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잡화점을 닫기 30분 전.

머리 빗으로 자신의 머리를 다듬고 있었던, 웨인즈 씨는 카운터에 있는 나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다.

 

그러고 보면, 잡화점에서 아까 무슨 일로 호수까지 날아온 건지 궁금하군.”

 

질문도 내가 하늘을 기적같이 날아다녔던, 그 짧은 순간에 대해 묻는 겁니까? 그거야 안 좋은 기억이 제대로 나게 해주셔서 감사하군요.

 

아무튼 나는 쓸모 없는 상자를 소개했다. 무려 마왕과 사투를 벌여, 마왕이 먼저 마법을 쓰게 만들어 인내심 대결에서, 꿋꿋하게 승리한 용사...라고 할 것은 없고, 그냥 쓸모 없는 상자였다. 그리고 웨인즈 씨도 버튼을 올려보고, 상자가 다시 버튼을 내리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상당한 물건이군. 10골드에 살 수 있을까?”

 

어디가 상당하다는 건지 저는 전혀 공감할 수가 없습니다. 그보다 고개는 왜 끄덕이는 건지 알 수 없답니다.

 

...이건 리스트에도 없는 물건인지라. 팔기에는 아깝고, 레시아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서요.”

 

말은 그렇게 해놨어도, 손쉽게 내가 알지 못하는 물건을 남에게는 팔지 못했다. 애초에 이게 2층이나 3층에 있는 물건이라면, 그거야 말로 더욱 더 큰일이겠지.

한 편 레시아와의 텔레파시에서는...

 

[그 상자와 2차전을 벌이겠다! 그러니 상자를 내놓거라!]

 

[레시아? 오늘 잡화점을 죄다 날려보낼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괜찮다. 짐이 아무리 화가 나도 잡화점이 반 정도만 부셔지도록, 최선을 다해 출력을 조절해보겠다.]

 

[그건 최선이 아니라 범행예고라는 거에요.]

 

[하지만 그 상자는 짐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을 하고 있다.]

 

[레시아는 지금 저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주인!]

 

[물에 던져버린다!]

 

[히잉...]

 

레시아의 귀와 꼬리가 축 늘어지면서, 우울모드로 들어가 버렸다. 한 동안은 말을 안 하겠지만, 나중에 육포로 또 기분을 풀어야 하겠지. 아무튼 웨인즈 씨는 잡화점을 닫는 시간인 새벽 4시에 나갔고, 나도 무사히 하루하루 넘기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오늘도 양이 뛰어넘고 있었다. 양 한 마리부터 시작해서...

.........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열 잠깐...열 셋 열 일곱 아니...스물 셋?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너무 많아! 양이 너무 많이 뛰어 넘어온다고!”

 

말 그대로. 자려고 양을 셌지만, 그 양의 물량이 너무 많아서, 한 눈에 다 셀 수가 없었다. 결국에는 일어나서 태클을 걸자. 아침 7 40분을 알려주는 시계와 태양을 볼 수 있었다. 얼마나 악몽 같은 꿈인가...

 

아저씨 일어났네요?”

 

이불 안에선 아이니스가 아침 신문과 함께, 내가 덮고 있었던 이불 속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나저나 아저씨 아냐. 오빠라고 부르라고 푯말까지 새워줄까? 그리고 5실버는 여기 있고.”

 

언제나 고마워요. 육포는 별도로 팔지만요.”

 

아이니스는 작은 손으로 5실버를 나에게 받고, 돈 주머니 속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피곤한지 작은 소리로 하품을 하면서, 내가 베고 잤던 베개에 머리를 옮겼다.

 

나중에 육포도 살 테니까...우선 신문을 먼저...”

 

...?

잠깐? 뭔가 이상해?

 

아이니스? 잡화점 문을 누가 열어줬어?”

 

그야 잡화점에 돌 던지고 있으니까, 야옹이가 밖으로 나와서, 육포를 먹고 있는 사이에. 아저씨는 바닥에서 이불피고 자고 있길래, 그냥 따라 들어와봤어요. 마침 피곤하기도 하고, 1시간만 잘 테니 나중에 깨워주세요.”

 

...그래. 너도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다.”

 

...???

아니 진짜 뭔가 이상한데?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이니스. 이번 신문에는 성기사가 프리트론에 파견 나온 소식이 1면이야?”

 

아이니스는 나의 질문에 졸린 눈을 뜨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도 웨인즈 티르베는 빛의 대성당에 있는 성기사 중에서도, 랭킹 2위인 성기사에요. 티르베 가문은 악을 멸하는 신성력 중에서 권위 중 하나인을 이용하니까요. 마치어둠을 빛으로 강타해요!’라는 느낌 있잖아요?”

 

그건 전설의 리그에서 나오는 캐릭터 중 하나고. 아무튼 그 내용은 신문기사에도 잘 쓰여있어. 그런데 목적은 성기사단 육성을 목표로 하고 오기엔 너무 거물이잖아?”

 

애초에 육성이든 양성이든 목표로 잡기에는 너무 큰 거물이 왔다. 애초에 랭킹 2위라니...

 

그래도 잘 생긴 사람이 가르치면, 그나마 배우는 맛이 있잖아요.”

 

그래도 성기사단은 남자 밖에 없다는 것이 규율이거든?”

 

잘생긴 남자가 남자를 가르치는 것에, 무슨 배우는 맛이 있다는 거야?

 

...흠 그런데 여전히 느껴지는 이 위화감은 뭘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아직까지 짚어내지 못 해, 머리 속에서 맴도는 이 기분.

나는 다시 자려고 하고 있는 아이니스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질문을 했다.

 

아이니스.”

 

?”

 

너 왜 내 이불 속에 있는 거야?”

 

그거야 피곤하니까요. 그럼 안녕히 주무셔요.”

 

물론 사람이 피곤하면, 빨리 자서 피로를 회복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다는 효과도 있다.

 

“...! 아니라! 너 왜 내 옆에서 취침준비를 하는 거야!”

 

...”

 

이미 자고 있냐!

 

일어나!”

 

“ZZZ...”

 

다른 글로 잠을 자고 있다는 어필을 하지 말라고!”

 

...조금만 더 쉬고 싶다. 역시 살아 있어서 괴로운 거야.”

 

어린애가 저런 소리를 투덜거리면서 말하고 있다니, 애초에 아이니스의 정신연령은 실제 나이보다 최소 10을 더해야 하겠지. 루시피나 씨는 어제 새벽을 넘기고, 잠을 자고 있는데, 아무래도 늦게 일어날 듯 했고, 레시아는 잡화점 입구 밖에서 육포를 먹고 있었다.

 

저 육포가 뭐길래, 마왕님이 직접 나가서 먹게 만드는 맛일까?

씹기만 해도 뭔가가 폭발한다는 SlimJim인가?

여전히 의문만 들은 체.

 

...”

 

넌 좀 일어나!”

 

결국에는 바닥에 펴져있던, 이불들을 모두 정리해서 집어 넣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니스는 짜증을 부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에는 물품 정리를 할 것도 없었고, 아침은 만들기 귀찮기에 나가서 먹기로 했다. 레시아는 육포로 인해 어느 정도는 배가 채워졌으니, 나 혼자 먹으러 가기에, 사키엘의 문을 이용해 프리트론에 있는 왕국중앙시장으로 이동했다.

 

물론 내가 아침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간 것에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내 앞에서 티르빙을 들고 있는 (가명은 테미)여왕님과 새벽에 만났던 웨인즈 씨가 대치하는 모습을 제일 첫 번째로 봤다. 그러니까...이게 무슨 일이죠? 그보다 왜 내가 나오는 포인트가 이곳이지?

 

왕국은 민간인이 없고, 모두 대피한 상태였으며, 전투의 흔적이 보이는 듯. 주변 건물과 땅은 금이 가고 갈라져있었다. 지금은 웨인즈 씨와 검은 달의 여왕님만 덩그러니 있는 나를 보며, 각자 나를 반겼다.

 

오오! 마침 잘 와줬다! 그대의 힘을 빌려, 저 성기사를 타도하고 싶네만!”

여기서 또 만나게 되는 군요. 그나저나 여왕을 제거하기 위해, 카일의 힘이 필요합니다.”

 

각각 말하는 내용은 비슷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핵심이우리 편으로 와라!”였다. 그걸 보자마자 나는 두통이 생기기 시작했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으로 언젠가 죽는 것이 아닐까? 혹은 내 머리에 하얀 새치가 점령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탈모로 이어져 머리가 다 없어지게 되는 걸까? 여러 가지 끔찍한 생각을 하면서, 나는 애써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저는 왜 일반인 취급을 해주지 않죠? 거기서는 원래 정석인 대사가위험하니까 떨어져 있어라!’라던가영향이 받지 않는 곳까지 멀리 대피해라!’이런 말은 왜 저에게 안 하는 거에요?”

 

애초에 일반인이라고 봐도 연약한 나에게, 두 분께서는 대체 무슨 힘을 빌린다고 그렇게 말하는 거에요?

 

그거야 당연히! 그대가 엘티노스 잡화점의 주인이지 않는가!”

그건 바로 카일. 당신이 엘티노스 잡화점의 주인이기 때문이죠.”

 

그래. 일반인도 연약함도 코스프레하긴 글렀구나. 애초에 잡화점이 괴물 같은 헛소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잡화점의 주인마저 괴물 취급을 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보다...

 

애초에 저는 아침을 먹으러 온 것뿐이니까. 알아서 싸우던 끝을 맺던 하고 오세요.”

 

나는 그저 아침을 먹으러 갈 뿐인데, 쓸 때 없이 저 둘의 싸움에 휘말려서, 안 그래도 적은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삶이야 말로 비참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두 사람을 뒤로 한 체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녔다.

 

***

 

그렇게 찾은 음식점에 자리를 앉고, 나는 간단하게 에그 스크럼블과 빵과 야채스프를 주문했다. 아침이라 한적한 시간에, 혼자 즐기는 아침은 쓸쓸해 보여도, 나름대로의 낭만이나 멋이 있기에 그리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첩은 딸기 파르페!”

저는 초콜릿 파르페로 부탁 드립니다.”

 

...

저 둘이 나를 따라 음식점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그보다 왜 내가 다 사는 걸로 전제가 돼있는 거에요! 애초에 둘은 서로 죽기 직전까지 싸울 기세 아니었나요!”

 

그러자 흑진주 같은 여왕님의 눈에서는 불만의 가득한 분위기로 입을 열었다.

 

그거야 그대가 싸움의 흥을 깨버렸기 때문이니라. 첩은 잘 못 없다. 첩의 편에만 들었어도 저 성기사를 박살내고, 그 인연으로 마왕님을 앞지를 수 있는 기회였거늘...”

 

애초에 그걸로 레시아를 앞지르는 말은 왜 나오는 거에요?”

 

그러자 웨인즈 씨가잠깐?”하면서 오른손으로 머리를 한 번 집더니 입을 열었다.

 

레시아는 사역마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검은 여왕이 말하기를 마왕님이라고?”

 

.... 제 사역마는 마왕님이거든요. 본명은 레프리시아. 타락의 마왕이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맨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그런데 왜요?”

 

오히려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웨인즈 씨에게 입을 열었다.

물론 웨인즈 씨는 잠깐 어두운 얼굴로 되더니...

 

그럼 마왕을 물리치고 수하로 둔 것인가?”

 

아뇨. 그냥 소환했어요. 그게 끝이에요. 애초에 마족에 대한 편견은 예전에 사라지지 않았나요?”

 

물론 마족은 옛날에는 엄청 나빴으나, 레시아가 마왕으로 등극하고 나서, 타락의 권위로 타락의 영향을 받은 마족이 착해지는 비 정상적인 사태를 살면서 봤을 것이다. 웨인즈 씨는 감탄한 눈으로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물론 마족에 대한 편견은 사라졌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왕을 수하로 조종하는 당신이야 말로, 저희 성기사단에 필요한 인재입니다.”

 

터무니 없는 소리에 나는 짜증이 튀어올라,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니...댁은 또 어째서 그런 이야기로 틀어지는 거에요. 그보다 대체 왜 둘이 싸우고 있었던 것인지 말이나 들어봅시다.”

 

제발 이상한 이유로 싸우지 않기를 빌며, 그 둘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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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만 탔는데 피곤하네요.

피곤해서 더 느리게 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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