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05

FNL-Phantasm 2017. 1. 2. 01:32

305

 

 

 

어릿광대를 보내고 난 뒤에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하멀 씨가 천천히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라는 기묘한 노래를 부르며 들어왔다. 그보다...

 

저기. 하멀 씨? 오늘이 강추위인 것은 사실이지만, 뇌까지 얼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수사관 제복은 어떻게 하고 결혼식에 입을 법한 정장을 입고 이곳에 온 이유가 뭔가요?”

 

하멀 씨는 잠깐 나를 보다가 어깨를 두드리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무슨 약을 잘못 먹었는지 몰라도, 단단히 잘못 먹었는지 계속해서 대답을 기다리는 끝에, 하멀 씨의 첫 한마디는 결혼 축하해!”라는 말이었고, 이는 내가 지금 하란국에서 몰래 칸포리우스 제국에서 류연이란 이름으로 상호탐색기간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놀림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 그래서 여기까지 와서 뭐하고 있는 건데요?”

 

뭐긴? 축가 연습하고 있잖아?”

 

그걸 왜 연습해! 이 정신이 출타해서 더욱 강해질 인간아!”

 

. 그럼 내 정신은 탈주정신이라는 건가? 나중에는 아카츠키도 만드는 거겠네?”

 

시끄러워!”

 

나는 다방면으로 그냥 놀림거리 신세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이정도로 놀림을 받으면 놀림을 받을 때야 말로 팔망미인.’이란 헛소리와 같은 칭호가 잔뜩 붙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에서는 소름이 올라오기 시작했을 무렵. 하멀 씨는 뭔가 잔뜩 기대하는 눈으로 말했다.

 

만일 정말로 결혼하게 되면 그것이야 말로 이중생활이 되는 건가? 하루는 남자, 하루는 여자로 번갈아가면서 살아야 하는 그런 신세를 지어야 할지도 모르겠네. 너무 다방면으로 둥지를 차리는 것이 아닐까 몰라?”

 

뭘 둥지를 차려요! 지금 칸포리우스 제국에 연회를 한번 가봤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러 가지 문제와 골칫거리들로 두통이 신바람춤을 추고 있는데! 조만간 제가 스트레스로 죽어버린다면 이건 전부다 누구의 탓으로 돌려야 하나요?”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내쉬는 나는 하멀 씨에게 위로를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위커맨에 가둬놓고 불을 붙여버리는 정도의 잔인한 공격이 들어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는 하멀 씨가 또 말하기를...

 

이야. 신혼여행은 역시 이렇게 물이 흐르는 곳으로 가야지.”

 

손가락 끝부터 팔까지 파도처럼 그리고 있는 하멀 씨의 손동작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자기가 직접 당해봐야 나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지. 애초에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하루만이라도 좋으니까. 저 인간을 여장이든 뭐든 시켜서 루니아 누나라던가 하멀 씨의 부인에게 투척해버리고 싶다.

 

신혼여행은 무슨...그보다 그건 바다에요? 어디 섬?”

 

아니. 스틱스 강.”

 

거길 왜 가냐!”

 

다른 말로는 삼도천이라고도 하지?”

 

아니. 결국 죽어서 가는 곳이 무슨 신혼여행의 장소냐고!”

 

하멀 씨는 혀를 짧게 2번 차면서 금색의 머리를 긁었다. 마치 이 기분은 이래서야, 여행의 초보들은...”이라며 깔보는 그런 기분. 대놓고 무시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거기가 최고의 신혼여행지거든? 얼마나 낭만적이냐? 둘이 같이 스틱스 강을 바라보면서, ‘나중에는 꼭 같이 건너자.’라는 고급스러운 멘트로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그전에 스틱스 강을 바라보는 그 자체가 이미 죽은 거잖아요? 그보다 어떤 사람이 그런 멘트를 날려요!”

 

애초에 거기에 갔다가 그 사신에게 맞아서 다시 의식이 돌아온 적이 몇 번인데. 그런 곳이 최고의 신혼여행지라는 소리도 처음 들었다.

 

게다가 네가 만약에 결혼한다면, 진심으로 축복해 줄 거고, 축가도 부를 거고...”

 

아니. 할 일이 없다니까요?”

 

신혼여행도 따라가고...”

 

아니! 어째서!”

 

그보다 맨 처음에 할 일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보다 보통 결혼을 축하해주고 거기에 신혼여행까지 따라가는 그런 사람도 존재하는 건가? 대체 셋이서 신혼여행을 어떻게 가는 거야?

 

거기 뺀질이. 이제 그만 입을 놀리지 말지어다. 지금 그대의 경솔한 행동이 2초라도 더 지속이 되었다면, 그 자리에서 짐과 비둘기의 합작으로 이 대륙에서 소멸시켜버릴 것이니.”

 

올빼미라고요. 냥캣.”

 

레시아와 시나가 하멀 씨를 막자. 하멀 씨는 상당히 만족한 얼굴로 웃음을 멈추었다.

 

. 이정도면 괜찮겠군. 애초에 이 이상으로 놀릴만한 소재도 다 떨어졌으니, 이제 슬슬 본론을 말해야겠지.”

 

아주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제대로 하는 사람이군. 그나저나, 본론이라고 한다면 아마 어릿광대로부터 보고를 받았을 테니, 루노아 씨가 감옥에 갇혔다는 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할 생각이라 본다.

 

3황자가 대뜸 없이 감옥에 갇히는 사건은 아무리 봐도 없었어. 오히려 제 3황자인 루노아 칸포리우스는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으니까. 1황자인 그 망할 용사보다도 말이야. 게다가 지금의 황제인 알렉산더 칸포리우스는 그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조용히 묵과하고 있는 것일 거야. 애초에 제 1황자인 파르온이 신인류에 가담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3황자인 루노아가 막으려고 한 것처럼 보이는데...그 과정에서 뭔가 잘못 틀어진 것이 분명해.”

 

잘못 틀어졌다면?”

 

3자의 개입이지 뭐겠어? 물론 그 과정을 어디서 지켜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라도 역행했으면 정말로 좋았을 것을...”

 

시간을 역행한다?

 

그거라면 가능할지도 몰라요. 물론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힘들겠지만.’이라니? 잠깐? 그럼 너 시공간마법을 사용하겠단 소리야?”

 

하멀 씨는 잠깐 굳은 얼굴로 나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시공간마법은 인간이 다루기에는 너무 규모가 커.”

 

의심장소에서만 역행하면 되잖아요? 그 공간만 역행을 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고 안리아스의 수정구로 녹화만 하면 충분할 것이라 보는데요?”

 

애초에 3일 뒤에 다시 2차 초대였던가? 그럼 그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할 거야. 그리고 제국 안에 거대한 마법을 사용하면, 그 안에 있는 마법사들은 전부 눈치를 채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모르고. 언제인지도, 어디인지도 모르는 그 일을 시간역행으로 죄다 돌려서 볼 수는 없어. 그리고 몇 초만 있으면 과부화가 되는 시공간의 흐름이라, 너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에서 돌아오기만 해도 다행이야. 거의 99%는 죽어버린다고?”

 

괜찮아요. 공간침식 후에 시나가 역행을 하고 녹화를 하면 괜찮으니까. 그렇게 확실한 증거를 찾기만 한다면, 그나마 루노아 씨가 해방이 되겠지요.”

 

하멀 씨는 태양과도 같은 금빛의 눈으로 내 얼굴을 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신세를 한탄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이런 총명한 녀석이 내 부하가 아닌 걸까. 너만 내 밑에서 일하면 셜록과 왓슨 부럽지 않은 콤비가 되었을 텐데. 나중에 잡화점 그만두면 정말 내 밑에서 일 안 해볼래?”

 

그건 정말 잡화점을 그만두었을 때. 한번쯤은 생각해보죠.”

 

하멀 씨는 천천히 밖으로 나아가다 잠깐 멈칫했다.

 

아참. 그러고 보니. 충고하나를 잊었군.”

 

하멀 씨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입을 열었다.

 

여인의 몸으로 칸포리우스 제국에 오래 있는 것은 확실히 좋지 못해. 그 녀석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떻게든 기정사실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려고 하거든. 분명 2번째부터는 약이든 아이템이든 모든 것을 이용해서 너를 범하려고 할 테니 조심하도록.”

 

하멀 씨가 해준 충고 중에서도 상당하게 무거운 충고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류하 씨에게 달려가서 나 이거 못해먹겠습니다. 퀘스트 취소 안 되나요?”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암담한 미래를 어떻게 겪어 나아가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하멀 씨가 간 뒤에 잠깐 동안 2번째 연회에 무장을 하고 가야할지. 아닐지를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레시아는 하멀 씨의 말을 듣고 고민하던 나에게 작은 고양이 앞발로 건들이며 입을 열었다.

 

괜찮다. 주인. 짐과 비둘기가 있지 않는가?”

 

시나는 레시아의 말에 바로 입을 열었다.

 

올빼미라고요. 냥캣. 그리고 마스터가 거기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설령 수상한 약이나 아이템으로 마스터를 농락하려는 자에게는, 제가 친히 강림하여 이 대륙에 없었던 존재처럼 흔적도 남김없이, 누군가가 거신을 가져와서 저그들의 머리를 다 날려버리는 기세로 권능을 휘두르겠습니다.”

 

그거...든든하긴 한데. 그래도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다니.”

 

애초에 스케일이 너무 크잖아.

 

그런데 여자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런 비열한 짓까지 하는 것도 제국에서 하는 일인가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다 못해 우주 밖을 나아가서 생각을 그만둘 것만 같네요. 그런 것들은 성인들만 보는 글이나 만화에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현실이라는 것은 수위를 조절해준다거나 어느 것에 제한을 둔다는 것이 없지 않는가? 살아오면서 깨끗한 일만 겪는 사람은 절대로 없다. 남에 의해 더러운 일을 당하는 억울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것이 신분이 높고 낮음에는 분별이 없다. 흑심을 품고 움직이는 것은 누구든지 다 가능하다. 확실히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에 대해서는 동떨어진 일이며, 비현실적인 기분을 받아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인생이지만, 애석하게도 그 일은 근처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니까.”

 

레시아는 조용하게 말했다.

살아가면서 어떤 생물이든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지만, 강도가 낮고, 높고를 떠나서 절대로 저지르면 안 되는 죄를, 신분이 높다고 해서 면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보다 레시아는 마왕이잖아요. 마왕이 그런 올바른 소리를 해도 되요?”

 

애석하게도 짐은 마계가 생성되기 시작한 이후, 특이한 마왕이라는 말을 자주 듣기는 하지만, 마왕이라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 못한 이미지라고 한들, 짐 또한 구역질이 나올 정도 악한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 애초에 짐은 마계에서 타락이라는 표식을 가진 자. 그 영향으로 지금 마계와 인간이 공존을 할 수 있는 것이니라.”

 

조만간 스타 플래티나를 선물로 받으시겠네.

이러다 이집트로 가서 DIO와 싸울지도 모르겠어.

 

어쨌든 주인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딱히 없다고 보면 된다. 주인의 정신방어가 이미 너무 높아서 정신오염을 쉽사리 당할 일은 없지.”

 

레시아가 나의 장점을 말한 뒤에, 곧바로 시나가 나의 단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마스터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연회는 기본적으로 음식이나 술을 가볍게 먹기에, 하지만 신격화를 한다면 마스터의 입장이 매우 곤란할지도 모르지요.”

 

약물이 문제라는 소리인가.

 

뭐 그렇다고 어디 무협지에서 나오는 것처럼, 독초를 미친 듯이 집어먹어서 내성을 올릴 수도 없는 일이고. 면역을 할 수 있는 정화마법계열은 사제들이 사용하는 것이고, 이건 그냥 다음에 생각해보도록 하죠. 지금은 어릿광대의 소식을 들어야 하니까.”

 

뛰어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이상. 어릿광대가 내가 부탁한 일을 얼마나 짧은 시간에 완료를 할지 기다리는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한들 최소 하루는 걸릴 것이라 잡고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의뢰 못해먹겠다고 류하 씨에게 말하러 갈까요?”

 

안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한번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낸다는 것이 주인의 방식 아니던가?”

 

저도 알아요.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말해본 것인데, 역시 희망 같은 것은 허황된 꿈이었어요.”

 

내일 당장 칸포리우스 제국이 불에 타서 없어졌으면...

=============================================================================================

오랜만에 온 알바인데 워드가 실종되었네요.

손님이 1시간 동안 음식주문으로 폭딜 넣어서 늦게 내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