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65
265
침입자가 발생을 했을 때는 모조리 처단하는 것보다, 두 명 정도는 살려내야 하는 이유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아직 일반인들이 모르는 신인류에 관련된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가에 대해서 알아내야 한다. 잘만 하면 단서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최악의 경우라고 할 지라도 최소한의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생각한다면, 이들은 호문쿨루스를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 범죄자들이야 전부 루니아 누나가 언제 연락을 했는지, 하멀 씨가 와서 전부 구속해서 데려갔고. 시간이 다시 지나서 저녁 11시 20분을 지나고 있을 시계는, 달팽이처럼 지나가는 시침을 억지로 움직이기 위해, 초침이 분주하게 일하기 시작을 하면서 레시아가 정적을 깨뜨렸다.
“주인. 아까 그 무서운 기술은 무엇인가?”
“무서운 기술이라뇨?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냐?”
...이 머리띠는 대체 언제 계속 올라오냐고!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머리띠인가? 어쨌든 머리띠를 다시 벗고는 헛기침을 한 뒤에, 아까 전에 있던 일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7명이 왔다가 나중에는 6명만 발견이 되었는데...
“한 명은 어디로 갔죠?”
“마스터가 소멸시켰습니다.”
...소멸?
아. 기억이 났다.
“아까 제가 봤던 그 무시무시한 현상은 뭐에요!”
“짐이 주인에게 묻지 않았는가! 어째서 주인은 의문문을 의문문으로 대답을 하는 가!”
그때 당시에 나는 분명히 나와 다쳤던 고양이를 방어하기 위해, 내 머리에 겨눈 권총을 제거하려고 했다. 그저 단순히 무장해제를 위해서만 마나를 사용한 것뿐이지, 사실상 사람마저 사라지게 할 마음은 없었는데...
“설마...고양이의 저주!”
“주인...태클 캐릭터로 돌아가거라. 고양이 머리띠를 쓰고 뇌 구조가 변형되면 그거야 말로 큰일날 징조일 터이니.”
머리띠 하나 잘못 쓴다고 그 속에 있는 뇌 구조가 바뀌는 것은 대체 뭐길래? 고양이 머리띠를 쓴다고 뇌가 마나로 운영되는 기차로 바뀌는 것은 아니잖아? 그 상태에서 “난 기차가 좋아.”라고 말해도 이곳에 기차가 다닐 리가 없다고?
-빠아아아아아아아앙!
“진짜 기차가 여기서 달리지 말란 말이야!”
“마스터? 기차는 철도가 있는 장소에서만 달립니다.”
“어라? 기차가 이곳을 지나간 적이 없어?”
“주인...오늘은 많이 피곤하니 카렌에게 대신 부탁하거라, 적절한 안정과 휴식이 필요해 보이는구나.”
검은 고양이와 하얀 올빼미는 나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설마 내가 머릿속에 태클을 거는 것을 입 밖으로 내뱉어버릴 줄이야. 하지만 아직까지 정신적으로 쌩쌩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저는 괜찮아요. 다른 말로 말하자면 “I’m fine. Thank you.”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음...주인의 뇌 기능 중에 일부가 이상한 것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그 고양이 머리띠 때문인가?”
“머리띠가 저주받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마스터. 예외적인 요인은 항상 확인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변수가 될만한 요인을 항상 제거하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시나가 저렇게 말한다면 확실히 시도할만한 가치는 있다. 머리띠 자체에 다른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에...그보다 그거하고 아까 사람을 증발시킨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주인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권총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마나가 주인의 의지에 과잉반응을 해버려서, 사람을 지워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상시의 주인이라면 주변의 마나가 주인의 뜻대로 움직여야 하지만...
“과부화가 되어버렸단 소리에요?”
“레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상 과부화 그 이상이다. 보통 그 정도라면 평범한 마법사가 사용할 경우, 뇌가 다 타버려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영역을 주인이 해버린 거다. 마나를 자원으로 삼아 구축을 한 마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마나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제거하는 것은 확실히 무리이니라. 예를 들어 바람의 창<Wind Spear>이란 마법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저 자연 상태인 바람만으로는 사람을 죽일 수가 없는 것이 그 예시다.”
“하지만 저는 마법을 제대로 발동했다고요? 점화<Ignition>를 해서 주변의 마나를 태우고 폭발시키면서 권총만...”
“마스터. 점화라는 마법은 목표를 직접 지정하는 마법입니다. 마스터가 사용한 것은 점화라는 마법이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날아오는 투사체는 확실히 내가 눈으로 보고 지정을 했지만, 아까 전에 내 머리를 겨누던 그 남자는 키가 어떤지 체격이 큰지 작은지도 모르고, 나중에 확인하려 했을 때는 소멸을 한 뒤였다.
게다가 권총을 직접 지정했으면 권총만 사라져야 하는데, 그걸 잡고 있던 사람이 소멸해버린 것으로 보면, 마치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을 위험대상으로 지정해버리고, 존재 자체를 없애버린 것과 같았다.
“혹시 그 원인이 고양이 머리띠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써보거라. 짐과 비둘기는...”
“올빼미라고요. 냥캣.”
“그거나 그거나. 어쨌든 측정기를 착용하고 주인을 관측하고 있을 테니.”
“올빼미와 비둘기는 전혀 다르다니까요. 냥캣.”
“아무튼 머리 위에 써보거라.”
엄청나게 무시를 하고 있잖아...
하긴...지금 그 상황에서 말싸움으로 번지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하얀 고양이 머리띠를 다시 머리에 쓰고 난 뒤에, 레시아와 시나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전투력 측정기를 왼쪽 눈에 장착하고 있었다.
“...그건 또 어디서 구한 거에요. 냐.”
말 끝마다 ‘냐’라는 단어만 붙지 않았어도 될 텐데...냐.
...이 머리띠가 독백까지 침범하려고 하고 있잖아!
“이럴 수가! 2만? 3만? 아직까지 더 올라가고 있다니!”
“수치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보면 그것 마나가 늘어나는 것이냥?”
...이제 말투마저 교정 당하고 있다. 그보다 어미가 이제 ‘냥’으로 바뀌었으니, 나중에는 ‘냥파스’로 최종진화가 되는 것이 아닐까?
어떻게 보면 가장 무서운 것은 이 머리띠가 아닐까?
“마나가 아니라 주인의 귀여운 수치가 점점 늘고 있노라.”
“그런걸 어째서 측정하는 것이냥!”
-펑!
시나와 레시아의 측정기가 폭발했다.
그렇게 위험한 것까지 쓰면서 뭘 보고 싶은 거냐고...맨 처음에는 그런 사사로운 측정기 하나 없이 맨눈으로 날 스캔 했으면서? 머리띠를 다시 벗어 던진 이후에 다시 질문을 했다.
“그렇군 주인. 이해했다.”
고양이 모습으로 묘한 포즈를 잡으면서 일어서지 말아줄래요? 그건 파문의 호흡을 하는 자세거든요?
“그 머리띠는 일시적으로 수인으로 바꿔주는 머리띠니라.”
“...수인? 물이요?”
-퍼억!
느닷없이 레시아의 앞발이 쭉 늘어나더니 그 상태로 내 턱을 강타했고, 나는 느닷없이 날아온 공격에 넘어져야 했다. 아픈 것도 아픈 거고, 놀란 것도 놀란 것이라고는 하지만, 레시아는 쓰러져 있는 내 배위에 두발로 서서 소리쳤다.
“동물 말이다!”
“저도 알고 있어요. 그냥 농담하나 던진 거니 줌 펀치로 때리지 말아주세요. 어쨌든 수인이 된다는 그 말은 저 머리띠를 쓰면 고양이 수인이 된다는 소리잖아요?”
“그렇다.”
나는 잠깐 고민을 한 뒤에 입을 열었다.
“태울까요?”
“안 된다.”
“어째서요?”
“그걸 쓰면 주인이 더 귀여워지기 때문이다!”
“당당히 소리치며 말하지 말라고! 그보다 이제 곧 남자로 돌아올 사람에게, 저런 걸 씌워 줘봤자 무슨 소용이에요?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해치러 태어난 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지금은 카린이니 지금부터 계속 쓰고 다니면 된다.”
“내가 쓰기 싫은 걸 억지로 쓸 리가 없다냥.”
...
잠깐 머리띠를 벗고...
“씌우지 말라고! 시나!”
“괜찮습니다. 충분히 귀엽습니다.”
“시끄러워!”
올빼미의 즉답에 다시 소리를 치고는 머리띠를 다시 두 눈으로 보며 입을 열었다.
“이건. 2층에 있어야 할 물건 중에 하나로 해야겠네요. 애초에 수인으로 변경된다는 말은 분명히 좋지 않은 소리로 들리니까. 무슨 환생해서 종족을 바꾸는 것도 아니고...머리에 쓸 때마다 귀가 4개일 필요는 없어 보이고 말이죠.”
그보다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면도 바뀐다고 한다면, 행동 중에서 반이 거의 본능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잖아? 그 정도라면 대단할 정도로 무서운 물건을 이벤트로 줬구나. 그 종업원도...
하지만 그때는 분명 머리띠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머리띠를 착용하지도 않았으니, 분명 이 머리띠 때문에 과부화가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서운 물건이란 것을 확인했으니 다행이고, 확실히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이 세상에서는 상대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마나의 친화력이 약간 더 뛰어난 체질이고, 최소 1.5배에서 최대는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당연히 이건 이론상으로 밝혀진 것이고, 계속해서 연구가 진행중인 자료라고는 하지만, 엘티노스의 서적에 따르면 그냥 잘 태어나면 누구나 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혹시 마나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폭주를 시킨 거라고 가정을 한다면, 이번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요인에 의해서라면 누가 그랬는지에 대해서 꼭 찾을 일은 없어 보인다.
그건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려고 했던 것이니까.
다시 시간이 지나고 시나가 잠자리에 들고, 레시아가 카운터 위에서 엎드리며 명상을 하는 것인지, 자는 것인지, 가만히 있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때. 잡화점 문에 설치 되어있는 손님을 알리는 종이 오랜만에 이리저리 흔들면서 소리를 내었다. 울려 퍼지는 소리에 맞춰서 걸어온 손님은 잡화점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을 무렵...아까 오후에 보았던 고양이 카페의 종업원으로 확인했다.
“어서 오세요. 아까 그 고양이는 잘 있나요?”
“네...저기. 개박하와 고양이 사료를 사려고요. 그보다 다친 고양이는 덕분에 잘 회복하고 있답니다.”
‘잡화점이 무슨 애완동물 가게도 아니고?’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잡화점은 대체 뭔지 몰라도 다 팔고 있었다. 좌표마법으로 고양이 사료와...왜 필요한지 모르는 개박하를 카운터 위에 놓고는 계산을 한 뒤에, 그 종업원은 천천히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직업의 길이 어떤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직업의 길이라고 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갈고 닦아왔는지, 어떤 것을 공부해왔는지 묻는 의미다. 그걸 물어보는 것은 “너 스펙이 어떻게 되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데...
“그건 왜요?”
보통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고 그대로 대답해버리면, 그건 그대로 정보를 노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저는 마법부여사를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손님...아니. 여기서는 제가 손님이죠. 그러니까...”
“카린이라고 부르세요.”
“아. 네...카린 씨가 사용한 마법은 좀 이상하다고 해야 하나? 마나 자체를 움직이는 것은 좋아도, 그 마나 자체를 변질시킨다고 하는 기분이 들어서...”
“마나 자체를 변질시킨다?”
그건 또 무슨 소리지?
“혹시 자세히 알려줄 수 있나요?”
“아뇨.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지만 마나는 변질된 것처럼 보였는데, 다시 자세히 봤을 때는 그냥 자연상태의 마나여서...본래 푸른 빛을 내야 하는 마나가, 검은 빛을 내는 것은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제가 혼란스러워서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죠.”
검은 빛?
내가 마기를 품을 일은 없을 텐데?
보통 사람이 마기를 품으면 서서히 죽어 가니까.
뭐 버그 났나?
[주인. 그런 다른 세계의 용어를 함부로 사용하면, 크나큰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하거라. 그나저나 실험할 것이 하나 떠올랐노라.]
나는 손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레시아의 텔레파시에 답변을 보냈다. 그리고 날아온 레시아의 텔레파시는...
[주인이 지금 모습에서 고양이 귀를 착용하고, 개박하를 풀어 넣어버린다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다.]
[하지마!]
조만간 내가 자는 곳에 결계를 세워놔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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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서면에서 놀고 있을 무렵에 고양이 카페에 가지 못한 것이 한이 맺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