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롯 마법학원의 비서 -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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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로스 씨가 이곳에서 특별훈련으로 한다는 것은 수중호흡마법과 물속에서 전투를 할 때, 물의 저항을 최대한 줄여주는 마법을 알려주는 것이었고, 바다 속에 들어가서 수중호흡을 먼저 하기로 했다. 결국 나도 바닷물에 몸을 담가야 하지만, 옷을 그대로 입고 가는 것도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만, 유일하게 학원복장을 입고 온 나는 방수기능이 있다는 사실에 먼저 바닷물로 입수…정확히는 바다 속으로 잠수를 하기 시작했다.
수중호흡을 할 수 있다면 말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주변에 물고기와 산호를 둘러보며 바다 속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물의 저항은 공기의 저항보다 더욱 높기 때문에 움직임이 현저하게 둔화하게 되는데, 옷으로 물의 저항을 어느 정도 줄이려고 한다면 수영복을 입는 것이 편하다.
“아리엘? 정말 학원복장으로 괜찮겠어?”
“방수가 되니까 괜찮아. 그보다 너무 대담한 비키니네. 룬. 흑발과 흑안에 이제 흑색의 비키니라니. 흑진주라도 되고 싶다면 조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동화에서는 거기가 잠자리라고 하지만, 나는 솔직히 동화는 믿지 않는 걸? 그리고 아리엘의 수영복을 기대한 사람은 탈로스 씨 이외에도 2명정도 더 있는 것 같지만….”
“두 명이면 리첼하고 너?”
룬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여자는 항상 자신을 갈고 닦는 이유는 내장되어있는 질투심 때문이라고?”
“그거 너만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게다가 너는 대체 뭘 먹었길래 지금 나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성장속도를 띄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그건 아리엘의 키가 작아서 그런 거야. 그래도 비율을 따지고 들었을 때는 아리엘도 좋은 외형이라고? 괜찮아.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다만, 아리엘에게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존재하니까.”
“항상 늘 성장하는 것처럼 느껴져. 그 안에 있는 월식의 파편이 그렇게 성장을 시키는 걸까?”
물속에서 이야기를 물방울들이 계속 룬과 내 입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덤으로 카를로스의 능력이 봉쇄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있었지만, 지옥의 불은 물을 끼얹어도 꺼지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정말 특훈일까? 분명 뭔가 불길한데?”
고작 물에서 마법을 이용해 자유롭게 움직이고 숨을 쉰다는 그 자체는 특훈을 위한 준비일 뿐. 물속에 전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신기루의 병사가 물속에서도 내 주변에서 흐느적거리며 경계를 하고 있는 사이에, 탈로스 씨는 물속에서 소환수를 꺼내고 있을 무렵. 저번에 리첼에게 호되게 당한 거대한 어쩌면 크라켄이라고 말해야 좋을까?
“육지에서는 리첼에게 당했지만 바다 속이라면 찾기가 힘들겠네.”
“그럴 겁니다. 이곳은 바다 속이기 때문에 은근히 시야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지요. 먹물도 이곳에서는 제대로 퍼지기 때문에 리첼이 가장 싫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20분안에 찾아야 할 거에요. 정말로.”
크라켄은 소환하자마자 사방에 먹물을 뿌리고 사라졌고, 리첼은 곧바로 마탄을 사용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빗나간 듯“칫!”이라고 혀를 차기 시작했다.
“물속이라서 그런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아. 게다가 속도도 빨라졌어.”
완전히 물 만난 물고기. 실제로는 물을 만난 문어라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소리조차 방해되는 곳이 많아 귀까지 좋아야 하고, 당연히 주변에 있는 냄새는 맡을 수 없으니까, 결국 우리가 의지해야 할 것은 눈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어디에서 찾아야 하지. 이런 드넓은 곳에서?”
“엘리온 탐지해보니 어때?”
“여전히 수많은 해양생물들 때문에 탐지가 어렵다.”
엘리온의 탐지는 날카롭고 예민하지만, 그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면서 작은 동물들마저 모조리 탐지해버렸기 때문에, 엘리온 입장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
“엘리온은 조금 더 단순하게 해. 지금은 커다란 해양생물을 찾는 거니까. 사소한 플랑크톤까지 감지할 필요는 없어.”
“알았다. 리더.”
“리첼은 아까 어디로 갔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테니까. 카를로스와 같이 추격을 하고 룬은 내 옆에서 잠깐 작전회의를 해.”
“잠깐만! 왜 내가 리첼하고 같이 가야 하는 거야!”
카를로스는 물속에서도 불 같은 성질머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내 눈을 바라보고 나서 한숨만 깊게 쉬고 난 뒤에“그래. 알았다. 가면 될 거 아냐.”라고 말하고는 리첼을 끌고 갔다.
“그래서 진지함이 100%로 올라간 아리엘은 나와 무슨 회의를?”
“이 훈련을 해결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어. 하나는 우리가 이 바보같이 큰 문어를 찾기 위해 우리도 같은 소환수를 풀어서 추격하는 방법. 이미 내 주변에 있는 신기루의 병사들은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어. 하지만 그걸로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다음 걸 사용해야 한다는 거야.”
“설마 이 바다에서 전격마법을 사용하자는 바보 같은 말은 하지 않겠지? 게다가 탈로스 선생님의 소환수라면 그런 대비책은 세웠을 거라 생각하는데?”
“전기뱀장어가 할 일을 우리가 안 하지. 그러니까.”
주변에 있는 모든 해상동물들과 눈이 마주하며 나는 입을 열었다.
“크라켄을 찾아!”
물은 공기보다 소리를 더 잘 전달하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나의 눈과 마주친 물고기와 상어, 가오리 등. 모조리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도 칠성상어가 문어에게 있어선 거의 천적이니까, 저 상어를 쫓기만 하면 크라켄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겠지.
“저 상어들을 쫓아. 리첼과 엘리온도 이곳으로 집중시키고!”
“정말 어처구니 없지만, 지금은 이게 더 좋아 보이긴 하네!”
물의 저항을 최대한 제거했으니 물속에서도 달린다면 평상시처럼 뛸 수 있지만, 마나를 발에 모아 발바닥에 터트리는 것으로 좀 더 추친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물속에서 울리는 폭음은 머리를 울리고 있지만, 사소한 것을 무시하며 마침내 상어가 우글거리는 곳을 가리키며 신기루의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포획해!”
쏜살같이 달려들어 먹물과 모래가 바닷물 속을 휘젓고 있는 동안, 룬은 주변에 대결계를 만들어 다른 장소로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카를로스가 오른손에 지옥불을 품어 먹물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카를로스 3시 방향이다.”
“쓸 때 없이 감만 좋은 녀석!”
엘리온의 브리핑을 들은 카를로스가 허공에 주먹을 휘둘러 회전력을 품고, 곧 이어 발에 거대한 불길이 휘몰아치더니, 그대로 오른발로 돌려 차니 거대한 폭음과 함께 크라켄이 튀어나갔다.
“리첼!”
“두 번 놓치는 경우는 없어.”
리첼의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마탄이 크라켄의 크기에 맞춰서 그물을 형성한 뒤에, 그 커다란 몸체를 가두기 시작했다.
“탈로스 씨의 특훈은 이렇게 끝인가?”
그렇게 바다물 속에서 육지로 나와 밖에 있는 탈로스 씨가, 선탠을 하면서 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엘리온은 그 커다란 크라켄을 무슨 괴력으로 가볍게 드는지 모르겠지만, 탈로스 씨 머리 위로 던져버렸고 비명과 함께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탈로스 씨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짧은 시간인 것 같네요. 20분동안 찾아오라고는 했지만, 오히려 5분 안으로 찾아오게 된 점에 대해서 말이죠.”
“미스 아리엘. 이건 제 크라켄이 아닙니다만? 이 아이는 대체 어디서 가져오신 건가요?”
“네? 잠깐만요? 아무리 봐도 똑같이 생겼잖아요? 아니면 이 거대한 문어가 하나 더 있다고 말씀하고 싶은 거에요?”
“하지만 저와 소환에 필요한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요? 이건 대체 누구의 크라켄인지.”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한 것은 구름이 태양을 가리기 때문이 아니라, 거대한 비행생명체가 해를 가리고 거대한 하늘을 뒤덮었다.
“안 돼! 내 이쁜이가!”
절규하는 남성의 외침은 검은 로브로 자신의 모습을 가린 체, 깔려 있던 탈로스 씨를 붙잡아서 저 멀리 날리고는, 그 커다란 크라켄에게 찾아가서 어린아이를 달래듯 말을 걸고 있었다.
“괜찮아. 오빠가 왔잖니. 그래.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하다.”
“이건 대체 무슨?”
“설마 맹수 조련사의 크라켄인가요?”
탈로스 씨가 말을 걸자. 어마어마한 살기를 품은 남성이 으름장을 내기 시작했다.
“누가 우리 예쁜 베티의 피부에 이런 상처를 남긴 거야!”
“저기……그, 죄송해요. 크라켄이 하나가 더 있는 줄 몰랐어요. 특훈으로 탈로스 씨의 크라켄을 찾아와야 했는데, 얼떨결에 칠성상어들에게 휘말린 것 같아요.”
그러자 분노로 인해 거친 숨을 내쉬면서 다가오는 남자는, 하얀 가면을 쓰고 있는 상태로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살기가 나를 억누르며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잔뜩 긴장하던 있던 찰나에….
내 머리 위로 손이 올라오더니 언제 살기를 내뿜었냐는 듯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렇군요. 혹시나 우리 베티가 너무 놀라서 공격하거나 그런 흔적도 없으니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이름이 뭔가요?”
“아, 아리엘이요.”
“아아. 저의 여신인 카린 님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소녀로군요. 청순함과 신비로움으로 자신을 은밀하게 감추는 카린 님과는 달리, 이 아이는 어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매혹적인 모습이에요. 아. 저는 세간에는 맹수 조련사라고 합니다. 본래 이름은 여신님만 아시고 계시지만, 그래도 이렇게 또 다른 보물을 알아가니 마음이 들뜨게 되네요.”
카린 님? 설마 카일 씨를 이야기 하는 건가?
“다만, 어린 애들이 실수를 한 것이니 오늘은 이렇게 넘어가겠지만, 다음에는 하늘에 날고 있는 리바이어선과 해저 밑바닥에서 숨쉬고 있는 요르문간드가 가만두지 않을 거다. 알아들어?”
다시 살기가 올라간 목소리를 내지른 이유라면, 그 근처에 있던 카를로스가 적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
“너 같은 녀석이 뭐가 무섭다고? 애초에 당신 크라켄이 그쪽에 있는 게 잘못 아냐?”
“카를로스!”
맹수 조련사가 사라지는 것은 한 순간. 어느 사이에 카를로스 목 근처에 가시 하나가 박히기 시작하면서 쓰러진 것은 1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카를로스의 등 뒤에서 느닷없이 나타난 맹수 조련사는 천천히 중얼거리듯 탈로스 씨 앞에서 말했다.
“너는 학생들을 다스리지 못하는 점에서 이미 선생으로 실격이야. 알고 있나? 오히려 아리엘이라는 소녀가 선생 같아 보이는데? 그건 그 소녀가 마족이라서 그런 건가?”
“미스 아리엘에게 관심은 꺼주시죠. 그리고 저는 학생들을 당신이 맹수를 조련하듯 조련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통제를 하면 오히려 학생들의 발전을 망칠 뿐이니까요.”
“아무리 몸소 경험한 것을 교훈으로 삼으라는 것은 좋지만, 함부로 덤비면 단번에 죽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는 게 좋을 거야. 이 해독제를 줄 테니 거래하지 않겠어?”
“거래라뇨?”
“너의 별장인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지하 밑에서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그 아이를 내게 넘기면 저 바보 같은 녀석을 치료할 수 있는 해독제를 주지.”
탈로스 씨는 이를 굳게 다물고 맹수 조련사의 손 위에 있던 해독제를 가져간 다음, 쓰러진 카를로스에게 달려가고 있었고, 맹수 조련사는 자기집인 마냥 탈로스 씨의 별장 안에 성큼성큼 들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