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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414

FNL-Phantasm 2017. 4. 25. 01:33

414

 

 

 

백장미로 인해 신도들의 인구밀도가 변화를 겪고 있는 신성 아우리온 제국의 두 집단. 빛의 대성당과 창세의 집회에 대해 나는 솔직히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서로에 대한 질투심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지만, 결국 그 둘은 서로 아우리스 여신을 믿고 있는 충실한 목자라는 소리.

 

어린 양 때들을 다스리고 올라가 최후에는 그 양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두 추기경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목자들이 서로 싸우면 양들은 하나 같이 불안에 떨기 마련. 게다가 양들을 서로 독차지하기 위해 공작을 펼치는 것이야 말로, 형편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으로 인해 내가 피해보는 것까지 감안하면 이건 이 상황대로 좋지 않다고 보기에, 전신거울 앞에서 청순하면서도 신비로운 여성이 크나큰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간 걸까.”

 

그래도 카린 씨! 잘 어울리잖아요? 카렌과 같이 저를 매도해주세요!”

 

시끄러워.”

 

짙으면서도 광택이 살짝 엿보이는 코발트 블루 색상의 긴 머리카락이, 내 눈 앞에서 이리저리 흔들고 있을 때야 말로 나는 직감했다. 평상시에 내가 실용성과 편의성을 따져서 입는 바지와 상의가 아닌, 극단적으로 몸매가 드러나는 하얀 수녀복을 입을 때야 말로, 저절로 한숨이 튀어나오기 위해 내 폐부터 입까지 전력질주를 하기 시작했고, 덤으로 검은 고양이는 내 머리 위에서 귀여운 울음과 더불어, 오른쪽 팔에는 하얀 올빼미가 마스터. 잘 어울립니다.”라고 칭찬을 하며 내 심장에 쐐기를 꽂아 넣었다.

 

나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성별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주인의 눈동자 색상을 바꿔보았노라. 역시 연한 보라 빛의 눈동자는 사람을 끌어오기 좋은 눈이지 않는가?”

 

머리카락의 색상을 따지지 않고 눈의 색상을 정해준다면, 오히려 그게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에 레시아가 수정해 놓은 눈동자를 본래 검은 색으로 되돌려놓았다. 페어링이 강화되어도 의외로 불편한 것까지 같이 늘어나버리는 바람에, 나에 대해 철저히 관리를 하고 있을 때쯤. 나와 비슷하게 생긴 소녀가 탈의실에서 나오며 입을 열었다.

 

어머나? 어머니.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그 모습으로 성녀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전부 다 믿으실 정도로!”

 

카린의 2~3년전쯤의 모습이라면 정확히 카렌의 모습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는데, 똑같이 하얀 수녀복장으로 나란히 서 있으니, 실제로는 쌍둥이가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왜 이 녀석은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는 걸까?

 

그 호칭은 절대적으로 미묘하니까 다른 걸로 불러달라고 했잖아.”

 

마마.”

 

너 맞는다?”

 

애석하게도 카렌은 호문쿨루스이기에 실제 나이로 따지자면 2살정도. 작년에 돌잔치를 했어야 할 정도로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달의 기술력이 워낙 좋은 바람에 지금은 나의 체세포를 써서 자손이 있는 것보단, 동생 하나를 만들어 놓은 그런 기분이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신인류라는 단체가 깽판을 부리던 시절에, ‘호문쿨루스도 꿈을 꿀 수 있는 가?’에 대한 실험을 하려고 했고, 그것 때문에 태어난 것이 카렌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평화로운 시기가 아닌 이 상황에서 이런 모습으로 같이 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또 다른 나와 이야기를 한다는 기분으로 말을 하고 있지만, 카렌 본인은 나를 아직까지 부모님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 외형으로 따지자면 남매나, 자매와 같은 그런 개념인데...

 

그럼 1주일간 저희는 베가프 오빠가 있는 곳에 다니면 된다는 거에요?”

 

, 그렇다고 하더라. 지금 이 작전은 내가 세우는 작전이 아니라, 베가프가 세우는 기묘한 작전이니까. 우리는 베가프의 지시대로 행하면 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질주를 마친 한숨이 입 밖으로 나왔다. 친구 하나를 도와주는 것이 이리도 부담이 가는 일이 될 줄이야.

 

이거 종교에서 간판 얼굴 하는 거하고, 몽화관에서 간판얼굴 하는 거하고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데, 그보다 신도들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 결국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상인들이 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잖아?”

 

그래도 지금은 그런 부정적인 생각만 하지 말고, 가끔은 어머니도 자신에게 들어오는 부러움의 눈길을 긍정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면 내가 너무 아름다워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빼앗는구나!”라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아.”

 

언제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외면으로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그래왔듯이 평화와 평온. 2개만 있으면 남들 사는 것은 부럽지 아니하며, 삶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첫 번째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이미 평화와 평온은 내 마음에서부터 1억광년정도는 떨어져 있는 상황. 빛의 속도로 쫓아가도 얻지 못하는 2개의 단어들을 보면 지금 내가 왜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주인은 여전히 독백을 하면 늙은이 같노라.”

 

그러니까 어째서 제 독백을 읽을 수 있는 거냐고요?”

 

그냥 보이니 읽은 것뿐이다.”

 

오늘도 보안이 뚫린 걸까? 계속해서 개인의 생각이 외부로 노출되는 현상은 좋지 않은데. 이건 페어링의 강화고 뭐고 남들이 다 읽다 보니, 지금까지도 나의 독백이 노출되는 현상은 미스터리에 가까웠다.

 

아니면 그냥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전파를 받았거나.

 

여전히 무시무시할 정도로 예쁘네. 지금은 카린이라고 불러야 할까?”

 

카린은 애초에 죽은 사람인데, 왜 계속해서 불러오는지 여전히 모르겠어. 예전에는 레시아가 제대로 사기를 쳐서 지금은 한줌의 재로 멀리멀리 떠나고 있는 아이인데 말이지.”

 

나는 반 정도는 원망하는 눈으로 베가프를 쏘아봤지만, 베가프는 따듯한 미소를 띄며 내 말에 더 끼얹었다.

 

그거라면 내가 부활을 시켰다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만약에 대비해서 말이지.”

 

너는 1년전에 죽어서 다 타버린 시신을 부활시킬 수 있는 슈퍼 사제라도 되는 거냐? 구슬 7개를 다 모아서 나타나는 신룡이 너를 보면, 분명히 기겁을 해서 어디론가 숨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구슬 7개를 모아서 나타나는 게 너라던가.”

 

만약에 정말로 죽어서 다 타버렸다면, 나는 지금쯤 카일과 이야기를 하지 못했겠지. 그래도 지금은 친구 하나라도 살아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생각해.”

 

베가프의 말을 듣고 그런 친구를 이런 일에 써먹으려고 하냐...”라며 중얼거린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음의 준비를 끝낸 나는 고개를 들고 베가프의 눈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은 뭔데?”

 

예배를 할 때 내가 서 있는 자리 옆에 의자가 있거든. 거기에 앉아서 예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돼.”

 

내 귀에서는 왠지 “1주일동안 조용히 예배나 들어보거라.”라는 소리로 해석이 되었다. 나는 제차 물었다.

 

그것 뿐?”

 

. 그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기도 하고, 네 성격으로 보면 성가를 시키거나 춤을 추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탈주할 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래도 친구밖에 없다는 말이 이 세상에는 존재하는지, 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베가프가 그나마 쉬운 작업으로 생각해줬다. 그러면 밤을 제외한 아침과 낮에 예배를 하는 동안은, 도달하지 못했던 평화와 평온을 만끽할 수 있으니, 저절로 미소가 피어 오르면서 그거라면 맡겨둬라!”라고 힘차게 답을 했다.

 

***

 

-찰칵! 찰칵!

 

자아. 카린! 미소!”

 

저기. 좀 궁금한 게 있으니까 그 자리에 잠깐 앉아보세요. 루니아 누나.”

 

지금은 언니에요오?”

 

알았으니까 좀 앉으라고요!”

 

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서 베가프의 예배를 듣는다고는 하지만, 지금 당장 하얀 기사단 제복을 입은 루니아 누나가 이곳에서 나를 찍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장면을 건너뛰었다고 할지라도 지금처럼 혼란스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루니아 누나는...”

 

언니.”

 

아무튼! 저를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에요? 독자 하나가 계속 이런 패턴으로 나아가니까 재미없다고 하잖아요! 이 장면도 그 독자 분이 본다면 스킵을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할 거에요!”

 

그야 저의 역할이 이것밖에 없는 걸요오?”

 

나의 골머리가 썩어도 단단히 썩게 생겼다.

 

차라리 이 기회에 루니아 누나의 포지션...”

 

언니.”

 

아 좀! 그냥 들어요! 아무튼 포지션 좀 바꿔보자 고요! 좀 신선하게 나타나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그런 보람참 삶이 있잖아요! 매번 시작마다 억지로 자고 있는 사람을 끌고 가서 백장미나 촬영하지 말고!”

 

루니아 누나는 풍성한 블론드 빛의 머리카락을 검지 손가락으로 꼬면서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도 어떻게 하면 지금의 루니아 누나가 재미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지 고민을 하는 사이에, 루니아 누나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는 카린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걸요오?”

 

사람이 태어나면 각자의 사명이 있지만, 저를 괴롭힌다는 사명은 없어요! 그보다 여전히 그렇게 나아가려고요? 차라리 검술 선생님이라도 해주던가!”

 

그럴까요오?”

 

그럴까요.’라는 말이 왜 나오는 거야?

어째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지금 것 나를 괴롭히는 역할이 너무 익숙하다 못해 지금은 루니아 누나=게릴라 케릭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갑자기 나타나서 일을 저지른 이후에 바람처럼 사라져,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는 루니아 누나의 존재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카린은 제가 검을 가르치기에는 너무 역부족인 걸요오?”

 

제가 그만큼 약해요?”

 

그보단 마법에 재능이 더 많으니까요오. 무엇이든지 재능이 있는 방향으로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강해지는 법이잖아요오?”

 

그거 마치...제가 검을 쓰는 게 재능이 없다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재능이 없다기보단 커다란 벽에 막혀있어요.”

 

벽이요?”

 

루니아 누나는 검사의 길에서는 달인을 넘어선 신급의 경지니까. 평상시에 내가 싸워온 것을 어디선가 몰래 지켜보기라도 했다면. 혹은, 가끔가다 이루어지는 대련 속에서 내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을 했다면. 루니아 누나의 말은 지금 내가 경지를 넘어가기 위한 장벽에 가로막혀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다.

 

카린도 검에 대해 재능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마법으로 인해 장벽이 더 커져버린 상태에요오. 저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오히려 검강<Aura Blade>을 사용하게 되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카린은 마검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검만 숙달하고, 대부분은 마법으로 부족한 능력을 메워버리는 형식이죠오.”

 

루니아 누나의 붉은 눈이 나의 상태를 그렇게 꿰뚫었다.

 

그나저나 제가 카일을 괴롭히고 사라지는 이유야. 당연히 잡화점 멤버가 너무 많기 때문이거니와. 독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그렇지요오. 생각을 하면 저는 그리 나올 수 없는 비중을 껴안고 태어난 비운의 캐릭터랍니다아?”

 

스스로 비운의 캐릭터라고 말하지마.

더 슬퍼지잖아.

 

그래도 신선한 모습이라면 필요하겠네요오. 매지컬 루니아라던가아?”

 

아뇨. 그냥 가끔가다 나오는 만담캐릭터로 합시다.”

 

루니아 누나의 포지션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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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게 감평보았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문장에 대해 잘 쓰고 다듬어 달라와 루니아가 매력이 없다는 중심으로 생각을 해보니.

그 문제점은 제가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런 감평을 듣는 날에는 연습을 하고 의견을 수용해서,

다른 작품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낙서장처럼 쓰고 있는 이 글이 평소처럼 똑같이 갈겨써버리게 된다면,

저는 지금에서 발전을 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겠죠.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글은 낙서처럼 쓰고 있지만, 뭔가 저도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면서

방해받지 않고 천천히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시간 날때는 잡화점 리메이크에 대해 생각은 해보겠지만,

이미 400화가 넘어가버린 시점에서 지옥도가 따로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