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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62

FNL-Phantasm 2017. 3. 1. 01:50

362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섣부른 움직임은 화를 부르게 된다. 문제는 나와 제자들이 상대해야 할 존재는 마왕이란 소리. 내가 설령 1개월동안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할지라도, 나는 레시아의 일부만 보았을 뿐. 어떻게 싸우는 것인지, 마법은 얼마나 강한 것인지, 많은 사건을 같이 다니고 해결하면서도 레시아의 진면목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한번쯤 궁금했었다.

 

모든 세상의 이치보다 자신의 생각한 규칙이 먼저 적용되는, 악몽의 조율만 사용하지 않는다면야. 레시아에게 이기는 것은 승산이 있다. 따라서 나는......

 

마를렌! 돌격해!”

 

! 선장님!”

 

힘차게 바닥을 차서 질풍처럼 날아가는 마를렌을 보며, 아르메와 파르시아에게 마를렌의 백업을 지시했다. 나 또한 기공권을 휘두르고 있는 마를렌을 도와, 좌표수정을 시켜주면서, 레시아의 공격을 피하고 힘찬 발차기를 휘둘렀는데.

 

발차기가 가볍구나?”

 

레시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걸 다른 손으로 가볍게 막고는 그대로 땅에 내려찍었다. 레시아의 오른손에 검은 번개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포착한 나는, 루크에게 당장 마를렌을 구해!”라고 지시를 했고, 루크가 마법검을 던지면서 레시아가 마무리 일격 하는 것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틈을 주자마자 벗어난 마를렌은 다시 거리를 벌리고, 천천히 마나를 회전시키는 모습이었고, 아르메가 중급 정령을 모조리 소환하면서, 레시아 근처의 모든 구역을 마법진으로 도배하기 시작했다.

 

파르시아! 나에게 마법부여 좀 해줘!”

 

마를렌이 저 멀리서 파르시아에게 지원요청을 하는 사이에, 나도 내 할 일을 하기 위해서, 오른손을 펼쳐서 마를렌과 루크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는 레시아를 향해 마나를 집중했다.

 

마를렌! 루크! 떨어져!”

 

재빠른 몸놀림으로 레시아의 옆에서 빠르게 떨어지고, 나를 향해 피빛이 서려있는 레시아의 두 눈과 마주하자마자, 내가 끌어낼 수 있는 최대출력의 마나 캐논을 발포했다. 거대한 폭발과 바다 빛의 향연을 보고는, 아르메가 내 근처에 와서 입을 열었다.

 

해치웠...!”

 

그 이상 말하지마. 그건 적들이 부활하는 주문이야.”

 

급하게 아르메의 입을 막는 내 손은 이윽고 아르메를 밀쳐서 뒤로 넘어뜨렸다. 내 바로 옆에 칠흑의 화살이 지나갔고, 분명히 아르메를 노리기 위한 의도로 쏜 레시아의 모습은, 자욱한 흙먼지가 천천히 사라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인이여. 사역마에게 그런 위험한 마법을 사용하면 안 되지 않는가? 게다가 대회 규정은 분명 상급마법 이상에 살상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면 페널티라고 들었다만?”

 

레시아를 상대로 그런 어중간한 마법이 먹힐 것 같아요?”

 

레시아는 활 쏘는 자세를 그만두고, 왼손을 자신의 턱을 잡고 생각을 하더니, 이윽고 입에 열었던 말은 하나.

 

주인의 말에 일리가 있노라. 그러면 이쪽에서 가도록 하지.”

 

레시아의 모습이 사라지면서 이제서야 레시아의 속임수를 눈치챘다. 내 앞에서 이야기 하는 레시아는 허상에 불과했던 것.

 

파르시아! 뒤쪽에 마법방패 전개! 아까 날아간 검은 화살이 레시아야!”

 

설마 검은 화살로 변하면서 이동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파르시아는 흰색 후드를 펄럭이며, 굳은 의지가 담긴 눈동자로 나에게 대신 대답했다. 마법방패를 빠르게 만들어 보호하고 있을 무렵. 루크와 마를렌을 내 주변에 좌표로 이동시키면서, 다시 한번 레시아를 공격하기 위해 지정을 하려고 했는데.

 

. 연회를 열도록 할까?”

이번엔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죽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크흐흣.”

 

레시아가 5명으로 증식해버리는 이변을 보고야 말았다. 아니 5명으로 증식하는 것은 이변이 아니라, 자신의 분신으로 인원수를 맞추려는 듯이, 내 앞에 5명의 레시아들을 보면서 아주 잠깐이지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카린 선생님!”

 

언제 일어났는지 내 옆에 있던 아르메의 외침이 나를 깨우자마자, 즉흥이긴 해도 나 또한 마법검을 사용하면서 외쳤다.

 

전부 후퇴!”

 

이럴 때는 정말 도망가는 방법이 가장 좋으면서도, 모의전투실에 설정된 필드에는, 숲이 우거진 곳이 존재했는데 거기까지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다. 레시아는 그 짧은 순간에도 공간이동을 하거나 공간을 접어서 이동하는 등. 맹렬하게 추격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다행스럽게도, 제자들이 레시아들의 공격으로부터 재기불능이 되거나 붙잡히지 않았다는 사실.

 

죽기 살기로 숲까지 뛰어가서 루크와 나는 지나가는 모든 곳에, 함정마법을 설치하고 있었고, 아르메는 정령들을 이용해서 진지를 구축하면서, 파르시아는 강한 화력을 낼 수 있는 물품에 마법부여를 하고 있었다.

 

잠깐? 파르시아? 그 거대한 원통형 무기는 뭐야?”

 

. 이거 말인가요? 이것도 마법공학 중 하나입니다. 이 앞에 마나로 응축된 마법석이 담긴 물품만 장착하면, 먼 거리에서도 마법폭발을 일으켜서 적을 살상할 수 있는 마법봉이죠.”

 

그거 마법봉이라기 보단 다른 책에서 읽은 RPG-7과 비슷한 모형인데?

 

그래서 마법부여로는 무엇을 한 거야?”

 

유도 마법과 폭발 반경 증가, 중급 마법 보호에요.”

 

“3중이로군. 잘했어. 아무튼 레시아를 상대로 그게 제대로 먹혔으면 좋겠네.”

 

아르메가 만들어 놓은 진지 속에서 몸을 숨긴 체, 나와 제자들은 숨을 죽이고 레시아가 어떤 반응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숲에 들어가고 난 이후에는 따라오지 않고, 밖에 계속 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어차피 레시아가 거대한 마법을 사용할 조짐이 있으면, 나는 그에 맞춰서 무효화 시키면 되는 일이고, 파르시아가 결계까지 만들어 놨으니, 적어도 최상급 마법 한 번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선생님? 어째서 선생님의 사역마가 저렇게 날뛰는 거죠?”

 

그야. 오랜만에 힘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게 좋아서 그런 거겠지. 게다가 이번에 지면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요구로, 나를 들들 볶아서 기름에 튀길지 모르겠어.”

 

파르시아는 내 옆에서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루크와 아르메, 마를렌은 조용히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내용은 오늘 연습 끝나고 파르페 먹으러 가자.”라는 것이 중심내용이었으니, 실전보다 더한 난이도를 가진 연습에서도, 전의를 상실하지 않는 것이 가장 보기 좋았다.

 

그에 비해 레시아는 정말 무엇을 위해 두 번씩이나 내 연습을 도와주는 것일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들이밀 것은 뻔하지만, 정말 힘을 자유자재로 사용해도 다른 소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신나고 기뻐서 폭주를 하는 것일까?

 

나는 고개를 살짝 내밀어서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아직까지 레시아의 기척이 근처에 다가오지도 않고, 다른 것을 준비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음을 짐작했다.

 

선장님?”

 

선생님이라 부르라고 했잖아. 그나저나 왜?”

 

땅 밑이 이상해요.”

 

땅 밑을 계속 집으면서 감지를 하던 마를렌의 말을 듣고 생각을 해보았다.

잠깐? 땅 밑?

 

모두 그 위치에서 벗어나!”

 

땅에서 거대한 울림과 함께 상처를 뚫고 밖으로 튀어나온 레시아를 향해, 파르시아는 그 즉시 RPG-7을 닮은 마법공학무기를 발포했고, 5명의 레시아 중 하나가 맞아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분신들은 한방만 유효타를 맞아도 사라지니까! 모두 공격해!”

 

이곳은 아르메는 4대 중급정령이 한꺼번에 레시아에게 퍼붓기 시작을 했고, 거대한 어둠의 방패로 막아내면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고, 마를렌과 루크는 각자 한 명씩 맡아서 전투를 위한 춤을 자아내고 있었다.

 

파르시아는 힘들어 보이는 쪽에 붙어서 마법부여지원을 해주고.”

 

알겠습니다. 선생님~”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는지 말을 늘어뜨리며, 곧바로 아르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나는 아마 본체라고 생각한 레시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마법 무투제도 전장에 버금가는 진행을 한다고 하지만, 레시아 혼자서 이렇게 무서운 일을 벌이게 되다니 상상도 하기 힘드네요.”

 

레시아는 천천히 검은 마법검을 소환하면서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아서라. 이건 아직 짐의 15%도 개방하지 않았노라. 게다가 전력을 다해 싸운다는 것은 그 15%안에서 모든 전력을 다한다는 것이니라.”

 

그럼 맨 처음부터 거짓말을 한 거잖아요?”

 

하지만, 아까 맨 처음에 짐과 주인이 연습할 때는 6%도 내지 않았다고?”

 

그럼 그 힘들고 괴로운 시간의 강도가 2배이상 나온단 소리인가? 언젠가 레시아의 100%를 보는 날이라면 그 날은 이 차원이 날아가리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그 15%에 맞서서 100%로 대항하기 위해, 티르빙을 초승달 모양의 곡선을 그린 단검, 은빛 송곳 2자루를 손에 가득 쥐었다.

 

? 주인. 마법 무투제의 규정은...”

 

지금 그게 중요해요? 나도 일단 살아야지? 애초에 지금 내가 모든 것을 다 사용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 지가 더 문제네요. 어차피 페널티야 내가 지면 되는 문제고, 감점하고 페널티 받은 사람은 마나가 더 늦게 차거나, 위력이 낮아진다거나 여러 가지 있다는 것뿐이니까. 그런 패널티는 어차피 없는 것과 마찬가지란 소리에요!”

 

뭐 확실히. 여긴 마법 무투제가 아니니. 주인의 뜻대로 하거라.”

 

내 단검은 검은 불꽃이 서서히 피어 오르고 있었고, 레시아 또한 아공간에서 꺼낸 사브르에는 검은 불꽃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

 

하아~! 상쾌하구나. 주인. 오랜만에 스트레스 발산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표하고 싶군. 그리고 제자들도 오늘은 수고 많았노라. 짐의 어리광에 놀아준 것에 대해서 말이다.”

 

마치 욕구불만이었다가 상당히 개운한 표정을 한 레시아가, 우리들에게 웃으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경갑과 건틀릿, 목걸이와 부츠는 사라졌는지 오래고, 강렬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외모에서, 마치 다른 사람마냥 이번엔 유쾌하고 밝은 레시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레시아는 나중에 정신검사로 다중인격장애가 있는지 알아봐야 할 정도로, 다양한 얼굴표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오늘 처절하게 알았고, 거의 녹초가 되어 무릎을 꿇거나 탈진된 제자들의 눈 앞인지라, 나 또한 지치고 힘들어도 레시아 앞에서 일어선체, 오늘 새로운 봄바람에게 받은 한숨 패키지를 풀어서 내쉬어야 했다.

 

그건 그렇고 전부 의식을 잃지 않은 걸 보아하니, 주인이 확실하게 단련시켜준 것 같군. 주인도 마법 무투제에 있는 페널티에 대한 존재의의를 깨달았겠지?”

 

. 대충은요. 그래도 레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았으니 제가 이긴 거 맞죠?”

 

그렇지. 따라서 주인에게는 상이 있을 예정이다.”

 

? 뭔가 더 불길한데?

 

마음만 받을게요.”

 

? 실제로도 받거라. 마음만 받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는 짐이 윤허하지 않는다.”

 

불길하게 짝이 없는 정체불명의 상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 전까지는, 언제 어디서든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제자들과 함께 파르페를 먹으러 가야 할 것 같았다. 잡화점의 욕탕을 빌려주면서 씻으라고 한 사이에, 루크는 남탕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여탕으로 들어갔다. 그 다음에는 내가 들어가려고 했을 무렵. 여전히 카린의 모습이기 때문에 여탕으로 발 걸음을 옮겼는데...

 

레시아 월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 주인.”

 

레시아 5명이 가지각색의 목욕수건을 두른 체로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침묵이 강림하고 나는 이곳에서 재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저기. 너희들 파르페 말이야.”

 

잠깐! 주인! 어딜 가는 것인가! 돌아오거라!”

 

그냥 마나를 이용해서 내 몸을 청결하게 만드는 것을 애용하는 편이, 정신적 건강에 상당히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자들과 같이 파르페 가게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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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레시아 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