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97
397
달까지 갈 수 있는 이유는 예전에 달에 납치되었기 때문이라고 간략하게 설명을 할 수 있는데, 그때 당시 납치를 당한 이유도 하멀 씨가 계획한 일부라고 말할 수 있다. 납치를 당한 이후에 나의 위치를 알아낸 잡화점의 멤버들이, 그 위로 올라와서 나를 구출하려고 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루나 알파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나는, 지금의 루나 플로니아에게 관리자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래. 그런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그래서 루나. 어째서 나만 이런 취급이야?”
다른 사람들은 다 멀쩡하게 일어섰지만, 왠지 모르게 기계식 골렘들이, 나만 바라보면서 포위를 하고 있는 상황에, 연분홍색 토끼귀가 움직이며 루나는 입을 열었다.
“제가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았어요. 주인님. 단지 주인님이 좋아서 그렇게 보고 있는 거에요!”
“아니. 내가 좋아서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고? 이건 내가 좋아서 바라보기보단 신기한 생물을 보는 그런 건데? 마치 어린 아이가 잠자리를 잡아서 날개를 찢거나 그런 장난을 치는 거. 이 녀석들은 기계라고는 하지만 분명히 말을 알아듣고, 인공지능으로 이루어진 감정이나 다른 판단을 할 거 아냐?”
같이 따라온 레시아와 시나는 무시하면서도, 나에게 이런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는 골렘으로 인해, 나도 덩달아 몸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양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카멜롯은 화창하게 비추고 있던데 우리 쪽만 어두운 영혼 3 고리의 도시 DLC를 하게 생겼잖아! 네가 데몬의 왕자를 한 대도 맞지 않고 처리할 수나 있어!”
루나는 순진한 연녹색의 눈동자가 나를 훑어보면서 입을 열었다.
“잡고 온 것 같지는 않은데요?”
“여기서는 데몬의 왕자가 나올 리 없잖아!”
사람이 화가 나면 행동이 서서히 상대에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수많은 기계식 촉수들이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저 안에 들어가는 약물을 맞으면 분명 신체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던데...
“이런, 무서워서 루나에게 뭐라 할 수도 없고...”
나는 섣부르게 루나의 귀를 잡아 늘린다거나 그런 난폭한 방법을 하지 않고, 차분하게 설득을 통한 사건 해결로 일단락 마무리를 짓고자 입을 열었다.
“지금 이렇게 태양의 빛을 가려버리면 밑에서는 다른 일을 못하게 돼. 그러니까 지금은 제대로 된 세상의 아침을 밝혀주자고?”
“아직 마감을 끝내지 못해서 억지로 이렇게 만든 거에요. 대략 2시간 정도면 주인님의 바램을 이루어드릴 테니, 이왕 이렇게 온 거 루나‘들’을 만나러 가실래요?”
“아니. 절대 안 돼. 난 어린 아이 싫...”
-쉬이잉!
내 뒤편에 문이 열리자마자 기계화 골렘 하나가 나를 구속하기 시작했다. 루나는 관리자카드를 들며 명령하기를...
“주인님을 루나들이 있는 방으로 데려다 줘.”
“야! 루나! 잠깐만 이것 좀 놔! 왜 내가 루나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거야. 주인님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예전에도 루나들이 주인님을 보고, 계속해서 보고 싶다고 그랬거든요. 언제 기회가 되면 보내준다고 했었는데 오늘 하루만 고생해주세요.”
“내가 무슨 보육원의 선생님이라도 되는 줄 알아? 나도 바쁜 몸이란 말이야! 달에서 계속 오래 머무를 수가 없어! 2시간 후에 끝날 거라면 나는 밑에서 내려가 자고 싶단 말이야! 어째서...큭!”
-치이이익!
뭔가 내 목을 뚫고 약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입이 멈춰버리고 몸이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몸의 감각이 모두 사라졌고 시각만이 남아있는 상황.
“대상이 시끄러워서 강제로 입을 닫게 했습니다. 관리자님.”
노이즈가 섞인 남성의 목소리로 보고를 하는 골렘.
그보다 너 말할 줄 알았던 거냐?
“주인님에게 거칠게 대하면 안 돼.”
이 녀석들 대체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어린 애가 시끄럽게 울면 이런 식으로 약물 투여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지금의 주인님 모습은 상당히 좋은 참고가 되겠네. 잠깐 스케치 할 테니까 그대로 가만히 있어줘.”
“알겠습니다. 관리자님.”
대체 뭐에 참고가 되는 거냐? 이런 모습이?
“여전히 주인님은 조용히 하고 있으니 귀엽네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루나는 뒤를 돌아보며 레시아와 시나를 확인했을 때는, 각자 염력을 사용해서 만화책을 보고 있을 때였다. 이 도움도 안 되는 사역마들을 내가 왜 뽑았을까? 리셋 마라톤이라도 다시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분명 루시피나와 이프리트도 같이 왔었는데, 도중에 어린 루나들에게 끌려갔으니 지금 보이지 않았다.
잠깐? 이 상태로 어린 루나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면, 나는 대체 어디로 끌려가는 거지? 루나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지금은 눈만 뜨며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밝게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걸었지만, 지금 내가 약물 때문에 말도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기억을 하지 못했나 보다.
“모든지 리얼리티가 중요하다고 기묘한 만화에서 나오는 만화가가 말했으니까. 음.”
-쪽!
순식간에 내 입술을 주변으로 온 몸에 커다란 충격이 확산했다. 분명 약물로 내 몸은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하는데도, 나만 감각이 없어진 거지 외부 자극에는 반응하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어처구니 없는 눈으로 보고 있자, 루나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달 토끼의 키스는 의외로 독처럼 작용하는 거 아세요?”
내가 그걸 어찌 알아? 내가 달 토끼 연구가도 아니고!
어라? 독?
“달 토끼의 키스는 자극이 너무 강해서 입술만으로도, 그렇게 전기가 타고 흐르는 듯한 반응을 보이죠.”
누군가가 달 토끼와 진한 애정이라도 나누는 날엔, 그 사람의 얼굴로 영정사진이 올라오는 건가? 키스 한방으로? 이게 무슨 모탈 컴뱃의 페이탈리티 기술도 아니고!
루나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귓가에 속삭였다.
“혼자만 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끈적한 말과 어조가 귀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동안, 루나는 뒤로 물러서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주인님! 루나들을 잘 부탁 드립니다!”
몸부림치지도 못하고 어처구니 없이 끌려간 이후.
산만하게 날아오르는 듯이 뛰어다니는 달 토끼들을 보며 한숨을 쉬고 싶었으나, 지금은 내 몸의 통제가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혹시나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여 기계화 골렘은 의자로 변형된 상태에서 내 몸을 안치시켰다. 내 목에 다시 뭔가가 꽂히더니 약물을 주입하는 소리가 들리자, 몸의 통제권을 다시 되찾은 나는 입을 열었다.
“마리오!”
모든 달 토끼들이 나의 한 마디에 정적이 되면서, 시선이 전부 나에게 쏟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일어나자마자 외친 단어가 어째서 이탈리아 배관공이 생각나는 이름인지 영문도 알 수 없을 무렵. 슈퍼 마리오형제 패키지 한숨을 풀어서 내쉬었다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여담으로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다.
마리아가 그런 바보 같은 비디오를 다른 차원에서 가지고 오지 않았더라도...
“주인님이다.”
순해 보이는 어린 달 토끼 하나가 낭랑하게 외쳤다. 아무래도 루나가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동안, 이곳 달에서는 나의 신분을 강제로 조정했는지, 처음 보자마자 나에게 저 단어를 내미는 순간, 약 8세에서 13세까지 모아놓은 무리 중에, 대략 20명정도 보이는 인원이 나에게 전부 몰려왔다.
“주인님! 주인님! 관리자님하고 언제 결혼해요?”
“관리자라면 플로니아를 말하는 거야?”
어린 달 토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전에 처음 나를 보자마자 하는 질문이 그거?
“자기만 밤에 필살기를 사용할 수 없어서 많이 슬프다고 했어요.”
대체 어린 애들 앞에서 무슨 막말을 퍼붓고 다니는 거야?
“글쎄. 나와 관리자가 결혼을 하기 전에, 그 관리자의 생각을 다시 교정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넘치게 생겼구나. 그보다 혹시 관리자가 나에게 무슨 말을 더 했든?”
달에는 내가 없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루나가 나를 어떤 뒷담을 했는가 들어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순진한 어린이들은 내 말에 호응을 하듯 말하기를...
“저번에는 어떻게 하면 주인님을 아무도 모르게 납치할 수 있을까? 라고 말했어요. 만화에 써먹을 소재가 부족하다고 실시간으로 그려가면서 필살기를...”
“알았어. 그만. 거기까지. 관리자가 필터링은 제대로 하면서 막말을 던진 모양이구나.”
어린 달 토끼가 위험한 발언을 하기 전에, 나는 오른손을 쭉 뻗으면서 그만하라는 몸짓까지 사용했다. 루나는 어째서 나를 실시간으로 그려가면서 날 다각도로 죽이는 방향으로 설정한 것일까? 무시무시한 발언이 저런 어린 소녀들의 입에서 튀어나왔다는 상황으로 인해, 잠깐 내 머리가 멈추면서 다시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모든 생명들은 양면의 자아를 소유하고 있는 걸까?
맨 처음에 루나를 만났을 때는 이러지 않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검은 태양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니?”
환기가 필요하니 아이들에게 마구자비로 주제를 던지기 시작했다.
“검은 태양은 그 일대에 햇빛이 들어오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에요.”
내 왼쪽에서 하늘 빛을 하고 있는 어린 달 토기가 그렇게 말했다. 뭔가 똑똑해 보이는 안경을 쓰고 있어서인지, 나는 그 아이를 보며 천천히 말을 했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서 무슨 이익이 있어?”
그러자...
“그 날은 게릴라처럼 콘서트를 하는 날이에요. 달 토끼들 중에서 가장 인기 많은 달 토끼들이 내려가서 노래를 불러요.”
그런 중요한 장치를 5시간이나 만화의 마감을 강제로 늘리기 위해 사용하다니?
“그럼 지금도 콘서트를 위해 내려가 있는 거니?”
“네! 클로버 언니와 스페이드 언니가 내려갔어요!”
하트 언니와 다이아 언니만 있으면 되겠구나.
그리고 광대가 흑백, 컬러로 존재하면 완벽해.
“참나...그냥 오늘은 콘서트가 있다고 말을 하지.”
아니, 만화의 마감 때문에 애들을 강제로 콘서트를 시킨 건가?
-치이잉!
“하아. 드디어 달로 올라왔네. 지상의 존재들은 어째서 우리들을 볼 때마다 가슴 쪽이나 엉덩이 쪽을 먼저 바라보는 걸까? 다이아?”
“그야 우리들의 옷이 기본적으로 노출도가 심하니까 그렇지. 그래도 지상의 존재들의 감정을 먹고 진화를 하는 우리들에겐 최적의 전투복이라고? 그러니 그렇게 우울해 하지마 하트.”
실제로 있었냐?
다이아와 하트?
“벌써 4개의 팀이 지상으로 내려갔으니, 우리는 이제 쉬어도...응?”
루나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이아라고 불린 루나는 은백색의 넓은 귀를 가지고 있었고, 하트는 눈 밑에 붉은 하트마크가 적절하게 이루어진 붉은 빛의 길쭉한 토끼 귀를 하지고 있었다.
“어라? 주인님이다.”
“어머나? 주인님이네?”
어린 루나들 사이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10대 중반의 다이아와 하트는 나에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주인님? 오늘은 왜 여기에 온 거야?”
“루나...아니, 여기선 관리자라고 하는 것이 더 구별하기 쉽겠다. 어쨌든 자기 멋대로 태양을 검은색으로 만들어놨길래 따지러 왔다가 이렇게 됐다. 그러니까 너는 다이아가 맞지?”
생긴 것은 루나인데 펑크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달 토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뱃갑에 사탕을 꺼내고는 입에 물었다.
“관리자님은 의외로 막무가내시니까. 그래도 오늘은 다크 썬 카니발이라고? 오후 12시까지 이어지는 축제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다이아에게 따지는 동안에도 붉은 토끼 귀를 하고 있는 하트는 계속해서 나를 뚫어져라 보면서, 눈빛으로는 “이곳도 봐주세요~”라며 요염하게 눈빛을 띄고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한 숨을 내쉬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라고 말을 걸자. 하트는 늘어지는 듯하면서도 끈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럼 잠깐 저희들과 같이 따라가서 마사지라던가 그런걸 해주면 안 되요? 주인님?”
“안 돼.”
말이 끝나자마자 0.2초후에 즉답을 한 나를 보고 “단호박~”이라며 하트가 조롱했다.
그보다 나는 모르는 달 토끼가 사탕을 줘도 따라가면 안 된다고 배웠다고?
...사실 배운 적은 없지만, 그래도 따라가다간 킹 크림맨이 움직일 것 같으니 따라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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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은 플래그 회피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래야 최소한으로 구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