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카멜롯 마법학원의 비서

카멜롯 마법학원의 비서 - 50

FNL-Phantasm 2017. 3. 30. 05:02

50

 

 

 

다음날 마법 기동반에는 모두 호출이 걸려오기 시작했다. 시간은 새벽 6. 나는 켈모리아의 아침밥으로 인해 나가지 못하지만, 모두 비상이 걸려왔다는 텔레파시만 전달 되었고, 밀리아는 새벽 일찍 일어난 나를 보며 눈을 비비고 말을 걸어왔다.

 

뭐야? 왜 벌써 아침을 해?”

 

비상이라서 아침은 미리 만들고 나가야 하거든.”

 

밀리아는 아직 깨지 않는 졸음을 풀기 위해, 자신이 베고 잤던 베개를 끌어안고 하품을 했다. 그래도 졸음이 풀리지 않는다면 최근 밀리아의 버릇으로…….

 

아리엘 잠깐만 실례할게.”

 

그러니까, 나를 안아도 졸음이 안 깬다는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내 등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 있는 밀리아에게 한 소리를 해도, 이젠 그냥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속에서는 한숨이 꺼내지려고 하고 있었다.

 

-꾸욱!

 

잠깐만! 어딜 만지는 거야!”

 

은근슬쩍 밀리아의 손이 못된 장난을 치기 시작한 것에, 경악을 한 나머지 음식에 계란껍질이 들어갈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이리저리 손을 이동하면서 밀리아는 입으로 뻔뻔하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이즈가 더 커진 거 아냐? 대체 뭘 먹으면 이렇게 되는 건데? 그 작은 키로 C컵이면 충분하지 않아?”

 

당장 안 놔!”

 

곧 이어 환술로 밀리아의 몸에 지네를 풀어 넣자.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 이렇게 잠을 깨워달라는 말은 하지도 않았다고!”

 

기왕 그렇게 된 거 지네하고 친해지던가? 말을 걸면 대답을 해줄지도 모르잖아.”

 

그게 되겠냐!”

 

마치 몸에 불이 붙은 것처럼 날뛰고 있는 밀리아의 모습을 뒤로하고, 점심에 먹을 도시락까지 전부 만들었다. 밀리아에게 환각 마법을 풀어주고 이비는 내 오른쪽 어깨에, 세피르는 검은 뱀으로 변하면서 내 목을 감쌌다. 저택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 있는 마법진을 통해 마법 기동반으로 이동했는데, 아무리 피곤해서 내 눈이 잘못 되었다고 할지라도…….

 

지금 뭐해요?”

 

. 미스 아리엘. 잘 와주셨군요. 이 보드게임은 Yee.T 보드게임으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인 놀이…….”

 

-파악!

 

순식간에 분노로 가득 찬 머리가 자동으로 발이 나가게 만들었다. 탈로스 씨의 고운 이마를 밟으면서 으르렁거리듯 나는 입을 열었다.

 

비상이라고 해서 왔더니 왜 하나같이 보여서 보드게임 중인데요?”

 

탈로스 씨는 고통에도 무릅쓰지 않고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야 당연히 팀워크를 위해 아침에 비상소집을 내린 뒤에, 새벽공기를 마시며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하루일…….”

 

-파악!

 

그렇죠! 미스 아리엘도 모드 게임에 참여해서 우리와 같…….”

 

-파악!

 

넷이 모여서 보드게임을 하나 하려고 비상소집을 하다니! 일찍 일어난 내가 바보 같잖아! 계속해서 머리를 밟는 것으로 분을 풀려고 하고 있지만, 다음에 들려오는 말 한마디에 도리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아! 이것이 지배당하는 사람의 마음인가! 하지만 미스 아리엘이 밟아주는 거라면, 어떤 고통이라도 기쁨으로 받아드리는 것이 신사의 도리! 그보다 가급적이면 신발을 벗고 그 검은 스타킹으로 밟아주시면…….”

 

-파아악!

 

고개가 돌아가며 날아가 창문을 뚫고 넘어가버린 탈로스를 뒤로하고, 마나로 강화를 했으나 욱신거리는 고통을 참으며 의자에 앉았다. 도시락은 점심을 먹기 위해 가져온 것이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긴장을 놓게 되자 배고파졌으니까.

 

저기? 아리엘 인원이 모자라는데?”

 

세피르. 네가 해. 나는 식사나 할 테니까.”

 

검은 뱀은 다시 어린 소년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대신 참여할게요.”라고 말한 뒤에 주사위를 굴리기 시작했다.

 

! 6이다!”

 

주사위를 굴린 세피르의 목소리를 넘어 자신의 말을 붙잡고 움직이는데, 나의 신경을 긁어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 ! ! ! !

 

대체 이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보드게임은 누가 만든 거야?

 

-Yee~

 

뭐야. 거의 다 끝난 게임이었네요. 주사위를 한번 굴렸는데 끝나다니.”

 

강력하게 상대방을 허탈하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 때문에 밥을 먹다 체할뻔했다. 게임이 끝나면 만족을 하는 것이 아니라 허탈해야 하다니.

 

오늘도 보드게임을 끝냈으니 이제 슬슬 임무를 편성하겠어요!”

 

그렇게 밟히고 발로 차였는데도 멀쩡한 얼굴로 창문에서 넘어오더니, 마나를 이용해서 창문을 고친 뒤에 우리들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식사를 하고 있을 때 탈로스 씨의 말이 들려왔는데.

 

지금 기사학원지부에서 수색대원으로 활동중인 빅터 경의 행방불명 소식은 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지금 현재 빅터 경은 행방불명으로 공식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태이지, 사실상 단독임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나갔지만, 지금 하피의 언덕에서 포로로 잡혀있다는 소식을 비밀리에 입수했습니다.”

 

애초에 비밀리에 입수했다는 소리는 탈로스 씨가 알아냈다는 소리인가? 우물우물거리면서 바라보고 있는 나를 대신해, 세피르는 내가 궁금해 한 것을 먼저 질문하기 시작했다.

 

하피의 언덕에는 왜 포로로 잡혀있는 거에요?”

 

그러자 탈로스 씨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우아하게 넘기면서 나의 밥맛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떨어지기 시작했는지 중력가속도가 붙어서 이미 추락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할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명은 계속 들어야 하니까 고문 같은 설명을 계속 들어보도록 하자.

 

그야 당연히 잃어버린 연인을 찾기 위함이 아닐까요? 단독으로 지령을 내린 켈모리아 학원장님만 그 진실을 알겠지만, 우리에게 지금 당장 떨어진 명령은 빅터를 구출하는 인원을 투입하라는 것이 목적이지. 그러니 미스 아리엘? 다녀오도록.”

 

?”

 

그냥 다짜고짜 나에게 다녀오라고만 하면 어떻게 해?

 

저는 켈모리아의 잡일까지 처리해야 하는데요?”

 

그건 선생님이 대신하도록 하죠. 무엇보다 켈모리아가 직접 내린 명령이라서요.”

 

어째서 나를 보내지 못해 안달이 난 걸까. 설마 내가 나이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이런 보복으로 금방 날아오는 건가? 저번에 했던 짓궂은 장난은 고생의 시초라는 소리일까? 여전히 생각해봐도 켈모리아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제 가야 하는데요?”

 

지금이요.”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바람이 자동으로 내 폐에서 나오는 걸 감지했다.

 

웃기지 마요! 지금이라니! 하피의 언덕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기나 해요!”

 

내가 소리치는 것에도 불구하고 탈로스 씨는 부드럽게 받아넘기면서 차분하게 설명했다.

 

그래서 저번에 대청소를 할 때, 장거리 이동을 위한 포탈장치를 만들었잖아요?”

 

설마……. 장거리 이동을 하기 위해 만든 거에요?”

 

당연히 마나석을 과도하게 잡아먹기 때문에, 재충전시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에 최대 10명까지 이동이 가능하니까요. 그보다 켈모리아의 말은 잘 숙지했나요? 이번에는 아리엘 혼자서 가야 한답니다? 사역마나 이비를 데려가면 큰일나요.”

 

그건 어째서죠?”

 

그러자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기를.

 

그야 구해내고 싶으면 한 명만 오라고 했기 때문이죠. 지금 빅터의 목숨이 하피들이 쥐고 있으니까요.”

 

맙소사…….”

 

어떻게 잡혀왔는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식사를 끝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역마도 안 되고, 이비도 데려갈 수 없고, 오로지 나 혼자서 빅터를 하피의 언덕에서 풀어줘야 하다니, 무엇보다 하피는 자신이 잡은 포로를 절대로 놔주지 않고, 빅터가 아직까지도 살아있다고 보면, 나중에 종족번식을 위한 수단으로 남겨놓을 생각도 하겠지.

 

그래서. 하피는 이 사실을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기습으로 갈 수 없는 노릇이고.

 

비밀리에 빅터가 있다는 정보를 알아냈지만, 몰래 보냈던 소환수가 하피들 중, 누군가에게 들켰다는 소리네요?”

 

하피들의 여왕에게 들켰으니까.”

 

교섭의 여지도 없고.

 

그러면 저는 거기서 뭘 하면 되는데요?”

 

그야. 빅터를 구출해야지.”

 

정면돌파도 막혔는데 아주 그냥 톰 크루즈를 부르지 그러냐!!!

 

대체 왜 이렇게 대책 없이 걸려서 미션 임파서블을 찍게 만들어요! 그러고도 댁이 선생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찾아와서 구출을 하라고? 대체 하피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건데요?”

 

그들 특유의 본성 아닐까요?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괴롭히는 것은 항상 즐거운 법이니까. 당연히 선생님도 그런 어린 아이 같은 행동에 대해 꼴불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탈로스 씨는 뭔가 생각이 있는 것처럼 진지하게 내 오른쪽 어깨를 잡고 한 마디를 했다.

 

날 믿어요. 미스 아리엘. 제 머릿속에서는 이미 모든 상황이 완료 되어있으니까.”

 

단숨에 나의 화를 잠재우고 부드럽게 웃더니, 천천히 뒤로 가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조심이 다녀오세요.”

 

다녀오도록 하죠.”

 

장거리 전송용 포탈이라고 해봐도 차원관문처럼 무언가가 공간 속에서 열리기 시작하더니,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구조로 되어있나 보다. 거침없이 뛰어들어 다른 공간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바람이 내 쪽으로 몰아치기 시작했고, 온 몸 구석구석 느껴지는 중력가속도가 나를 맞이했다.

 

켈모리아의 비서다운 일을 하지 못했는데, 어째서 이런 하피들을 상대해야 하는지 모르겠네.”

 

세피르가 없기 때문에 평소처럼 거대한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다. 세피르가 마나를 흡수하지 않는 이상 마나 역류현상이 분명히 일어날 터. 환영체도 최대 4개를 유지할 수 밖에 없으니, 나는 천천히 지상에 환영체를 만들어서 그쪽으로 몸을 옮겨 안전하게 착지했다.

 

네팔렘들이 포탈로 이동할 때마다 이런 느낌일까? 적어도 하늘에서 떨어뜨리지는 말아야지.”

 

푸른 초원과 울창한 숲이 보이는 하피의 언덕은, 용사들의 연회에서 자주 찾지 않는 매우 위험한 지역으로 소문나있다고 켈모리아에게 들은 기억이 있었다. 작년에는 유일하게 라인하르트 맥커드와 하멀 레이비스, 그리고 카일 씨가 깡통 차기를 해서 겨우겨우 업적을 달성했다고 하는데, 나는 애초에 업적을 달성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출을 하기 위해서 이곳으로 온 것뿐이니까. 어차피 들키는 걸 알면서도 조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만간 켈모리아에게 따져야 할 것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어째서일까? 계속 이동하는 내내 누군가가 날 쳐다보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시야가 확인하고 있었지만, 오직 본능적인 감각은 내 주변에 누군가가 존재한다고 판명. 만일 세피르가 있었다면 이 근처에 열감지를 해서 찾아내겠지만, 세피르도 이비도 없이 나 혼자 있는 상황에서, 매복자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체범위의 마법은 배우지도 않았고, 설령 사용할 줄 안다고 해도 마나를 많이 담지 못하는 몸이기에, 천천히 마법화살을 나뭇가지에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아지랑이처럼 공간이 일그러지며 날아가는 마법화살은 그저 조용히 공기를 가로지르며 나아갈 뿐.

 

불안함을 한 가득 안고 날아간 화살들을 눈으로 쫓는 사이에, 부자연스럽게 공간이 일그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우연의 일치라서 그런지 내가 그쪽을 유심히 바라보자마자…….

 

-쉬이익! !

 

내 바로 앞에 아름다운 깃털이 땅에 박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