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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419

FNL-Phantasm 2017. 5. 1. 01:53

419

 

 

 

여전히 집에서 감금 같은 이 생활은 4시간정도 지났을 무렵. 정말 나에게도 방랑벽이라는 것이 있는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레시아에게 슬슬 물어보기로 할까? 지금이라면 가벼운 산책이라도 허가를 해줄 것 같은데?

 

레시아.”

 

날아가고 싶은가?”

 

레시아와 너무 잘 지내와서 그런지 서로 잘 통해서 문제다. 부부는 말을 하지 않고 통한다고 하는데, 나는 하얀 올빼미에서 백색의 소녀로 변해있는 시나에게 고개를 돌려서 말을 걸

 

안 됩니다. 마스터.”

 

려고 했는데...아무래도 내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나 보다. 내 독백의 보안은 저 둘에게 있어선 창호지보다 더 뚫기 쉬운 벽이 아닐까?

 

그 전에 제발 그 공허한 눈동자는 좀 치워요! 어디서 가져온 거야!”

 

레시아와 시나는 자신의 눈에 손가락을 옮기더니, 렌즈를 빼면서 눈을 깜빡깜빡거리고 있었다. 레시아와 시나는 각자 자신이 들고 있는 앞치마를 보며 나에게 물었다. 레시아가 들고 있는 앞치마는 연분홍색의 프릴로 장식되어있었고, 가슴부분에 나를 선택해줘♥라고 적혀있었고, 시나가 들고 있는 앞치마는 하얀색에 뒤에는 날개가 달려있는 기묘한 앞치마였다.

 

이거 어떤가 주인?”

이거 어떻습니까? 마스터?”

 

나는 두 사람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요.”라는 말을 했고, 안심을 한 두 여성은 또 다시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보아라! 주인은 짐의 것이 더 좋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닙니다. 마스터는 저와 눈이 마주하면서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이상한 걸로 싸워서 이번에는 아무 이유 없이 마법을 맞기 전에, 내가 먼저 선수를 치면서 레시아와 시나를 진정시키기로 했다.

 

서로 싸우지 마세요. 두 사람 다 예쁘니까 잘 어울릴 거에요.”

 

그러자 레시아와 시나는 말을 멈추고 나를 보더니 입을 열기를...

 

무슨 소리인가? 이건 주인이 입을 것이다.”

마스터가 입을 의상입니다.”

 

그게 왜 내가 입을 거야!”

 

요즘 창조신이 아무도 모르게 정조를 역전시키는 잠수함 패치를 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분명 10분전까지 창문으로 저 멀리 있는 마을을 확인해도, 그런 기미는 절대로 보이지 않았으니까. 지금 레시아와 시나가 확실하게 이상한 거라고 판단하자.

 

릴리스가 짐에게 말해준 특급 정보로는 신부가 원래 이런걸 입고 유혹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주인이 이걸 입고 신혼 날의 첫날밤에 짐을 유혹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나오는...”

 

릴리스에게 이상한 걸 주워듣고 나에게 뭘 원하는 거냐! 안 입어!”

 

문뜩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았을 때는 루시피나가 자신과 똑같은 붉은 색의 앞치마를 꺼냈다가, 나의 외침을 듣고는 천천히 뒤로 숨기고 있는 불쌍한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보통 남자에게 앞치마를 입히는 그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레시아와 시나처럼 기묘한 동기가 붙어있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앞치마를 입고 설거지나 요리를 하라는 목적이 아니라, 그저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내는 촉매로만 사용할 거라면 안 입어주는 게 더 좋지.

 

신혼부부는 다 이러지 않는가! 빨리 입거라!”

 

그건 신부가 입는 부분이라고!”

 

주인은 신부이지 않는가!”

 

남자는 신랑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마왕과 인간이 왜 싸워야만 하는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나름대로 필사적인 항쟁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발전해온 필살기를 사용했으니.

 

별 다른 건 없고 아이언 클로를 사용했다.

그런데 레시아의 머리 주변에 마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나의 오른손이 막히기 시작했다. 내 오른손이 이매진브레이커라는 특수한 능력이 아예 없다는 걸 생각하며 이를 갈고 레시아를 보았을 때. 자신이 이미 이겼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는 마왕이 근엄하게 입을 열었다.

 

짐은 마왕이니라 1년간 살아오면서 이 정도는 간파할 수 있지. 같은 패턴을 보여준 것이 독이 되었구나!”

 

마왕 치고는 1년간 저에게 아이언 클로를 당해왔다는 것이 더 슬픈 것 같은데요.”

 

격분하는 레시아의 얼굴에서는 붉은 홍조가 띠기 시작하면서, 나의 옷에 향해 하얀 두 손을 뻗어왔고, 나는 반응 좋게 레시아의 양손을 붙잡으면서 저지하고 있었다. 계속되는 힘 싸움에서 모든 마나를 총동원하여 힘을 강화하고 있는 나를 보며, 레시아는 불평인 듯하면서도 불평이 아닌 내용을 입에 달았다.

 

시끄럽다! 당장이라도 짐의 것으로 굴복시켜주지! 가만히 있거라! 옷을 벗기기 힘들지 않는가!”

 

앞치마를 입히는 것뿐인데 옷을 왜 벗기냐고요!”

 

모든 신랑들의 판타지는 알몸의 앞치마를 입은 신부로 시작한다고 릴리스가 그랬노라!”

 

릴리스에게 들은 것은 좀 잊어!”

 

계속되는 힘겨루기에서 승자는 결국 레시아가 되겠지. 애석하게도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멤버는 육체적인 능력으로도 힘이 강한 여성들이었다. 가녀린 팔에 뭘 숨겨놨는지 힘이 이렇게 강한 걸까?

 

포기하라고 주인. 짐은 마왕이기에 자신 주변에 있는 것을 모두 함락해야...으웁!”

 

아무래도 입을 막을 때는 입을 써야 하는 것이 즉효약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상 키스를 한다는 발상은 그리 좋지는 않지만, 저 성난 고양이 같은 마왕을 진정시키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해야 했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그나마, 저항하지도 못한 체 옷이 벗겨져서 앞치마 하나만 입는 것보단 좋다고 본다.

 

10분동안 눈을 감고 음미하는 레시아의 얼굴을 보며, 천천히 나를 붙잡은 손의 힘이 풀리기 시작할 무렵. 입을 천천히 때어내자 내 앞으로 쓰러지는 듯 안겼다.

 

, 크흐흣. , 오늘은 봐주도록 하지 주인. 하지만 마왕의 침공은 한 번뿐만이 아니다.”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면서 황홀한 얼굴로 다음을 기약하는 이상한 마왕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사이에, 옆에서는 심술이 난듯한 시나의 백은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저는 마스터에게 앞치마를 입히기 위해 강림한 여신입니다.”

 

너는 정말 레시아에게 지길 싫어하는구나.”

 

반지 때문에 통하는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사실 릴리스가 나에게 말하지 않는 사술을 몇 가지 더 걸어버린 것 같아서 불안했다. 다시 10분이 지났을 때는 시나 또한 내 좌측에서 얼굴에 홍조를 만개한 체, 멍하니 허공을 보면서 쉬고 있었고 루시피나는 내 위에서 말을 걸었다.

 

레드 드래곤이 폴리모프를 한 터라 붉은 눈과 붉은 긴 생머리가 가장 눈에 띄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단아하게 행동하는 습성마저 버린 듯이 잔뜩 화가 난 뱀의 눈동자가 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신랑! 나는!”

 

세상에나...

누가 하렘이 좋데?

 

잠깐 의논할 거리가 있으니 나중에 따로 부를게요.”

 

나의 말을 들은 루시피나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하면서 ! 알았어!”라고 다시 본연의 할 일을 하러 갔다.

 

-할짝.

 

레시아. 시나. 누누이 말했지만 제 귀는 약점이 아니라고요.”

 

알고 있다.”

알고 있습니다.

 

-할짝.

 

그만 핥아!”

 

짐이 한 것이 아니다.”

저도 한 적이 없습니다.”

 

누가 내 귀를 핥는가 했더니 내 머리 위에 있던 베니가 기묘한 마찰소리를 내면서, 노란 슬라임에 위족을 달아놨는지 잘 모르겠지만, 귀를 깨끗하게 만들어 줄 의도였는지 나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하고 있었다.

 

너도 심심하니?”

 

베니는 이에 긍정하는 듯 소리를 냈다.

 

그런데 예로부터 궁금한 것이 있다.”

 

지식의 괴물이라고 불리는 마족 중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는 마왕이 나를 올려다보며 질문을 했다.

 

주인의 평정심은 대체 뭐로 이루어졌길래, 짐과 비둘기 같은...”

 

올빼미입니다.”

 

미소녀가 둘이 붙어서 노닥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박동이 천천히 뛰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이번엔 시나의 말을 아예 무시하고 나에게 질문을 하는 레시아를 보며 대답을 하기 전에 한가지 물어봤다.

 

자신을 미소녀라고 말한 것은 부끄럽지 않아요?”

 

시끄럽다.”

 

부끄러운 건 맞나 보다. 어쨌든 평정심을 어떻게 유지하냐고 물어봐도, 밑바닥까지 인내심을 긁어 모아서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다는 말은 못하겠다. 그런 말을 한다면 결국 저 둘이 어떻게든 내 평정심을 파괴하기 위해 공작을 펼치겠지.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면서 레시아의 질문에 대답을 해보도록 하자.

 

저야 제정신 차리고 태클을 끝까지 걸어야 하기 때문이겠죠.”

 

왠지 이렇게 말하고나니 태클을 걸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아서 내 자신이 싫었다. 슬픈 생각은 머리에서 떨쳐버리고 슬슬 바닥을 긁어낼 인내심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를 벌리고 떨어지려고 했다.

 

저기 이제 슬슬 놔주시죠? 옷깃을 너무 강하게 잡고 있는데?”

 

그래도 이렇게 애태우기만 하고 빠지려고 하다니, 주인의 애정은 게릴라 작전을 자주 쓰는 양심 없는 사람인가. 이제서야 꼬투리를 잡고 주인을 잡화점에 가둬놓으며, 평생을 이렇게 지내려고 하고 싶어도 낭만이 없는 주인을 무슨 수로 해결해야 할지.”

 

해결하려고 하지마.

 

아직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마스터. 공식적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으니 슬슬 2세에 대한 결정을 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시나의 말에 분위기가 전부 식어버리기 시작했다. 내 생전에 생각하지도 않은 2세 계획을 지금 여기서 풀어 넣어버리다니?

 

우리에겐 카렌이 있으니까 괜찮지 않아요? 하하!”

 

그것도 그거지만. 기본적으로 마스터와 애정을 나누고 싶다는 목적이 더 큽니다.”

 

웃으면서 카렌을 빌미로 넘기려고 해도 무표정한 시나의 한마디 한마디가 돌을 만들어서 던지는지, 내 마음 속에서는 크리티컬 히트가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그게 딱히 사랑스럽거나 들뜨게 하는 기대심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서 지금 이대로가면 킹 크림맨이 출동해야 한다고!”라는 발언을 하기 직전.

 

-파앙!

 

문이 강력하게 날아가면서 그 사이에 보이는 것은 고풍스러운 왕궁의 메이드 복과 함께 나타난...

 

쇼콜라 뿅뿅할 시간입니다.”

 

자신이 왔다는 특유의 말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외치는 메이드 장이었다.

 

어라? 세분께서 알콩달콩 지내는 걸 보니 왠지 배가 아프면서도 축복을 해줘야 할 것 같군요. 안 본 사이에 저 벌레만도 못한 남자가 잔뜩 후리고 다녔나 보네요?”

 

매우 공격적인 어조로 나에게 온 쇼콜라 씨는 분홍빛의 트윈테일과 더불어 뿔테안경을 왼손으로 살짝 올리고 있었다. 여전히 날카로운 눈매로 강압적인 외모를 뽐내는 소녀를 위해 나는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오랜만에 만났더니 매우 사납게 변해서 지금의 쇼콜라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제비들마냥 아무 여자나 만나고 다니지 않았어. 그리고 레시아와 시나는 예전에도 많이 봐왔잖아?”

 

너무 오랜만에 와서 레시아와 시나의 얼굴을 다 까먹었나 보다.

 

어라? 실례. 설마 두 분께서 저 철옹성만한 남자의 가드를 깼다는 그 자체가 기적이라서 못 알아 봤습니다.”

 

누가 철옹성이야! 그보다 의뢰 때문에 왔어요?”

 

쇼콜라 씨의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레시아와 시나의 마법으로 인해 밖으로 날아갔다 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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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폭발인가...

폭발이 예술인가...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