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05

FNL-Phantasm 2016. 9. 14. 00:09

205

 

 

 

세상에서 가장 어처구니 없는 결말 중에 하나는, 모든 전개가 다 이루어진 이후에 . 꿈이네.”라는 통칭 꿈 결말이라고 한다. 내가 쌓아왔던 모든 것이 꿈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그런 허무함에 잠을 못 이루며, 결국 순간적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변해버리는, 마치 분노 바이러스에 걸려서 좀비가 되어버리는 소설처럼 개판이 되어버린다고는 하지만...

 

지금 내 입장에서는 . 이런. 꿈이었잖아?”

 

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극한직업을 하고 있었다.

 

옅은 핑크 빛의 머리카락과 붉은 색상의 기사복장! 하아~너무 예뻐요오.”

 

카메라 셔터가 너무 눈부시다 못해 이대로 발작이 일어날 지경이다. 대체 어디서부터가 내 인생에서 크게 잘못되었을까? 만일 조심하게 생각을 하고 행동을 했다면, 이런 여장까지 당하면서 사진을 찍는 모델이 되지 않아도 됐을 텐데.

 

~ 다음은 루노아 폐하~ 투입!”

 

...뭐라고요?

 

어쩌다 보니 특별 게스트로 오게 되었습니다. 루니아 경이 저에게 카일과 같이 찍으면서 공의 역할을 좀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쩔 수 없이 그걸 받아들였지만.”

 

어쩔 수 없이라고 치고는 상당히 기뻐 보이는데요?”

 

여전히 금발의 황태자.

확실하게 말하자면 칸포리우스 제국의 제 3황자인 루노아 씨는 다시 수행원들을 불렀고, 수행원은 어항과 물고기를 도로 내 앞에서 보여줬다.

 

카일 씨. 이 물고기는...”

 

그건 이미 했으니까 됐거든요!”

 

그러면 말이 잘 통하겠군요?”

 

안 통해! 그보다 루니아 누나! 대체 이 사람은 왜 불러온 거에요!”

 

잡지 구독자님들의 리퀘스트랍니다아. 자 어서 침대로 넘어 뜨려주세요오!”

 

뭘 넘어뜨려요! 잡지 구독자들이 언제부터 그런걸 좋아했다고? 애초에 침대가 어디있다고...우앗!”

 

어째서 여기에 침대가 있는지 내 기억에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루노아 씨가 그 위에 올라가서는 나에게 나무로 된 둥근 막대를 주었다.

 

손바닥 만한 이 작은 막대는 대체 뭐길래?”

 

루니아 경이 준비한 물품이라나 뭐라나 하는데, 카일 씨는 거기서 그 막대를 물기만 하고 있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음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고 남은 막대를 잘 가공한 것 같은 그런 막대기라고 생각한다. 이걸 그냥 물고만 있으면 된다니? 대체 어떤 것을 하려고 하길래...

 

그럼 카일 씨? 실례...”

 

내 목을 살짝 끌어당겨서 올리더니, 그대로 다른 막대의 끝부분을 루노아 씨가 물었다. 내 머릿속은 이미 경악으로 가득 차서 뇌세포마저 경악을 울려라! 경악!!!”이러고 소리지르고 있고, 초 근접거리에서 루노아 씨의 그윽한 2개의 사파이어는 이게 진심인지 아니면 연기인지 분간을 못하게 만들었다.

 

설마 진짜로 이런 구도를 잡기 위해서, 6cm도 안 되는 막대기를 물으라고 하다니? 지금 독자들 다 죽일 셈이야?

 

슬며시 루노아 씨의 왼손이 내 어깨에 살며시 올라왔고, 그윽한 눈동자에서 순식간에 포식자의 눈으로 변한 시점에. 지금 나는 사방팔방으로 텔레파시를 쏴서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으나, 애석하게도 지금 내 손목에 마나를 차단하는 특수한 수갑이 장착이 되어있었다.

 

게다가 저 눈...이대로 그냥 먹어 치워버리겠다는 듯이, 나와 루노아 씨 사이에 있던 남은 막대의 길이가 천천히 짧아지는 그 찰나.

 

거기 멈추거라! 지금 남자 둘이서 그런 부러운...아니, 파렴치한 행각을 하려고 하다니! 루니아! 첩에게는 이런 말이 없지 않았는가!”

 

야호! 마리아!”

 

야호!...가 아니라! 지금 당장 저 둘 사이를 떨어뜨리거라! 수위가 조금이라도 더 높았다면, 이후로 카일은 즉결심판 당하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마리아가 귀신같이 촬영장을 알고 와서 나를 구해

 

그러니 카일 위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첩이 하도록 하겠다!”

 

주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더 위험에 빠뜨리고 있었다.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카일이 여자로 되었을 때 수많은 이벤트를 바래왔지만, 그것에 대해 너무 무난하게 끝난 감이 있어서 첩은 매우 아쉬우니, 지금 여장하고 무력화된 카일을 상대로 첩이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것이나 저런 것을...”

 

얼씨구...신났군?

...아니 잠깐만? 이거 너무 위험하잖아?

 

그러면 이렇게 하죠. 마리아 씨. 저와 마리아 씨 중에서 누가 카일 군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말이에요.”

 

뭘 행복하게 만들어요? 루노아 씨가 무슨 해피샤워라도 쓸 수 있어요?”

 

좋다. 그 싸움을 받아들여주지. 애석하게도 엘티노스와 같이 다니면서, 밤에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 48개를 직접 선보여줄 테니까!”

 

필살기 48개라뇨! 누구 죽이려고 지금 작정했어요? 아니면 밤에 사용하니까 암살의 정석이라는 책이라도 쓰게요? 둘 다 그만하라고요!”

 

마리아는 언제 내 옆으로 다가왔는지 귓가를 간질이며 안으로 들어가는 숨결이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꼭 끌어안은 체 속삭이기를...

 

적절하게 해줄 테니까, 몸에 맡기기만 하거라. 하아아...”

 

근육을 이완한 뒤에...어깨를 휘두르고 곧이어 마리아의 팔꿈치 약간 위를 노려서 팔을 꺾었다. 마리아는 당연히 예상치도 못한 반격에 적지 않게 당황을 했고, 곧 이어 루니아 누나는...

 

오오! 역시 카일이에요오~! 예쁜 여자 둘이서 하는 육체 언어라니!”

 

육체 언어라는 말 쓰지마!”

 

카일이여! 장난을 좀 친 거 가지고 첩의 팔을 꺾지 말거라! 많이 아프단 말이다!”

 

시끄러워! 이 꼬마가 엘티노스에게 몹쓸 것만 배워서는! 뭐가 어쩌고 저째!!!”

 

그렇게 촬영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라며 설명하고는 싶지만, 루니아 누나는 찍을 분량을 다 찍었다면서, 다음 7월 호까지 안심하고 쉴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아무래도 메인은 루노아 씨와 기묘한 구도로 찍었던 그 아이스크림 막대 씬이나...마리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포즈인가.

 

그보다 빨리 이 수갑을 풀어줬으면 좋겠는데...

루니아 누나는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카메라는 부단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주고, “잘 찍어줘~.”라는 말을 남겼다.

 

...잠깐? 잘 찍어달라니? ?

 

아직 메인 코스는 남아있어야 하지 않겠어요오?”

 

순식간에 나를 덮어버린 루니아 누나의 그림자로 인해, 내 표정은 더욱 그림자가 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요염하게 천천히 다가가는 루니아 누나를 본 나는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꼈고, 겁에 질려 천천히 뒤로 가다가 막다른 벽에 내 등이 닿고야 말았다.

 

저기...루니아 누나. 우리 말로 해결합시다. 제가 대체 뭘 잘못했는지 몰라도 배트맨과 로빈은 제가 안 찍었어요! 슈마허 씨가 찍었지!”

 

아까 도망갈 때는 파이론의 슈마허라면서요오?”

 

그 슈마허하고는 다른 슈마허겠...!”

 

루니아 누나의 얇은 검지가 내 입술에 맞닿으면서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나 촬영의 일환일 뿐이에요오. 그리 겁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요오?”

 

그리고 뒤에서는...

 

오오! 역시 단장님! 그런 모습의 단장님도 좋아요! 후후후...우후후후...!”

 

저기 카메라를 넘겨준 부단장이 거의 폭주상태에 이르렀는데요?

 

그리고 저 억울한 거 있어요오.”

 

얼굴이 천천히 다가가는 것은 나와 몸이 천천히 밀착되어간다는 뜻이 된다. 아찔하게 만드는 향과 더불어 서서히 눈빛이 요염하게 바뀌어가는 붉은 눈에 직시하느라, 이윽고 내 뺨을 어루만지는 왼손의 침입을 인지하지 못했다.

 

저는 왜 이야기 23에서 맨 마지막 부분만 등장한 거에요오?”

 

그것 때문이냐!”

 

역시나 자신이 나오는 분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나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더욱 더 응석부리는 말투로 점점 어린애 같아지는 루니아 누나를 보며, 귀엽다고 생각은 했지만...지금 그것보다는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는지 그게 더 중요하잖아!

 

카일? 그나저나 제가 터무니 없게 구독자님들과 약속을 한 게 있거든요오?”

 

“...팬미팅이요?”

 

아뇨.”

 

그리고 귓가까지 다가간 루니아 누나의 입술은 슬그머니 움직였다.

 

. ..~

 

루니아 누나는 다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공기를 흡수해서 한 숨을 내쉰 뒤에 입을 열었다.

 

애초에 팬미팅보다 더 심한 약속이 어디 있다는...!”

 

루니아 누나는 순식간에 내 입을 자신의 입으로 봉해버리고, 곧 이어 제 2차로 내 입안에 뱀이 날뛰기 시작했다. 비명도 못 지르고 계속 으읍! !”이라는 속 터지는 소리를 할 때 동안, 마리아와 루노아 씨는 크나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었고...아니 루노아 씨는 대체 왜요!

 

아무튼 뒤에서는 초당 7번 울리는 셔터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오오! 역시 단장님! 서슴없이 여장된 연하를 공략하시다니! 그 점에서 끌려요! 동경하게 돼요!”

 

우읏! !”

 

아무래도 벽에 밀착이 된 것이 내 생에 실수였는지, 조금이라도 끝날 것 같은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 속은 누군가가 불을 집히고 있는지 계속해서 타 들어가고 있고, 머릿속이 과열상태가 되었을 쯤에. 다른 요인으로 루니아 누나와 나의 사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만! 첩이 보는 앞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 루니아여! 지금 거기서 끝을 보겠다는 의미는 좋지 않다! 마왕님께서 화를 내시다 못해 순식간에 멸종한다고?”

 

흐음...그런 위험도 있긴 하네요오. 아깝지만 그만 둬야겠어요오.”

 

조금만 더 늦었다면 내 이성이 마비될 뻔했다.

그 전에 분명 수위가 올라서 다른 곳에 잘려나갈 뻔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구사일생으로 구출 받고 난 뒤에, 내 손목에 있는 수갑을 풀어주고 나서 해야 하는 일이 한 가지 있었으니...

 

전부 정신이 하나같이 출타해서 태양으로 가까이 가다가 공허 속으로 사라졌어요!”

 

마리아와 루노아 씨, 루니아 누나에게 까지 아이언 클로를 하는 것이다.

물론 내 손은 2개니까 다른 하나는 마나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

 

호문쿨루스에 대한 정보는 그 백장미인지 뭔지 하는 바보 같은 촬영이 끝난 뒤에, 루노아 씨와 공유를 했고, 루노아 씨는 의외로 그 정도까지는 잘 알고 있다는 반응을 했다.

 

카일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분명 호문쿨루스 개인마다, 몸 속에 기묘한 무기를 내장하고 있는 것이 맞지만, 대체 무슨 영문으로 그 무기 라던지 특수한 파츠가 감지되지 않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그 이외에 전 대륙에서 쫓고 있는 유랑극단의 중요인물 2명이 하멀 경과 같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것도, 많이 놀라운 정보이기는 합니다만,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아직 너무 부족하군요. 그들의 아지트를 찾는 것도 아니고, 또한 그 뒤를 봐주는 인물이 누군지 아직 잘 모르니까요.”

 

정상적인 검은 면바지와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는 나는, 여전히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타파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마리아가 입을 열었다.

 

호문쿨루스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분석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따로 무언가 신호라도 있으면 좋을 것이라 생각 하다만...애석하게도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서, 죽거나 그들이 먼저 선제공격을 해야 호문쿨루스인지 아닌지 판명할 수 있는 것이 치명적이라네.”

 

평소에는 인간처럼 행동했다가 특수한 명령이 떨어지면, 그 주위에 목표를 찾아서 암살을 하거나, 아니면 난동을 부려서 학살을 할 수 있으니, 인간과 닮은 호문쿨루스의 위험성은 끝도 없이 작용할 수 있다.

 

단 한 명의 사람이 이를 꾸미고 있을까요?”

 

나의 말 한마디가 이렇게 초라할 정도로 힘이 없을 줄은 몰랐다.

여전히 수수깨끼처럼 풀리지 않았으니, 그냥 아무거나 툭 던져본 말이니까.

 

단 한 명이 이 일을 꾸민다면, 그건 엄청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전 대륙이 충신과 간신들을 할 것 없이 조사 중이고. 끝나면 다시 정보를 공유하는 걸로 하죠.”

 

아직까지 신인류라는 단체에 대해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하고, 정보 공유는 이렇게 끝이 났다.


=============================================================================================

루니아는 자신이 이야기에서 나오지 않을 때마다, 서비스 컷을 주는 패시브가 달려있습니다.(?????)


그나저나 추석을 맞이하려고 피시방에 사람이 너무 많네요.

그것 때문에 글 쓰는 것이 느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