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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93

FNL-Phantasm 2016. 5. 14. 22:05

93

 

 

 

지금은 몇 시일까? 그리고 지금은 무슨 요일일까? 여전히 달 토끼들...정확히는, 루나와 똑같이 생긴 클론들에게, 영겁의 시간을 옷 갈아 입히는 인형으로 있어야 하는가? 라고 생각을 할 때쯤. 내 얼굴을 화장을 하던 클론이 8세정도 되는 어린 아이라면, 지금 내 앞에 있는 달 토끼들은 10대 중반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튼 내가 살다 살다 별 이상한 체험이란 체험은 다 하고 있지만, 이렇게 꼼짝없이 인형처럼 당하고만 있는 것은 처음...이 아니구나 루니아 씨가 있었으니까. 분명 나는 어딘가 저주 받은 것이 분명해.

 

옷도 갈아 입힐까?”

우리들과 똑같은 옷?”

하지만 선생님이 몸은 건들이지 말라고 하셨어.”

 

그거야 정말 다행이네...

 

그래도 걸리지만 않으면 돼!”

그런가! 그런가!”

정말 너는 똑똑해!”

 

저것들이 진짜...

혹시 안일한 생각으로 에이 걸리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겠지!’라고 마음을 먹고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부탁인데 그러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그걸로 인해 피해 받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어 할지 생각도 안 한다면, 그것은 이미 매너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벗기자!”

 

벗기지 마! 지금 누구는 말도 못해서 독백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날 바비 인형으로 꾸미고 놀 꺼야!

 

-끼이이익!

 

누구지?”

선생님이 아니고 다른 동물이야!”

야옹이다야옹이!”

 

야옹이?

지금 내 앞에 열리던 문에서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애초에 붉은 눈을 가진 검은 고양이라면레시아 밖에 없을 것이다물론 이곳까지 어떻게 알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그래도 나를 구출해줄 사람이 나의 사역마...물론 마왕님이지만그래도 이렇게 든든할 수가...

 

뭐야...바비 인형인가? 역시 달의 기술력은 대단하군. 인간 사이즈의 바비 인형을 만들 수 있다니.”

 

그리고 돌아가려고 하는 레시아를 텔레파시로 붙잡았다.

 

[레시아! 도움! 도움! 그보다 이미 알아차렸죠! 절 놀리시는 거죠!]

 

[최근에는 바비 인형도 텔레파시를 보낼 수 있는 건가? 놀라운 기술력이다.]

 

[바비 인형은 텔레파시 못 보내거든요! 텔레파시를 보내면 그게 인형이냐! 귀신 씌워진 인형이지!]

 

다시 레시아는 나를 향해 돌아봤다. 역시 나의 꾸준한 태클을 들으며, 이 지옥 같은 인형신세에서 해방을 시켜주기 위해서, 레시아는 텔레파시를 보냈다.

 

[그러니까 지금 바비 인형에 주인의 영혼이 담긴 건가?]

 

[그것 또 무슨 소리야! 애초에 레시아가 지금 말한 내용은 그 전에 있는 독백내용하고 다르잖아요!]

 

[세상이 언제나 주인의 생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것은 크나큰 착각이다. 어쩌다 보니 세상이란 녀석은 주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잔인하고, 따라서 주인의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이 많다. 그래서 세옹지마라던가 아니면...]

 

[누가 지금 인생에 대해서 듣고 싶데! 빨리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풀어달란 말이에요!]

 

이리저리 텔레파시로 티격태격하고 있는 사이에, 나와 레시아가 있는 공간에 작은 진동이 울려 퍼졌다. 물론 달 토끼들은 무엇을 들었는지 후다닥 방문으로 나가고, 그 이후에는 레시아가 내 몸에 올라와서는 붉은 눈을 번뜩이자, 손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드디어! 그나저나 이건 어떻게 한 거에요?”

 

짐은 운이 좋게도 마왕이다. 주인의 체내에 기묘한 물질로 인해, 일부 신경을 마비시켰으나, 12시간 전에 주인의 몸 상태로 되돌린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말 간편하고 손쉬운 해결법이 아닌가? 물론 타인의 신체를 간섭해야 하기 때문에, 짐은 주인의 마나를 1/5를 남기고 다 사용하여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주인은 짐의 마나 창고가 되는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내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 된 것을 알고 레시아는 내 품 안으로 들어와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포지션으로 변했다. 그나저나 레시아가 여기에 있으면,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

 

저기 레시아. 지금은 무슨 상황이에요?”

 

그야 당연히 주인이 납치되자마자, 그 뺀질이를 잡아서 각종고문을 한 뒤에, 그 반지가 증폭기로 작용해서 주인 옷 어딘가에 붙은 신호 발생기로 통해 왔다.”

 

레이비스 씨가 고생 좀 하셨을지도...

 

그때 루니아 씨에게 받은 반지 말하는 거죠?”

 

이 반지가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결국 레이비스 씨는 나에게 언제 신호 발생기를 부착했는지 몰라도, 배신을 해도 생각이 있어서 배신을 하는 사람이라고 내 머릿속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쯤.

 

레시아. 그럼 다른 사람들은요?”

 

지금은 양동으로 그 골렘들을 부수고 있다. 다시 재생한다고 한다고는 하나. 모든 것에는 영원이라는 것이 없는 법. 영원한 것은 하나의 이상향일 뿐이다. 그 뺀질이에게 짐이 손수 만든 영양식을 먹이려고 하자, 거부 반응을 보이더니 그 기계의 약점부위를 알려줬으니까. 그래서 너무 고마운 나머지 전부 먹였다.”

 

마왕님이 말씀하시는 영양식이면...다크 메터잖아요?

레이비스 씨는 살아 있으려나?

 

그래서 약점부위가 어디인데요?”

 

그것들의 약점은 형체를 전부 소멸시켜버리면 끝이다.”

 

그건 약점이 아니잖아!

하지만 레시아 같은 경우에는 위압을 퍼트리기만 해도, 모든 생명체가 벌벌 떨어야 할 정도니까, 레시아가 내 힘을 쪼끔만 맛 보거라!”라고 마법을 쓴다면, 그 기계식 골렘들의 소멸은 눈깜짝할 사이에 일어나지 않을까?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그런데 이 곳은 대체 어느 쪽으로 가야 출구가 나오지?

 

주인. 왼쪽이다.”

 

그런데 그 왼쪽은 막혀있...”

 

-콰앙!

 

자 이제 뚫렸다. 달리도록.”

 

그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부수고 다니지 말자고요...?”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라는 듯이 한쪽 벽을 무자비하게 파괴한 후에도, 아직까지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를 만나지 못했으며, 아마 루나도 따라왔으리라 생각했다. 레시아는 내 품 안에서 입을 열었다. 달리는 와중에는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최근에는 이런 일도 어느새 가능해졌으니 불평은 하지 말자.

 

아까 그 루나링의 숨겨진 아이 같은 녀석들은 뭔가? 짐이 보기에는 유전인자까지 거의 99%정도 일치했는데?”

 

아마 달이라는 곳은 어쩌면, 고도의 기술을 가진 문명의 최후의 은신처일지도 몰라요. 아까 그 어린 달 토끼들과 루나가 상당히 닮았잖아요? 거기에 관리자라는 그 존재도 루나와 똑같아요.”

 

그럼 그 관리자는 아이돌인가?”

 

매드 사이언티스트요...아무튼 그 관리자는 알파라고 식별하는데, 알파 이외에 여러 식별명으로 분류하더라고요. 물론 맨 처음에는 알파가 혼자 있다가, 자신을 어떻게 복제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이돌만 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지도 몰라요.”

 

그나저나...연회에 다녀왔을 당시에 레시아는 어떻게 똑같이 생긴 달 토끼들 사이에서, 루나 플로니아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까? 이건 나중에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마법이나 마법공학으로 복제를 하는 것은 보았어도, 마법이 섞여있지 않는 이런 곳에서 복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가 있구나. 나중에 짐도 주인을 복제한다면 상당한 양의 마나 창고가...”

 

그런 이상한 생각 그만 하지죠!”

 

내가 달리는 도중에 레시아는 허공에 손을 집어 넣어서, 티르빙을 나에게 꺼내다 줬다. 티르빙은 내가 손에 집자마자, 붉은 빛을 발하며 입을 열었다.

 

어이 형씨! 위급한 일이 있으면 깨우라고 했잖아.”

 

애초에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깨우라고 하는 걸 보면 내가 자명종이냐? 그리고 위급한 일이 있으면 네가 스스로 일어나야지!”

 

여전히 뭔가 관계가 잘못된 것을 항상 느끼고 있지만, 티르빙은 유쾌한 소년의 목소리로 웃으며 다음 말을 했다.

 

알았어. 조만간 게임의 오픈베타가 끝나니까, 그때는 계속 있지 뭘.”

 

오픈베타?

이미 끝난 것 아니었나?

 

티르빙을 한 쌍의 단검을 만든 뒤에 앞에 가로막힌 장벽을 향해, 사심과 의혹이 티끌도 없는 마음으로, 허공에 휘두르자 티르빙이 거기에 반응하여, 붉은 검기를 쏘아 보냈다. 장벽을 종이를 가르듯이 갈라버린 이후에, 오른발로 힘차게 도약을 한 뒤에 벽을 향해 힘껏 걷어차자 벽은 파괴되었고, 다시 달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티르빙! 네 몸이 아니라고 날 그렇게 막 다르면 안 되거든?”

 

다 생각이 있고, 그걸 버틸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 거야. 게다가 최근에 형씨도 기사의 길을 가는 상급기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실력인걸?”

 

그래도 아까 그 벽을 발로 차는 것은 어떻게 됐다고 생각이 안 드는 건가? 오로지 흰색의 타일과 벽을 달린지 10분이 넘어가고 있는 사이에, 우연히 본 창문에는 루시피나 씨와 마리아가 골렘 하나씩 붙잡고 초 고열로 녹이는가 하면, 마리아는 검은 성배로 검은 물방울에 가둔 상태로, 나중에 물방울이 터지자 골렘의 형체가 사라졌다.

 

빨리 합류하려던 찰나에...

 

여기까지다.”

 

싸늘한 소리. 흰 백의를 걸치고 있는 루나 알파가 내 앞길을 막았던 것. 거기에 기계식 골렘 2개가 앞길까지 막는 것을 보면, 상당히 어처구니 없을 지경. 레시아가 내 품 안에서 나와, 골렘 둘을 날려버린 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확실히 루나링과는 닮았지만, 목소리나 분위기는 매우 다르군.”

 

그 행성에 있는 고양이는 말도 하고 마법을 쓸 줄 아는가? 그거 기묘한 사례로군.”

 

놀랐는지 아닌지 표정을 읽기 힘든 알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레시아는 더욱 고개를 들어 담담하게 말했다.

 

짐은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 불행하게도 마왕이다. 게다가 짐이 것에 손을 대려고 한 자는 가련하고도 처참하게 찢어버리는 것뿐. 하지만 그 전에 그 뒤에 있는 고철부터 해결해야 하려나...”

 

레시아의 말이 끝나자 마자 언제 위에 있었는지, 천장을 뚫고 내려오는 골렘들. 그 잔해들 때문에 레시아와 두 개체의 골렘, 그리고 나와 알파 이렇게 나뉘어졌다. 물론 레시아라서 걱정할 일은 없지만, 순식간에 고철이 튕겨나가는 소리와, 폭발음으로부터 전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렸다.

 

물론 내 앞에 있는 알파는 어떤 기량이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최초의 루나라는 말이 아직도 거슬릴 때. 알파는 내 앞에서 다시 말했다.

 

내가 달에 왔을 때는 이런 기계와 시설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백의 세월을 살아온 후에, 연구자료를 전부 읽은 이후에 나를 복제하기 시작했어. 그건 외롭고 쓸쓸하기 때문이 아니라, 노동력과 나로부터 다양한 가능성을 위해서지.”

 

천천히 알파는 백의를 집어 던지자, 기묘한 갑옷과 기계 팔, , 검 등. 여러 가지 기괴한 것들만 고르고 고른 듯. 나를 조준한 체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플로니아는 어딘가 달라. 오로지 그 개체는 호기심이 극도로 높았으니까. 그래서 내 정체를 알고 난 뒤에, 급하게 달에서 도망치듯 나갔으니까.”

 

알파는 잠깐 회상하는 듯 멍하니 있다가. 다시 고개를 흔들고 나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사설이 길었군...슬슬 시작할까? 루나 알파. 침입자 제거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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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도 곧 끝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