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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65 [Refresh]

FNL-Phantasm 2016. 4. 17. 15:26

65

 

 

 

운동장 쪽으로 걸어가면서, 내가 대체 왜 이런 의뢰를 받아들였는지 후회가 몰려왔고, 레시아는 내 머리 위에서 마냥 앉고만 있었다. 물론 이 안에서 레시아는 나에게 텔레파시로 말을 걸어왔는데, 그 내용 중에 하나는 최근 육포를 사지 않아서 육포가 부족하다나 뭐라나...

 

조만간 아이니스의 얼굴을 보고, 부모님도 뵈어서 아이니스가 저지른 악행도 말하고, 덤으로 그 육포의 비법을 배울 겸 가봐야 할까? 오후 훈련에 돌입한 릴리 기사단원은 하나 같이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그보다 이런 모습을 아는 사람은 분명히, 촬영장에 있었던 몇몇 있을 텐데...

 

루니아 씨가 알아서 입막음을 했겠지...

아무튼 그렇게 멍하니 한 곳에 앉아서, 운동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애초에 설정상 병약소녀라곤 하나...그렇다면 왜 기사단에 넣어? 차라리 사제나 무녀로 넣지.

 

애초에 이런 막장에도 세부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모조리 다 꼬이게 되는 법이다. 그러면 개그가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도 눈뜨고는 못 볼 괴물이 탄생하는 법.

 

운동장에서 보아하니, 메르티아를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2 1조로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보다, 메르티아는 어째서 저리 먼 곳까지 떨어져서, 혼자서 연습을 하고 있는 걸까?

 

간혹 외톨이들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메르티아 같은 경우는 자신이 무조건 최고로 강해져야 하는 목적이 있는 종류다. 덤으로 몇 가지 더 말하자면, 하나는 괴롭힘 받아서 저 구석에서 풀 죽어 있는 종류와 다른 하나는 엄청난 4차원적인 생각으로, 모두가 말을 걸지 않아도 허공에 웃고 있는 그런 종류가 있다.

 

물론 나는 의뢰를 받아. 메르티아가 기사단에 잘 적응되어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지금 이렇게 보면 어떤 의미로는 저게 잘 적응 된 것이 아닐까?

...물론 헛소리다. 친구 없이 혼자 지내는 삶이 얼마나 비참한 건지는 알고 있으니.

따라서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메르티아가 훈련하는 장소로 다가갔다.

 

점점 가까이 가자 들려오는 것은 기묘하게 생긴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주변에서 나의 모습을 인지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중얼거리는 소리의 내용을 추려내자면...

 

저 애는 누구지? 신입인가?”

 

메르티아에게 가고 있어. 도전하려고 하는 가봐.”

 

오늘 또 하나가 죽거나 치욕을 맛보게 되는 건가...”

 

잠깐? 어째서 이렇게 되는 거야? 메르티아가 무슨 학원에서 나오는 불량배도 아니고, 메르티아가 창문을 다 깨는 건가?

 

그리고 레시아의 텔레파시가 나에게 전해졌다.

 

[저 검은 수상하다. 왠지 마법공학으로 만들어진 것 같군. 그나저나 학원에서나 있는 짱에게 덤비려고 하는 건가?]

 

[짱이 뭐에요! 짱이! 애초에 저는 친구가 되기 위해서 걸어가고 있는...]

 

텔레파시를 전하다 말고 내가 말이 멈춘 이유는, 분명 검을 나에게 겨누고 있는 메르티아의 모습이 내 시야에 잡혔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

 

...나는 카린이라고 해. 그러니까 그 검은 거두어줄래?”

 

그러자...

 

[푸하하하핫! 카린! 카린이라니! 하하하핫!]

 

[조용히 해! 나도 급조한 거라고! 웃지 마요! 레시아!]

 

머리 속에는 레시아가 웃는 소리 한 가득 채워졌다.

 

흐음...그건 못하겠는걸? 애초에 여기까지 온 이유나 설명해보실까?”

 

그야 룸메이트니까 뭘 하는지 보러...”

 

-슈악!

 

내 본능은 한 발자국 뒤로 가자, 어느새 메르티아가 들고 있던 검은 바닥에 있었다. 뭐야 지금 날 베려고 했던 거야? 왜 맥커드 가문은 이렇게 싸움을 좋아하는 걸까? 나중에 분노로 인해 머리가 노란색으로 물드는 거 아냐? 그리고 7개의 구슬을 모으러 가는 거지.

 

저기...상상이상으로 거친데...?”

 

성도 없는 평민이 맥커드 가문과 말을 섞으려고 하다니, 분수를 알아야지!”

 

...뭐 대충 파악됐어. 4번째 경우는 자신의 신분으로, 선을 긋는 녀석이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몸으로 잘도 기사단에 잘 들어왔구나. 애초에 병약해 보여선, 고양이나 머리에 올리는 걸로 봐선, 혹시 그거야? 어느 만화책에서 나오는 커피숍 같은 것?”

 

그보다 평상시에 그렇게 병약해 보였나? 조만간 단백질 보충재라도 먹어야 하니?

 

애초에 그 캐릭터는 머리에 토끼를 올리고 있거든? 그리고 내가 레시아를 머리 위에 올린 것이 아니라, 레시아가 내 머리 위로 올라가 있는 거야.”

 

그리고 이 말싸움으로 모든 기사단원들이 몰려와서, 나와 메르티아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구경꾼이 몰려오는 것을 봤는지, 메르티아는 나에게 검을 겨누면서, 이렇게 입을 열었다.

 

지금 여기서 결투다! 그러니 당장 검이나 들어!”

 

그리고 나는 입을 열었다.

 

글쎄...무기 없이 시험에 통과한 것 아니었어? 보통 루니아...단장...님께 시험을 볼 때는 맨손으로, 무기를 든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자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오오...!”라던가 메르티아가 한 방 먹었는데?”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거 내가 더 악화시키는 거 맞지?

정말 인간관계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래? 나중에 비겁하다고 말하기 없기야!”

 

메르티아가 한 번 발을 구르며, 사선으로 휘두르는 것을 나는 미리 예측하고, 옆으로 몸을 이동했다. 다음은 수평, 그 다음 다시 반대쪽 사선, 어떻게 보면 정말 정직한 공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제 내 몸은 싸움이 일어남과 동시에, 자동으로 체내의 마나를 순환 시켜서, 신체와 반사신경을 강화시키는 걸로 봐선, 나도 싸움에 익숙해지고 있는 증거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안되니 적당히 상대하기로 했다.

 

설마 평민이라고 봐주는 거나 그런 건 없지?”

 

그렇게 메르티아에게 입을 열자, 메르티아는 왜 도발에 걸렸는지 모르지만, 흥분해서 소리치는 억양으로 입을 열었다.

 

평민이라고 봐주려고 했더니!”

 

...뭐 진짜 그런 말을 할 줄이야.

아무튼 그렇게 피하고 피하는 것이 20분이 되었을 때.

메르티아의 숨이 거칠어 지면서, 움직임이 서서히 둔해지기 시작했다.

 

어째서 공격을 하지 않는 거야!”

 

좋아. 여기서는 나의 필살 대사로 이런 우정소설 같은 상황을 역전시켜 보이겠어!

 

그야. 룸메이트는 다치게 할 수 없잖아?”

 

그렇게 나는 잡화점에서 단련된 영업용 미소로 메르티아에게 그렇게 말하자.

메르티아의 검 끝이 갈라지면서, 푸른 빛의 입자가 모이기 시작했다.

 

다른 소설에서는 잘 되는 것이 왜 현실은 안 되는 거야?

아무튼 오히려 나의 미소와 말은 메르티아 안에서 분노의 기폭제가 되어, 라인하르트에게 맞았던 마나캐논을 여기서도 맞게 생겼다.

 

아주 남매 시리즈로 나에게 날리는 구나...

 

어쩔 수 없이 귀걸이에 있던 티르빙...지금은 자고 있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마나를 불어넣어 한 쌍의 단검으로 만든 뒤에, 나는 말했다.

 

확실히...지금은 무기를 뽑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긴 하네. 그걸 쓸 정도로 내가 그렇게 거슬린 거야?”

 

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무기를 결국 뽑았네! 너도 결국 허세를 부린 거잖아?”

 

그야 이번 건 위험하니까.”

 

그래? 우선 맞고 죽지나 말라고!”

 

그 규모의 마나캐논이면, 평범한 사람은 반드시 죽게 만들 텐데...아무튼 바다 빛의 광선이 나에게 쏟아져 나왔고, 나는 보호마법<Protection>으로 내 몸을 감싸듯, 내 주변을 응집된 마나를 강제로 자연상태로 흩뿌려버리는 새벽<Daybreak>를 응용해서 내 몸을 감쌌다.

 

물론 마나캐논은 새벽의 효과에 상쇄되어, 그저 허공에 바다 빛 입자를 흩뿌린 체 사라졌고, 티르빙을 단검으로 만든 이유는 다시 나에게 수직으로 검을 휘두르는 메르티아의 궤도를 차단 시킴과 동시에 그 팔을 붙잡고, 내 등에 업어 크게 원을 그리며, 바닥으로 메어친 후에 남은 단검은 메르티아의 얼굴 앞에서 멈췄다.

 

“......”

 

아무 말도 안 하는 메르티아와 나는 그렇게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죽어도 졌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하는군...

나는 메르티아 얼굴에서 단검을 치우고, 다시 귀걸이로 돌아온 티르빙을 귀에 걸었다. 그나저나 병약소녀는 잘 못하겠는데?

 

[그럼 짐이 도와주겠다.]

 

그러자 50만 건의 텔레파시가 한 번에 겹쳐서, 머리를 개판으로 만들자, 시야가 순식간에 흐려지고, 상당한 어지러움에 쓰러질 뻔한 것을 누군가 잡아서 안아 들어올렸다.

그보다 레시아! 누가 그렇게 도와달래요!

 

자자...훈련은 여기까지! 카ㅇ...아니 카린은 내가 책임지고, 구호반에 넘길 테니까, 모두 해사안!”

 

목소리로는 루니아 씨인가?

 

여기선 단장이에요오.”

 

제발 제 독백은 그만 읽으라니까요?”

 

그나저나 벌써부터 메르티아와 사이가 좋아질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오.”

 

무슨 헛소리를...마나캐논으로 쏴 죽이려고 했던 건 맥커드 가문의 특허입니까?”

 

그렇게 조용히 말하고 있는 사이에, 뒤에서는 단장님! 저도 쓰러지면 공주님 안기 해주세요!”라던가 비명이라던가 아무튼 별...

 

내가 공주님 안기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카..은 지금 공주님인걸요?”

 

조만간 레시아에게 텔레파시 과부화로 쓰러지게 하는 것은 그만 둬 달라고 해야겠다.

아무튼 오후 훈련 때의 난입을 한 나를 중심으로, 엄청나게 큰 뉴스가 되면서, 구호반에서 쉬고 있는 와중에, 기사단원들이 한 번씩 나를 보기 위해, 구호반에 일부러 다쳐서 들어오거나, 꾀병을 부리며 내 옆 침대에 앉아서, 나를 한동안 뚫어져라 보고 있는 등. 여러 사람과 알게 되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전부 정상은 아니라는 것.

 

이 기사단원 중에서 30%가 입단을 한 이유가, 루니아 씨에게 반해서 들어왔다는 놀라운 결과물을 가지고 왔다. 물론 남은 70%는 루니아 씨가 반 강제로 끌고 들어왔다고 하더라...총 인원이 아직 60명도 안 되는 규모 중에 70%를 반 강제로 끌고 오다니...인원 충원이 얼마나 시급했던 걸까?

 

여전히 구호반에서 쉬는 와중. 메르티아의 등장으로 구호반에 있는 분위기는 한층 가라앉았다. 그러니까 메르티아가 소화기인가? 아마 산불이 터져도 메르티아 하나만 있으면, 모든 불이 다 꺼질 지도 모른다. 새로운 소방안전 교육에 나올 라나?

 

확실히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네. 한 순간에 마나캐논을 흩뿌려버리는 알 수 없는 마법이라. 좋아. 룸메이트는 인정해주지.”

 

메르티아는 나를 룸메이트로 인정한 듯 했다.

 

그럼 친ㄱ...”

 

! 친구는 아냐! 그저 동료로만 인정한다는 거야!”

 

...친구는 필요 없다라는 철벽은 아직 뚫리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힘이 세면서, 왜 어느 순간 픽!하고 쓰러지는 지 원...아무튼 빈혈에 좋은 멸치야.”

 

그렇다고 진짜 멸치 말린걸 나에게 갔다 줘봤자...

어라? 잠깐 그러면 이 애는 혹시?

 

혹시 츤데레...?”

 

나의 말 한마디로 모든 분위기가 안 그래도 정적이었는데, 이번엔 침묵의 신이 강림을 하듯 어떠한 소음도 없었다. 그리고 10초 뒤에 메르티아는 당황한 기색으로 얼굴이 붉어지며...

 

! 누가 츤데레야! 츤데레는! 실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구호반에서 나오기나 해!”

 

그러면서 황급히 나가버렸다. 그나저나 츤데레라는 의미를 알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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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바람이 장난이 아니죠.

부는 내내 창문 하나 때가는 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