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66 [Refresh]
66
밤 10시.
잡화점 1층.
결과적으로 룸메이트는 저녁 8시만 되면, 신데렐라처럼 사라지는 존재가 되어버린 나는 드디어 여장에서 해방되어, 카운터에 일어서서 한 참을 멍 때리고 있는 와중에, 손님을 알리는 종이 사방으로 울렸다.
“안녕하신가. 오랜만이네.”
오늘도 백마를 탄 왕자처럼 진짜 말을 타고 잡화점 안에 들어온...
아니 백마는 대체 왜 타고 들어온 거야? 그보다 말을 타고 들어올 문의 높이가 안 될 텐데? 어떻게 타고 들어온 거야?
“오랜만이네요. 웨인즈 씨. 그보다 말은 대체 왜?”
“제니퍼가 들어가보고 싶다고 해서, 그냥 같이 들어가자고 했지.”
말에 이름도 있구나...
그래도 기수는 자신과 함께 타고 다니는 말에, 이름이나 애칭을 붙여서 친밀감을 높인다고 하니까. 그런데 사람도 꺼리는 잡화점을 왜 말이 같이 들어가보고 싶다고 하지?
“물론 말이 말도 안 되는 말을 나에게 말했지만, 그래도 말은 말을 못해도 나는 말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
“...그거 웃음포인트가 어디죠? 오히려 혼란스러운데요?”
그보다 그런 말장난을 말 앞에서 말하면 말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제길 전염성이 있는 언어유희인가! 아무튼 이건 나중에 차분이 생각하기로 하고, 웨인즈 씨가 이곳에 찾아오는 이유는 그저 물품을 사러 오는 것일까? 아니면 용병의뢰소에서 맡아야 하는 일을 잡화점으로 대리고 와서, 안 그래도 내일 아침에 또 여장을 해야 하는 빌어먹을 의뢰에서, 또 다시 이중의뢰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이제 사람만 만나도 온갖 불안감에 시달려야 하는 내 입장에선, 그저 물품이나 사고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다.
“검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해서, 미스릴이 필요하거든, 혹시 이곳에 들어있는 것이라도 있나?”
“...미스릴은 꽤나 귀중한 광물이죠? 용병인 저도 알고 있어요.”
애초에 강철보다 단단한데, 가벼운 것이 미스릴의 특징인데, 은빛이 난다고 한다. 그보다 멀쩡한 대검 하나가 있는데, 왜 다른 검을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
“혹시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줄 건가요?”
“뭐...선물은 선물이지. 그래도 카일은 속상해 하지마.”
...?
내가 왜?
“느닷없이 질문인데, 제가 왜 거기서 속상해야 하는 타이밍이 나오는 거에요?”
“그야 카일은 츤데레니까.”
츤데레는 이미 다른 캐릭터가 포지션으로 잡아갔어. 나에게 앞으로 츤데레라고 하지 말던가...
“저는 태클을 거는 캐릭터로서, 한마디만 하자면 애초에 츤데레 캐릭터는 이미 다른 사람이 하고 있거든요?”
“애초에 캐릭터의 속성은 어쩌다 보니 재배치 되는 경우가 있네, 그래 여기 스테이터스를 알려주는 창에서도, 내 속성은...스테이터스...속성에서 보면 음...훈남, S속성? BL...? 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쓰여져 있군.”
마치 허공에서 특정한 손으로 뭔가 내리고 올리는 걸 반복했는데, 이게 무슨 가상현실도 아니고, 그보다. 그 훈남과 S속성과 BL이란 단어에서, 존재하면 안 되는 단어가 껴있지 않아요?
“덤으로 나는 성기사 레벨 81 공략파라네.”
“어디서 주워들은 설정 여기에 와서 쓰지 마시죠.”
“팀의 체력도 책임진다고?”
“전쟁을 만드는 세계관 것도 쓰지 마!”
아무튼 태클로 잠깐 내 정신을 수습해야 할 타이밍을 보고 있는 사이에, 웨인즈 씨는 내 뒤에 박혀있는 광석을 보고 눈이 커졌다.
“오. 미스릴이 여기에 있다니.”
“미스릴이요? 저건 그냥 코볼트들의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시전한 흔적들인데요?”
그러고 보면 실베스 씨도, 저걸 보면서 귀중한 광석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남은 광석들을 모두 가져와서, 웨인즈 씨에게 가져다 줬다. 물론 모두 미스릴 광석은 아니지만, 광석은 20개 정도 가져가더니, 말에다 싣고 웨인즈 씨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에요? 누구 검 하나 만들어준다는 것이?”
“애초에 검을 만들어줄 대상이 있으니까, 만들어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
확실히 여자에게 인가가 가장 많을 법한 사람이, 검을 만들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애초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른다. 그래도 선물은 선물인 셈. 받는 사람은 분명 검에 일가견이 있거나, 아니면 검사의 길을 꾸준히 노력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셈이겠지.
“뭐 그래도 유니크 스킬 중에, 이도류 스킬이 있었다면, 내가 쓰겠지만!”
“그 설정 그만 가져오라고! 아인크라드에서 평생 썩고 싶어!”
나중에 요정의 날개도 달고 오겠네.
그리고 레시아는 말과 같이 나가는 웨인즈 씨를 보며, 입을 열었던 것은...
“주인. 저자와 가까이 지내지 마라.”
“속성 때문에요?”
“그게 아니라, 저자와 가까이 지내면 신성력이 옮는다.”
“네?”
“짐의 말이 말 같지 않은가? 말을 했으면, 말을 알아들어야 다음 말을 할 것을 말을 해도 말을 못 알아 들으니 말을 할 수가 없다.
“레시아. 그거 재미있어요?”
그러자 레시아의 귀가 쫑긋 새워지더니,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무척이나.”
***
다음날이 되어서, 오늘만큼은 정말 아침의 해가 부셔지라고 생각까지 했을 정도로, 내 생각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한 가득 자리 잡게 되었다.(아침신문을 가져다 주는 아이니스와 또 말싸움이 붙어서 한층 더) 물론 아침 8시 30분에서 빌어먹을 여장을 끝낸 이후에(그 와중에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가 환호한 것도 무시한 뒤에) 사키엘의 문을 통해서, 레시아가 머리 위에 올라간 뒤에, 다시 107호실로 이동을 했다.
자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 없고, 나와 레시아는 멍하니 있었고, 10분 뒤에 메르티아가 들어와서 나는 상큼한 미소와 함께 “안녕!”이라 말했다. 그러자...
“오늘은 리베리티아 고원 북쪽에 있는 몬스터의 숲을 정찰을 갈 꺼야. 그러니까 따라오기나 해.”
깔끔하게 무시하고 자기 말만 다 했다고 한다.
그보다 리베리티아 북쪽에 있는 몬스터의 숲은 대륙 전체에서 가장 큰 몬스터 서식지다. 이 몬스터의 숲 하나 때문에, 프리트론에서 다른 대륙으로 건너기 위해 용병이 꼭 필요하여, 용병의뢰소에서 프리트론으로 화물 운송을 하거나, 프리트론에서 다른 대륙으로 화물 운송을 할 때. 의뢰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고 한다.
애초에 리베리티아 고원에서는 루니아 씨와 부단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앞에 서 있고, 그 앞에서는 오와 열을 맞추며, 하얀 제복을 입고 있는 기사단원들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나와 메르티아는 몬스터의 숲에서 가장 쉬운 코스로 들어가...
“메르티아와 카린은 중요한 임무를 주겠어요오.”
고 싶었는데 벌써부터 고생하게 생겼다니...
“메르티아와 카린은 남들보다 더 빨리 들어가서, 요충지를 확보해 주세요오. 물론 모든 기사단원의 임무는 요충지에서 확인을 할 거랍니다아.”
그러니까 남들보다 임무시간이 더 적은 것이 맞죠?
왜 나를 보고 사악하게 웃으면서 난이도를 올리나요?
“알겠습니다. 단장님.”
...그걸 또 흔쾌히 승낙을 하는 구나. 정말 똑 부러지는 성격이라니까.
아무튼 각자 맡은 임무와 지도, 비상식량, 구급상자 등. 여러 물품을 받은 뒤에 몬스터의 숲으로 각자 흩어졌다. 물론 메르티아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처음부터 뛰기 시작했고, 나도 마지못해 뛰기 시작했다.
애초에 몬스터 학살 기사단이라고 하길래, 훈련을 어떻게 하는 가에 대해, 생각을 좀 했는데 오늘 실전을 훈련처럼 하는 모습을 보며, 확실히 릴리 기사단은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몬스터의 숲 중앙에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과정 중에, 몬스터는커녕 ‘ㅁ’하나 보기 힘들었다.
[애초에 짐이 내쫓은 건 아니다. 뭔가 기분 나쁘게 조용한 것뿐이다.]
[아니 레시아 탓을 한 적은 없어요. 레시아는 서큐버스들도 못 알아 볼 정도로 뛰어난 변신마법을 하고 있는데요 뭘.]
[릴리스 이 녀석을 그냥...]
아...스위치를 잘 못 건들인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메르티아는 긴장한 상태로 요충지에서 천천히 걸어갔다. 확실히 몬스터의 숲이라면 뭔가 튀어나와서, 몬스터 볼로 잡아야 하는...아니 이건 곳의 이야기이고, 몬스터를 퇴치해야 하지만, 여전히 몬스터가 안 나오자, 나는 산책을 하건 등산을 하건, 평범하게 걸어가서, 메르티아를 앞질러 갔다.
“야! 카린! 먼저 죽으려고 작정했어!”
“왜 그래? 아무것도 없잖아?”
“몬스터가 매복했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때는 메르티아가 날 지켜주겠지.”
“버린다.”
그런 차가운 눈으로 그런 말하지 마...츤데레는 어디로 버린 거야...아무튼 이런 기묘한 상황에서, 내가 적절히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레시아를 통해 주변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레시아. 탐지마법을 부탁 드립니다.]
[그러니 부탁한다는 말은 뭔가...애초에 짐의 탐지마법은 너무 강력해서, 탐지에 걸리는 몬스터들이 죽어버린다.]
[그거 탐지마법이 아니잖아요?]
[너무 강력해서 태양을 부수고, 2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탐지를 하라 했더니 창조를 하지 말라고요!]
별 이상한 이유로 깔끔하게 거절당했으니, 이 일은 과연 어찌해야 할까? 어쨌든 요충지는 확보를 했고,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는 상황은 아직도 우거진 풀 숲이 많아, 뭔가 확인하기가 많이 힘들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이 목표지점까지 수색임무를 하기까지 메르티아와 나는 그저 멍하니 있어야 하는가?
“그나저나 그 고양이는 대체 뭐길래, 항상 머리에 올려놓고 다니는 거야?”
메르티아가 어지간히 심심했는지, 먼저 입을 열면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그야. 사역마니까.”
여장할 때만 이런 목소리 나오니까, 정말 내가 누군지 알 수가 없구나...아무튼 간단하게 말하자. 메르티아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네가 사역마 같은데? 애초에 저 고양이는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머리 위에서 멍하니 있을 뿐이잖아?”
“그야 사역마와 주인은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보다 레시아가 마왕님인 것으로 봐선, 어떻게 보면 내가 레시아보다 밑에 있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의외로 감이 좋구나...
“그나저나 항상 오전에 여기로 오는 거야?”
나는 아는 것이 없으니, 메르티아에게 이 실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했다.
“물론 몬스터에게 항상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번씩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몬스터들의 출몰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물론 나는 그런 동료들과는 손발이 맞지 않아서, 아예 혼자 다니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지금 생각해보면 네가 벌써 20명째네...”
그럼 최소 19명과 사이가 안 좋다는 소리인데?
약 1/3이 벌써 인생의 적으로 되어버린 거야?
“애초에 2인 1조로 구성되었는데도, 단 한 명과 손발이 맞지 않으니, 너도 날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하지?”
“글쎄? 난 애초에 혼자서 용병을 해와서...”
“뭐? 너 그 몸으로 용병을 했다고?!”
메르티아가 왜 놀랐는가 했더니, 나도 모르게 내 과거를 털었던 것이 그 원인이었다. 아무튼 쏟아진 물은 주워담을 수도 없고, 그냥 여러 가지 각색을 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물론 2년정도만, 게다가 용병으로 활동을 할 때도, 종종 대규모나 동료들이 있었던 기억도 있지만, 거기서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은, 물건이나 동물을 자주 찾다가 보니, 눈썰미가 높아져서, 함정을 파악하거나, 해체하는 그런 일들이거든, 그 이후에는 마법사들도 용병으로 들어가는 시대에 접어 들면서, 나는 필요가 없어지니까, 결과적으로는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해왔어. 전에 너를 제압한 것도, 거기서 배웠던 거고...”
물론 이 중에 각색한 것은 마법사들이 용병으로 들어왔다고, 내가 전혀 필요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때는 내가 B급 용병으로 활동했을 시기였고, 여전히 용병은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이 소모가 되는 사람들이니, 쓸모 없는 용병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해왔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혼자서 한 일은 밀매나 동물을 찾아주거나, 유적을 탐사하는 일뿐이다.
아무튼 내 이야기가 끝나자, 메르티아는 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너는 내가 만나본 룸메이트 중에서 참 별난 애야. 그런 연약한 몸으로 용병을 해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아. 그것도 혼자서 말이야. 애초에 그런 깨끗한 피부를 가지고, 남자든 여자든 반할 외모로 가졌으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다니...”
“세상에는 별난 사람이 한두 명은 아니잖아?”
루니아 씨가 그 대표적으로 별난 사람이지만...
-쿵...쿵...
땅의 진동과 공기의 진동
멀리서 들려오는 발 딛는 소리.
분명 이 소리는 작은 개체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상당히 큰 개체에서 나오는 소리다.
메르티아도 알아차린 듯. 순식간에 검을 뽑아 들어 경계를 했다.
“여기서 동쪽에서 소리가 나왔는데...동쪽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으려나?”
입을 열었을 때는 기묘한 포효가 몬스터의 숲에서 울려 퍼졌다.
-키에에에엑!
“...아무래도 뭔가 잘 못 걸린 것 같네.”
메르티아는 동쪽으로 가려는 듯, 몸을 움직였고. 나는 할 수 없이 언덕에서 깃발 하나를 가방에서 꺼내서, 꽂은 뒤에 메르티아를 따라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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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