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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에서는 다행히도, 여장을 풀고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 인어공주와 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 아니 인어공주는 나중에 물거품이 되어버리잖아? 내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니, 조만간 다른 비유를 가지고 와야 할 지도 모른다. 여태까지 했던 건 신데렐라가 가장 적절한 비유일 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한들 잡화점에 일은 언제나 순조롭게...손님이 없다. 저 문 앞에 있는 손님을 알리는 종이, 울려야 적어도 손님이 온다고 생각을 했는데...그나저나 애초에 나는 의뢰를 끝냈는데, 아직도 루니아 씨는 자신의 기사단에 잡아두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협박까지 해서 나를 좀 더 오래 붙잡아 두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애초에 내 의뢰는 끝났을 텐데?

여전히 루니아 씨의 생각을 모르겠다. 아마 니알랏토텝도 모를지도...

 

신랑이 팔이 부러졌다고 하길래, 매우 놀랐어...”

 

여전히 붉은 머리와 적안을 하고 있는 루시피나 씨는 오늘 새로 사온 옷을 나에게 과시하며, 카운터에서 서있는 내 옆에 붙어있었다. 물론 새로 사온 옷은 정교하게 구성된, 원피스였지만, 애초에 눈에 자극이 강한 붉은 원피스를 루시피나 씨가 입으면, APP수치가 18이상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물론 콜 오브 크툴루 게임의 수치상 APP수치가 16이 되면 경국지색의 외모를 가지게 된다는 점으로 봐선...이미 루시피나 씨는 인간을 뛰어넘은 종족이니까...다른 사람들은 루시피나 씨를 볼 때마다 SAN수치가 깎여나가는지 확인을 해보자.

 

위에 독백치고는 신랑은 나에게 넘어가기는커녕, 평상시처럼 대하고 있지 않아?”

 

언제 또 제 독백을 본거에요...게다가 저는 정신방어가 높으니 평상시처럼 대하는 건 똑같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나는 마왕이나 저기 구석에서 아이니스랑 놀고 있는 검은 여왕과 다르게, 먼저 진도를 나아가고 싶다는 거야!”

 

그렇다고 이게 장르가 바뀔 것도 아니잖...”

 

잠깐? 뭐라고?

 

아이니스? 어째서 네가 이 시간에 여기에 있는 거냐?”

 

나도 눈치를 못 챘거늘 아이니스가 안에서 마리아와 같이 놀고 있었다. 애초에 하나가 더 늘어나면 눈치를 채야 하는 나인데, 지금 이렇게 보면 내가 많이 피곤한 건지. 아니면 아이니스가 더욱 교활하게 움직여서, 나의 시선을 피하고 있는 건지. 이제 슬슬 알 수가 없을 때쯤. 아이니스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아빠와 싸워서 집에서는 못 자거든요. 그러던 중에 마리아와 만나서 같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재워준다고 해서 왔는데 그게 우연히 아저씨 잡화점인 것뿐이에요.”

 

어쩜 그런 일을 당당하게 잘도 말 할까? 그리고 아저씨가 아니라고 말 했지! 언제쯤 그 말버릇을 고칠 꺼야!”

 

그건...아저씨가 여자로 변할 때는 한 번 생각을 해보죠.”

 

그거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그렇게 돌려 말하지 않아도 돼. 애초에 멀쩡한 남자가 여자로 되는 일이 없잖아?”

 

애초에 여장을 하면 여장을 했지, 여자가 되는 일은 그렇게 간단한 절차가 아니다.

아직까지 마법으로도 여자가 남자가 되고, 남자가 여자로 되는 그런 마법은 나오지도 않았으며, 결과적으로는 정말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하늘에서 빔을 쏴서 바꾸지 않는 이상...혹은 싸우는 사람이 여성을 뿐인 세계관에서 팔찌로 변신하여, 남자에서 여자로 변하는 것이 아닌 이상...아니면 교미 중인 뱀을 한 마리 죽였더니, 갑자기 여자가 되어버렸어요! 라는 해프닝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그건 말도 안 되는 전개 중 하나다.

 

덤으로 여장도 가급적이면 하지 말아야 할 일중 하나...

 

그나저나 어서 카운터에서 하던, 꽁냥꽁냥이나 마저 하시죠. 솔로는 기분 나쁘니까.”

 

꽁냥꽁냥은 또 무슨...”

 

설마 안 보이는 시야 안에서, 그런 대담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어!”

 

조만간 아이니스의 정신연령체크를 들어가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이 더 늘어나는 것만 같아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무튼 다시 루시피나 씨를 보자. 루시피나 씨는 기대심이 가득한 눈으로 이렇게 말했다.

 

할 꺼야?”

 

안 해요!”

 

아이니스와 루시피나 씨가 있으면, 뭔가 콤보를 전개하기 위한 것이 완성되는 기분이랄까...

 

그나저나 첩도 슬슬 카일의 정기를 먹어야 할 것 같다.”

 

당신은 서큐버스가 아니잖아! 그보다 그 설정은 애초에 없었고!”

 

! 글쓴이의 특기인 무턱대고 설정 집어넣기가 여기에서 통하지 않다니.”

 

그건 글쓴이가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마리아가 스스로 만들어서 집어넣으려고 했겠지!”

 

태클도 이런 태클을 해야 하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때가 가장 많았다. 어째서 나는 태클을 거는 역할인가...

 

그거야 주인 빼고는 전부다 바보 짓을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지.”

 

레시아는 오늘도 아이니스에게 받은 육포를 만족하게 핥으며, 그렇게 입을 열고 있었다. 그나저나 아이니스 앞에서 말해도 되는 거에요?

 

애초에 아이니스도 비공식적이지만, 마법사의 길을 걷고 있어요? 아저씨만 비공식으로 마법사의 길을 걷는 게 아니에요.”

 

그래...알았으니까. 그 아저씨는 빼.”

 

싫어요.”

 

빼애애애액!”

 

뭔가 펭귄이 외쳐야 할 대사를 내가 뺐어 간 것 같아.

 

-펭무룩...

 

효과음 담당인 네가 펭귄의 심정을 대신 대변하지 말란 말이야!”

 

카일. 대체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 건가?”

 

마리아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자, 나는 내가 했던 위대한 일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순간...

 

잠깐? 난 대체 누구에게 태클을 건 거지?”

 

까먹었다.

데자뷰인가? 언제 이런 패턴이 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딸랑딸랑!

 

아이니스! 야호!”

 

루니아 언니! 야호!”

 

지금 태클을 걸 사람이 더 늘어나면 안 된단 말이야!

그리고 종은 한차례 더 울렸다.

 

저기...실례하겠습니다.”

 

긴 녹발과 여전히 치켜 뜬 눈...하얀 제복 위에는 판금갑옷을...그보다 진짜 저 갑옷 만든 사람은 누구인지...아무튼 갈색의 눈동자는 이리저리 잡화점 내부를 둘러보는 듯. 고개를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왜 여기에 있지...

아무튼 메르티아가 나를 뚫어져라 봤다.

그리고는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더니...

 

당신이 제 오라버니를 도와준 사람이군요. 그때는 정말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 일 이후로 친구를 얻었으니 됐어. 나는 카일. 이 잡화점의 주인이야.”

 

저는 메르티아 맥커드라고 합니다. 맥커드 가문에서는 카일 님의 이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보다 은 왜 붙이는 거야?

나는 그저 라인하르트를 무사히 집에 돌려보낸 것 밖에 없는데...

 

그나저나 루니아...누나. 이 아이가 왜 여기에 있나요?”

 

그거야...카일에게 도전장을 신청하러 왔다고 해서요오.”

 

“...왜요?”

 

그건 맥커드 가문의 일이랍니다아.”

 

여전히 속내를 알 수 없는 루니아 씨의 말을 뒤로한 체. 나는 메르티아의 도전을 거절했다. 애초에 합당한 이유가 아니면, 싸울 의미도 싸울 수도 없다. 그러자 메르티아는 어느 순간 검을 뽑더니 이렇게 외쳤다.

 

그럼 제가 목을 가져가겠다고 하면...그건 이유가 됩니까?”

 

...아니 진짜 맥커드 가문은 왜 이렇게 전투를 사랑하는 가문이냐고...

나중에 에너지 파도 쏘겠네......마나캐논을 쓰고 있구나.

 

애초에 한 가지만 물어보자. 어째서 도전장을 내민 거야?”

 

“...오라버니가...멋대로 혼사를 결정해서...”

 

...라인하르트가 말한 보수가 이건가?

 

그럼 라인하르트에게 전해. 내가 찾아가서 때리기 전에, 나에게 찾아와서 맞고 가라고...”

 

이내 한 숨을 내쉰 체. 다른 걸 물어봤다.

 

그럼 도전장과 혼사는 무슨 이유인데?”

 

맥커드 가문에는 싸워서 이기는 쪽이, 그 집안을 통치할 수 있는 권력이 부여됩니다.”

 

혼사는 피할 수 없는 거니?

그보다 카린으로 활동 할 때보다 더욱 박력이 높아서, 동일인물로 보이지 않을 정도야.

 

아무튼 도전장은 피할 수 없...뭐 하는 겁니까...?”

 

메르티아가 뭘 말하던 말던, 나는 카운터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한 책들 중. 만화책을 꺼냈다. 메르티아는 나의 알 수 없는 행각에 멍하니 있었고, 나는 이렇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무익한 싸움은 하기 싫고, 루니아...누나의 근무시간에 맞춰서 따라온 거잖아? 그러니까 무승부로 해놓고, 만화책이나 읽으면서 시간이나 보내고 가라고. 어차피 저기 루니아 누나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우리는 아무런 일도 안 일어날 거야. 애초에 기량은 라인하르트보다 우세하잖아?”

 

“...그건 그렇지만...어째서 그걸 알고 있습니까?”

 

......그러니까...라인하르트에게 여동생 소리도 못 들었고...

 

카일은 카린을 의동생으로 두고 있답니다아.”

 

...루니아 씨가 옆에서 저렇게 커버를 했다.

그러자 메르티아는 눈을 크게 뜨더니, 아하!라는 몸짓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래서 레시아가 옆에 있구나. 그럼 카린도 이 안에 있나요?”

 

카린이라...후후후...언젠가 죽여버리고 싶다.

물론 나 자신이지만...

 

여기에는 없고, 다른 곳에서 요양 중이야. 아침만 되면 알아서 나오니까. 최근에 친구가 생겼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뭐 얼마 못 있는 애를 잘 돌봐주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네.”

 

...아니에요. 제가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은걸요...”

 

그러면서 루니아 씨는 옆에서 쿡쿡쿡!하고 웃고 있었다. 그게 주 목적이냐? 아무튼 대체 왜 여기에 온 건지, 그 이유나 물어보도록 하자.

 

루니아 씨도...아니 누나도. 오늘 저에게 해줄 말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닌가요?”

 

역시 카일과 저는 붉은 실로 이어진 관계에요오. 정말 제 마음을 잘 아시네요오.”

 

그건 붉은 실이 아냐...

 

아무튼 카린에게 전해달라고 왔어요오. 인큐버스가 출몰한 마을로 내일 출동한다고요오.”

 

인원 갈려나가고 싶어요? 인큐버스가 출몰한 곳에 왜 릴리 기사단을 내보내요!”

 

애초에 서큐버스와 반대되는 것이 인큐버스잖아...

 

그래도 카린의 매우아주정말높은 정신방어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오?”

 

망할...지금 있는 말로 추측하자면, 철저하게 날 굴려먹겠단 소리인가? 일단 생각을 하자면, 인큐버스가 출몰한 지역에 나를 섞어서, 그걸 퇴치하게 만든다는 소리인데...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 애초에 인원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사제의 축복이 있다면 그것도 어느 정도지만...인큐버스 앞에 상급이 들어가면 패닉으로 빠지게 된다고?

 

...물론 침투 인원은 카린과 메르티아 둘 뿐이랍니다.”

 

...그러니까 포위하고 있을게 처리하고 와. 이런 식인가? 여전히 메르티아는 책을 보면서 눈을 때지 못했고, 나는 루니아 씨에게 조용히 말했다.

 

그래서 추가로 이 의뢰까지 해주면 보수가 뭔데요?”

 

루니아 씨는 말할 듯 말 듯 천천히 내 귀속에서 속삭였다.

 

그거야...안 알랴줌!”

 

결과는 그거냐! 싸우자!

 

물론 농담이고, 적절한 포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아.”

 

뭐야?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거잖아?

그보다 적절한 포상의 기준이 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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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건 루니아의 적절한 포상이 더 걱정된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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