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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446

FNL-Phantasm 2017. 6. 2. 11:05

446

 

 

 

루니아 누나에게 요리가 가능하단 정보는 우선 비밀로 해야만 했다. 루니아 누나가 평정심을 유지하고 요리를 한다면 정상적인 요리가 나오지만, 문제는 루니아 누나가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그 자체는 뭔가 불안했다. 내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루니아 누나는 본 적이 없으니까. 게다가 문제점은 이 사실을 받아드린 루니아 누나가 곧바로 다른 요리를 하려고 하는 것. 잡화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말려야만 했다. 그런데 확실하게 말해서 말리는 것은 좀 무리였고, 결국 내 앞에는 무지개 빛의 결과물이 보여지고 말았는데...

 

요리대회는 나가지 마요.”

 

루니아 누나에게 딱 잘라서 말했다.

 

나갈거에요오.”

 

나가지 말라니까요!”

 

너무해애...”

 

요리대회에 나가서 긴장한 나머지 그 혼돈의 카오스를 보고 싶지 않았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섣부르게 행동을 하면 위험하기에 적극적으로 말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봐요오. 차기작도 잘 되잖아요오.”

 

레시아가 우주에서 날아다니고 있을 때, 뒤에서 그거 뿌려주면 제대로 냥캣이 되거든요?”

 

주인!”

 

여전히 무지개로 변해서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 음식이 있잖아요! 루시피나가 옆에서 어떻게 도와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건 외계인이 출몰할 법한 대재앙이라고요!”

 

한 순간의 기적을 만들어준 루시피나가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하면 루니아 누나가 정상적인 음식을 만들어서 내놓을 수 있었는지 알고 싶었지만,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

 

신랑...나의...쿨럭! 마지막은...언제나 우리가 가던...크욱! 꽃밭으로...끄윽...”

 

루시피나아아아아!!!”

 

루시피나는 차기작이라고 선보인 루니아 누나의 무지개 빛 치킨 샐러드를 먹고...사실상 루니아 누나가 억지로 먹였지만 어쨌든 유언을 남기고 있는 중이었다. 경련을 일으키고 눈의 초점이 서서히 풀리면서 결국 고개를 힘없이 떨어졌을 무렵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 기억에서는...루시피나와 꽃밭에 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혹시 드라고니스의 평원을 말하는 걸까?

 

생각을 해봐도 잘 모르겠으니 잡화점에 있는 엘릭서를 하나를 열어 입에 부어주면서 응급처치를 완료하고, 내가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루니아 누나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식은땀을 흘리며 양손 검지 손가락을 마주하고 돌리며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요리에는 애정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돼요오. 루시피나도 행복한 얼굴로 저의 요리를 먹고 자고 있잖아요오.”

 

그 요리로 영원히 재우고 싶은 거에요?”

 

아이 칼람바!”

 

시끄러워!”

 

조금이라도 감정이 들어나는 순간 무지개 빛으로 변모하는 요리를 보고 나서, 이번 일에 대해...솔직히 말해서 의뢰를 받은 적도 없으니까. 지금은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고 영원히 요리를 하지 않게 만드는 걸로 해야지.

 

아니면 루시피나가 옆에서 도와줄 때만 아주 조금 연습하는 걸로.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일이 벌어진다고는 하지만, 요리에 대해 진지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또한 정중히 생각해 본적은 내 생에 처음이라 생각한다. 다른 요리사들은 요리를 개발할 때. 재료의 선택과 조미료의 조합 그리고 조리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가지각색의 요리를 개발하면서도 이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가 있으니. 자신의 요리에 애정을 쏟아내도 무지개 빛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점.

 

어떻게 사람이 요리를 하면서 애정이 들어가지 않는 요리를 만들 수 있나요오? 그건 누나가 걷고 있는 요리사의 길에 어긋납니다아.”

 

요리사의 길이 아니라 독극물의 길이겠죠. 하멀 씨도 아까 말했잖아요. 가문이 역적으로 찍히기 싫으면 요리대회는 나가지 말라고.”

 

그래도 여자라면 한번쯤은 요리를 잘 하는 꿈을 꾸지 않나요오? 카일은 여자의 마음을 몰라서 탈이에요오!”

 

아니. 여자의 마음을 알기 전에 이미 여자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만? 게다가 그 상태로 흑심을 품고 접근한 사람도 루니아 누나잖아요?

 

마스터는 남성이라서 여성의 마음을 아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경우가 많은 것뿐입니다.”

 

하얀 올빼미가 정정하려고 날아와서 입을 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허공에 화살을 날린 듯한 허탈감이 잡화점 내부를 지나갈 무렵에, 루니아 누나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루니아 누나의 어린애 같은 고집을 꺾을 없어 협상도 불가능하다면.

 

루니아 누나. 우리 요리 쪽으로 말고 새로운 독을 탐방하거나, 아니면 그 무지개 빛 약을 만들어서 파는 건 어떨까요? 솔직히 루니아 누나의 그 약은 효과가 대단하잖아요. 물론 상처부위에 바르면 명계는 한번 다녀와야 하지만, 잘려나간 팔도 붙을 정도로 좋다면서요?”

 

약이요오?”

 

관심분야를 자연스럽게 돌리는 방법이

 

그래도 전 요리가 좋아요오...”

 

썩을!...아니 그러니까. 여기서 적절한 단어 선택이...

. 그렇지.

 

! 이런! 독백을 하기도 전에 요리가 좋다는 소리를 들어버려서 상당히 놀랬지만, 자연스럽게 관심분야를 돌리는 방법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사실상 실패라기보단 지금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뿐이지. 계속해서 내가 설득을 한다면 좋은 무지개 약을 파는 약사로 갈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말로 잘려나간 팔이 다시 붙을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확인을 해보도록 하자.

 

그런데 오늘은 기사단에서 일은 안 할건가요?”

 

할거에요오. 다만, 요리를 할 거면 제발 다른 곳에서 해달라고 해서...”

 

아무래도 릴리 기사단원들이 루니아 누나가 요리를 한다고 하자마자, 제발 자신들에게 음식을 먹이지 말라고 간청한 것 같다. 루시피나가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며 어라? 내가 왜 이곳에 누워있지?”라고 말하며 일어났고, 낮잠을 잘 시간을 놓친 나는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

 

저녁에 엘티노스 잡화점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공간을 열어서 조각상으로 된 엘티노스가 얼마나 커졌나 관찰하려고 봤을 땐. 이미 그 자리에는 없고 어디로 갔는지 모를 때였다. 노래 연습을 하기 위해서 다른 곳에 갔으리라고 생각을 했을 무렵. 잡화점에 손님이 오랜만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우리들의 염원을 이루어다오...”

 

여긴 소원을 들어주는 곳이 아니라 잡화점인데? 잠깐만? 너 입가에 그 무지개 빛은 뭐야?”

 

오크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다가오더니 내 옷을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입을 열었다.

 

, 마녀가 우리를 전부 이렇게...만들었다...그러니 제발! 그 마녀를 막아! 크우우욱!”

 

커다란 덩치를 가진 오크가 쓰러짐과 동시에 내가 밖을 나가봤을 땐, 수많은 오크가 잡화점 밖에서 쓰러지거나 의식을 제대로 못 차리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끔찍한 대참사가 나왔는지 알 수 없을 무렵. 검은 고양이인 레시아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건 루니아의 소행이로군. 돌아간 뒤에 요리를 계속 한 모양이지만, 어째서 오크들이 이런 야심한 밤에 습격을 맞은 건지 모르겠다.”

 

조만간 루시피나에게 어떻게 루니아 누나가 스스로 감정을 절제하도록 만들었는지 알아봐야겠네요. 우선 이 녀석들은 응급처치로 엘릭서를 사용하죠.”

 

엘릭서를 쓰기에는 너무 많은 수가 아닌가? 어차피 루니아의 요리를 먹고 응급처치로 엘릭서를 가하는 것은 정신을 빨리 회복하기 위함이다. 오크는 드래곤보다는 아니지만 자연 회복속도가 빠르니 6시간 뒤에는 알아서 일어날 거다.”

 

내가 그걸 먹고 얼마나 오래 잠들었더라.

적어도 하루가 바뀌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하지만 이 상태로 공간전이 시켜서 몬스터들의 숲으로 돌려보내면, 다른 몬스터에게 잡혀먹거나 난리 날 가능성이 높아요. 게다가 저는 아직도 배회할 지 모르는 루니아 누나를 찾아서 가야죠.”

 

마스터. 이런 밤에 루니아를 만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하얀 올빼미가 날아와서 충고를 했다.

 

하지만 시나. 저들이 나에게 부탁을 했어. 루니아 누나를 막아달라고.”

 

하지만 저는 마스터를 위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앞길을 막은 하얀 올빼미를 바라보며 생각을 다르게 해야 했다. 지금은 오크들을 몬스터들의 숲으로 보내버리고, 루니아 누나는 나중에 이곳으로 불러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이번엔 고블린 무리가 입가에 무지개 빛 무언가를 띄며 잡화점으로 힘없이 기어오고 있었다.

 

우리들을! 살려달...크엑!”

 

이건 대체 무슨 대재앙이냐...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 시나. 나를 막지 말아줘!”

 

하지만 마스터가 그 곳에서 저들과 똑같이 당할 수 있습니다!”

 

내 안전은 무시해! 지금은 한 녀석이라도 더 살려야...!”

 

-쿠우웅!

 

폭발하는 소리가 아니라 뭔가 거대한 게 이곳으로 추락했다. 레시아와 시나가 나와 함께 밖으로 나가 확인했을 무렵. 3개의 머리를 가진 삼두룡이 입가에 무지개 빛을 띄며 신음을 앓고 있었다.

 

, 인간이...최악의 독극물을...개발하다니...크윽!”

 

제길! 아지다하카마저! 지금 당장 막아야 한다고 내가 몇 번 말했어!”

 

역시 지금은 몬스터의 숲으로 찾아가서 루니아 누나를 막는 것이 옳았다. 그렇게 발 걸음을 옮겼을 때 몸이 무지개 빛으로 빛나는 보라색의 슬라임이 이곳으로 오호호!”하며 나타났다. 푸딩처럼 탄력 있는 점프로 나에게 다가가고 있을 때. 나는 심히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어라? 그리티스 씨? 아무렇지도 않아요?”

 

? 뭐가 말인가?”

 

무지개 빛으로 빛나고 있잖아요. 안에서...”

 

나는 폭식의 공작. 내가 먹는 것은 모든 것을 가리지 않지. 지금은 몬스터들의 숲에서 릴리 기사단장이 만든 요리를 처리한다고, 몇몇 단원들이 그곳에 단체로 버리고 있다네. 처음에는 신기해서 그걸 먹으려고 하던 모든 무리가, 지금은 기절하게 되어버려서 내가 직접 자네에게 요청을 하려고 했던 걸세. 그나저나 자네는 어디 외출 나갈 준비를 하는 건가?”

 

그야 당연히 몬스터들의 숲으로 가서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를 주기 위해서죠.”

 

그렇군. 나는 잠깐 마왕님과 이야기 할 것이 있어서 먼저 실례하겠네. 오호호!”

 

역시 마계공작. 그걸 먹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닐 수 있다니. 아무튼 잠깐 내가 자리를 비우며 시나와 같이 몬스터들의 숲으로 이동했을 때. 밤이라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야 하는 숲임에도 불구하고, 길바닥이 하얀 접시와 더불어 조심스럽게 놓여있는 무지개 빛의 음식물들이 별 대신 비춰지고 있었다.

 

대다수의 생명감지가 되고 있지만 대부분 의식을 잃은 상태입니다.”

 

얼마나 많은 식재료가 사용되었길래 이런 모습이 나오는 거냐.

 

시나. 빛으로 이 무지개 빛의 음식들을 다 지울 수 있겠어?”

 

소각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마스터의 몸을 잠시 빌려야 합니다.”

 

부탁해.”

 

시나가 내 몸을 빌려 몬스터들의 숲에 존재한, 모든 무지개 빛 독극물을 모조리 지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3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다시 어두워진 숲에는 공허한 바람소리만 내 귓가에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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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공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