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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44

FNL-Phantasm 2016. 10. 31. 01:21

244

 

 

 

어떤 사람이든지...어디서 나올 법한 빅맥세트와 같은 그런 운명은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나는 유연하게 입을 열고 닫으면서 겨우겨우 류하 씨를 설득할 수 있었다. 카렌은 언제나 그랬듯이 마차를 타면서 나에 대한 질문이 한 가득했고, 분명 그것은 부모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그래서 저의 어머니 후보는 얼마나 많은 건데요? 아버지는 저의 것인데 말이죠.”

 

“...뒤에 있는 말은 뭔가 이상한 것 같다만?”

 

지금 이 나이에는 아버지를 독점하고 싶다는 딸아이의 심리작용이 왕성할 때라고요? 당연히 어머니를 경쟁상대로 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나타날 시기라고요?”

 

그걸 말할 거면 엘렉트라 콤플렉스겠지. 오이디푸스는 부친을 살해했다고...뭐 그래도 네가 남자 아이가 아니라서 몇몇은 후회하게 되기도 하더라.”

 

차라리 동성이었다면 다른 여성진에게 관심을 보여서, 내가 좀 더 편해질 수 있는 생활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하나 밖에 없는...대체 왜 있는지도 모르는 딸이기에, 비록 호문쿨루스라고 할 지라도, 무의식 적으로 꽤나 아끼게 되고 챙겨주게 된다.

 

그나저나 류하 님은 아버지의 몇 번째 부인인가요?”

 

그런 거 아니다. 애초에 나는 다른 사람들과 인연을 맺기에는 너무 뒤떨어진 상태야.”

 

? 아버지는 아직도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다니는 건가요?”

 

예부터 자신을 과대평가를 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가진 오만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한다고 들었다. 따라서 나는 검소하면서도 절대로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데...카렌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입을 열었다.

 

그렇게 자신감이 부족하니까, 아버지는 주변 여성진에게 언제든지 먹힐 가능성이 있다니까요?”

 

그런 오해를 부르는 단어를 쓰지 말거라. 그리고 뭐가 먹힐 가능성이 있어? 그 사람들은 파리지옥이 아냐.”

 

아버지는 다 알면서 회피하시는군요?”

 

계속 움직이는 마차 안에서도 내가 태클을 걸어야 할 범위가 산더미로 올라가기 때문에, 조용히 지낼 날이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류하 씨가 직접 힘을 써줘서 알아봐준 마차라 그런지, 아무리 붙어있어도 1개월정도 걸리는 국경을 이틀 정도의 시간에 들여서 돌파했다.

 

라고 하기 보단...

 

이거 류하 님이 말해줬는데 CAR-83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거 마나로 운영되는 말없는 마차 말이에요. 보통 마차로는 쉬고 움직여야 2개월에 도착하는 거리를 13시간만에 도착을 하다니.”

 

그야 당연히...전력질주를 쉬지도 않고 하니까 그렇지. 강이건 뭐건 그냥 질주 하나로 무마시켜버리니까.

 

어쨌든 이 다음은 아르칸 제국이죠? 아르칸 제국에는 대체 뭐가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에요.”

 

카렌이 아르칸 제국으로 가는 것은 그저 단순한 여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메이와 가이로안 씨를 찾기 위함이다. 그래도 카렌은 아르칸 제국에 들어서자마자 놀 거리로 가득한 아이의 눈으로 보고 있었고, 나는 그런 카렌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잠깐 말하고자 했다.

 

카렌.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놀아야겠구나.”

 

? 어째서 아버지는 소녀의 마음을 그리 미안하지 않는 듯한 얼굴로 짓이겨버릴 수 있는 것이죠?”

 

내 목적은 그저 사키엘의 문을 이용할 때, 아르칸 제국으로 가는 길목을 완전하게 열어놓는 일이었을 뿐이니까. 그것 때문에 류하씨도 흔쾌히 마차를 빌려준 것이지. 아니 마차가 아니라 CAR-82였던가?

 

지금은 잡화점을 운영해야 하는 시간대라서...곧 날이 저물고, 잡화점에 돌아와서 하지 않았던 물품정리를 다 하면, 아슬아슬하게 8시정도 되겠구나.”

 

아하! 지금 아버지의 신부 후보들을 빨리 보고 싶어서 일부러...”

 

-덥썩! 꽈아아아아악!

 

으아아앗! 아이언 클로라니이이이잇! 아버지 잘못했어요! 차라리 엉덩이를 때려주세요!”

 

엉덩이를 때려서 훈육하기에는 시기가 좀 많이 늦었으니까, 아이언 클로를 20초만 더 버텨 보거라.”

 

다시 지상으로 축 늘어진 카렌을 이끌고 잡화점으로 귀환마법을 사용했다. 잡화점에 돌아오고 나서 다시 지상으로 추락한 나는...아니 진짜 내 인생은 왜 이런 거야? 어쨌든 고통을 무릅쓰고 일어나서, 레시아가 나를 기다렸는지 나를 보자마자 고개를 들고는 입을 열었다. 검은 고양이가 사람을 보고 고개를 들며 인사를 하는 광경은, 이미 나에게 익숙해졌는지 오래 되었다고는 하지만...

 

. 주인과 내 딸이 온 것인가? 어서 어머니께 안부 인사를 먼저 하거라.”

 

아니...여러 가지 태클을 걸게 많은 것 같지만, 상황이 매우 급한 만큼 일단 넘어가 드리도록 하죠. 슬로배스 씨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요?”

 

메이의 아버지이면서 나태의 표식을 가지고 있는 나무늘보. 상대를 영원한 잠으로 빠뜨린다는 최악의 게으름뱅이인 슬로배스 씨는, 사실 7일 전부터 레시아에게 보고를 하고 미리 찾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슬로배스 씨의 움직임상...죽은 나무늘보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7일 정도 지나서야, 겨우겨우 슬로배스 씨는 자신의 방을 빠져나갔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레시아가 대신 찾아주기로 했다고...

 

지금은 슬로배스 씨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자...

 

나무에 매달려서 나뭇잎을 먹고 있다.”

 

“...어째서?”

 

그야 나뭇잎은 도망가지 않으니까 말이지. 어쨌든 주인은 아르칸 제국까지 다녀오는 길인가? 내일부터 탐색작업을 한다면 짐을 데려가야 하겠군? 짐도 슬로배스에게 청을 받아서 메이를 찾아야 할 테니 말이다.”

 

마왕이 부하의 부탁도 들어주는군요.”

 

그러자 레시아는 언제나 늘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잊었는가? 짐은 의외로 마왕이니라. 높은 자리에 있는 자는 아래에 있는 종자를 굽어보고, 잘 자라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의무이자, 필수적인 일이니라. 짐의 부하가 어쩔 수 없이 슬퍼하는 것을 오히려 높은 자리에 있는 짐이 덜어줘야 하는 것도 의무. 왕이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밑에 있는 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절대적으로 하면 안 되는 일이니라.”

 

그걸 생각하면 첩에게 잡일을 시키지 말라고요!”

 

마리아는 거대한 서류뭉치를 한 가득 들고는 태연하게 소리치며 자신의 방으로 이동했다. 레시아는 잠깐 마리아를 쏘아보고는 다시 고개를 태연하게 돌려,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작은 앞발을 핥았다. 그나저나 저 서류뭉치는 대체 어디서 가지고 온 거지?

 

짐의 마왕성이 요새 리메이크 하고 있기에...잠깐 마왕성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대부분의 잡무를 여기서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그래도 걱정 말거라. 내일은 주인과 같이 동행을 할 수 있으니.”

 

그냥 서류지옥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나저나 레시아 어머니의 본 모습을 못 봤는데요? 어떻게 생기셨나요?”

 

카렌은 레시아를 레시아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느닷없이 내가 모아놓은 마나의 절반이 깎여나가기 시작했다. 살짝 휘청거려서 아무거나 붙잡고 몸의 탈진을 호소하던 찰나에, 검은 드레스를 한 가득 몸에 두르며, 연옥의 지옥불을 상징하는 두 눈동자와, 연보라 빛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펼쳐질 때. 카렌을 이미 끌어안고는 레시아는 기쁜 목소리로 입에 열었다.

 

역시 짐의 자식이라서 그런지 보는 눈은 있도다. 주인의 자녀가 짐을 어머니로 인식하는 것을 보아하니 결국 정부는 짐의 것이나 다름이 없군. 주인! 오늘은 팥밥을 짓거라!”

 

무슨 팥밥이에요! 잡무나 제대로 하시죠!”

 

카렌의 눈이 상당히 커지면서도 예쁘다...”라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흘려버린 듯 했다. 말 그대로 타락의 표식을 가진 레시아의 본 모습은, 누구도 품어줄 수 있는 비정상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마왕이니까.

 

그나저나 이번엔 다른 비정상적으로 남은 절반의 마나가 전부 날아가면서, 다리에 힘이 풀리자 이번엔 내 안에서 서서히 빛의 구체들이 모이더니, 하얀 눈보다 더욱 빛나는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잡화점의 바닥으로 사뿐하게 내려앉았다. 그래도 전에 봤던 모습에서 조금 더 성장을 한 시나는, 카렌의 팔을 붙잡더니 느닷없이 레시아에게 뺏어서 끌어 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런 냥캣에게 다가가면 이상한 것만 배우게 됩니다. 그러니까 제 밑에서 자라나서 고운 아이가 되어주세요.”

 

이쪽은 귀엽다...”

 

다시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내어버린 카렌은 양쪽을 바라보고 난 뒤, 탈진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에게 뛰어와서 입을 열었다.

 

아버지. 소녀 부탁이 좀 있어요.”

 

뭔데...”

 

그냥. 하렘 만드시는 게 어떠신지요?”

 

“......”

 

저 말을 들은 지 3초 후.

 

알았어요!!! 잘못했어요! 아프다니까요!!!”

 

다행히 아이언 클로를 할 수 있는 기력은 존재해서 다행이었다만, 다시 앞을 보니까 전방에 레시아는 고개를 살짝 내리고, 시나는 고개를 살짝 들은 채 격렬한 눈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다시 한숨을 내쉬면서 나는 그 둘의 싸움을 말려야만 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이 내 운명이라면, 차라리 스탠드 하나를 달고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여행도 나쁘지는 않았을 텐데...

 

그거 멋지지 않나? 시간 멈추는 거...

애석하게도 지금 이것이 현실이다.

 

둘은 그만 좀 싸우라니까요. 제 마나를 지금 다 날려먹고 그 모습으로 싸우기라도 한다면, 세계가 완전이 난리가 나는 것은 둘째치고 잡화점이 날아갈 테니까요.”

 

예로부터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집안이 잘 되야 모든 일이 잘 된 다는 것.

그 외에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듯이...지금 집안이 작살나게 생겼는데 나라 안전이든 세계의 평화든 지금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물론 잡화점을 집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 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지금 여기서 레시아와 시나가 마법이라도 잘못 난리는 날에는 문제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안심하거라 주인. 전에 저 비둘기하고 마법을 써서 싸우지 말자는 약속을 했다.”

괜찮습니다. 마스터. 저희들의 마법으로 잡화점이 날아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저 둘의 미소를 보아하니

 

하지만 약속은 깨지라 있는 것이다!”

그래도 냥캣과는 약속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들 또 싸우려고 하네...

 

-파앙!

 

뭐 약속대로 잡화점은 무너지지 않았는데, 폭발의 여파로 나는 창문을 깨고 날아가서 다시 흙먼지를 먹어야 하는 운명을 맞이해야 했다. 아 그러니까! 그냥 스탠드술사로 전직해서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운명이 더 멋지다니까? 이렇게 폭발해서 날아가는 걸 보면 어디 미사일 악당 같잖아? 그 바보 같은 전기 쥐나 납치하려는 그런 바보 같은 녀석들...

 

오늘도 제대로 날아가셨군요. 오자마자 당신의 복부에 주먹을 때릴 생각을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는데, 당신 때문에 흥이 다 깨졌으니까 책임지시죠?”

 

무자비하면서도 사무적인 쇼콜라 씨의 냉철한 목소리를 듣고, 어이없는 감정을 꾹 눌러 참으며

 

쇼콜라 씨. 나는 마나가 거덜난 상태로 날아간 피해자라고요? 그렇다고 쇼콜라 씨가 책임지라고 해면, 오히려 제가 하프를 들고 기타소리를 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파악!

 

아악!”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리는데 순식간에 쇼콜라 씨가 신은 검은 색의 구두가 내 시야와 가까워지더니, 그 상대로 내 얼굴을 밟아버렸다. 비명을 지르는 것은 당연이거니와, 뇌까지 땅에 박혀버릴 듯한 충격으로 기절할 뻔한 내 정신을 붙잡고, 나는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을 했다.

 

대체! 뭐 하는 거에요!”

 

그대로 올려다 보면 저의 속옷이 보이기에...”

 

말로 하라고!

머리를 밟으려고 하지 말고!

 

...그래도 이 모습을 보아하니 새로운 감각에 눈을 뜰 것만 같은...”

 

뜨지마!!!”


나는 폐안에 있는 공기들을 모조리 내뱉으면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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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길목에서 쓰러진 체 발견하면, 머리를 밟지 말고 일으켜 세워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