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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73

FNL-Phantasm 2016. 4. 25. 17:59

73

 

 

 

잡화점 1

그리고 저녁 7 30.

내가 눈을 뜨며, 주변을 바라봤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나는 조용히 숨만 쉬며, 자고 있었던 것. 배에 묵직한 기분이 들어 이불을 들추자, 레시아가 내 배에 올라가 있는 체, 잠을 자고 있었다.

 

레시아. 일어나요.”

 

레시아는 붉은 두 눈이 떠지면서, 나를 멀뚱멀뚱 보았고, 그 이후에 나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눈을 마주치며 입을 열었다.

 

주인? 어떻게 꿈의 미로 속에서 탈출할 수 있지? 거기에는 릴리스가 허락하지 않으면, 영원히 빠져나가지 못하는 곳이거늘...”

 

나는 레시아에게 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그러자 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군. 애초에 꿈의 세계는 의지가 함께하는 곳. 자신이 굳건한 마음으로 믿기만 해도, 그것이 진짜로 이루어지는 세계라고 파악한 것은 잘 했다. 그나저나 애초에 그 장소를 부수면 될 것을...어째서 엘티노스를 소환한 건가?”

 

마치...세계를 부수고 남을 듯한, 묵직한 마나의 양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너무 무거워서 조금이라도 정신을 흩트리면, 폭주하여 폭발하고 모든 세계에 대 재앙으로 남을 법한 그 마나는...엘티노스를 부르기 위해 사용한 것.

 

그럼 어째서 꿈의 미로를 부수지 않았는가?

그 답은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가?

 

꿈의 미로를 부수면,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잖아요? 그런 위험한 게임은 저도 사양한다고요? 꿈의 미로는 기묘하긴 해도, 꿈의 세계의 일부 중 하나에요. 비록 릴리스가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부순다면,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결론이 도달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추측을 한 것 중, 하나가 의식의 소멸이에요. 아니면 최소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고, 영원히 거기서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무자비한 도박을 하는 것 보단, 한 순간에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했어요.”

 

거기서 찾은 해답이, 무의식을 담당하던 엘티노스라고...?”

 

엘티노스는 직급만 무의식을 관장하는 하급 신이지만, 무의식을 다를 줄 알면, 의식을 다를 줄 알겠죠. 따라서 제 의식을 저에게 돌려 보내달라고 부탁을 한 거에요.”

 

만약에 꿈의 미로에서, 내 멋대로 꿈의 미로를 해체하거나, 부셔버리는 행위를 했다면,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물론 나 혼자 죽음을 맞이 하면 상관은 없지만, 애초에 어릿광대에게 호되게 당한 사건 이후로,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다른 생각을 하도록 자극을 한 것이다.

 

그나저나...”

 

루시피나 씨와 마리아는 어디에 있는 거지?

 

저기...남은 둘은 어디에 갔어요?”

 

그야. 카린의 장례식이다.”

 

그렇...

?

 

카린의 장례식이요? 그게 대체 무슨 소리에요? 애초에 그건 여장을 한 전데요?”

 

그러자 레시아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럼 그대는 화형에 당하고 싶은가?”

 

그건 아니지만...그나저나 누가 이런 괴상한 아이디어를 짠 거에요?”

 

그리고 레시아는 잠깐 멈추다가, 다시 조용하게 똑똑히 입을 열었다.

 

루니아가 그렇게 선언했다. 카린은 꿈의 미로에 갇혀서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짐과의 계약을 한 것에 대한 부작용으로 죽었다고...애초에 주인과 같이 함께하던, 그 계집이 구출을 받고 난 이후에,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가, 맥박이 멈춘 것을 확인 한 이후에, 죽은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군. 물론 그 때는 짐이 몰래 그대를 가사상태로 빠뜨렸다.”

 

완전히 엉망진창으로 사람 하나를 보내놨군!

애초에 몽마찾기세트 한방 맞고 가사상태에 갈 뻔했는데!

이제는 그냥 가사상태로 만들어버리다니!

 

그럼 카린의 시신은 어떻게 한 거에요?”

 

그러자 레시아는 당당하게 고양이 얼굴을 들며 말했다.

 

짐은 그 잘난 마왕이다. 애초에 환영으로 카린의 시신을 만들 수 있었고, 거기에 루니아 또한 짐의 말에 맞춰준 것이, 더욱 수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루니아를 제외한 남은 기사단원들에게 최면을 걸어, 그 사실을 믿게 하는 일 따위는 짐에게 있어서는 식은 죽 먹는 것보다, 더 쉬운 작업 중에 하나다. 괜히 짐이 주인의 마나를 사용하여, 육포나 아공간에 저장하는 그런 비효율적인 마왕이 아니다.”

 

“...뭐 지금에 와서, 레시아가 얼마나 사기성이 짙은 존재인지 실감하게 해줬군요. 그보다 육포를 저장하려고, 시공간마법을 이용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비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만!”

 

애초에 그런 고차원 마법으로 육포나 저장하지 말라고...

 

아무튼 지금은 루시피나와 마리아가 주인을 대신해서, 카린의 장례식에 참여를 했다. 그들은 최근에, 마왕성에 있는 업무를 대신 처리하고, 주인에게 붙어 있기 위해, 돌아왔지만, 짐이 장례식을 보내버렸다. 잘했지 않았는가?”

 

...

레시아?

그건 칭찬해달라는 거에요?

 

레시아. 그건 잘한 게 아닌...”

 

나는 태클을 걸려고 하는 순간에, 어둠이 레시아의 몸을 감싼 이후에,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어린 소녀로 변했다. 고양이 때보다 더욱 무거운 무게를 느끼며, 순식간에 머리 속에 비어지는 기분과 함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에 대해 혼란이 왔을 때쯤. 연한 보라 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는 이리 말했다.

 

주인은...그 누구에게도 주지 않는다. 오직 짐만이 소유할 수 있으며, 오직 앞으로의 삶을 짐의 곁에서 있거라. 이것은 주인과 짐의 비밀이다.”

 

레시아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붉은 눈이 나의 눈과 지근거리에 다가올 때는 이미...

내 입술에는 따듯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시간이 정지하듯 그리고 내 머리 속을 혼란과 뜨겁게 가열되는 얼굴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입을 때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그리고 레시아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 상태로 얼마 못 있겠군. 곧 있으면 정신이 붕괴될 테니까.”

 

지금 내 동공은 진도 8.0으로 흔들리고 있을까?

 

...웃기고 있네! 지금 레시아가 나에게 했던 돌발행동 때문에, 정신이 붕괴될 지경이거든요!”

 

다시 검은 고양이로 돌아간 레시아는 자신의 앞발을 핥는 중에, 나는 드디어 사태를 파악하고 태클을 걸었고, 레시아는 그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주인. 얼굴이 빨갛다.”

 

누구 때문인데!”

 

애초에 주인을 노리는 자가 너무 많으니, 짐이 먼저 찜을 해놓는 것이니까.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신경 쓰이거든요!”

 

애초에 지금 내가 뭘 당했지?

지금 내 첫 키스가 날아간 건가?

 

주인이 보기 드물게 텐션이 높아졌군. 그렇게 짐의 입맞춤이 좋은 건가?”

 

레시아의 도발에 나는 이성의 끈이 끊어졌고, 그 이후에 레시아를 잡아서 찬물 욕조에 집어넣고, 고문하는 계획을 세운 뒤에 일어섰다.

 

“...이 놈의 고양이를 그냥! 당장 이리와!”

 

하지만 마왕은 마왕인가?

레시아를 잡으려고 1층부터 3층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도, 잡히기는커녕 스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기진맥진하여 계단에서 넘어진 후에, 3층부터 1층까지 굴러서 내려가야 했다.

 

***

 

새벽 0 00 00.

오늘과 미래의 경계를 어제와 오늘로 바꿔주는 시간대.

여전히 잡화점에서는 손님도 없이, 루시피나와 마리아가 자신들의 일이 너무 힘들었다며, 내 옆에서 달라붙어서 머리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고 있을 때. 레시아는 카운터 위에서 의기양양하게 가만히 있었다.

 

그나저나 오늘따라 마왕님께서 기분이 많이 좋아 보이시는데?”

 

마리아가 레시아의 알 수 없는 행복 분위기를 파악하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루시피나 씨도 거기에 동의 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대체 무슨 일인지 알려달라고 해도, 레시아는 그런 일이 있었다.”라는 말과 함께, 레시아에게서 마치 후광이 비추듯 착각이 들었다.

 

그야 당연히...

 

우리 자기에게 첫 키스를 뺐었으니까. 마왕님이 저렇게 좋아 보이는 거지.”

 

...?

천장을 올려다보니, 릴리스가 우리를 내려다 보았다.

 

아이 깜짝이야! 이게 뭐야!”

 

내 입에서 위의 단어가 튀어나왔고, 릴리스가 아까 했던 소리에, 루시피나 씨와 마리아가 자극을 받은 듯. 엄청난 살기로 레시아를 보고 있었다.

 

호오? 그래서 마왕님은 했다 이거죠?”

 

마리아가 느닷없이 검은 성배를 소환하기 시작했고, 루시피나 씨는...

 

헤에? 그래서 혼자만 앞서 나가겠다?”

 

그러면서 양손에는 거대한 화염구가 만들어졌다. 레시아는 식은 땀을 흘리며 위에 있던 릴리스를 노려봤고, 릴리스는 고소하다는 듯이 매력적으로 웃었다. 그리고 레시아는 바로 2층을 넘어 3층으로 뛰어가, 사키엘의 문을 사용하는 소리가 들렸고, 루시피나 씨와 마리아까지 모두 사키엘의 문을 통해서 사라진 듯 3층은 조용했다.

 

그래서 자기는 마왕님과 찌이인한! 첫 키스 좋았어?”

 

시끄러워요. 그보다 릴리스는 언제부터 그 위에 있었던 거에요?”

 

아까 자기가 엘티노스를 소환하고 난 뒤에, 엘티노스와 잠깐 대화를 했거든. 이곳 잡화점에서 2층에 있는 침대 알지?”

 

분명 잡화점 규칙에 나와있는 내용 중에, 2번 항목이다. 그 붉은 색으로 이루어진 4인용 큰 침대를 말하는 것.

 

그 침대는 사실, 나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사용되는 침대야. 곧바로 마계에서 내가 거주하고 있는 침실로 순간이동이 되는 것이지.”

 

그래서 지금 그 모습은...?”

 

확실히 여기는 실체화를 할 수가 없네. 대결계의 힘도 참 대단해. 다만, 이렇게 홀로그램으로 모습을 보여주는 건 가능한 모양이야. 이렇게 감시하는 것도 가능하고...아까 저녁에 있던 일도 다 봤다고? 마왕님도 그렇게 소녀같이 다가가서는...”

 

그만! 조용히!”

 

...

정말 다 봤나 보네...

그 침대 태울까?

 

그래도 아직. 자기를 포기한 것은 아냐.”

 

아직까지 할 말이 남은 듯. 릴리스는 지상으로 내려오며 카운터 앞까지 왔다.

 

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

 

아직. 자기는 동정이잖아!”

 

말이라도 곱게 할 것이지...완전히 난리도 아니군...”

 

조만간 2층에 있는 침대를 전부 해체시켜서, 이번 겨울에 장작으로 쓰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릴리스! 이 녀석! 어디 있느냐!

-마왕님! 멈춰요! 첩보다 먼저 앞지른 마왕님을 때려야 마음이 풀리니까요!

-신랑의 첫 키스를 강탈하다니! 어떻게 그런 부러운...! 아니 못된 짓을! 멈추라고요!

 

릴리스는 잠시 뒤를 돌아봐 거울을 봤다.

아니 정확히는 릴리스는 자신의 침실에서 문을 보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야 당연히...문 밖에서 난리가 났으니 그렇지.

 

이런...벌써 마왕님이 이 곳까지 도착했나 보네...그럼 자기! 나중에 봐!”

 

그리고 릴리스가 윙크하는 것과 동시에 서서히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묵직한 침묵이 내려진 잡화점에는, 오랜만에 정신과 육체의 평화를 얻은 듯이 고요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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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누구 하나가 카일의 손만 잡아도, 시기와 분노로 세상이 망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