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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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은 계속해서 1주일이 지났을 무렵. 이사벨 씨의 호출로 나는 모의전투 방에 놔두고 아테리카 학원으로 가야 했다. 3층에 있는 사키엘의 문은 장소를 기억하는 곳마다 편하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이사벨 씨가 있는 학원장실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고, 평상시의 복장이 아니라 남색의 여성용 정장을 입고 이사벨 씨와 대면했다. 나를 부른 이유가 제발 제대로 된 정상적인 이유이기를 빌며 천천히 걸어갔다.
“카린 선생이군. 사키엘의 문을 이용해서 그런지 부르자마자 오는 것에 대해 놀랐다.”
아까 분노로 변한 모습과 달리 평상시에는 항상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으로 활동하니,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고 보면, 마법 무투제를 하는데 어디서 싸우는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저희는 어디서 싸우는지 알 수나 있을까요?”
“아. 그건 내 여동생이 알아서 할 거다. 예로부터 켈모리아는 쓸 때 없는 쾌락주의사상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에 50명을 내던져주고, 죽기 직전에 안전지대로 텔레포트 시키는 팔찌도 채우겠지.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을 설명하지 않았는데...”
이사벨 씨는 나에게 입을 열기를...
“요즘 카린 선생의 아이들이 1주간 실력이 많이 늘었어. 확실히 켈모리아가 어떤 녀석들을 투입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저번 년도의 켈모리아 학생들의 실력과 비교를 하면, 거의 막상막하라고 볼 수 있을 정도야.”
막상막하?
그 정도로 훈련을 하고 가르쳤는데.
“이제 겨우 막상막하라면 비등한 실력대란 소리에요?”
이사벨 씨는 나의 경악한 외침에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끄덕였다. 대체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지만, 내 제자들이 그 정도로 약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칸포리우스 반란 때 제자들도 최전선에 나가서,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다고요? 당연히 그 괴물들이 화염공격에 악점이라고는 해도, 그 사지에 내몰려서 살아왔는데, 카멜롯의 마법학원은 대체 뭐 하는 곳입니까?”
이사벨 씨는 내 질문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린 선생의 제자들은 아테리카 학원에서 팀 대항전을 한다면 1위를 계속 하겠지만, 카멜롯과 마법 무투제는 확실히 다르다네. 자신의 제자만 봐와서 최고인 줄 알았던 모든 선생들은, 카멜롯에 있는 애들을 만나고 전부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 이번엔 켈모리아가 무슨 생각으로 나를 강하게 도발했는지 몰라도, 이번 년도만큼은 가장 자신 있다는 소리야. 그 극한의 쾌락주의자인 녀석이 매번 도발했지만, 이번에는 뭔가 믿고 있는 구석이 있는 듯해.”
카멜롯에는 항상 괴물 같은 학생들이 발에 많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비밀병기를 준비했길래, 내 제자들이 밋밋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뭐냐. 최근 켈모리아가 학원장의 비서로 ‘아리엘’이란 소녀를 입명했는데. 그 아이가 이번 마법 무투제의 리더라고 하더군.”
뜬금없이 카멜롯에 있는 마법학원생도의 이름을 거론한 이사벨 씨는, 나를 매우 걱정하는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내 예상으로는 유일하게 카린 선생의 정신방어를 뚫을만한 환술사니까. 그 아이를 가장 조심해야 할 거야.”
내 정신방어는 몽마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릴리스도 뚫지 할 정도로 견고하고, 마왕인 레시아가 극찬할 정도로 정밀함을 자랑했는데, 나의 최고의 장점인 정신방어력이 그 아이 앞에서 효과가 없다는 것은, 마법 무투제에서 잘 못 걸렸다간 끝장이 난다는 소리다. 그 아이의 최면에 걸려서 항복한다고 선언한다면, 제대로 된 힘도 못쓰고 5명이 전부 탈락할 테니까.
“그보다 학원장의 비서는 대체 뭐길래 학생을 입명하는 거에요?”
이사벨 씨는 내가 궁금해 하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에 답을 해줬다.
“카멜롯에는 엘리트를 전문으로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기관이다. 아테리카 학원에서 만약에 마법의 기초를 알려줘야 한다면, 이론만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할 경우, 카멜롯에 있는 학생들은 이미 마법의 기초와 심화 이론까지 끝낸 상태에서, 처음에 배우는 것은 마법의 기초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마법사의 길 중급부터 사용할 수 있는 마법들을 배우지. 이미 기초를 벗어나고 심화를 넘어서, 입학하자마자 실용할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하게 만드는 거라네. 사람은 걸어 다니기 전에 뛰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카멜롯의 아이들은 걷기 전에 날고 있다는 이미지가 많이 보이지.”
그 이외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마법학원에서도 8팀이 지원했다고 하지만, 카멜롯 마법학원의 명성이 자자하다면, 분명 모든 팀이 카멜롯에 있는 팀들을 모조리 공격할지도 모른다.
“그 것뿐만이 아니라, 카멜롯에 있는 팀원들 중에는 원소술사 최상급이 껴있고, 그 다음으로는 좀 이상할 정도로 특이한 녀석들이 많이 있어. 하나는 발록의 피를 이어받았고, 다른 하나는 천계의 심판자의 혼을 물려받았으며, 가장 어처구니 없지만 내가 들은 정보로는...”
“정보로는요?”
이사벨 씨는 한숨을 내쉬면서 나를 살짝 보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월식’의 파편을 이어받은 소녀가 있는 모양이야.”
월식의 파편?
루비아 씨가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내 안에 있는 월식을 조각 냈을 터인데, 그게 또 어떻게 나뉘어져서 날아간 건지...지금은 어릿광대가 정식으로 월식을 계승한 녀석이 되었지만, 월식의 파편이 숙주를 먹고 자라난다면 그 아이가 불안정하게 월식의 뒤를 이어, 모든 것을 때려부수는 파괴자가 될 확률이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멜롯이 안전한 이유라면, 켈모리아 씨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리라.
“이번 마법 무투제는 조심을 하는 것이 좋아. 카린 선생.”
“사역마로 레시아와 시나도 부르는 것이 좋을까요?”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 8팀 전부 죄다 날려버리고 마지막 싸움을 하루 안으로 끝낸다면 말이야. 문제는 이번 마법 무투제는 사역마의 랭크가 A랭크 이하라서, 이미 EX를 뛰어넘은 마왕님과 빛의 여신님을 사역마로 쓰는 것은 힘들 거라 생각해.”
사역마도 너무 강하면 필요할 때 사용할 수가 없구나.
“그런데 저희들에 대한 정보는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을까요?”
“켈모리아라면 이미 알고도 남았겠지. 아니. 이미 이걸 전부 예언하고 나를 도발한 거라고 생각하지만...자칭 제2의 엘티노스라고 부르는 여동생의 눈에 잘 띄지는 마.”
나는 의아했다.
여동생 눈에 잘 띄지 말라는 말을 들은 나는 질문을 했고. 이사벨 씨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카린 선생. 아니, 카일 선생을 라이벌로 인식하게 된다면, 꽤나 골치 아프게 될 거야.”
귀여운 것을 소유하고 싶어한다면서, 나중에는 라이벌 의식까지 느끼게 되는 그런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는 뭘까? 물론 이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제자들의 성장이 저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더 혹독하게 훈련하거나, 일정을 다시 수정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사람에게는 각자 소화해낼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그 이상을 하면 괴로워할 뿐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그 괴물 같은 카멜롯 학원생들과 내 제자들이 붙게 되었을 때, 실력이 막상막하라는 소리니까. 초반에는 서로 만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
“그리고 또 한 가지의 소식은 3일 후에 리더끼리 모여서 전장을 확인하러 간다고 하던데, 거기서 내 여동생에게 볼일 볼 것 있다면 확실하게 끝내는 것이 좋아. 저번에 뭘 감정하고 맡긴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맹수 조련사가 넘겨준 정체불명의 알에 대해 생각해냈다.
“아. 맞아요. 맹수 조련사가 분명 저에게 맡긴 알이 있긴 한데, 제 감정마법으로는 절대로 해석이 불가능해서, 켈모리아 씨에게 가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사벨 씨는 내 복장을 보면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분위기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카린 선생. 그런 모습으로 만나러 간다면 절대로 만나주지 않을 것 같은데?”
정장이 어때서?
오히려 격식이 있는 장소에서 이런 옷을 입고 가야, 원활한 일 처리를 하기 편리하잖아? 그런데 정장을 입고 만나러 가는데도 만나주지 않는다면, 대체 뭘 입고 가야 하는 거지?
“물론 내가 보기에는 깔끔하고 보기 좋다네. 하지만 내 여동생은 아까와도 말했듯이 쾌락주의라서, 원칙적이고 밋밋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싫어하거든, 그래서 그런 여동생에게 관심이 있을 법한 옷을 준비했는데.”
그러고 이사벨 씨가 곱게 포장이 되어있는 옷을 건네주고, 나는 살짝 열어서 그 내용물을 본 뒤에 질문을 했다.
“이사벨 씨. 잠깐만요. 여기 타는 쓰레기 버리는 곳이 어디죠?”
“지금 한번 입어보게. 카린 선생과는 접촉한 적이 얼마 없어서, 쓰리 사이즈는 대충 생각했으니까.”
“아니! 이런 옷을 대체 어떻게 입으란 거에요! 이 상태로 길거리에 돌아다니라고요? 누구 정신적으로 죽이기 위해 태어난 암살자에요?”
안에 들어있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큼지막한 하얀 고양이 신발과 큼지막한 하얀 고양이 장갑. 티셔츠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배꼽이 다 드러나게 디자인 되어있는 듯한, 상의에는 가슴 쪽에 하얀 털이 붙어있었고, 살짝 파여있는 걸로 봐선 노출도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았다. 하의 같은 경우는 스커트로 되어있는데, 짧다라는 말 이외에는 자세한 것을 생략해야겠다. 대체 이게 어딜 봐서 입으라고 있는 옷일까?
“솔직히 말해요. 이사벨 씨도 루니아 누나에게 무슨 소리 들었어요?”
“뭐. 이걸 입고 있는 카린 선생의 모습을 찍는다면 금 100을 주겠다고 해서. 남자의 모습으로 이걸 입히고 찍어서 보내준다면 금 500이라고 했다.”
솔직한 제보 감사합니다. 이사벨 씨. 당신을 ‘영원한 원수’목록으로 생각하기 전에, ‘일시적인 원수’목록에 넣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지금 입어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이사벨 씨가 보는 앞에서 어떻게 입어요. 그리고 입기도 싫고 말이죠.”
이사벨 씨는 나를 보고는 느닷없이 손가락을 튕기기 시작했다. 나는 이사벨 씨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갔지만, 3초가 지나고 나서 내 몸에 이변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뭐야! 언제 입혀진 거냐!!!”
이걸 입고 돌아다니는 그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 수인 복장 세트가 어느 사이에 입혀져 있었고, 남색 여성용 정장은 아까 전에 내가 확인했던 포장지 속에 그대로 곱게 접혀 있었다.
“이게 뭐에요! 대체!”
“빰~!”
당황한 내가 소리쳐도 이사벨 씨는 양팔을 벌리며 저 위에 한 단어를 외칠 뿐이었다.
“아니! ‘빰~!’이 아니잖아요! 대체 저에게 무슨 마법을 걸었길래, 이런 모습으로 있냐고요!”
“빰빰~!”
“그러니까 이상한 소리하고 포즈는 그만두라고요!”
그나마 위안인 것은 거대한 고양이 장갑이 무의식적으로 가릴 때는 쓸모가 있어 보였다.
“요즘 따라 이런 노출도가 높은 옷을 입히는 이유는 뭐에요? 앞쪽도 파여서 신경 써야 하는데, 스커트는 왜 이렇게 짧은 거에요? 이거 그냥 완전히 몽화관에서 코스프레 코스에 나올법한 복장이잖아요!”
-찰칵!
어디선가 빛이 터지고 이사벨 씨와 나는 왼쪽 창문을 동시에 쳐다봤다. 창문에는 카메라를 나에게 조준하고 있는 회색 빛의 머리가 공중에 휘날리며 나에게 소리치기를...
“오! 카린 씨! 피스! 피스! 더블 피스!”
“뭐가 얼어 죽을 피스야!”
밖에서 윈디가 카메라를 들고는 저 하늘 높이 사라지면서, “오호호호! 잡화점에서 뵙겠습니다!”라는 외침을 남길 뿐이었다.
대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을까?
그것부터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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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고양이 소녀 카린 풀세트 5만9천ㅇ...<-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