대의 물품은 언제나 환영하오.”라며 대답을 했으니, 이제 내가 할 일은 내 무릎과 어깨에 잠든 그녀들을 깨우고, 드라고니스로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프리트. 루시피나. 일어나요.”

 

지금 일어나야 하다니.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것만큼은 안...”

 

흙 대신 아이언 클로를 사용하기 전에 당장 일어나요.”

 

이프리트는 나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일어났다. 루시피나는 이프리트가 일어나는 기척을 느꼈는지, 자동으로 눈이 떠지면서 늘어지게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신랑. 다 끝났어?”

 

이쪽의 볼일은 다 끝났어. 토리스 씨도 이제 자신의 업무가 있으니까, 우리도 다른 일을 하러 가보자고.”

 

토리스 씨의 배웅을 뒤로하고 루시피나는 장거리 공간이동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곳으로부터 드라고니스까지는 상당히 멀지만, 자신의 레어와 이어져 있다고 하여 안전성을 보장한다고 하니, 도중에 낙오가 되어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외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드래곤의 섬인 드라고니스에 도착하며, 그 안에는 역시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렇게만 보면 평범한 것 같이 보여도,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있는 장소가, 드라고니스에 있는 마을인 트리드럼이 아니라, 드래곤이 살고 있는 평원에 죄다 보여있다는 소리.

 

이건 또 무슨 난장판이야?”

 

텐트까지 치면서 다른 드래곤의 레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부터,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 그리고 물의 정령을 소환해서 자신의 머리 위에 물을 뿌리라고 시키고, 비가 내리는 것을 연출하며 불쌍하게 보이려는 사람 등. 이게, 대체, 어디서, 뭐가,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겠고, 정상적이지도 못하며, 느닷없는 사람들의 변화 속에서 천천히 상황을 짚어보려고 해도, 끝을 향해 도달하는 혼돈을 따라잡기에는 내 생각이 너무 느렸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드래곤의 둥지 앞에서 한 명씩 자리잡은 걸로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드라고니스의 업적 중에 하나인, 용기의 메달을 얻는 것이 아니라, 루시피나의 말 그대로 용족과 혼인을 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많다고 봐야 했다. 드래곤 로드. , 루시피나의 아버지가 이 일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이유는,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데 가장 큰 문제점은 한 소녀가 나를 발견하고 나서부터였다.

 

! 저기 최초의 용족과 결혼한 사람이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나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각자 경외, 질투, 동경,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서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좀비처럼, 주변을 포위해나가면서 차근차근 다가가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나에게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그 혼돈은 가중이 되었다.

 

모두 조용히 해!”

 

루시피나의 고운 목소리는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아버렸고, 루시피나가 신경질적으로 용언을 사용해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랑 괜찮아?”

 

팔짱을 끼며 째려보는 루시피나의 모습은 귀엽긴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어떻게 되어먹은 것인지 자세히 알아내기 위해, 한 명을 지목해서 질문을 했다.

 

지금 여기서 전부 다 뭐 하는 거에요?”

 

그야. 용족과 혼인을 하러 왔어요.”

 

지목한 것은 아까 나를 처음보고 입을 열었던 소녀인데, 나이도 아직까지 어려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족과 혼인을 하러 이곳에 찾아왔다는 것은, 용사의 자손이란 소리가 되는 것인데.

 

원래는 용기의 메달을 얻어서 용기사의 자격을 얻는다거나, 업적을 세우는 걸 먼저 하지 않아요?”

 

나는 소녀에게 경어를 쓰면서 물어보자 그 소녀는 나에게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드래곤이 폴리모프를 하면 모두 미남, 미녀가 된다면서요! 저는 그래서 저를 사랑해줄 언니를 찾아 이곳으로 왔답니다!”

 

잠깐. 상대가 남자 아니었?

아니, 이건 건너뛰어야지. 괜히 깊게 파고들면 골치가 아파진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해츨링이 있는 곳이라서 모두 다 잠만 자고 있을 거라고요? 게다가 소음공해가 심하다고 입구에다 브레스라도 쏘면 어쩔 건가요? 해츨링을 보호하고 있는 어미 드래곤이 있는 가능성은 꽤나 높다고요?”

 

그래도 저는 드래곤이 좋아요!”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해결을 할 수 있을까?

 

모두 트리드럼으로 가세요. 저는 잠깐 드래곤 로드인지 장로 드래곤인지 하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버프를 받...아니, 이야기 좀 하고 올 테니까요.”

 

나는 떠나기 전에 잠깐 뒤를 돌아보며 마나를 서서히 퍼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지하게 천천히 입을 열어 그 사람들을 위협했다.

 

그런데 만약 내 말을 어기고 이곳에서 또 한 번 난장판을 부린다면, 그 장소는 전체적으로 불바다가 될 거란 것만 아시고요.”

 

이프리트와 루시피나가 있으니 위협을 줄 수 있기에, 이런 말을 하며 나는 드래곤 로드가 있는 둥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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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이름으로 춤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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