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08

FNL-Phantasm 2016. 9. 17. 11:25

208

 

 

 

폭우가 쏟아지던 날. 아스타로트에게 다시 부탁하러 천천히 이동하고 있는 중에 회상을 해보자면, 아침에 일어나서 릴리스에게 여러모로 위험을 잘 넘기며 정보를 알아낸 결과. 티르의 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내가 저번에 갔을 때는 수색의 목적으로 간 것뿐이라 잘 몰랐지만, 아스타로트는 그날이 쉬는 날이라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다시 티르의 쉼터에 도착을 했을 때는 완전히 간판얼굴로 자리잡고 있는, 현재 아스타로트의 초상화를 본 모든 여성이, 아무리 호스트 바에 관심이 없어도 살짝 보고 나오는 정도?

 

고양이 모습의 레시아는 내 머리 위에서 위엄이 넘치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여성공포증으로 이리저리 도망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인가? 역시 사랑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로군. 지금은 자신감에 차있는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분명 인큐버스의 정체성을 얻은 것이지. 본래 일취월장하는 캐릭터가 있지 않는가? 그게 지금의 아스타로트라는 것이다.”

 

레시아. 아무리 그렇게 부풀려서 칭찬해도, 현실에는 겨우 호스트 바에서 아스타로트가 일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게다가 티르의 쉼터는 건전한 곳이라고요? 물론 정보에 의하면 뒤뜰의 존재가 가장 위험한 것이지만..., 아스타로트에게 뒤뜰로 권유하는 여성은 없겠죠.”

 

티르의 쉼터에서 뒤뜰이라는 존재는...

불건전한 의미라는 것이다.

 

아니. 이걸 설명할 필요는 없었군.

 

그래서 주인? 그 모습 그대로 들어갈 생각인가?”

 

뭐 그럼 여장이라도 하라고요? 그냥 주인장하고 얼굴 마주보며 아스타로트에게 부탁하러 왔다고만 하면 되잖아요? 아니면 쪽지를 건네주면서 비밀리에 작전을 한다거나, 아니면 루노아 씨의 이름을 팔거나 그런 것으로 해결하면 될 것을. 애초에 간판스타라고요? 뭘 어떻게 해서라도 지금 3천궁녀보다 더 많은 여성과 같이 있을 텐데, 대체 무슨 수로 접촉을 하라는 소리에요? 그냥 근처에 있다가 텔레파시로 보내면 되는 그런 편안한 방법도 있는데? 봐요. 벌써 4개씩이나 대책을 새웠잖아요? 여장이라던가 그런 건 다 필요 없다니까요?”

 

레시아는 내 머리 위에서 아무 말도 없다가 다시 입을 열였는데...

 

“...짐이 보기 좋으니 바꾸거라.”

 

결국 레시아가 보기 좋은 거잖아요!”

 

아니면 강제로 여성으로 바꿔버릴 것이다.”

 

...내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저길 여장하고 들어가?

안 돼.

 

. 안 돼요. 포기하세요.”

 

그럼 주인. 이렇게 하도록 하지. 짐이 육포를 100개를 하사할 테니 주인은 얌전히 여장을 하고 저 곳으로 침입을...”

 

무슨 헛소리를 어항에 있는 물을 갈아주듯이 하고 있나요? 육포로 제가 낚일 사람은 아니라고요? 레시아라면 낚이겠지만.”

 

뭐 어쩔 수 없나. 주인을 잠시 동안 여성화시킬 수 밖에.”

 

대체 왜 이리 무서운 말만 골라서 하는 걸까? 이 검은 고양이는?

 

애초에 짐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주인과 짐은 특수한 길로 이어져있는 관계이며, 상호간에 권능과 능력을 사용할 수도 있지. 그러면 짐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해도 전력을 다해 막을 겁니다...”

 

아마...

막을 수 있을 거야.

아이언 클로로...

 

-꽈아아아악!

 

우냐아아아!”

 

상당한 고음의 비명소리가 고양이의 목으로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바둥거리고 있는 레시아에게 말했다.

 

. 어서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세요!”

 

싫다!”

 

적어도 제가 하는 행동을 보며 아무런 잔소리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시라고요!”

 

싫다!”

 

아니! 내가 좀 편하게 일을 처리하겠다는데, 난이도가 높아지게 여장이나 그런걸 제가 해야겠어요?”

 

그렇다!”

 

...저 고양이가 정말!!!

 

저 사람 봐봐...고양이를 괴롭히고 있어...”

동물학대네...쯧쯧...”

대체 어릴 때부터 어떻게 자라왔길래. 고양이를 저렇게 괴롭힐까?”

 

아무래도 소란이 너무 커진 나머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까지 끌고 와버렸다. 잠깐 이곳에서 벗어나서 다른 장소에 가서 이야기를 해야 하기에, 우선 골목까지 도망치듯 데려와서 레시아를 내 앞에 두고 훈계를 해야만 했다.

 

레시아! 다른 사람이 말하는 고양이라고 알아챘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었던 거에요! 너무 소리가 크잖아요!”

 

그럼 주인은 짐이 주는 고문에 비명을 안지를 수 있는지 봐도 괜찮은가?”

 

아뇨. 그건 아니지만...어쨌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ㄱ...”

 

차고로 짐이 줄 수 있는 고문에는 밤에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도 포함...”

 

쓸 때 없는 말은 됐고! 요즘 레시아 캐릭터가 많이 변한 거 아니에요?”

 

그거야 주인을 놀리는 맛이 쏠쏠해서 그러지 않는가?”

 

...어떻게 이 고양이의 버릇을 고쳐놓을까...

그전에 마왕이잖아? 마왕의 버릇을 고치는 방법은 엘티노스의 책으로 있을까?

이건 나중에 찾아보는 것으로 하고...

 

저를 놀리는 맛이 쏠쏠하다고 레시아의 캐릭터가 억지로 변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짐은 애초에 소심한 성격이니라. 많이 지내오고 친해져야 말문이 터지는 성격이다.”

 

웃기고 있네! 소심한 사람이 다 죽었답니까!”

 

아직도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마음으로 태클을 걸다 보니 벌써 30분이나 지나있었다. 지금 이브센티아로 빨리 가야 하는 것도 모자랄 판에, 그 반대쪽에 위치한 시나론에 있는 티르의 쉼터 근처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니...

 

어떻게든 레시아를 납득시켜야 내가 편해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주인! 오늘의 여장이 무엇인지 신경 쓰인다!”

 

어디 나올법한 호기심의 망자를 따라 하지 마시죠. 아이스크림을 입 속에 넣어놓고 봉인시키기 전에.”

 

어머...주인의 것을...”

 

정확히는 제가 사서 준 아이스크림 이겠지요! 특별편에서 써먹은 소재로 절 들들 볶을 생각입니까! 그리고 그거 메인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라고 문구에서 나왔잖아요.”

 

하긴. 마계에는 고통과 절망이 넘치는 놀이기구가 없노라.”

 

레시아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던 찰나에...아니 지금은 이게 아니라!

 

어쨌든 저는...어라? 레시아?”

 

레시아가 내 눈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디에 있는...

 

[후우...주인이여. 정말이지 이 방법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바래야겠군.]

 

[무슨 소리에요? 그보다 제 안에는 언제 또 들어갔어요?]

 

[애초에 티르의 본점은 호스트 바가 맞지 않는가? 따라서 본래 주인이 그 모습으로 들어가서 아스타로트를 지명한 뒤에, 이런 저런 이벤트를 시행하는 그런 것이 보고 싶었느니라. 물론 주인이 여장한 체.]

 

결국 자신의 눈 호강을 위해 여장을 하란 이유였잖아!

 

[하지만 주인의 고집이 왕고집이라 짐의 할아버지가 와도 꺾지 못하는 그 굳은 결의...까지는 칭찬해주겠으나 너무 시간을 끌었군. 그러니 강제적으로라도 짐과 주인이 퓨전을 해야 하겠노라.]

 

[퓨전은 동등한 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하던데요?]

 

그래야 레시아도 카일도 아닌 너를 해치울 자다! 라는 멘트를 멋있게 날리지.

...나 누구 해치우러 가는 건가? 아니 목적의식이 정말 어긋났잖아!

 

[어쨌든 레시아. 내 몸 속에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들...]

 

어윽! 제길! 무슨 일을...!”

 

가슴속이 찢어질 듯한 격통에 나도 모르게 텔레파시를 해야 할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갔다. 레시아는 안에서 웃지도 않고 담담한 말투로 고운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 울려 퍼지기를...

 

[짐은 우연하게도 잘난 마왕이니라. 주인이 짐에게 키스를 해준 덕에, 이제는 주인의 몇몇 스테이터스나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권한까지 생겼으며, 이는 곧 저주술사 달인급에 속하는 짐은 멋대로 주인을 여자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지. 물론 아직까지 한계는 짐이 직접 융합을 하여 관리해야 하지만 괜찮다. 언제든지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마법의 눈<Magic Eye>을 안 보이게 배치하면, 짐 나름대로 주인이 어떤 일을 당하든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으니까.]

 

이 망할! 지금 당장 떨어져! 어째서 내가 레시아에게 키스한 복선이 이 따위로 회수당한 거냐고!!!”

 

시나는 아직까지 잘 시간이기에 레시아가 나를 멋대로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것을 견제하지 않았고, 시야가 캄캄해지면서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정신마저 의식이 끊어질듯하게 이어지는 지옥은 3분정도 있다가 천천히 줄어들었고, 시야는 서서히 맑아지면서 내 앞에 마법진이 한 차례 빛이 났다.

 

[완성했노라 주인. 카일=마왕모드.]

 

마왕모드고 나발이고 이게 어디가 마왕이야!”

 

언제 봤을까? 이 모습은...머리가 연 보라색이 되었고, 붉은 눈을 하고 있는 것 빼고는, 그냥 카린이다. 마지막으로 입었던 옷이 이렇게 짧은 치마였던가? 할 정도로 종아리의 일부분까지 노출 되어있는 모습을 보면...

 

아니! 레시아! 그 전에 왜 여자로 바꾸냐고요! TS기간 이벤트는 끝났다고 글쓴이와 담판을 짓고 왔는데!”

 

[. 아서라. 독자들이 즐거워하지 않는가?]

 

뭐가 즐거운 거에요!”

 

독자들은 즐겁지 않다고 생각하겠지.

눈 앞에 남자가 느닷없이 소녀가 되어 머릿속에 있는 마왕하고 말 싸움하고 있는 것이.

그렇지 않나?

 

[. 고양이 귀와 꼬리까지 달아주면...]

 

달지맛! 시나가 일어나서 레시아를 내쫓으면 그날은 육포고 나발이고 안 사줄 거에요!”

 

[. 주인은 고양이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모른다.]

 

그게 뭔 상관이야!”

 

상의를 살펴보니 그냥 프릴이 달리다 못해, 열매처럼 열린듯한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분명히 약정이 끝났을 텐데, 어디서 잘못이 된 것일까? 혹시 쿠폰인가?

 

[주인이 짐이 있을 때만 한정으로 여자가 되는 것은, 후원쿠폰의 유무와는 관련이 없노라. 물론 많이 달리면 많이 달릴수록 판타지 장르 뒤에 TS가 붙을지도 모르지.]

 

붙이지마!”

 

초심을 지켜나가야 할 것 아냐!

 

애초에 이런 애매한 모습으로 티르의 쉼터인지 술집인지 뭔지 하는 곳에 들어가기라도 하는 날엔, 분명히...

 

-Move Right Along

-빨리 감기 진행 중.

-스킵 완료.

 

회상이 스킵을 할 정도로 혼돈의 도가니잡탕밥A코스가 되는 기적을 보았군. 그러면 레시아에게 존재감에 대해 좀 낮춰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니까...

 

좋아요. 레시아. 그러면 우선 이 바보 같은 미친 존재감부터 줄여나가죠.”

 

그러기 위해선 안경이 답이니라.”

 

...뭐야. 텔레파시가 아닌데 어디서 말을...

 

여기에 있노라.”

 

나는 머리핀이 언제 생겼는가에 대해 이질감을 느낄 때, 자세히 보니까 그 머리핀에 달린 검은 고양이 얼굴에서 입이 뻐끔뻐끔하고 있었다. 뭐야. 이제는 아예 날 마법소녀로 만들겠단 소리냐? 이거 대체 어디까지 달려나가야 그 다음에 이야기가 진행될 거냐고?

 

이제 짐과 주인이 하나로 합쳤으니 무적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티르의 쉼터로 돌격해서 수많은 호스트들의 넋을 빼오거라.”

 

목표가 다르잖아! 아스타로트에게 부탁할 것만 전하고 나갈 거에요!”

 

애초에 2달동안 여자가 되어 고생했으면 됐다고 생각했는데, 레시아가 이렇게 배신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시나가 깨어나서 레시아를 내쫓는 것에 성공하면, 나는 자동으로 남자로 원상 복귀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는 분노의 오른손으로 그 배은망덕한 검은 고양이의 얼굴에다가 아이언 클로를 장착시키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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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손은...하라는 이야기 진행은 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