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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4 [Refresh]

FNL-Phantasm 2016. 3. 13. 15:40

24

 

 

 

식사는 닭 한 마리를 이용하여, 양념에 볶는 요리를 메인으로 샐러드나 스프, 빵과 삶은 감자를 몇 개 접시에 담았다. 물론. 공복으로 생사를 넘나들었던 소녀는 검은색의 사신이 노를 들고 머리를 때렸는지, 다시 정신을 차린 뒤에 빠른 움직임으로 내 반대편에 있는 테이블에 착석했다. 물론 나는 닭고기 일부를 레시아에게 주고 나서, '나도 음식을 먹어볼까?' 하고 앉았는데, 남아있는 것은 샐러드에 있는 피망과 당근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조리 증발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그게 모두 사라졌다고? 게다가 피망과 당근만 남아있으니, 저기 앞에 있는 어린 마녀가 싫어하는 채소라고 생각했다. 만족하듯이 "후우."라고 숨을 내쉰 체 가만히 나를 바라만 보고 있는 아이에게 이름이라도 물어보고자, 나를 소개했다.

 

[주관식"나는 이 잡화점의 주인 카일이라고 해. 네 이름은 뭐니?" (3)

 

도덕 시험지에 있는 문제만큼이나 흔할 정도로 대표적인 인사법의 중 하나였다. 위에 보이듯이 주관식과 3점이라는 표시만 할 정도로.

 

"아빠?"

 

"아빠 아냐!"

 

그리고 도덕 시험지에서 나오지 않는 오답이 나타났다.

 

"그럼 여보?"

 

또 다른 오답이 시험지에 써졌다.

 

"가족이 전제조건이냐! 네 이름을 묻는 거야!"

 

내가 앞에서 폭발하면서 위 질문에 대한 힌트를 주면서, 태클을 걸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멍하니 내 표정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나는 메이. 마녀. 엘리트리아는 용사. 그리고 어머니."

 

문장이 모두 조각 조각나서 퍼즐 문제인 줄 알았다

 

"그러니까 용사 엘리트리아의 딸이고, 이름은 메이. 직업이 마녀란 거야?"

 

메이는 두말 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떡이며, 나에게 긍정을 표했다. 아마 용사와 혈연관계이기 때문에, 용사들이 자주 모이는 파이론에 온 것이라면, 어느 정도는 추측이 되었다. 문제는 어린애라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원정이나, 파티에 껴주지 않았으니. 자연스럽게 소외 되었으리라 생각을 해봤다.

 

아니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식량이 순식간에 증발하기 때문이라고, 또 다른 추측을 했다.

 

문제는 메이가 어째서 용사로 참여했냐는 것.

보통 용사의 목적은 '타도 마왕!'이란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상 마왕은 인간과 서로 협력관계다. 그렇게 되면, 용사들의 본래 목적을 잃을 것 같기 때문에, 인간과 마왕(아마 레시아가...)이 서로 협의를 본 결과. 마왕성까지 도착하면, 포상이 내려주는 레크레이션으로 발전한 모양이다. 물론 모험을 하는 도중에, 죽은 것은 전부다 사고사 처리가 되어 버리지만, 용사로서 업적을 쌓아 올리려면, 주기적으로 각 몬스터와 인접한 마을에 위치하는 곳에서 '용사들의 연회'를 참여해야 한다.

 

그 중 파이론은 4월부터 5월까지 용사들의 연회가 열린다. 다른 마을은 여름, 또 다른 마을은 가을. 겨울에는 여태까지 쌓은 업적을 토대로 보상을 받는 기간이다. 물론 봄에 참여하고 여름, 가을 쉬면서 겨울에 보상을 받아도 되고, 모든 계절을 참여한 뒤에 겨울에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업적은 봄만 하는 업적과 3계절 전부 실행하는 업적하고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물론 봄에 참여를 해야, 여름과 가을에 있는 용사들의 연회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에, 봄은 무조건 사람들이 넘치기 마련, 메이도 용사들의 연회에 참여하는 일원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왜 참여하려는 거야?"

 

허브티를 메이에게 놔주면서,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을 하나하나 물었다.

 

"메이. 충분히 강해. 엄마에게 증명."

 

앞으로 이 아이와 대화를 하려면 번역기가 필요할 것 같다.

어쨌든 대부분은 알아 듣고 있는 나를 신기해 하면서, 증명에 관한 것을 물어봤다.

 

"증명을 한다는 것은...대체 어디로 향하는 건데?"

 

아이가 자신의 부모님께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용사들의 연회를 참여 했다는 것인데, 물론 용사들의 연회에는 일부 퀘스트를 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방황하지 않고 목표를 세울 수 있다. 그 중에 랭크가 하나같이 정해졌고, 메이가 맡은 것은...

 

"드래곤의 요새. 드라고니스. 용의 이빨 가져오기."

 

메이의 어머님...애를 왜 사지로 몰고 가는건 가요...

 

물론 드라고니스에 가는 길은 이 곳에서는 그나마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그 요새는 침입자만 봐도 브레스가 지나가면서, 한 순간에 모든 배를 전멸시킨다는 어마어마한 곳인데. 어린애 하나가 용사들 무리에 끼어, 지금까지 드라고니스를 가는 파티를 기다렸다는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식량걱정도 포함해서.

 

"메이는 그럼 어떻게 그 먼 곳을...?"

 

메이의 시선이 레시아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고양이 상태인 마왕을 설마 간파 한 건지. 의자에 내려와서 레시아에게 가까이 갔다.

 

[레시아?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레시아는 흥미롭다는 듯이 텔레파시에 답변을 해줬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에 있는 마나의 양과 농도는 차원이 다르구나. 이 아이는 상상 이상의 경지에 도달했을 지도. 장래가 기대되는 아이로군.]

 

[그러면 저보다 더 강해요?]

 

[아니. 아직은 경험이 없고, 마나의 움직임이 미숙하지만, 짐을 알아 볼 수 있으면, 마녀의 자질은 합격이다. 애초에 마족과 마녀는 서로 사역마나 주인이 되었던 경우가 많았으니까. 확실히. 이 아이의 부모인 엘리트리아는 마계공작 12명 중에서, 7대 죄악 '나태'의 표식의 공작을 사역마로 쓰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 잠재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짐을 알아보는 것도...]

 

-덥썩!

 

메이의 입 안에 레시아의 얼굴이 들어갔다.

 

[주인! 도움! 도움!]

 

다급한 레시아의 발버둥과 함께 텔레파시의 요청을 받아, 서둘러 메이의 입 속에서 레시아의 얼굴을 빼냈다. 그나저나 무슨 입이 이렇게 커? 레시아의 얼굴이 다 들어갔잖아? 그보다 도움!은 어디서 본거야...

사색이 되어, 부들부들 떨고 있는 레시아는 구석으로 서둘러 숨어버렸고, 메이는 입맛을 다셨다.

 

"레시아는 내 사역마니까 먹지 말아줄래..."

 

메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마왕마저 먹어버리려는 저 마녀의 장래가 기대 되는데?"

 

티르빙은 불빛이 반짝이며, 기대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내 귀에서 울렸다. 그보다 마왕이 어린애 입에 먹힐 뻔 했다는 사실에 더 놀랬다.

 

[! 이건 분명 짐을 암살하기 위해서, 마계 공작들이 힘을 합친 것이 분명하다.]

 

[레시아? 괜찮아요?]

 

[주인! 잠깐 마계에 다녀오겠다!]

 

레시아의 알 수 없는 분노의 행적은 곧바로 3층으로 뛰어 올라갔고, 사키엘의 문이 개방되었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마왕성...괜찮을까? 순진한 어린애의 행동 하나로, 마왕성이 괴멸 위기까지 찾아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뿌리치고, 다시 메이를 봤다.

 

"나는 잡화점을 열어야 해서, 용사들의 연회는 참여할 수 없어."

 

물론 용사가 아니라서 참여를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를 놓고 갈 수도 없었다. 드라고니스라. 레시아라면 지역을 알려나?

 

"드라고니스라면 비행정으로 본 기억이 있어!"

 

티르빙이 내 오른쪽 귀를 강타하듯 소리를 질렀다. 그나저나 티르빙은 죽기 전에 드라고니스를 봤다는 건가? 살아생전 뭐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물어보자

문제점은 사키엘의 문 특정상 대상이 봤던 시점으로, 이동해주기 시켜주기 때문에, 티르빙의 말을 듣고 무턱대고 사키엘의 문을 사용하면, 공중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해야 한다. 물론 죽는 것은 덤으로 챙겨갈 수 있다.

 

1+1이 이렇게 최악의 상품들만 묶은 경우는 처음이지만, 공중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레시아가 있어야, 나중에 귀환마법을 통해 돌아올 수 있고, 여러 가지 마법을 보조할 파트너가 필요했다. 메이는...

 

"메이는 무슨 마법을 할 줄 아니?"

 

"초콜릿이 되어라!"

 

그리고 메이의 손에서 기괴한 분홍색 광선이 나오더니, 내 옆에 있는 양초 하나가 먹음직스러운 브라운 초콜릿으로 변형되어 있었다. 내가 방금 뭘 본 거지?

 

"무기물. 초콜릿으로 변형. 맛있어."

 

아무래도 이 아이에게는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겠다. 여전히 초콜릿으로 변한 양초를 먹으면서, 나는 레시아를 기다렸고, 메이는 잡화점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메이. 다른 사람과 드라고니스에 안 가?"

 

보통은 이제 나가서 다른 사람과 같이 파티를 해야, 드라고니스 근처라도 갈 수 있을 텐데 메이는 하염없이 나만 바라만 봤고, 결국 나와 같이 가자는 듯이 내 옷깃을 잡아 당겼다. 이제 잡화점에서 이런 의뢰를 받아야 할 정도라면, 이건 잡화점이 아니라 그냥 용병의뢰소 아닐까? 우선 메이는 임시로 잡화점에서 일을 시키고, 레시아가 도착한 뒤에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다.

 

***

 

허공에 문이 나타나자, 그 안에는 검은 고양이 모습의 레시아가 나타났다. 어둡고 칙칙하게 흐린 하늘과 하늘에는 찌꺼기처럼 끼어있는 화산의 붉은 빛. 그리고 가끔가다 번쩍이는 벼락이 하늘을 물들였다.

 

마계.

물론 마계가 이런 척박한 지형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왕성에는 도달하기 어려워야 한다는 선조들의 고집에 의해, 이런 곳에 마왕성이 있는 것이다.

지금 경치가 보이는 테라스로 도착한, 레시아는 고양이 모습 그 상태로 조용히 걸어나가, 1층으로 향했다. 마계공작의 공석에는 각자의 표식이 그려져 있었고, 그 중에 '나태'라고 적혀있는 언어 앞에서 레시아가 입을 열었다.

 

"마계 공작 슬로배스는 소환에 응하라."

 

그러자 공석에 빛이 나오면서, 나무늘보의 모습을 한 형체가 나타났다.

 

"마왕이시여, 부르셨습니까?"

 

공손하게 인사하는 나무늘보. 슬로배스는 역시나 느릿느릿하게 인사를 했다. 레시아는 슬로배스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데, 너무 느려서 레시아가 2 32초까지 생각할 무렵, 슬로배스의 인사가 끝나고 레시아는 겨우 입을 열었다.

 

"네 녀석. 용사...아니 마녀하고 교합을 했는가?"

 

"역시! 마왕님의 눈은 못 속이겠군요. 아시다시피. 저와 엘리트리아는 비공식이지만,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부부입니다. 메이는 그에 따른 결과물이고요. 그나저나 교묘하게 마기는 가뒀을 텐데. 어떻게 알아내신 겁니까?"

 

"그 아이의 입 속을 들여다 봐서 눈치를 챈 것이다.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지.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가?"

 

"무엇을?"

 

시치미 때는 슬로배스에게 레시아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입을 열었다.

 

"용의 이빨을 얻어서. 그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레시아가 소리를 지르자, 성이 울리는 거대한 중압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슬로배스는 웃으면서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저 또한 다른 11명의 공작처럼, 마왕님께 이미 영원한 충성을 맹세한 자. 반란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저 실험을 위한 것뿐입니다."

 

"실험?"

 

레시아의 의아한 반응을 예상한 듯. 슬로배스는 자신이 생각한 대답을 했다.

 

"저도 메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어버이로서, 자식에게 그런 잔인한 실험을 하지 않습니다. 아주 간단한 실험일 뿐입니다."

 

레시아는 그러한 슬로배스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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