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45

FNL-Phantasm 2016. 11. 1. 00:03

245

 

 

 

다음날.

카렌을 놔두고 레시아와 같이 아르칸 제국으로 사키엘의 문을 열고 나와, 빠른 속도로 주변에 맛집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뭐 솔직히 메이와 가이로안 씨를 찾으러 나온 것으로 맛집 근처에서 행방불명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을 하겠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그냥 고양이 한 마리 데리고 와서 여행하는 거라고 볼 수 있는 모습인데...솔직히 나도 용병생활로 미아나 실종된 사람을 찾으러 자주 이동은 해봤으나, 설마 맛집을 노려서 먼저 수색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니 진심으로...

누가 사람이 행방불명 됐는데 맛집부터 찾아 나설까? 어떤 인간이 대체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 이 왕교자의 식감은 부드럽군.”이라고 외칠 수 있

 

주인. 이 왕교자의 식감은 부드럽구나. 짐이 이곳을 매수해도 괜찮은가?”

 

매수하지 마세요.”

 

구나...

 

지금 왕교자를 먹고 있는 이 곳에서 메이와 가이로안 씨가 사라진 지점이다. 물론 이 가게 주인에게 자세한 특징을 설명하자니, 5일 전에 그 둘이 이곳에 방문해서, 모든 왕교자를 다 해치우고 폭풍처럼 사라졌다는 말을 보아, 메이의 먹성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지만, 5일이 지났다는 그 말 한마디로 이들이 살아있는 가능성은 10%미만으로 되어버렸다.

 

그럼 어디를 다시 찾아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땅을 보호하는 수호룡인 가이로안 씨는 적어도 땅속에 숨는 것을 잘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대지를 담당하는 드래곤이 두더지와 같은 습성이란 소리도 아니다. 위급할 때만 땅으로 숨는다는 거지. 아마도...

 

아무리 위급하더라도 드래곤은 자존심이 높기 때문에, 땅속에 숨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 전에 그런 바보 같은 독백을 할 시간이 있으면, 짐을 도와서 흔적이나 빨리 찾아내거라.”

 

아직까지도 왕교자를 우물우물하고 있는 레시아의 볼을 늘려주고 싶다고는 생각했지만, 지금 당장은 전투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도 급선무다. 셜록 홈즈라는 탐정은 흔적만 봐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범죄가 진행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전투지역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노란색 테이프로 접근금지라고 쓰여진 곳을 멋대로 넘어가서, 그저 멍하니 움푹 파인 부분이라던가, 날카로운 무언가가 사방을 긁고 간 흔적을 이리저리 보고 있었다.

 

이럴 때는 윈디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어머나? 이게 누구신가요? 카린 아니에요?”

 

! 그 이름은 입에 담아서는 안 돼. 그전에 윈디는 여기에 어쩐 일로 온 거야? 그 닌자 거북이라도 만나야 할듯한 노란 점퍼는 어디서 구했어?”

 

에이프릴 오닐과 닮았나요?”

 

아니.”

 

나의 즉답에 윈디의 호박과 같은 눈동자는 이내 가늘어졌다. 그보다 에이프릴 오닐은 백회색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지 않고 말이지. 어쨌든 가슴 쪽에 사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이 녀석도 이 근방에 일어난 정체불명의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려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아르칸 제국에 용케 잘 넘어왔네요? 지금 마법사들의 짓이라며 사방팔방으로 마법사들을 잡아 들이고 있는데 말이죠.”

 

그거야 하란국에서 입김을 불어넣어 줬으니까. 아르칸 제국과 하란국은 대표적으로 우호도가 깊은 제국이잖아? 예전 칸포리우스 제국의 전성기 때, 하란국과 아르칸 제국에서는 친선동맹으로 서로 혼약을 시켰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이런 평화의 시기에서는 일부로 우호도를 깰 이유가 없지.”

 

그래도 지금 칸포리우스 제국에서는 마법사들을 잡아간다는 이유로, 곧바로 전쟁을 할 준비를 치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카일 씨가 이곳에 있는 이유라면 마법사들의 소행이 아니란 소리가 되겠지요?”

 

두뇌회전은 여전하네. 지금 메이와 가이로안 씨를 찾고 있어. 이 근방에서 행방불명이 되어버려서 지금 드라고니스도 난리가 났으니까. 이것도 죄다 신인류 소속의 호문쿨루스가 남긴 일 중 하나라고는 하는데...지금 뭘 적고 있는 거야?”

 

그거야 카일 씨가 한 말을 그대로 적고 있죠? 칸포리우스 황제와 아르칸 제국 황제에게는 알려줘야 할 것 같으니까요. 그나저나 신인류라면 요즘 핫하고 있는 인류 적대 단체잖아요? 그걸 빌미로 이야기를 해둔다면 아마 지금 당장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겠죠.”

 

그래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뼈아프단 말이지...”

 

레시아는 가만히 있다가 내 어깨 위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주인.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기척이 여럿 감지되고 있다.”

 

“...기척이요? 윈디...어라? 어디에 있는 거야?”

 

윈디가 사라진 곳에서는 종이 한 장이 뜯어진 체 덩그러니 땅바닥에 놓여져 있는데, 내용은...

 

카일 씨! 오늘도 고생하세요 윈디.

 

제길...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어디서 다가오는지 모르는 정도라면 투명화 상태라는 소리이지만, 레시아가 기척을 감지할 수 있는 정도라면 최상위랭크 정도는 아니란 소리다. 물론 아르칸 제국은 마법협력으로 인해 마법공학의 기술이 무자비할 정도로 발전했으니, 전신을 투명하게 만드는 갑옷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면...

 

움직이면 쏜다. 손들어!”

 

“...저기 정 반대로 된 거 아니에요?”

 

“...뭐 그럴 수도 있지. 일단 손들어.”

 

아르칸 제국의 병사라는 소리인데, 왠지 모르게 좀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 아무튼 신원조회를 하려는 것인지, 기묘한 물건을 손에 들고 이리저리 조작하는 기계의 모습으로는...

 

. 하란국에서 보내온 비밀요원이군요. 이거 실례했습니다.”

 

헬멧을 쓰고 묘한 기계음이 섞여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음성까지 변조되는 걸로 보면 절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신원이 밝혀지면 안 되는 그런 사람일까? 아무튼 신기한 사람이 좀 많이 있는 듯했다. 아직까지 불가시상태라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로 보아 바로 내 뒤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는, 나는 천천히 뒤로 돌아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류하 씨가 나를 하란국에서 보낸 비밀요원이라고 입김을 불어넣은 건가...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는지 제가 감히 물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고만장하신 하란국의 비밀요원이라면 발설을 하실 수 있으시겠지요?”

 

그쪽도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궁금해요?”

 

상당히...”

 

...꽤나 유쾌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무례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 사람에게 메이와 가이로안 씨의 상세한 특징을 이야기 해주고, 그 투명인간은 흐음...”이라는 소리를 살짝 흘렸다.

 

그들은 3일전에 아르칸 제국을 나갔습니다. 물론 이 장소에서 전투를 벌인 것까지는 봤지만, 그게 설마 신인류들의 호문쿨루스인 줄은 상상도 못했군요. 제가 이미 상부로 보고를 해서 명령을 받은 시점에서는, 꽤나 많이 다친 남자가 마법을 사용해서 사라지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렇다면 긴급 텔레포트를 사용했다는 소리로 봐야 할까?

 

그나저나 혹시 카일이라면...그분 아니십니까?”

 

어느 거요?”

 

그 백장미 잡지에서 바니 걸 복장...”

 

그건 제발 제 앞에서 입 밖으로 꺼내지 말아주시겠어요?”

 

하긴 천계에도 퍼졌는데 여기에서 안 퍼질 리가 없지...

 

그나저나 고생 많으시네요. 보통 생사가 불투명한 사람들을 찾으러 나가려고 하지도 않는데, 꽤나 중요한 사람들인가 봅니다?”

 

중요한 사람은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이니까 찾아 다니는 거죠.”

 

순간 레시아가 캬아아!”하면서 털을 곤두세우더니 허공에 발톱을 휘둘렀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오랜만에 보는 고양이라서 조금 쓰다듬어 주려고 했는데, 꽤나 성질이 앙칼지네요.”

 

기계음에서 들리는 어조는 당혹감이라고나 할까? 그 전에 레시아는 대체 어떻게 투명화된 제국 군인들의 위치를 알 수 있을까?

 

그래도 조금 바쁘시겠지만, 저희들의 인솔에 좀 따라와주시겠습니까? 적어도 아르칸 제국에서 수도방위군까지 와주셔야겠습니다.”

 

수도방위군이요? 여기가 수도는 아니잖아요?”

 

애초에 여기는 아르칸 제국의 외각이고, 주로 내가 활동해야 할 장소인데 수도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지체되고 만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이 사람들은 애초에 내가 나타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입을 열기를...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CAR-103을 준비했으니, 수도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가 될 겁니다.”

 

“...대체 무슨.”

 

[괜찮다. 주인. 짐이 나중에 이곳으로 공간이동마법을 사용하면 된다. 주인은 여기서 쓸 때 없는 마찰을 빚고 싶지는 않을 테니. 지금은 그들이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게다가 주인에게 타도를 줬던 그 죠니라는 자는, 이곳 빌헬름 기사단에 기사단장이라고 했으니, 어쩌면 그 곳에서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러면...일단 시간을 좀 내어드리죠.”

 

그리고 이것 싸인도...”

 

첫 번째로 안 사실은 4명이 나를 포위했다는 사실이었고, 두 번째로 안 사실은 이들도 전부 백장미를 구독하고 있던 독자들이란 소리였다. 그나저나 진짜 이놈의 잡지는 어디까지 퍼져나가는 걸까? 먼 훗날 외계인이 날아와서 나를 우주선으로 납치한 다음에, 싸인을 받아내기 위함이었다고 실토할 것 같은 이 기분...

 

나는 한숨이 예약생산 시간에 맞춰서 나오도록 설정했으니, 지금 한숨을 내쉬고 난 뒤에 천천히 손을 뻗어 허공에 떠있는 듯한 잡지를 잡았다. 난 언제까지 저런 흑역사를 싸인해줘야 하는 운명일까?

 

***

 

제국의 수도방위국은 말 그대로 총 지휘체계를 가진 장소라고 봐야 하지만, 그 본부에서는 온통 투명인간들의 소굴과 다름이 없었다. 말 그대로 사방에서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데 반해, 내 시상에 맺혀있는 것은 레시아와 건물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방팔방이 전부 기계음으로 변조된 듯한 음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이들의 성별조차 알지 못했으며, 만약 거수자가 다른 곳을 침투해야 한다면, 아마 이곳이 가장 공략하기 힘든 장소 중 하나이리라.

 

물론 지금은 시선이 느껴지는 것은 잘 알겠지만, 왜 이 안에서도 서로 투명화 상태로 있는 것일까? 보통 사령부 내부에서는 무장을 하지 않을 텐데?

 

이쪽으로 따라 오시죠.”

 

사령부에 도착하자마자 전방에서는 아무도 없는 투명인간 상태의 사령관이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그야 당연히 저쪽에서 먼저 입을 열거나 움직여야 있는지 없는지를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거대한 침묵이 맴도는 가운데 내 뒤에서 나에게 말을 걸고 인솔했던, 그 담당자가 천천히 내 앞으로 이동하는 듯이 소리를 묵직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에...

 

불가시상태 해제...”

 

““해제.””

 

한 사람의 말에 복창하면서 은폐상태를 해제하자, 4명 전부 하나 같이 똑같은 검은색의 전투복과, 머리 사이즈에 딱 맞춰진 슬림한 느낌의 헬멧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한 사람이 그 헬멧을 벗으려고 하자, 벗기 편하도록 압축된 공기가 빠져나가듯이 쉬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넓게 벌려진 헬멧을 양손으로 잡아 쉽게 벗으면서, 기다란 분홍빛 머리카락이 늘어지기 시작하면서 입을 열기를...

 

수도방위군에 잘 오셨습니다. 저는 이곳의 총사령관 페이이라고 합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헬멧을 벗었을 때는 이상한 변조 음성이 아니라, 맑고 곱게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지금까지 몰래 카메라를 당한 내 정신을 다시 깨웠다.

 

잠깐만요? 그럼 지금까지 총사령관이 저를 직접 인솔했다는 소리잖아요?”

 

그렇게 된 셈이죠. 물론 당신의 이상한 행동으로 인해, 신인류의 호문쿨루스들에게 공격받을 위기에서 저희들이 구해준 것이지만요. 이건 저와 친하게 지내던 전 기사단장...지금은 죠니를 구해준 몫이라고 생각하세요. 본래 저희들의 임무는 당신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근처를 돌아다니는 신인류의 호문쿨루스 들을 잡는 임무였으니까.”

 

씨익하고 자신 있게 웃는 녹안 속에는, 아직도 멍하니 정신을 못 차리는 내 모습이 비춰져 있었다. 나는 몇 단계로 이 사람에게 낚시를 당했는지 그것부터 세고 있는 머리를 말려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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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태클을 걸기 위해 계산하고 있는 카일의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