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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82

FNL-Phantasm 2016. 5. 4. 17:25

82

 

 

 

시간은 가끔씩 빨리 움직이고, 천천히 움직일 때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 시간이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는 자신이 행복하거나, 즐거운 시간 등. 긍정적인 시간에 대해서는 제발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고, 힘들거나 괴로울 때는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은 나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반동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는데,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은 아쉬움으로 남고,

힘들거나 괴로운 시간을 돌이켜보면 이야기로 사용할 수 있다.

당연히.

 

정신적 충격이 그렇게 심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그 이후로 내가 남은 시간에 그 곳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가에 대해서는, 그렇게 유쾌하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내가 직접 머릿속에 명령을 내려서 그 기록을 다 지우라고 했다.

사람이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신경 쓰면 지는 것이니까, 더 이상 묻지 말도록.

 

현재 내가 있는 장소는 잡화점 1. 그나마 평화롭게 차를 마시는 도중, 조용하던 이 장소에서 시끄럽게 변한 것은, 드디어 루인의 만족도가 가득한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카일 형! 드디어 제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루시피나 씨는 자신이 마법을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고 나에게 말을 했을 당시에, 2층에서 엘티노스가 쓴 마법입문서를 추천을 했더니, 단시간에 마나를 깨우치고 마법을 사용하는 기적을 보고야 말았다.

 

그 입문서에 나온 마법은 지식이나 마법을 따로 의식 한 곳에 저장할 수 있는, 편리한 마법인 기억저장마법과 간단히 자신 주변의 공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마법이다. 물론 공격마법은 전혀 없는 안전한 입문서인 만큼, 생활에 이용하면 정말로 득이 많이 되는 마법들이 실려있는 이 책은 실생활에 써먹기 좋은 마법 입문서라는 제목으로 겉은 파란표지로 이루어져있다.

 

엘티노스가 만약 살아있다면, 마법의 부흥기가 일어났을 텐데...

 

주변의 마나가 루인의 몸을 돌면서, 주변에 탁한 공기를 깨끗하게 환기 시켜줄 무렵. 이제 마지막 관문인 마왕과의 대결만 남았다.(별표가 된 걸로 따지자면...) 하지만, 상대는 가위바위보로 마계를 평정한 레시아를 상대로, 루인은 자신만의 계략이 있다고 하는 자신 만만한 표정을 보며, 이윽고 카운터에서 압도적인 분위기를 품고 있는 검은 고양이.

 

레시아에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천천히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갔다.

마치 지금의 모습은 이세계에서 건너온 용사가, 마지막 최종보스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이 느낌. 그리고 루인은 자신의 가방에서 뭔가 뒤적거리며 입을 열었다.

 

나 어둠의 방랑자가 본연의 힘을 개방하여, 무수한 물질이 다시 탄생시키는 창조의 궤에서 집어 들어올리는 단 하나의 유희! 나오너라! 얼티메이트 다크니스 트럼프 트라이얼!”

 

그거 그냥 트럼프카드...

그리고 가방은 언제부터 창조의 궤라는 설정이 붙은 거야?

 

그래서 트럼프 카드로 뭘 하자는 거야? 포커도 있고, 훌라도 있는데?”

 

루인은 나의 한정적인 생각이 가소롭다는 듯이 고개를 휘저으며 야래 야래라고 중얼거렸다.

 

트럼프로 그런 시시한 보드게임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무엇을?

 

어둠의 방랑자가 자신과 같은 속성을 가진 마왕과 상대할 때는, 태초부터 따르던 룰이 있으니, 그것은 위험하고 정신적으로도 강렬한 그것입니다!.”

 

그러자 레시아는 경악한 듯 고개를 쭉 빼며 루인에게 말했다.

 

설마 그것인가! 그저 이세계에서 온 단순한 애송이인 줄 알았더니, 정말로 영겁의 세월을 살아온 어둠의 방랑자가 될 수도 있겠군.”

 

그것이 뭔데요?

루시피나 씨는 옆에서 호들갑을 떨며, 내 옆에 꼭 붙어서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한 때, 전 마왕님도 기묘한 이세계인과 겨룬 적이 있었는데, 그 자도 저 카드 더미를 가져와서 도전했다고 해. 그때 전 마왕님도 그 자의 기량과 기술을 보며 경악을 할 정도인데, 그게 바로 그것이야.

 

그러니까 그것이 뭐냐고!

 

오랜만에 귀에서 울리는 불빛. 티르빙이 각성하며 바로 입을 열었던 것은 당연히...

 

맙소사. 내가 혈족 계승을 하기 전에 봤던, 그 전설의 그것인가? 마왕님 조심하세요! 저 인간 보기보다 평범한 자는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뭔데?

여전히 나만 모르고 과거에 마계에서 일어난 일을, 왜 이리 자세히 아는 걸까? 라고 생각할 무렵에 마리아는 자다가 일어난 듯, 자신의 방문에서 토끼마크가 있는 흰색 파자마를 입은 체, 트럼프 카드와 함께 레시아와 루인이 불꽃 튀는 기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지금 상황이 얼마나 긴박한 상황인지 알아 맞췄다.

 

뭔가...지금 설마 마왕님과 인간이 그것을 할 것이라고 보이는데!”

 

마리아도 경악...아니! 이정도 했으면 그만 그것에 대해 알려달라고! 대체 트럼프로 뭘 할 생각이야? 카드 마술 경합이라도 할 꺼야? 아니면 카드 날리기로 다트를 대처할 건가? 예전에 마계에서 그 트럼프 카드로 뭘 했는데, 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분위기를 깔아야 하나고요!

 

카일은 오늘이 처음 보는 것인가? 그렇다면 제대로 보는 것이 좋다.”

 

레시아는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입을 제차 열었다.

 

이것이 선대 마왕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이세계에서 침입한 인간과의 최후의 전투! 카드쌓기다!”

 

...

지금 내 짜증이 마그마처럼 끓어오르는 이유는 뭘까?

트럼프로 카드쌓기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트럼프 카드의 양이 루인이 꺼낸 카드 상자만 해도 30여개가 보였는데...

 

간다 마왕! 저장된 카드 성 이미지는 충분한가!”

 

이익! 이세계인 주제에!”

 

그렇게 마왕과 루인의 최후의 결전. 카드 성 쌓기는 시작이 되었다. 그나저나 이게 그렇게 위험한 거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 대륙에 메테오 떨어진다는 소리보다, 덜 위협적으로 들리는 건 내 착각뿐인가?

 

그러면 우승 상품인데...”

 

레시아는 뭔가 여흥을 더 돋궈줄 준비물을 생각하는 듯. 상품이란 말을 거론 하고 있었다. 그야 물론 상품으로는 내가 2층이나 3층 물품 중에서, 그나마 안전한 것을 골라서 주면 상관없다.

 

그리고 라운드 걸이 필요하다.”

 

이게 무슨 이종격투기장이에요? 카드쌓기 하는데 라운드 걸이 왜 필요해요?

 

그럼 카일. 여장하도록.”

 

그럼 카일. 여장하도록. 이 아니잖아요? 대체 저를 뭐로 보시는 겁니까?”

 

라운드 걸.”

 

아니! 이 커다란 검은색 실 뭉치 같은 고양이가! 애초에 라운드 걸은 여자가 하는 거고, 카드쌓기 시합에서 라운드 걸은 필요 없어요!”

 

하지만 그대가 아니면 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무슨 카드쌓기를 하는데 흥이 필요해요!”

 

강인한 정신력과 집중력이 필요할 뿐이지!

루인은 내가 레시아에게 따지고 있을 때, 능청거리며 나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카일 형이 여장을 한 모습을 하도 봐서 그런가? 그냥 카일 형도 TS빔 맞고 여자가 되는 것이?”

 

그 전에 사신에게 보내줄까? 나무로 된 노 맞고 다시 돌아올래?”

 

그나저나 뒤에 뭔가 따끔한 기분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보니,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가 손에 이상한 옷을 들고 나에게 접근 하다가 눈이 마주치자 멈췄다.

 

“...지금 뭐해요?”

 

뒤를 돌아 볼 때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고 말해야 하지 않는가? 첩은 카일에게 실망했다.”

 

그거 죄송하네요. 그럼 다시...”

 

나는 다시 뒤를 돌아서...

 

가 아니라! 무슨 무궁화 꽃이 피긴 피어요! 애초에 손에 들린 그 옷들 뭐에요!”

 

라운드 걸이야. 신랑.”

 

그 복장은 또 어디서 구한 거야!!!”

 

오늘따라 목이 아프다.

소리를 많이 쳐서 그런 걸까?

 

***

 

오후 6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보며 슬슬 잡화점을 운영할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지금 카드쌓기를 레시아와 루인이 엄청난 집중력으로 발휘하며 하고 있었다. 마침 릴리스도 찾아와서 어머나 이런 진귀한 구경이...”라고 중얼거리며 내 옆에 기대어 앉았...

 

홀로그램이 아냐!”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치며 릴리스를 밀쳐버렸고, 그 여파로 두 사람의 카드성 또한 무너져버렸다.

 

주인!”

 

아 진짜 형!”

 

...

뭔가 엄청나게 무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나는 사과를 할 수 밖에...

 

정말 귀엽다니까. 자기? 내가 언제까지 홀로그램으로만 이곳에 올 거라고 생각했어?”

 

내 볼을 쿡쿡 찌르는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겨우 누르며, 이번엔 대체 무슨 일로 왔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릴리스가 이 잡화점에 온 목적은...

 

그야 오늘 입욕제가 다 떨어져버려서, 입욕제가 있는 잡화점에도 들릴 겸. 남은 2시간동안 노닥거리려고 왔지. 그나저나 마왕님과 저기 맛있...아니, 멋있어 보이는 꼬마는?”

 

“‘하나 차이로 상당히 심각하게 위험하니까, 제발 제대로 말하는 연습이나 하시죠. 저 녀석은 이세계인이에요. 물론 지금은 업적을 위해서 마왕을 꺾기 위해 5단 카드쌓기를 하고 있는데...지금 둘 다 1단도 완공을 하지 못해서, 이렇게 신경이 날카롭게 변한 거죠.”

 

흐응...그렇구나. 그나저나 자기야.”

 

릴리스가 내 쪽으로 더 밀착하기 시작했다. 물론 시선은 염력으로 하나하나 세밀하게 컨트롤하고 있는 레시아를 살짝 본 뒤에, 일부러 도발하려는 듯이 말했다.

 

우리 자기...100일날은 뭐할까? 분명 마왕님은 100일이 되도 아무것도 안 해줬지만, 나라면 뭐든지 다 해줄 수 있는데에?”

 

릴리스! 이 녀석! 내 마나창고에게 손 때거ㄹ..

 

-촤라라라라락!

 

겨우겨우 새운 1단이 다시 무너지는 찰나에, 레시아는 거대한 살기를 내뿜어 릴리스를 위협했다. 릴리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미있듯이 키득거리며, 다시 한층 더 짙은 도발을 했다.

 

어머나~ 자기야. 나 너무 무서운 거 있지?”

 

그렇다고 너무 붙지 마시죠. 루시피나 씨와 마리아도 지금 살기를 내뿜어서, 잡화점 내부가 흔들리기 시작하니...

 

당장 떨어져! 이 도둑 고양이!”

 

결국 루시피나 씨의 마법이 나에게 직ㄱ...

 

카악!”

 

독백을 하는 와중에 내가 정신을 못 차리고 맞아버렸다. 머리에 제대로 맞아버린 나는 흔들리는 의식 속에서도 곧바로 쓰러지지 않고,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세워서 떠나가려는 내 정신을 붙잡기 시작했고, 릴리스와 루시피나 씨는 다시 3층까지 올라간 이후에 사키엘의 문이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시 10분쯤 지나서 루시피나 씨는 릴리스를 내쫓은 듯 씩씩거리고 있었고...

 

릴리스는 언제 다시 돌아왔는지, 내 옆에 있었다...

공포영화인가? 그보다 언제 돌아온거지?

 

선대 마왕님도 예전에는 1단도 쌓지 못하고 이세계인에게 패배를 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흑역사가 반복이 되려나?”

 

선대 마왕도 카드는 잘 쌓지 못했구나.

물론 지금 루인도 똑 같은 상황이지만, 그나마 루인은 3층을 쌓기 시작하면서 선점을 취하고 있었다. 물론...

 

에취!”

 

레시아가 고의적으로 날려버리기 전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미안하다. 지금 막 감기가 걸려서.”

 

그런 거짓말은 원숭이도 속지 않는다고...”

 

하지만 루인의 반응은...

 

이 비열한 마왕! 감히 나의 오벨리스크를 무너뜨리다니! 하지만 그쪽의 마왕성은 무사할까!”

 

루인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바다 빛의 마나가 세차게 움직인 것으로 보아, 환기마법에 출력을 높여서 바람을 일으켰다. 레시아가 2층까지 쌓은 카드는 모조리 날아갔다고...

서로 너무 치사하잖아?

그 전에 이 바보 같은 경기는 언제 끝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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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픈을 못 했데요.

이번주 까지는 정상적으로 쓸 수 있겠네요.

그나저나 잡화점 이야기 언제 완결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