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156

FNL-Phantasm 2016. 7. 20. 00:14

156

 

 

 

프리트론에서 여는 연회의 시간은 밤 9 30.

지금은 8 20분으로 잡화점은 루시피나에게 모두 맡기고 오게 되었다.

 

연회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리저리 경공술을 펼치며...실제로는 사제들도 지원을 하는지, 힘과 속도를 올려주는 보조마법을 메이드와 집사들에게 걸어주고 있었다. 마법을 현실적이고 능률적으로 쓴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다른 곳에서의 마법사와 사제들의 이미지는, 자신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에 콧대가 높아 깔보는 경우가 있지만, 프리트론에서는 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마법을 사용한다.

 

물론 내가 이른 시간에 온 이유는 아르페 공주님께서 직접 드레스 코드를 맞추기 위함이라고, 나를 부른 것이기에 오늘도 한숨을 350와트 정도 소비해서 만들어 낸 후에, 천천히 의상실로 찾아서 들어가려고 했다. 그 와중에도 내가 존재감이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레시아의 마법으로 잠깐 내 존재를 지운 것 때문이다.

 

그럴 일이 있을지 없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사람들 한복판에서 걷기라도 한다면, 모든 일이 멈추고 다 나만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레시아의 끔찍한 저주 같은 악담에, 육포 하나를 제안하고 유체화를 걸어 내 존재감을 지웠다. 마왕이 육포를 너무 좋아한단 말이지...

 

“어쨌든간 카린의 귀환인가?

 

그 아이 불에 태웠다면서 왜 다시 살아난 거에요?”

 

예전에 릴리 기사단에서 여장을 하고 메르티아의 파트너로 있던 시절에, 억지로 만들어낸 가명이 여기서 다시 쓰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분명 타 죽었으리라고 생각한 파트너가 연회에서 느닷없이 나타난다고 생각해봐라. 이거 무슨 예수의 재림도 아니고...

물론 카린은 3일 후에 부활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약 1개월정도 걸렸더니 죽은 나사로가 살아난 마냥 멀쩡히 드레스 입고 연회장에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한다면 아마 기절할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메르티아 맥커드와 라인하르트 맥커드 둘 다 얼굴 정도는 알고 있는 사이이며, 이면 연회에서는 그들의 부모님까지 올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주인? 의상실에 들어가지 않는 건가?”

 

동명이인이라는 말이 존재하듯, 그저 이름이 닮았다고 메르티아가 일방적으로 접근할 확률이 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남작들이나 다른 이들에게 정보를 얻어야 하는 입장이기에

 

어이. 주인. 의상실에 들어가야 하지 않

 

아쉽게도 메르티아나 라인하르트에게는 나의 존재를 알릴 수 없

 

레시아 어퍼컷!”

 

캬학!”

 

길거리 싸움꾼에서 타이거 어퍼컷과 거의 동일한 모션으로, 레시아의 고양이 주먹이 내 턱을 후려쳤다. 뇌가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맛보며 흐려진 시야 속에서도 나는 입을 열었다.

 

거 참! 독백을 하고 있는데 그걸 꼭 끊어야겠어요!”

 

애초에 주인이 짐의 말을 무시해서 생기게 된 일이니라.”

 

무슨 무시에요. 아까 정확히 제대로 들었어요. 다만 마음의 준비가 되질 않아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

 

의상실에서 옷 갈아 입고 화장하는 것이, 어디 차원의 면접이라도 되는 줄 아는가? 주인은 그저 몸만 맡기면 되는 것을, 주인은 어째서 그 흐름을 볼 수 없는 건가?”

 

첫 번째 자손이 생각나는 패러디 그만 두세요. 그리고 몸만 맡기다니? 누가 들으면 옷 갈아 입고 화장하는 게 풍림화산을 몸에 지니라는 줄 알겠네요. 아니면 새로운 경지를 위한 마음가짐이라던가.”

 

레시아 킥!”

 

이번엔 가면 라이ㄷ...!”

 

다른 곳에서 필살기 급의 공격을 두 개나 맞고 살아남은 전대물이 있다면, 나에게 알려주길 바란다. 지금 당장 폭약과 폭죽이라도 있으면 여기서 폭발하면서 산화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여기는 전대물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고통을 무릅쓰고 소리쳐야 했다.

 

이번 화를 기점으로 마지막 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거 제대로 맞았으면 벌써 죽고도 남았어요!”

 

괜찮다. 주인. 범용적인 부활 주문인 삐삐루 삐루삐루 삐삐루삐!”를 짐이 귀엽게 외친다면 살아날 수 있으니까.”

 

댁은 박살천사가 아니거든!”

 

그보다 그거 채택되면 난 매화마다 죽어야 하잖아!

 

아니면 유우테 이미야 오우키모 고우호 리이유 우지토리 야마아 키라페 페페페페 페페페 페페페 페페페페 페페페 페페페 페페페페를 적기만 해도...”

 

여기는 모험의 서가 없거든요! 그보다 저 주문은 대체 어느 시대 주문이야!”

 

맙소사 내가 저 단어들을 여기서 볼게 될 줄은 몰랐는데...

 

-끼이익...

 

어머나? 아르페 공주님께서 말씀하신 분이 이분인가 보네요? 히히힛.”

어머나? 이 문 앞에 앉아서 무엇을 하시는 걸까? 후후훗.”

 

뭘까...이 불길해 보이는 쌍둥이 메이드는...키는 대략 160정도인가?

여태까지 만난 사람들보다 더 가차없을 것 같은데?

 

아르페 공주님께서는 지금 쇼콜라 씨에게 메이크 업을 받고 계십니다?”

그러니 아가씨께서는 저희들에게 메이크 업을 받으셔야 해요?”

 

왜 의문형인데?

 

그럼 시작하자? 로제?”

그럼 시작할게? 리제?”

 

그러니까 왜 말 끝이 의문형이냐고!

 

잠깐! 기다려줘 거기 말 끝마다 의문사를 붙이며, 나에게 정체불명의 불안감을 형성하는 먹구름 같은 아이들아.”

 

이름을 불러줘? 나는 로제?”

이름을 불러줘? 나는 리제?”

 

그러니까 보는 사람 헷갈리게 의문사를 붙이지 말라고! 마침표가 있잖아! NPC 매크로 대화 같은 녀석들아!”

 

그러니까...틀렸어. 생긴 것도 너무 똑같아서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가.

 

자 저기에 있는 언니에게 인사에 헬■■■?”

예쁘고 다정하신 분이야? ■로■■?”

 

그 이상한 인형으로 나에게 인사시키려고 하지마. 그보다 그 고양이 인형이름이 대체 뭐야?”

 

-헬로■■

 

네가 말하지 말라고 효과음 담당!”

 

오늘따라 사방에서 폭주가 일어난 건가? 어째서 이야기 진행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방에 태클을 걸어야 하지? 몸이 5개라도 부족하겠다.

 

그보다 그거 헬로키티잖아! 애초에 이걸로 가릴 필요가 있어?”

 

이 아이는 헬로키티가 아니야? 헬로키■ 야?”

헬로키■가 상처 받았어?”

 

미안...이 아니라!”

 

뭔가 지금 근본적인 문제로 대화의 캐치볼이 성립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아이들은 아르페 공주님 대신 나를 화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애들이잖아? 그런데 어째서 저 인형의 이름으로 대화를 진행시키려는 거냐.

 

아무튼 그 마지막 단어가 뭔지 알아야 하잖아. 그래서 그 고양이의 이름이 뭐라고?”

 

어차피 패턴상 헬로■티. 뭐 이런 비슷한 것 밖에 없겠지.

 

이 아이의 이름은 김정남이야?”

순수한 이름을 지닌 김정남이야?”

 

그건 마음의 소ㄹ...어째서 그 인형의 본래 이름이 뒤바뀐 건데! 김정남은 왜 나오는 거야!”

 

그럼 초반부터 헬로키티에다가 패턴을 넣지 말라고.

말도 안 되는 강적을 만나 벌써부터 내 체력이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입다물고 들어가서 잠깐 소개받고 메이크 업이나 받고 빠르게 나올 것을...괜히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잠깐! 나에게 마음의 준비할 시간을 줘!”라면서 뜸을 들이다가 수도 없이 채찍질을 맞은 것 같았다.

 

어쨌든 인형과 같은 쌍둥이의 인도를 받아서 사전에 골라졌던 드레스를 입으려고 하던 찰나...

 

언니? 아직 드레스를 입으면 안 돼?”

언니?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어?”

 

? 드레스 입기 전에 무슨 사전에 의식이라도 하는 건가?

 

드레스를 아직 입으면 안 된다고 한다면, 그 전에 무슨 절차라도 있어야 하는 거야?”

 

몸을 청결하게 만들어야 해?”

그러기 위해서 일찍 부른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 의문사 좀 빼라고! 독자가 읽다가 속이 뒤집어 엎어지겠다!”

 

아무튼 드레스를 입기 전에 뭔가 목욕이라던가, 다른 것을 먼저 하는 것이 청결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는 생각 하에 일단 납득이 갔다.

 

그러니 우리와 같이 목욕?”

등 밀어줄게?”

 

잠깐만 기다려...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목욕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는데, 왜 너희까지 같이 목욕을 해야 하는 거야?”

 

로제. 목욕봉사도 할 수 있어?”

리제. 기분 좋게 마사지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그 의문사 하지 말라고 말 했잖아! 누가 보면 이거 어느 게임에서 나오는 이벤트 씬 인가요?”라고 물어보겠다! 적정 수위 파괴자들아!”

 

내 앞을 가로 막은 것은 거대한 산인지, 아니면 의문사인지 계속해서 혼란이 가중되던 찰나. 쇼콜라 씨가 내 등 뒤에서 느닷없이 나타났다. 인기척에 놀라기도 전에 몸은 앞으로 구르기 시작했고, 머리에서는 어라? 몸이 왜 구르고 있지?”라고 놀라던 찰나.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찌르기 동작을 마친 쇼콜라 씨의 행동이었다.

 

마비혈을 찌르려고 했는데, 실패를 했네요. 무슨 소란인가 해서 확인하러 왔습니다만...리제. 로제.”

 

? 쇼콜라님?”

? 쇼콜라님?”

 

쇼콜라 씨의 앞에 간 쌍둥이 자매가 느닷없이 등을 보였다.

 

조금 간지러울 뿐입니다.”

 

그리고 쌍둥이 자매의 혈을 찌르는 듯. 갑자기 움찔하기 시작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쌍둥이 자매가 사라진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나는 양팔이 붙잡혀 있었다.

 

잠깐! 뭐야! 무슨 일이야!”

 

로제와 리제 자매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들으셨는지요? 그 자매는 영원의 투기장의 우승자들입니다.”

 

...?”

 

그녀들의 혈을 눌러서 육체를 강화시켰으니, 아무리 당신이라도 육체적인 면에서는 그녀들의 3수 아래겠지요.”

 

잠깐! 그런 소리는 듣지 못했!”

 

그러나 나의 말을 무시한 체 쇼콜라 씨는 냉철한 눈으로, 고개를 까딱이며 자매에게 신호를 보내자.

 

언니? 같이 재미있는 거 하자?”

언니? 같이 즐거운 일을 하자?”

 

레시아! 도움! 도움!”

 

엄청난 힘으로 끌려가는 와중에 레시아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레시아는 애절한 나의 눈과 호소력이 짙은 목소리에도...

 

절레. 절레.”

 

! 배신자! 조만간 육포가 없을 줄 알

 

***

 

어머나? 카일 씨. 아니 여기선 카린 양으로 되어있던가요?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그나저나 거기서 뭐하세요?”

 

성희롱 횟수 135...중얼중얼...”

 

?”

 

하늘에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 저는 여자를 알기 전에...여자를 알아가는 것으로...중얼중얼...아 맞다. 부모님은 살아계셨지...중얼중얼.”

 

뭔가 내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대상이 필요했다. 그보다 레시아 어디 있어?

 

저기 카린 양? 괜찮으세요?”

 

아르페 공주님이 내 어깨를 붙잡고 흔들자 나는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내 안에 잠든 파괴신을 잠깐 재우고 공주님의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대체 그 리제와 로제는 어떻게 되먹ㅇ...아니. 뭐 하는 사람들이에요?”

 

메이드 인데요?”

 

메이드 인 것은 알아요. 그보다 지금 제 스트레스가 광란수치까지 넘어가기 직전이니, 저의 인내심을 자극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드레스를 입고 화장만 할 줄 알았는데, 목욕에 오일 테라피 마사지에 귀이개는 또 뭐고, 이번엔 귀가 제대로 청소 되었는지 귀를 핥는 것은 또 뭐에요! 만일. 그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적어 넣었다면, 18세 이상이 보는 무자비한 소설이 되어버릴 뻔했다고요! 연재하기 싫어요?”

 

마지막 말은 무시해도 된다.

 

그 아이들은 옛날부터 고아라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강하게 자라온 아이들이에요.”

 

“......그런 줄 모르고...그래서 다른 사람이 오면 말은 이상하게 해도, 반가운 마음에 같이 오래있으려고 일부러 그런 일을...”

 

아뇨. 그 애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서로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동성애가 되었다는 소리인데요?

 

그런 끔찍한 결말은 내가 왜 들어야 하는 거야!”

 

뭐야? 그럼 지금 마수의 구렁텅이에서 다행히 잘 빠져 나왔단 소리인가?

 

농담은 여기서 끝내고...슬슬 연회에 참석해보도록 할까요?”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잘 몰랐지만, 아름답게 수가 놓인 하얀 드레스로, 아르페 공주님의 순수함을 더 증폭시켰다. 나는 아르페 공주님의 손을 잡아 천천히 연회장으로 향했다.

일부러 농담을 해서 연회장에 대한 긴장을 없애주려는 아르페 공주님의 씀씀이에 감사할 따름이지만, 말 그대로 지금은 일리오스 씨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 그것에 대한 정보를 모아야 하는 만큼...

 

연회는 내 놀이터가 아닌,

전쟁터란 사실이 머릿속에서 무한 반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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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만담이 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