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33

FNL-Phantasm 2016. 10. 18. 00:03

233

 

거주하고 있던 집의 정체를 아는 것만큼

소름이 돋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집에서 이상한 노숙자라도 살고 있는 공포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문제는 차라리 그게 더 좋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엘티노스 잡화점이 만들어진 이유를 다시 떠올려보는 카일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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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비밀을 감추고 또 다른 비밀이 들어나기 마련.

이 세상은 비밀로 만들어져서, 비밀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은 비밀이 가장 우선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초점으로 한 사람들도 있고, 비밀을 너무 많이 알아서 이유도 모른 체 죽어버리는 사람도 있다고는 한다.

 

그러면...

엘티노스 잡화점이 만들어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물의 정령왕 엘라임의 말대로 신인류에 대한 최후의 비밀기지가 되기 위함인가? 아니면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정작 상급신으로 진급한 엘티노스를 직접 부를 수도 없는 일이고, 천계에 직접 쳐들어가서 ! 엘티노스 불러와!”라고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거늘, 신인류에 대한 사건에 대해 예견을 했다면...

 

주인. 육포를 구입해야 한다.”

카일이여. 가을에도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가?”

신랑! 화이트 초코 쿠키를 구워봤는데?”

마스터. 여우는 어떻게 웁니까?”

 

...여기도 혼잡하다. 혼잡해.

 

여럿이 한꺼번에 질문폭격을 가하지 말고 나중에 따로 질문해주세요.”

 

신인류에 대한 마지막 비밀기지라고 할 정도로 소란스러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 주변에 있는 마왕, 다른 차원에서 소환된 빛의 여신, 다른 차원으로 인도하는 검은 달의 여왕, 지식의 포식자 드래곤이 이곳에 주로 살면서...아니, 지금은 달의 지배자로 불리고 있는 루나까지 합해서 5명이 잡화점의 주된 멤버다.

 

그런데 루나는 어디에 있어요?”

 

루나링은 호문쿨루스에게 지식을 전파하러 달에 다시 올라갔다. 그리고 저번에 카일이 첩에게 의뢰했던 실험은 모두 끝났는데, 신인류쪽에 있는 호문쿨루스들은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우리가 직접 만든 호문쿨루스는 몽마의 침입이 가능했다. 그러나...저번 비무대회에서 잡아들인 신인류쪽의 호문쿨루스들은 몽마의 침입이 모두 불가능했으니, 어떻게 보면 호문쿨루스를 만들었던 것이 헛수고가 되었노라.”

 

마리아는 연한 초콜릿 피부가 돋보이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오른손에 사탕으로 보아 아마 하멀 씨에게 멋대로 뜯어냈다고 생각했을 무렵. 멀뚱멀뚱 나를 보고 있는 흑수정과 같은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나는 한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다.

 

...다른 의미로 해결되었으니 다행인가?’라고 생각하기 전에 비무대회에서 신인류가 아니라 다른 평범한 사람들을 잡았으면 대형사고가 났을 텐데? 무슨 수로 적중률이 100%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물어보기라도 할까?

 

신인류와 관련된 호문쿨루스를 모두 죽이거나 포획했다고 들었는데, 무슨 수로 잡은 거에요?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큰일이었을 텐데.”

 

일반인이라면 걱정하지 말거라. 제대로 기억소거를 해서 돌려보냈으니까.”

 

이봐요...”

 

그냥 의심 가는 사람들을 전부 잡고 기억을 지워버렸다는 소리인가...

 

죽이거나 포획했다는 의미는요?”

 

말 그대로 온 몸이 순식간에 병기로 변신하는 신인류의 호문쿨루스들이다. 단순한 명령체계로 되어있었는지, 자신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의심하고 생명에 위협을 받으면, 자동으로 병기가 되어 제거하려고 한 것뿐이니까. 의외로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니. 오히려 쉬운 것은 함정이 존재한다는 소리인데...

 

그럼 그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얼굴이 노출된 적은 없나요?”

 

얼굴은 확실히 가렸으니 안심하도록. 그런 초보적인 실수는 하지 않았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신인류의 호문쿨루스들이 정신침투가 되지 않았던 원인을 찾았는데...”

 

마리아가 우리들 앞에 보여준 것은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고깃덩어리 같은 물체가,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 비위가 약한 사람은 순식간에 이 자리를 이탈할지도 모른다.

 

“...대체 이게 뭔데요? 어느 부위에서 이런 끔찍한 혼종이 나왔어요?”

 

신랑. 이건 신인류의 뇌야.”

 

붉은 눈빛은 혐오스럽다는 말을 간접적으로 해주고 있는 루시피나가 입을 열었다. 물론 쿠키를 구워와서 그런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황색 스웨터와 검붉은색 치마 위에, 분홍색 앞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 뭔가 상황과는 매치가 잘 안되긴 하지만, 그래도 충격적인 통보를 받은 나는 입을 열어야만 했다.

 

뇌라고요? 이게? 뭘 했길래 이렇게 작은 거에요? 프라이 팬에 계란이라도 구워버린 거에요?”

 

루시피나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잠깐 쓸어 내리는 행동을 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보기만 해도 불편한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작은 뇌 안에는 수 많은 명령체계와 정보가 담겨 있었고, 정보를 신인류끼리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보면, 사람은 각각 한 개의 뇌로 일을 처리할 때, 신인류의 뇌는 수많은 뇌로 단숨에 처리한다는 체계야.”

 

몽마들의 침입이 왜 불가능한지 그 이유도 알 것만 같았다. 단순히 한 사람의 정신영역에 침입하는 것은 쉽지만, 신인류의 호문쿨루스는 정말 어디서 나올법하게 생각과 감정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정신망이 강하게 설계되어있는 곳은 뚫기가 어렵다. 게다가 몽마 하나가 그 정신망에 침투한다고 해도, 꿈이 아닌 정보와 명령체계밖에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가 없지.

 

주인도 짐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나 보군.”

 

검은 고양이가 느닷없이 내 무릎 위에 올라와서 붉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레시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자 레시아는 즉답했다.

 

주인도 저번에 받은 상금으로 육포를 더 구매할까 생각중이지 않는가?”

 

어떻게 저걸 보고 육포를 구매하는 생각을 해요! 그보다 이제 저 고깃덩어리인지 뇌인지 뭔지 하는 것은 그만 태워버리죠.”

 

본부대로.”

 

하얀 올빼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시나가 날개를 살짝 펼치자, 일순간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정체불명의 기묘한 고깃덩어리는 사라져버렸다.

 

마스터. 저는 착한 일을 했으니 머리를 쓰다듬어줄 것을 요구합니다.”

 

“...알았어.”

 

다른 차원에서 소환된 빛의 여신입니다.

어린 애가 아니라.

 

어쨌든 지금 이 상황에서 맨 첫 번째로 우선시 되어야 하는 일 중...엘티노스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되는데, 엘티노스가 어떻게 신인류에 대해 예견을 했고, 앞으로 신인류를 어떻게 제압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했다.

 

루멘을 만나야겠군요. 문제는 루멘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유일하게 엘티노스와 연결 되어 있고 눈 안에 별을 담아놓은 소년. 전 대륙에서 소문난 최고의 점성술사로 지금은 행방불명인 상태가 되었다.

 

대체 내가 신경 쓰지 않는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

 

윈디에게 부탁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 전에 바람의 정령왕도 지금 행방이 묘한 상태이지 않는가? 정보를 수집하러 다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주인이 찾을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개구리가 지금 당장 피리를 불고 비를 내리는 것이 더 확률이 높을지도.”

 

...왕눈이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요?”

 

느닷없이 내 앞에서 필리리 개굴개굴 필리리리~”하고 울 것만 같잖아.

 

그 전에 주인은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것이 좋지 않을지?”

 

가까운 곳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라뇨. 지금 당장 따로 뭐 할 것이 존재하지 않는데요?”

 

-콩콩콩!

 

유리벽에서 누군가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살짝 돌려봤는데, 싱글벙글한 웃음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는 루니아 누나가 존재했다.

 

“...오늘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러 가보겠습니다!”

 

나는 순식간에 사키엘의 문을 붙잡고 어디든지 날아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문을 열었다.

 

***

 

뭐 확실히 인생은 젊을 때 고생을 사서하라는 말은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지금 당장 추락하듯이 떨어진 곳은 리벌트...어딘가로...그냥 눈 덮인 산 위에서 조난을 당해버렸다. 혼자만의 여행을 간다는 말을 했어도, 역시 그 지역을 잘 알고 있는 가이드가 없는 이상. 이렇게 조난을 당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것일까? 지금은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동굴 안에서 칼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더 롱 다크도 아니고...나중에는 고기를 해체해서 내장만 따로 뽑아 써야겠네.

 

체온을 서슴없이 앗아가는 극한의 추위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그 추위에 맞서 싸우는 바이킹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유명한 말이 있지 않는가? ‘북풍이 바이킹을 만들었다.’라고. 다음 생에 태어나면 바이킹으로 태어나서 추위를 강하게 이기는 것으로...

 

제길...좀 생각하고 탈출하는 거였는데...으으...”

 

이런 환경 속에서 나무를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마나를 이용해서 주변 공기를 진동시켜 그 열로 몸을 따듯하게 만드는 것은, 절대적으로 가성비가 나쁜 일 중 하나다. 오히려 이럴 때는 동굴 안으로 더 들어가서, 어처구니 없지만 다른 사람이 머물고 간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차례.

 

제발 생존에 관련된 물품이 나오길 빌면서 천천히 어두운 동굴로 들어갔다.

 

맨 눈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어두워서 분간이 가지 않지만, 마나로 눈을 어느 정도 강화한다면 적어도 떨어져 죽을 일은 없을 만큼 시야가 확보되었다.

 

으흐흑...! 흐으윽...!”

 

동굴특유의 울림이 퍼지면서, 가까이 들리는 듯한 흐느끼는 여성의 목소리...

설마 말로만 듣던 밴시일까?

여기서 정말로 누가 죽어서 밴시가 울고 있는 거라면, 그 다음타자가 내가 된다는 소리인가? 그건 상상만 해도 가장 무서운 일이로군. 아무튼 무시하고 내 갈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생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유령이 날뛰든, 귀신이 붙잡든, 좀비가 PPAP를 외치든,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전혀 없으니까.

 

도와주세요...제발...!”

 

아무래도 밴시가 아니라 조난을 당한 여성이라는 정보로 변하자, 우선 무슨 일인지는 한 번쯤 확인을 해보고 이동해도 나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적어도 살아있으니까 구해줄 수 있으면 구해줘야지.

 

목소리가 울리는 방향으로 걸어나가는 도중 낭떠러지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동굴 내부에 들어올수록 따듯해지는 기온으로 보아, 이 근처에 용암지대나 운이 좋으면 온천을 발견할 수 있는 생각보단, 지금 저 아래에 모험가로 보이는 일행이 무기력하게 쓰러져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저런 높이는 신체강화마법으로 뛰어내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 불확실한 정보가 많기 때문에 나는 밑을 향해 외쳤다.

 

거기 무슨 일이에요!”

 

! 도와주세요! 지금 일행 중에 한 명이 죽어가고 있어서!”

 

3명으로 보이는 그룹에 한 명은 죽어가고 있는데도 구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보아, 마법사나 사제가 포함되지 않은 그룹이란 소리다. 티르빙을 뱀 조종자로 변형시키고 주변을 묶어서 천천히 내려오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착지했을 무렵. 죽어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얼굴이 보라 빛으로 올라오는 것은 즉, 독을 맛있게 먹어버린 모양이다.

 

해독제를 항상 가지고 다녀서 다행이네...”

 

주머니 속에서 해독초를 꺼내서 중독이 된 사람의 입안에 집어 넣었고, 자동 반사적으로 씹는 것을 확인을 하고 나서, 나는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따듯한 온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을 무렵. 마침 따듯한 불이 피어 오른 모닥불에 보이길래, 그 앞에 앉아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바빴다.

 

저기...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무엇으로 갚아야 할지. 아직까지 가진 것이 없고 의뢰를 끝내려면 한참 남아서...”

 

여성은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에, 내가 보상을 요구할 까봐 눈치를 보고 있었다. 보상 같은 것은 그다지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우선 나도 내 나름대로 생각한 보상을 그 여성분에게 말했다.

 

불 좀 빌리죠.”

 

?”

 

저도 지금 얼어 죽을 뻔했으니 불 좀 빌린다고요.”

 

....”

 

내 눈과 마주친 그 여성은 당황한 눈으로 보다가 이내, 담요를 가져와서 내 등위에 덮어줬다.

 

...잠깐? 담요는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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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대로 받지 않고 태클을 걸고 있는 주인공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