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카멜롯 마법학원의 비서

카멜롯 마법학원의 비서 - Intro

FNL-Phantasm 2017. 1. 30. 03:32

Intro

 

가급적이면 환생을 하기 전에는 충분히 고려를 할 만한 것이 있다. 일방적으로는 사신이 데려가고 환생하는 신이든 물건이든 뭐든 이상한 것 앞에 서 있게 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바로 바로 어딘가에 튕겨나가게 되어 눈 앞에서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시전하게 만들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신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고려를 한다고 했다. 당연히 나와 같이 애매하게 선행을 착한 일을 하고, 애매하게 나쁜 일을 한다면 둘도 말할 것도 없이, 짐승이 되는지, 사람이 되는지, 식물이 되는지, 떠다니는 원소 입자가 되는지 무책임하게 버려질 뿐이다.

 

나 역시 전생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생에 대해 기억을 해도 . 난 이런 녀석이었구나.”라고 되돌아 볼 뿐이니까.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실은, 이곳이 현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시야가 비추어진 곳에는 주변에 나뭇잎이 우거져 있었다. 온 몸에 흙이 이리저리 묻어 나가는 것을 알아차렸을 무렵. 나는 그제서야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어릴 적에 제대로 된 기억도 없는데, 환생이라는 알 수 없는 시스템에 의해 눈을 뜨게 된 것.

 

어째서 전생은 기억나지 않아도, 내가 환생하는 단계가 기억이 나는 것도 이상하고, 분명 태어났으면 어릴 적부터 기억이 나야 하는데, 부모님은 누군지도 모르겠고 숲 속에서 엎드린 체 눈을 뜬 것인가에 대한 과정도 기억나지 않았다. 더러워진 몸을 깨끗하게 씻고 싶다는 욕구가 상승기류처럼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으니, 이제서야 통제가 가능한 팔과 다리 그리고 손과 발까지 장악을 하고 나서, 주변을 배회하며 찾아 다니기 시작을 했다.

 

정확하게 3번 걸었을 뿐인데도 몸 안에 힘이 죄다 빠져나간 것으로 보아, 지금 내 상태는 최악인 상황이라고 추측했다. 시선을 밑으로 내려다 보았을 때는 나무와 비슷한 짙은 갈색의 해진 옷으로 보면, 나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상황이었고, 알 수 없는 허기와 목마름은 내 몸과 정신을 괴롭혔다.

 

그건 그렇고 방대한 지식의 용량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환생하는 과정에서 내 기억을 제대로 지우지 않았을 거라는 추측뿐이다. 내 정체와 내가 살던 문명단계가 어떤 곳인가에 대해서만 지우고, 다른 지식들은 지우지 않았으니 포맷을 해도 전부 포맷을 한 것이 아니라, 일부만 포맷을 하게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확실히 다른 점이라면 포맷은 중요한 자료를 남기고 지우는 거지만, 나는 중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남기고 중요한 것을 지워버린 사례. 가능한 많은 추측을 한 결론으로 지금 이 신분은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노예라는 사실이다. 붉어진 손목과 발목을 보면서도 구속장치를 어떻게 끊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가냘픈 몸으로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면, 아마 이동 중에 습격을 당했으리라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어째서 나는 이 몸으로 환생을 하게 된 것일까?

분명 내가 이 몸에 정신이 깃들기 전에는 한 명의 사람이었을지도 모를 텐데.

 

신이 일을 건성으로 처리하는 건가.”

 

혼잣말을 했다.

그냥 단순히 어떤 목소리가 나올지 궁금했지만, 의외로 나쁘지 않는 목소리가 나왔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성대가 아예 무너져 내려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존재하니까. 몸이 여성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가냘프고 힘없지만, 맑고 높은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온 것에 감사했다.

 

가냘프고 힘이 없는 것은 주변에 먹을 것만 찾으면 되니까.

내 잡지식을 지우지 않았다는 신의 실수는, 여기서 나의 이점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 상관없지.

 

주변에 있는 풀을 마구자비로 먹는 것은 절대적으로 좋지 못한 습관이고, 주변에 있는 곤충들을 먹는 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것도 아니다. 우선 탈수 증세가 보이는 이 몸부터 해결을 해야 하는데, 목을 축일 정도만 필요하다면 꽃에 있는 꿀을 먹어도 상관은 없겠지.

 

아니. 지금 제정신이 아니군.

탈수가 일어났는데 무슨 꿀을 먹는다고….

간단한 실수로 인해 내 신진대사가 머나먼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다.

 

오히려 지금은 수분이 많이 함유된 것을 찾아 다녀야 하는데, 달지만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목이 타는 당분을 섭취하면 죽을지도 몰라. 이럴 때야 말로 주변에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이 흘러 넘치는 곤충이나 동물들이 부럽다. 인간의 삶은 이럴 때야 말로 절망적이지만, 축축한 습기가 넘치는 이 곳에서 풀잎과 나뭇잎에 맺힌 이슬만으로는 목을 축이기는 힘드니까.

 

신선들은 이슬만 먹고 산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정말 거짓말이라고 본다. 아니면 내가 신선이 아니라서 이슬만 먹고 살아갈 수 없는 모양이기도 하고….

 

-스르륵!

 

우거진 풀숲으로부터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봐선 한 개체가 아니라 여러 개체가 모여들었다. 여전히 내 가슴팍 위로 올라오는 수풀 사이로 예민하게 경계를 하고 싶지만, 이미 지쳐있고 탈진한 몸으로는 아무리 작은 고양이가 날아와도 저항하기가 힘들 지경. 겨우 서 있는 것이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처럼 내 목 언저리에 따끔한 바늘 같은 것이 들어왔다.

 

최대한 쓰러지지 않고 손을 옮겨서 때내었을 때는, 검은 깃털이 달린 바늘이었고, 바늘의 색상은 무엇을 발랐는지 몰라도 최근에 발랐는지 흥건한 보라색 액체가 가득했다.

 

. 으으….”

 

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순식간에 팔과 다리부터 시작해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이미 혀까지 굳은 상황에서 구조 요청은 힘들고, 독이 빠르게 온 몸에 퍼져서 풀 숲에서 내가 쓰러져서 미동도 하지 않은지 20초가 지났을 때는,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내 기억에 모든 지식을 끄집어내 매치를 해보니, 고블린이라는 몬스터라고 볼 수 있다. 작은 녹색피부와 기다란 매부리코를 달고 있고,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끈적한 침이 이리저리 나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지 못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 주변에 8명이 둘러싸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환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대로 죽는 것일까? 세상에는 약육강식이라는 기초적인 토대로 작용하는 것이라고는 해도, 지금 이런 어린 아이의 몸으로 죽어가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내 배를 밟고는 뼈로 만든 듯한 단검을 꺼내 들고 치켜들었다. 저 작은 칼로 찔리면 아픈 것은 둘째치고, 사냥감은 고통 없이 한번에 보내야 하는 것이 사냥꾼의 도리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처구니 없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은 이 삶을 포기하려고 할 무렵.

 

키에엑!”

 

단검을 들어올린 고블린으로부터 검은 피가 나에게 뿌려지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바람이 가로질러 가죽을 뚫는 소리가 들렸을 때는, 나를 죽이려는 고블린의 목과 머리에 작은 화살이 박혀있었으니까.

 

“1조는 전방에 있는 고블린 무리를 소탕하고, 2조는 생존자부터 구출하도록!”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이곳 저곳에 철갑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무렵에, 감각이 없는 내 몸을 누가 들어올리는지 시야는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투구가 얼굴에 가려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날 구한 남자는 기사들 중 하나겠지.

 

운이 좋았군. 꼬마 아가씨. 하지만 몬스터가 출현하는 숲에 혼자 들어가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어.”

 

누구는 들어가고 싶어서 들어간 것도 아닌데, 억울함이 땅속에서 솟아올라 호수를 만들 지경이었지만, 냉철한 갑옷일지라도 따듯한 품에서 긴장의 끈을 놓았을 때, 나는 천천히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정신을 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