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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60 [Refresh]

FNL-Phantasm 2016. 4. 12. 22:05

60

 

 

 

3일간의 숨바꼭질에 강제 참여하고 난 뒤에, 시간이 지나서 잡화점에 돌아온 뒤에, 나는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어릿광대가 날 항상 보고 있다는 말.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까?

 

애초에 단명의 저주까지 사용할 정도면, 대체 어느 직업의 길을 걸어야, 그 난리를 칠 수 있는 걸까? 그나저나 어릿광대는 정말 목적이 뭐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내 앞에 있는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를 떨어뜨릴 수 있을까...카운터에 세 명이 딱 달라붙어서 손님을 맞이하는 장면도, 정말 무서우리라 생각했다. 그나저나 더워 죽겠는데...

 

하아...신랑과 있으니까 포근하다. 온 세상이 핑크 빛으로 보여.”

 

저에게 2M라도 떨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올 테니, 제발 떨어져주시죠.”

 

루시피나 씨는 여전히 내 곁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카일. 첩과 그거 하자. 그거.”

 

안 해요!”

 

낑낑...”

 

그 손 치워요!”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는 순간, 한 순간에 장르가 바뀌거나, 장르 태그 옆에 뭔가 추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주변의 여성들은 왜 이리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는 걸까?

 

지금은 어릿광대 때문에, 골치가 아픈 이 시점에서...아직도...

 

-딸랑딸랑!

 

어서 오세요.... 베가프인가?”

 

이번엔 중앙 심볼에는 흰색의 날개가 그려진, 아우리스 교 연갈색의 사제복장으로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그나저나 두 사람은...뭐하고 있는 거야?”

 

여전히 내 양 옆에 흡족한 얼굴로 붙어있는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를 보며,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하기야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자신도 모르는 여자 둘이 친구 옆에 달라붙은 것을 보면, 그게 친구인지, 아니면 여자 낚는 어부인지 모를 것이다.

 

잠깐. 그럼 난 베가프 시점에서 보면, 어부와 같은 녀석이 되잖아?

애초에 내가 낚은 것이 아니라 아랑이 빙의가 된 탓인데...

 

[전부 내 탓이 아니다. 애초에 카일. 네 녀석의 동화가 너무 잘 되어서, 매료의 주술이 튀어나온 것뿐이다!]

 

[그럼 매료의 주술이라도 꺼주던가요!]

 

[그건 불가능함. /오프 기능 없음. 하지만 신앙 모으는 것에 효과적. 따라서 끌 필요 없음.]

 

[그건 또 누구 성대모사야!]

 

그건가? 우주에 떠돌아다니는 외계생명체?

자기가 먹고 으깨서 유전자를 융합하는 그 녀석인가?

 

그나저나 카일. 모습이 바뀐 것 같은데, 안에서 들려오는 것은 누구야?”

 

...안에서 들려오다니?

 

베가프? 지금 내 안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려?”

 

. 좀 성숙된 여성목소리인데?”

 

베가프는 안에 있는 아랑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계속 멍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대체 이게 또 무슨 일이?

 

아무래도 아우리스 여신님께 받은 축복의 영향이겠지. 그나저나 레시아는 어디에 있어?”

 

레시아는 너의 존재를 이미 눈치챘는지 증발하고 없어.

갑자기 아카링!”이란 단어를 외치고 사라지던데?

 

레시아는 아마 밖에 나갔겠지. 타이밍이 안 좋았네.”

 

베가프는 아쉽다는 얼굴로 있다가, 다시 관심을 내 안에 있는 아랑에게 돌렸다.

 

그나저나 안에 있는 사람은 누구야?”

 

아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구미호야. 지금은 봉인이 막 풀려서 자신이 많이 약화가 됐다고, 내 안에서 힘을 비축하고 나온다고 하더라고...”

 

애초에 구미호는 다른 지역에서는 몬스터로 분류되지 않을까? 괜찮은 거야?”

 

[멍청한 것! 나는 신령이다! 남자를 홀려서 간을 빼먹거나, 최면을 걸어서 어린아이를 삶아 먹도록 시키거나, 영혼의 구슬을 이용해서 남의 정기를 착취하는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너무 자세히 말하잖아요.

 

아무튼 들었지? 여우신령님이라 생각해.”

 

베가프는 아랑의 노기를 느끼고, 고개를 끄덕여서 수긍했다. 그리고 내 모습을 보면서 입을 열었던 말은...

 

저기 카일...안 불편해?”

 

“...아니. 상당히 불편해.”

 

양 옆에 달라붙은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를 보면서, 이내 한 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가 새벽에 이러고 잘 기세일지도...

 

...카일. 그러니까...아랑이 들어오면서, 매료의 주술인지 뭔지 때문에 생긴 일이지?”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예전에 봤던 소녀만화처럼, 여심을 녹이는 말이라던가, 다른 정신적인 것으로 충족을 시켜주면, 풀어주지 않을까?”

 

“...여심을 녹이는 말? 미쳤어? 내 모든 손가락과 발가락을 시공간 속에 집어넣으라고? 정말 생각은 하고 말을 하는 거야?”

 

지금의 너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데?”

 

...

지금 현재 내 머리 속에서는...

 

그래! 모두 여심을 녹이기 위해! 손발을 삭제시키는 멘트를 준비해!”

 

하지만! 거기에 대한 자료가 없습니다!”

 

뭐야! 그러면 어서 대충 아무거나 뽑아서 조립시켜!”

 

사령관님! 뇌 용량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제길! 벌써 불이 붙었잖아! 소화반! 소화반!”

 

아니 진짜 불이 붙은 건 아니지만, 그 정도로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애초에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여성과의 만남이 아예 없었으니까.

 

최근에는 왜 이렇게 많아진 걸까...

이것도 어릿광대 때문이라고 하면 될까?

 

아무튼 카일. 지금 이래서는 일 하기도 힘들잖아?”

 

나도 불편한 것도 있지만, 베가프도 아마 나를 보기에는 불편하겠지.

애초에 사제라는 직업은 결혼이란 생각을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 직업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애정행각을 보면 이를 갈고 있는 것도 사제라고 한다.

 

여태까지 내가 당해온 것 중에, 어떤 것이 있을까? 라고 생각할 때. 귀에 관련된 것을 생각했다. 그렇다고 물거나 핥는 것은 좀 아니고...잠깐 귀에 바람이나 불 생각으로, 루시피나 씨와 마리아의 귀에 .”하고 바람을 불었다.

 

“......”

“......”

 

둘 다 잠깐 동안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라는 듯이 갑자기 눈이 커지더니. 그 상태로 뒤로 넘어가서 기절해버렸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내 말이...”

 

아무튼 마리아와 루시피나 씨를 알뜰하고 기묘한 방법으로 재우고 나서, 허브티가 담긴 찻잔을 베가프에게 주고 나서, 슬슬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베가프. 어릿광대라고 알아?”

 

어릿광대? 비밀리에는 아는 사람은 다 알 거야. 그나저나 그게 왜?”

 

나는 허브티를 한 모금 마신 후에, 베가프에게 아르페 공주님에 대한 사실을 전부 말을 했다. 전에 있던 알프레이드 왕자의 사건과 반대가 되어버린 입장이지만, 그래도 베가프에게 말해두면 어떤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런 소망을 담아 말하자. 베가프의 표정은 곧 어둡게 변했다.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지금 시간대로 따지면 이틀도 안 남은 상황이잖아?”

 

어릿광대가 여자라는 정보 빼면, 터무니 없이 부족해. 게다가 지금 이 상태에서, 어릿광대라는 여자를 찾겠다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찾기는커녕 다른 인파로 찾기 힘들게 될 꺼야.”

 

매료의 주술이 다 끌고 모을 테니까.

 

늘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 걸리네...지금도 지켜보고 있을까?”

 

설마...애초에 이 잡화점의 대결계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라고...”

 

아직도 이 잡화점에 대해서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애초에 편지 내용 하나로 이렇게 퀴즈를 푸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카일 너라면 어디서 지켜볼 거라고 생각해?”

 

그야 창문이나, 거울이 있으니까. 거울로 본다면 반사를 통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거울을 쳐다봤으나, 여전히 자신이 반사한 것만 보여주는, 거울 안에서는 여전히 내부만 비쳐주고 있었다. 어릿광대도 그냥 튀어나와서 난동이라도 부리면, 빠르게 일을 끝낼 수라도 있지.

 

늘 지켜본다는 말은 애초에 무슨 말일까?”

 

나는 그 말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추측을 하고 있지만, 도무지 내 머리에선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은 체, 계속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이거 정말 소년탐정이라도 불러와야...아니 그러면 매 화마다 사람이 죽어서 안 되.

 

애초에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잖아...

 

늘 지켜보고 있다는 말은 딱히, 대상을 집어주지 않았잖아? 너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아. 사실상 어릿광대는 다른 곳에서도 늘 문제를 일으키고 다닌다면, 애초에 늘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는 뭘까?”

 

아직까지도 그걸 몰라서 내가 이러는 것 아냐...

 

내일은 그럼, 찾으러 나갈 꺼야? 지금 매료의 주술로 여성들을 매혹한다고 가정하에, 네가 움직이는 것은 분명히 벌꿀을 온 몸에 바르고 돌아다니다가, 벌집을 찾았는데 곰까지 튀어나와서, 너에게 뛰어오는 거라고?”

 

...곰은 왜 튀어나와?

곰은 뭔데?

 

애초에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어릿광대를 찾으러, 어디까지 갈 생각이야?”

 

애초에 행적도, 신상정보나 다른 세부적인 것도 아예 없으니, 내가 직접 나가서 찾는 것은 무리다. 숨바꼭질에서도 최악의 상황이라고 보면 되려나? 그러면 대체 나는 뭘 해야...

 

그런데 카일. 너는 왜 아르페 공주님을 구하려는 거야?”

 

그래야 스토리가 이어지거든...이라는 바보 같은 답은 하지 않았다.

삶은 항상 선택의 연속을 따른다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나는 아르페 공주를 구하거나, 아니면 죽게 놔두거나...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 애초에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과 연관이 될 때만 움직이는 최소한의 인간성만 있지만...

 

잠깐? 내 인간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모를 텐데, 어릿광대가 어떻게 아는 거지?

 

그래. 베가프...아무래도 늘 지켜보는 것은 사람이나 장소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았어. 가장 어처구니 없는 사실은 어릿광대는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거고...잡화점의 존재까지 알고 있는 녀석인데, 사람이나 장소에 관심이 가겠어?”

 

애초에 미치광이일지도 모르잖아?

박쥐남자와 싸우는 악당처럼...

 

아무튼 고마워. 네 덕에 하나는 풀었다.”

 

고맙긴. 그나저나 내 질문에는 대답을 해야지.”

 

...내가 아르페 공주님을 구하려는 이유...

 

그냥. 얼굴도 봤고, 이야기도 했으니까. 구해줘야지.”

 

베가프는 어처구니 없는 웃음으로, 나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하하! 너는 어떻게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건지.”

 

뭐가?”

 

터무니 없이 심플하고 간단한 대답을 하는 것 말이야.”

 

내가 옛날에도 정말 그랬었나? 라는 생각과 함께, 어린 시절과 용병을 다녔던 시절, 그리고 현재에 와서 나의 모습을 비교하고 있었고, 베가프는 자리에 일어나서,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가려는 듯. 잡화점의 문을 열었다.

 

그나저나...”

 

“...또 무슨 말이 남은 거야?”

 

베가프는 아직 할 말이 있다는 듯이, 잠깐 멈추고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 여우 귀. 한번 만져봐도 될까?”

 

나가!”

 

그렇게 베가프는 황급히 잡화점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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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