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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58 [Refresh]

FNL-Phantasm 2016. 4. 10. 15:05

58

 

 

 

예전에 동화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히로인이 위기에 처했을 때, 히어로가 적당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내가 구해주겠소!”라던가, “더러운 악당! 여자에게서 손을 때라!”라던가, 아무튼 상당히 대중적이고, 정말 많은 전개 중 하나다.

 

물론 최근에는 남자 주인공을 구해주는 작품도 등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히로인이 강하고 제대로 된 생각이라도 하는 타입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예상 외로 다른 곳에서는 아무리 자신이 약해도, 사람을 구하는 그런 작품을 보고 난 뒤로,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사람을 구하는 것에는 강자가 약자는 구별하지 않고 구한다는 그런 규칙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자 카일! 거기서는 웃어야죠오!”

 

-찰칵! 찰칵!

 

...망할.

따라서. 사람을 사귈 때는 제대로 된 사람을 사귀자는 것이 오늘의 교훈이다. 물론 루시피나 씨는 오늘보다 더 찬란한 눈빛으로 내가 사진에 찍히는 것을 개인적으로 사진도 찍고, 뇌 속에 저장하려는 듯, 뭔가 천천히 곱씹으며 삼키듯, 느긋하게 그리고 눈에서 나를 때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아까 아침에 입은 옷을 입고 찍었다는 것, 그 충격과 공포의 바니보이라던가, 그 이상한 고양이 귀를 안 써도 된다고는 생각했는지, 루니아 씨는 그냥 촬영을 시작한 것.

카메라 플래쉬를 30여번을 받은 끝에 잠깐 휴식하자는 루니아 씨의 말을 듣고, 어서 이곳을 빠져나갈 궁리만 했다. 더 놀라운 것은 나에게 특제 수갑까지 채웠는데, 마나와 차단이 되면서 내가 애초에 마법을 못쓰도록 만든다고...

 

보통은 범죄를 일으키는 마법사에게 사용해야 할, 이 기묘한 물건은 내가 난리치고 탈출하는 것을 막겠다고, 일시적으로 이 수갑을 채워버린 것이다. 내가 마법을 사용할 자원인 마나와 끊어진 시점에서, 나는 그저 잘 뛰는 남자일 뿐. 하지만 빙의 된 것은 풀어지지도 않고, 매료의 주술은 여전히 계속 이유는 아마 신앙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애초에 마나와 신앙은 별개다. 마나는 자연적으로 분포 되는 것을 각 짜임세 맞게, 응용하여 발현을 하는 것이지. 신앙은 그런 규칙과는 전혀 다르다. 신앙의 힘은 곧 숭배믿음이다. 숭배를 함으로 자신의 신을 우대하고, 자신의 신을 믿음으로 그 신은 신도를 봐주고 은혜를 내려주는 것. 그리고 그 은혜는 신앙에서 나온다.]

 

[그럼 사람들이 많이 따르면 따를수록, 아랑은 힘이 강해진다는 소리죠?]

 

[그렇고 말고. 아까는 꽤나 우스꽝스러운 몰골로 있길래, 내가 빙의를 잘못 한 걸까? 라고 생각했으나, 지금 꽤나 만족할 정도로 성장을 했구나. 그나저나 짧은 시간에 이 정도로 신앙을 모이게 할 정도면, 우리는 천생연분이 아닌가?]

 

[그건 댁의 매료의 주술 때문이겠지!]

 

여전히 아랑은 나에게 빙의 하는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자신이 살아온 두 번째 천년기 동안, 처음 보는 막강한 양의 신앙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그저 지금의 신앙이 많아서 좋은 건지. 둘 중에서 대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을 무렵. 루니아 씨는 나에게 다가와서 흐뭇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어쩌다가 남이 보기에도 참으로 흐뭇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하셧나요오?”

 

누나가 흐뭇하라고 바람직한 모습이 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설명하자면 좀 긴데...”

 

그리고 우선 3층에서 청소하다가 벌어진 일부터, 지금 현재 여기에서 제발 나가게 해달라고 말까지 다 듣고 난 뒤에, 루니아 누나는 으음...”이란 단어와 함께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그 말은 즉. 지금의 카일이 기간한정 모습이란 거네요오?”

 

기간한정은 또 뭐에요. 당장 풀어나 달라고 내가 말했잖아요!”

 

그건 안 된답니다. 약속대로 손님이 오기로 해서요오.”

 

약속대로 손님이 오다니? 혹시 레이비스 씨가 말한 그 정신 나간 공주님이라도 되는 건가요? 만약에 내가 나가면, 마나캐논이라도 떨어 질려나?

 

[저기 아랑? 나 이곳에서 그만 나가고 싶은데. 도와주시죠?]

 

[...왜 그런가? 지금 신앙이 잘 모여서 좋은 상황에.]

 

[지금 신앙이 문제야! 내가 힘들어 죽겠는데! 지금 제 정신이 샤이닝 핑거를 날리고 싶어하는 충동을 꾹 눌러 참고, 여기에 있는 거라고요!]

 

여전히 나와 아랑은 의견 일치가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요염하고 성숙된 여성의 목소리가 내 머리를 울렸다.

 

[본래 신을 담은 몸은 그 정도의 관심이나, 숭배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째서 그대는 지금 자신이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그 흐름을 못 보는 건가!]

 

[이게 무슨 숭배와 관심이에요! 그냥 놀리는 거지!]

 

여전히 밖이나 안이나 정신이나 싸우고 있는 내 모습이 가뜩이나마 처량해 죽겠다. 물론 그 처량한 모습은 정면에 우연히 발견된 거울을 보며, 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정말 여기서 더 상황이 악화가 되는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루니아 단장! 아르페 공주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그래 여기에 있네.

상황악화.

 

오늘 촬영은 여기까지 하고, 어서 아르페 공주님께 바쳐야겠네요. 물론 3집 촬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랍이다아. 조만간 제가 또 잡화점을 찾아갈 테니, 깨끗하게 씻고 대기해주세요오.”

 

그러더니 루니아 씨가 내 뒤로 걸어와, 뒷목에 잠깐 충격이 가해지더니, 내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무리 내가 탈출을 할 가능성이 높아도 그렇지, 그렇다고 날 기절 시킬 이유는 없잖아!

 

정말 무자비한 자로군. 루니아라고 했던가...저 자를 이용하면, 나의 신앙은 더욱 더 올라가겠군. 그러면 나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천계로 올라가서, 하급 신으로 복귀하고, 상급 신으로 빨리 올라갈 수 있겠구나.”

 

그렇다고 내가 고생하는 것이 괜찮다는 것은 말도 안 되잖아요...”

 

어느 사이에 무의식공간이 보였기에, 그 앞에 있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아랑을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나는 얼마나 기절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불안을 느낄 때쯤. 아랑은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대는 엘티노스가 남긴 잡화점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자신이 가장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다는 것인가?”

 

고작 마나와 친한 것과 마나를 몸 속에 가득 수용할 수 있는 것만 뺀다면...제가 그나마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 사람 중 하나겠죠.”

 

하하...정말 어느 열도의 애니메이션들의 남자 주인공과 같은 설명이구나. 애초에 자신이 평범했다면, 애초에 이런 일도 겪지 않았을 테고, 이야기의 중심으로 되지 않았겠지. 애초에 사람들은 모두 평범하지 않다. 모두 특별하지. 예전에 나를 담았던 그 무녀도 가장 특별했다.”

 

확실히 알았던 것은...

아랑은 사람의 가치를 절대로 낮게 보거나, 쓸모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생각을 해보거라. 사람들은 자신이 눈을 뜨면, 그 세계가 비추어진다. 자기 자신은 아무리 평범하고,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태반일 지라도, 삶은 살아가는 자에게 있어선, 그 살아가는 사람 하나 하나가 주인공이고, 모두 특별하다는 것이지, 지금도 이야기 책의 첫 번째 장을 피고 있는 사람, 그리고 이야기 책을 덮고 있는 사람. 그 모두가 전부 소중한 것이다.”

 

그 모습을 아랑은 오랜 세월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건가요?”

 

나도 배운 것이다. 그 무녀에게 말이지.”

 

잠깐 동안의 침묵.

아마 아랑은 회상을 하는 듯이,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그걸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 있던 찰나. 아랑은 눈을 뜨고 말했다.

 

슬슬 일어날 시간이다. 그런데 대체 이 곳은 어디인지 잘 모르겠구나.”

 

일어날 시간.

내 시야가 다시 빛을 찾아서, 모든 사물을 다시 볼 수 있는 그 시간에, 우선 내 손목에 수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무렵, 기다란 연한 갈색으로 된 머리카락이 내 시야에 먼저 보였다. 그리고 멍하니 보고 있는 검은 눈동자. 우선 사람만 보고는 이곳이 대체 어디인지 모르니,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깨끗하게 인형이 정렬된 방.

혼자서 자기에는 너무 넓은 고가의 침대.

그리고 대체 여기가 몇 층인지 모를 정도로, 높은 층수의 방.

정말 말도 안 되는 추측을 해봤지만, 단 한가지 입을 열었다.

 

“...혹시. 아르페 공주님?”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는 소녀는 작고 하얀 손을 올려, 내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다가, 나에게 솟아난 여우 귀를 만지작거렸다. 그나저나 이제 귀는 그만 만졌으면 좋겠는데.

 

저기 공주님? 아까 레이비스 가문 저택에 마나캐논을 발사한다더니 만다더니 했던 비공정에 타고 계셨나요?”

 

많고 많은 질문 중에 왜 하필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까 거기서 봤던 박력이 있는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애초에 그렇게 정신 나간 성격이었다면, 나를 보자마자 호들갑을 떨었을 텐데...

 

정신 나가서 미안하네요.”

 

저 문에서 메이드 복을 입고 있었던, 트윈테일을 한 분홍색 머리를 가진 여성이, 그렇게 입을 열었다. 그보다 왜 이번엔 메이드가 내 독백을...

 

저는 아르페 공주님의 전속 메이드인 쇼콜라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당신의 이름을 카일이죠?”

 

새침한 목소리로 나에게 입을 열었던 메이드는 이름을 확인 하는 듯이 물었다.

 

제가 카일입니다만, 그나저나 그 마나캐논을 쏘겠다는 이야기는 쇼콜라 씨가?”

 

공주님의 마음을 잘 알고 있거든요.”

 

...쇼콜라의 말을 듣고는 아르페를 봤다. 아르페의 표정에서는 ‘?’라는 것이 현실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였다. 그보다 왜 이리 인형 같이 말은 없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건지 알 수 없다만...

 

아르페 공주님은 사고로 인해서, 무언증에 걸리셨어요. 어릴 때는 활발하셨던 분이었지만, 지금은 뭔가 호소를 하고 싶어해도, 말을 할 수가 없죠. 지금은 이 일은 왕국 안에서는 기밀이지만...”

 

마치 쇼콜라는 떠벌리면 죽는다.’라는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살기를 지우느라 애를 썼다.

 

그래도 아르페 공주님이 처음으로 원한 것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 잡지에서 나온 남자를 한 번이라도 만나보는 것이에요.”

 

나에게는 악몽으로도 나오는 백장미 2호집이, 아르페 공주님께는 어쩌다 보니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왜 다른 소녀만화처럼 다른 왕국의 왕자님이나, 다른 소설처럼 스승의 만남으로 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 바보 같은 바니보이가 찍혀있는 잡지 하나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 공주님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을까?

 

그나저나 지금 모습은 코스프레?”

 

코스프레가 아니라...지금은 사정이 좀 복잡해서요.”

 

뭐 지금은 잘 되었네요. 지금은 제가 일이 있어서 바쁘니, 아르페 공주님과 놀아주세요. 그나저나 한 시간에 몇 골드죠?”

 

...?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그러니까 보통 호스트 바에서는 개인적으로 지명을 하게 되면, 1시간에 1골드나 그런 것이 있잖아요.”

 

저는 호스트 바에서 일을 안 하거든요? 나는 잡화점에서 일을 한다고요!”

 

. 그럼 돈은 필요 없군요. 저야 말로 잘 됐네요. 몰래 왕국에 있는 금고까지 털기 싫었는데.”

 

잠깐. 당신 메이드 하기 전에 무슨 일을 한 거죠?”

 

그건 소녀들의 과거에요. 과거를 캐는 남자는 인기가 없지요.”

 

...

그럼 네가 다른 사람의 독백을 읽는 것은 괜찮고?

 

그리고는 쇼콜라는 정중하게 아르페에게 인사를 한 뒤에, 문을 조심스레 닫...

 

그나저나 공주님께, 불결한 행위라던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이 발각되면, 저 쇼콜라의 이름을 걸고, 7가지의 고문실을 끌고 다니면서, 차라리 죽여달라고 외치는 고문 정식 풀코스를 선사해드린 후에, 다시는 남자의 행실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드리죠.”

 

닫기 전에 무서운 표정으로, 위와 같은 내용을 말한 뒤에 닫았다.

 

...

이제 뭐하지? 나는 그냥 이대로 인형처럼 가만히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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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따라 많이 이동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