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9 [Refresh]

FNL-Phantasm 2016. 3. 22. 17:25

39

 

예전에는 진심으로 어릴 적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이 되면, 과연 나에게 어떠한 행복한 미래가 기다릴까?

그리고 막상 어른이 되어, 정신을 차려보면,

어릴 적에 나를 때리고 싶은 내가 존재했다.

-지옥의 카일 2호집을 찍는 도중의 카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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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돈이 어느 정도 모여서, 다음 세무관이 나타나기 전 까지는 자금이 여유로운 상황에서, 엘븐 포레스트에 있던 사고를 수습한 지 3일이 흘렀다. 물론 루니아 씨는 이틀 전에 나에게 와서, “이거 모델비용 이에요오.”하며 300골드를 줬는데...그 이후에는 “3집도 잘 부탁 드립니다아!”라는 소름이 돋는 말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약속은 이래서 중요한...

 

주인. 애초에 누나라고 고정하기로 약속하지 않았던가?”

 

느닷없이 멍하니 천장을 보면서, 독백을 한 것도 레시아가 카운터 위에서 말을 걸며 끊어졌다.

 

“...그렇다고 제 독백까지 고정하기에는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저번에 (나의 결정권이 없이 강제로 시작된)지옥의 2호집 촬영 내 고양이 코스프레의 원흉이 되었던, 레시아는 나의 무미건조한 눈초리를 회피하고 있었다. 어째서 나는 여자를 알아가기 전에, 가상으로 여자를 체험하게 된 것일까...하늘에 계신 부모님. 저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아니 아직 부모님은 살아계시지. 파이론 마을에서...

 

신랑. 그래도 예쁘게 잘 찍혔잖아?”

 

루시피나 씨가 날 위로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적인 데미지를 더욱 강하게 만든 것인지 혼란을 줄 만한 말을 했다. 물론 이런 걸로 삐쳐서, 인간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더욱 안 되는 일이지만, 당한 입장에서는 웃어넘길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그건 위로의 말이 아니에요. 루시피나 씨...그리고 그 잡지는 제발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에다 두세요.”

 

루시피나 씨는 황급히 번개 같은 움직임으로 자신의 손에 있던 2호집을 등 뒤로 감췄다. 하지만 뭐 어쩌겠나...이미 저질러진 일은 일이고, 잡화점 운영은 운영인데. 아무튼 나는 익명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잡화점에서 빌어먹을 잡지를 들고 싸인 해주세요!”라는 사람이 없으니, 그것은 그나마 안심이 된다.

 

차고로 제목은...‘백장미 2호집이라나 뭐라나.

 

현재 시간은 밤 10.

하루가 뒤바뀌기 위해선 앞으로 2시간이 남아 있었는데,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어보니, 베가프가 늦은 밤에 대사제 옷을 입고, 웃으면서 나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카일. 이제 막 돌아왔어.”

 

그래. 좋은 밤이야. 베가프 일단 들어와.”

 

여전히 나보다 키가 큰 베가프를 보자마자, 레시아가 카운터에서 급히 내려와 숨어버렸고, 루시피나 씨는 그저 멍하니 있다가,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친구?”

 

그러고 보니 베가프와는 처음 만나는 건가? 따라서 나는 베가프와 루시피나 사이에서 입을 열었다.

 

여기 나보다 키가 크고, 아우리스 교의 대사제는 내 친구 베가프. 그리고 이쪽은...”

 

난 신랑의 약혼자 루시피나라고 해!”

 

정말 어떻게 소개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에서, 루시피나 씨는 내 말을 끊어버리고, 베가프에게 약혼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소개를 했다. 물론 여전히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말 중 하나이지만, 그래도 처음 들었던 것처럼 거부감이 들거나 그러진 않았다.

 

루시피나 씨는 원소마법의 길을 마스터한 마법사 겸...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

 

아무튼 나는 그렇게 추가 설명을 넣고, 서로에 대한 설명을 끝냈다. 그나저나 베가프는 얼마나 바쁘길래, 지금까지 편지가 없었는지에 대해 물어볼 겸 허브티를 끓이며,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여전히 여유로운 잡화점이네. 그런데 수입은 있는 거야?”

 

. 사람들이 원하는 물품도 찾아주고...끔찍한 일을 한번 겪어서 위로금도 줬거든...”

 

그 보상이 300골드였지만...

다시 생각하니까 갑자기 살기 싫어지려고 하고 있다.

지금 내 머리 속에서는 세균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하얀 칫솔에 하얀 치약을 올린 체, 양치질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고,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99.9%의 살균력으로 우리가 살 수 없는 세상 따위! 내가 없어져도 잘 돌아가겠지! 잘 있어라! 잔인한 세상아!”

 

-치키치키차카차카쵸코쵸코쵸...

 

...뭐 이런 회상은 그만두고 현실로 돌아와서, 나는 찻잔을 베가프 앞에다 놓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말하자, 베가프는 나의 말에 대답을 했다.

 

칸포리우스 제국에서 나의 종교의 중심지인, 빛의 대성당 안에 있었는데, 본래는 5일전에 돌아올 수 있었지만, 갑자기 주교님들이 파이론으로 돌아 가는 것을 말리더라고, 프리트론과 잘 못 하면 전쟁이 날 수 있다고 해서. 무슨 사진 때문에 그런다고 하는데, 그래서 편지도 보내지 못하고, 그냥 빛의 대성당 안에서 생활하다 온 거야.”

 

...렇구나. 그거 참 이상한 일인걸? 물론 난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어서. 이야 전쟁이라니, 큰일 날 뻔했네...”

 

하지만 난 이미 큰일이 겪었지.

 

잘 있거라! 잔인한 세상아!”

 

다시 세균이 양치질을...

 

넌 양치질 그만 해!”

 

카일? 무슨 말이야?”

 

머리 속에 다시 세균이 양치 하려는 것에 대해 태클을 걸었는데, 그게 입 밖으로 새어나간 모양이다. 베가프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만 해두고, 베가프에게 얘기를 계속하라고 말 했다.

 

빛의 대성당에 간 이유는 최근에몽화관이라는 곳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불길한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 한 거야, 검은 달의 여왕인 무리가 몽화관에 있다는 소문이 들리니까.”

 

그 범죄 단체가? 애초에 몽화관이면...어린애가 못 들어 가는 곳이잖아? 거기는 조용한 술집 같아 보여도, 사실상은 어른들의 놀이터와 불법거래물품이 이리저리 오고 가는 곳이지만, 그게 아직도 망하지 않았던 이유는 검은 달의 여왕이 있기 때문이라고?”

 

자세히 아는 이유는 용병시절에 지정된 물품을 받기 위해, 한 번 가본적이 있었다. 물론 불법으로 거래 되었던 마법도구였지만, 그때 당시에 나에게 있어선 높은 보수로, 물건만 전달하는 일이어서 승낙했던 의뢰 중 하나였다.

 

몽화관은 일부 귀족들도 자주 애용하고 있어서 그렇지만, 범죄 단체들이 일부 귀족들과 소통을 해서, 중요한 정보들을 빼내는 모양이야. 그래서 빛의 대성당의 대신관 님께서는 몽화관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려고 요청하는 모양이야.”


모든 대륙의 우두머리가 한 번씩은 꼭 만나야 하는, 천칭들의 모임에서 알아서 하시겠지.

 

아무튼 베가프의 말을 들으면서, 결정된 것이 있는데, 하나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지금 모든 대륙에 있는 몽화관을 표적으로, 강제적으로 가게를 망하게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안 그러겠지만, 곧 칸포리우스 제국의 이름을 가진 서신이 온 대륙에 전달하게 되면, 몽화관들은 전부 망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레시아는 어디에 있어?”

 

베가프는 눈에 불을 키며 찾아봐도 없는 레시아의 행방을 나에게 물었다.‘그야 널 보자마자 바로 도망가버렸지.’라고 말하고 싶은데...그냥 다른 방에서 자고 있다고 말 했다. 그 이후에는 베가프가 돌아가고, 레시아는 베가프가 사라진 것을 귀신같이 알아 차리며, 모습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은폐마법<Hide>으로 모습을 숨긴 거에요?”

 

아무래도 신성력을 품은 자에게는 본능적으로 만나고 싶지도 않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마왕이시니 뭐...”

 

그리고 다시 카운터 위로 올라와서는 나를 보며 입을 열었고, 루시피나 씨도 자신의 방에서 나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나저나 검은 달의 여왕이라는 그 단체는 여전히 말썽인가?”

 

조용히 지나가기만 해도 좋은 녀석들이죠...”

 

그런데 신랑. 그 단체는 언제쯤 여왕을 깨우게 되는 거야?”

 

그거야...잘 모르겠지만, 적혀있던 엘티노스의 책에 의하면, 인간 여성의 정신에 기생충처럼 달라붙어서 성장한다고 해요. 물론 가장 큰 문제는...어떤 여자에게 기생을 한 것인가.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만약 여왕이 부활하면, 누가 그것을 막을 것이냐. 그런 거죠.”

 

루시피나 씨는 그 긴 세월을 살아왔는데, 여왕을 본 기억이 없는 듯이,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기에 저렇게 대답을 해줬다. 아무래도, 드래곤에게는 기나 긴 수면기가 있는데, 여왕이 재림을 할 때마다, 레어에서 자고 있었나 보다.

 

그래도 신랑이 아지 다하카를 해치우기 위한 그 기술을 쓰면, 그 여왕도 한 방에 사라지지 않을까?”

 

미안하게도 저는 그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내 뒤에 거대한 존재가 나타났다가 사라진 것만 빼고, 티르빙의 말 대로 내 피를 단검에 먹여서, 비약적으로 무기를 강화시키고 날개를 자른 것 빼면, 그 이후에는 기억이 없다. 어째서 내가 아지 다하카를 세상 밖으로 지우려고 했는지...알 수 없었지만, 여전히 웃고 있는 모양으로 변한 흰색 가면을 꺼내, 기억에도 없는 내용을 회상하려고 했다.

 

그보다 이건 왜 변했을까요? 분명 이번 할로윈 때, 달걀귀신으로 분장하려고 간직하고 있었던 건데...”

 

그거야 짐도 모른다. 2층에서 봉인하고, 가만히 놔둬야 하지 않는가?”

 

그러기에는 저주를 막아주니까, 그냥 가지고 있으려고요.”


그리고...티르빙은 여전히 오늘도 자신의 공간에서 게임을 하는 것인지, 말이 없었다. 그렇게 귀걸이에 내 의식이 몰릴 때쯤. 손님을 알리는 종이 신랄하게 자신의 소리를 퍼트렸다.

 

어서 오세...”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밤! 만일 내게 묻는 다면, 나는 마일론!”

 

...

검은 달의 여왕이란 단체는 이야기만 하면 오는 호랑이와 같은 존재인가?

 

그나저나 여전히 미역 줄기 같은 검은 머리카락과,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푸른 눈동자가 빛을 내고 있다. 레시아와 루시피나 씨, 그리고 나는 이 얼어붙은 공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속으로 갈팡질팡 헤매고 있는 사이에, 마일론은 헛기침을 한 뒤에 다시 입을 열었다.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밤! 만일 내게...”

 

못들은 게 아냐! 그보다 그 말을 대체 왜 하는 거야!”

 

지금은 아침이 아니니까, 밤 버전으로 응용해서 한 거다. 친애하는 카일이여!”

 

밤 버전이건 아침이건 대체 왜 이상한 말로 튀어나오는 거야? 그보다 그 밀집모자하고, 빨간 조끼처럼 보이는 옷에, 그 짧은 청바지는 뭐야? 이제 정말 바다로 나가서 해적질이라도 했냐! 그리고, 예전에 네 옷차림과 직업 때문에 거절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

 

자세한 것은 17화 참조!”

 

쓸 때 없는 말을 허공에 보고 외치지마!

 

그러니까 마일론. 너는 어딜 보고 외치는 거냐?

 

! 아직까지 고무고무 능력을 터득하지 못해서, 카일이 거절하는 거로군.”

 

혼잣말로 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줄래?”

 

너 그러다 해적왕이 되겠다고 하겠다?

 

아무튼 나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미쳐 따라가지 못한 루시피나 씨는 나의 등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뒤를 돌아보게 했다.

 

그러니까? 신랑? 이 이상하게 생긴 아저씨는 누구?”

 

그 범죄 집단 중 하나에요. 어릴 때는 제 친구인데...용병생활 이후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 이상하게 변해서...결국 범죄 집단에 있긴 하지만...”

 

하지만 내가 루시피나 씨에게 설명하는 도중에 마일론이 쓸 때 없이 끼어들었다.

 

! 아름다운 아가씨! 그대의 이름이 듣고 싶습니다!”

 

마일론은 대체 어디서 주워왔는지 모르는 장미를 입에 물고, 기묘한 포즈를 취한 체, 루시피나 씨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그거는‘Wryyyyyyyyyy!’라는 대사가 나올 때의 포즈야. 대답을 하려는 루시피나 씨를 막고, 내가 대신 입을 열었다.

 

너는 멜시스 양이 있잖아. 그런데 그 포즈와 멘트는 뭐야?”

 

미안하군. 카일. 아무래도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자마자, 자동으로 닭살 돋는 멘트와 기묘한 포즈를 취하는 병이...”

 

그건 병이 아니라 너의 습관이겠지...이제 다 떠들었으니 찾아온 본론부터 말하라고.”

 

아무래도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빨리 본론부터 말하라고 재촉했다. 그리고 마일론은 장난기가 사라진 얼굴로,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여왕님께서 엘티노스를 찾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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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점...

(그리고 새로운 카일의 굴리기의 시작점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