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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52

FNL-Phantasm 2017. 2. 19. 04:27

352

 

 

 

남들에게는 지옥훈련이라고 볼 수 있어도 차츰 나아지고 실력이 올라간다. 어린 아이들이라서 성장속도와 학습능력이 빠르기 때문에, 이틀의 시간이 넘어가고 나서 나의 눈에 제대로 된 실력으로...

 

-피잉! 파악!

 

선장님! 이걸로 230개 잡았어요!”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마를렌은 이제 상대의 행동이나 겨누는 모습만 봐도, 어디로 공격할 것인지. 어떻게 공격이 들어올 것인지를 알게 되었으니, 1km밖에서 행동을 감지하는 것만 터득하게 되면, 마를렌이 혼자 멋대로 뛰쳐나가도 이제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 한 명에게 집중하는 방법을 알려줬으니까.

 

좋아. 마를렌은 합격. 다음 연습으로는 마나만으로 상대방을 감지하는 걸 해보자.”

 

오로지 마나만으로 상대방을 감지하는 것은 확실히 말해서, 마나와 친화력이 매우 뛰어나야 한다는 소리. 카일인 나에게 있어서도 불가능하지만, 지금 수인상태의 카린의 경우에는, 감각과 마나의 친화력이 매우 상승했기 때문에, 3km밖에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언제까지 본능적인 감각으로 인해 생기는 것뿐.

 

그래도 마를렌이 그 야수와 같은 돌진본능을 어떻게 하면 잘 살려낼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마나와 동화할 듯한 전투감각을 일깨워주는 것. 유연한 몸놀림으로 모든 적의 공격을 감지하고 회피하며 기공권을 집어넣는 거야 말로, 마를렌이 최고라고 칭할 수 있는 움직임이지만...

 

유연해 보이는 슬랜더 형태의 몸과는 다르게, 뭔가 유연하지 않아 보여서 마를렌이 눈을 감고 땅을 짚어서 마나 감지를 하는 동안, 평소에 체크하지 못했던 마를렌의 몸을 꿰뚫듯이 보고 있었다. 근육의 양이라던지 그런 것은 전혀 없어 보여도, 안에 내재되어있던 마나가 상시 근육과 뼈, 신경계를 강화하면서 주먹 한방만으로 고블린을 저 멀리 수평선으로 날려버릴 법한, 파괴력을 지니게 하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태생이 하란국이라서 그런지 다부진 몸을 하고 있었...

 

저기. 선장님?”

 

? ? 그보다 선생님이라고 불러.”

 

마를렌은 살짝 미묘한 얼굴로 내 앞에서 말을 꺼냈다.

 

저를 보는 눈빛이 좀 무서운데요. 그렇게 뚫어져라 보면 뭐랄까. 부끄럽다고 해야 할까요? 뭔가 심리적으로 안정되지가 않아서...”

 

확실히 지금은 비전투시에 사용할만한 연습목록이니까. 미안해. 다만, 네 몸이 유연한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었어.”

 

그걸 보면 알 수 있나요?”

 

그거야 유연성체크를 하면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 이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알 수 없다.

 

아니. 직접 봐야 알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 훈련에 집중하도록 하자.”

 

내가 보는 눈이 어땠는지 몰라도 제자의 심기가 불편하단 소리를 들은 건,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이 나의 머리를 때리고 지나갔다. 나는 겸허하고 온화하면서 신중하고 냉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눈빛으로 나의 사적인 감정이 흘러나온 것을 알아차릴 정도라면, 지금 나는 어떻게 성격이 변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새벽에 천천히 고찰할 필요가 있었다.

 

조용히 집중하게 놔두고 나는 아르메에게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마법진으로 땅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물에도, 바람에도 투명하게 마법진을 그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뜻하는 대로 다양한 곳에 마법진을 설치할 수 있게 되었나보다. 나는 천천히 마법진이 설치되어있을 법한 장소로 걸어나가자, 순식간에 땅이 사라지면서 티르빙으로 뱀 조종자로 변형해서 벽 한쪽으로 거미줄 치듯이 사방팔방에 꽂아 넣어서 지탱했다.

 

위험하네. 밑에 있는 마법진이 불기둥이라니.”

 

5m이상 파여진 곳에 가장 맨 밑에 있는 것은 마법사의 길 중급의 불기둥이 적힌 마법진이었다. 그래도 마법사들은 공중부양마법을 배워서 그대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내 위에 천천히 그림자가 떨어지는 돌덩이를 보고 경악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롱기누스!”

 

오른손에 들려있는 거대한 검은 창을 들고 하늘 위로 솟아오르듯이 찌르자, 돌덩이는 한 순간에 산산조각이 나서 밑에 마법진이 반 강제적으로 발동하게 만들었다.

 

-파앙!

 

몸을 가볍게 해서 폭발하는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상황에서, 추격으로 날아오는 마법화살들을 쌍수단검으로 바꾸고 몸을 억지로 비틀어 회전을 한 후에서야, 14번의 불꽃이 튀어나오면서 내가 착지를 한 뒤에서야, 파편이 되어버린 마법화살들은 모두 대기의 마나로 산화되기 시작했다.

 

꽤나 잘 짜인 함정이잖아? 나도 당할 뻔했어.”

 

마지막에 몰래 뒤에서 잡으려는 나무 넝쿨을 타도로 변형해서 빠르게 베어 넘긴 뒤에야, 온 몸에서 알려주는 위험신호는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혼신의 힘을 다한 함정이었는데...”

 

아이디어는 좋지만 너무 정석에 맞춰서 사용하는 거 아냐? 기본에 충실하다면 그 다음으로 응용할 방법을 찾아야지. 아르메.”

 

하지만 마법진은 설치하는 것이야 말로 효율이 나오잖아요?”

 

마법진을 설치하는 것은 확실히 말해서 사물뿐만이 아니란 걸 알아둬. 설령 내가 너의 어깨를 이렇게 터치해도...”

 

-!

 

어느 사이에 나는 저 멀리 나무에 박혀있었다. 설마 검은 망토를 둘러쓴 이유가 자신 어깨에 있는 폭발 마법진을 감추기 위해서라니. 선생의 눈을 속이는 것이 잘못된 행동은 아니고, 오히려 이런 것은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 잘 이해한 모양이다.

 

콜록! 콜록...그래...호신용으로도...빠르게 그릴 수 콜록...! 있으니까. 잘했네. 아르메도 합격점을 줘야겠어. 정령궁수라고 해서 이제 근접전에 취약하다는 약점은...콜록! 없으니까.”

 

매캐한 연기 때문에 내가 연달아 기침을 하면서 두발로 걸어 나오니까, 아르메는 거기에 경악하면서 나에게 소리쳤다.

 

선생님! 그 짧은 순간에 방어마법을 전개하신 거에요?!”

 

모든 상황에 대비를 하고 있으니까.”

 

여성용 검은 정장을 단숨에 반파로 만들어놔서, 와이셔츠를 적절하게 감추지 못하는 검은 상의를 보며, 결국 한숨을 철저하게 내쉬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도중에 마나로 내가 방어하지 않았을 경우, 목숨 보다는 옷 자체가 다 날아갔을 테니, 지금 이렇게 유지할 수 있는 것.

 

그 찰나의 순간에 바로 방어마법을 펼칠 수 있다니, 정말 카린 선생님은 대단해요!”

 

그래? 네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제 어디서 나오는 공격마법을 밥 먹듯이 맞는다면, 너도 곧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해.”

 

내가 초기에는 영문도 모른 체 마법을 맞고 날아가고, 아니 초기도 아니지. 최근에도 루나가 장난을 쳐서 토끼 귀를 잡으려고 했는데, 사역마 둘이 연계마법으로 빛과 어둠이 폭발하면서, 잡화점 밖으로 날아가버린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 살아있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덤으로 나는 항마의 축복이 적용되고 있으니까, 마법에 대한 데미지는 그리 크게 입지 않아.”

 

내 말을 들은 아르메는 고개를 잠깐 갸웃거리더니, 다시금 입을 열어 나에게 질문했다.

 

그럼 카린 선생님은 마법 무투제에서 받은 데미지는 그렇게 크지 않겠네요? 그러면 우리가 이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글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네. 강도 높은 마법을 맞으면 기절하는 것은 똑같으니까. 환경적인 요소로 기절될 수도 있고, 마법 데미지를 덜 받는 것뿐이지 무효화를 시키는 것이 아냐. 무효화를 시키는 것은 이상한 오른손을 가진 녀석뿐이지.”

 

그런 사람 본적이 있나요?”

 

. 책에서.”

 

당연히 그런 바보 같은 능력은 이런 세계에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내가 현실에서 본 기억은 없다. 마법을 마법으로 무효화시키는 경우는 있어도, 체질이나 특수한 조건에서 아무런 낭비도 없이 무효화 하는 방법은 없으니까.

 

책에서라뇨. 그나저나 전 합격인가요?”

 

마법진 설치나 함정유도. 그런 건 전부 합격이지만...”

 

나는 뜸을 들인 후에 오른손을 허공에 휘저었다.

 

어라? 꺄아앗!”

 

온 몸을 엮어버린 마법사슬은 언제 침입했는지 팔과 다리를 모조리 구속해버렸다. 아르메는 자신이 언제 당했는지도 모른 체 본능적으로 비명만 지를 뿐.

 

자신의 몸을 제대로 보는 것이 좋아. 내가 방금 전에 너의 어깨를 잡은 이유는, 이런 간단한 속임수마저 정령이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전투는 한쪽이 정말로 전투불능이 되거나 죽기 전까지는 절대로 끝난 것이 아냐. 상대 쪽에서 항복을 먼저 해도 받아줘서는 안되고, 언제나 무슨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 계속해서 대비를 해야지.”

 

살짝 오른손을 당기자 목과 다리 사이를 정교하게 이은 사슬이 움직였고, “끄으읏! 아파요! 제발 풀어주세요!”답을 받아냈다. 바다 빛의 마나로 이루어진 사슬은 나의 손짓 하나로 사라지기 시작했고, 발갛게 자국이 남은 목을 만지면서, 아르메는 눈물을 머금고 나에게 항의하듯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너무 자비가 없어요!”

 

훈련을 실전처럼 하라는 말이 있잖아? 당연히 실전은 실전처럼 해야 하지만...그래도 내가 수행하라는 훈련을 제대로 해내서 다행이야.”

 

! 아무리 칭찬해도 기쁘지 않거든요!”

 

고개를 돌리면서 화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아르메의 앞에서, 왼손에 허공을 휘둘러 당기는 행동을 하자, 아르메는 자신의 신변에 변화를 알아차리고는, 내 앞으로 순식간에 끌려왔다.

 

잠깐! 무슨! 꺄앗!”

 

그리고. 자신의 몸은 항상 제대로 체크할 것.”

 

마법사슬은 애초에 양손에 하나씩 들려있었던 것은 몰랐었나 보다. 눈속임에는 아직 약한 어린 아이들 상대로 쓰기에는 비겁한 방법이지만, 무릎을 꿇고 양손에 땅을 잡고 있는 아르메를 보며 마음속에 또 다른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뭔가가 미묘하게 천천히 그리고 뚜렷하게.

 

그러니까 아르메. 상대방의 공격은 언제나 끝나지 않아. 가령, 이렇게 제압을 해서 내 체력이 지금 적으니까.”

 

나는 손바닥에 정기 흡수 마법진을 그리고는 그대로 아르메의 뺨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크흐흣.”

 

뭔가 환희에 가득 찬 웃음이 내 뜻대로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대략 2초후.

 

꺄아아아아악!”

 

천천히 내 품 안에 쓰러진 아르메와 더불어 모든 정령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잠깐?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이런. 내가 뭐에 홀리기라도 한 건가. 역시 이런 모습으로 하고 있으면, 가끔가다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행동을 억누를 수가 없다니까.”

 

한 순간에 내가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기분이었다.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에 이끌려서 행동을 하고 있으면, 저렇게 재기불능 상태로 빠지게 되는 경우라니. 애초에 내가 마법사슬로 아르메에게 목줄을 걸었던 것이 화근이었을까? 다음부터는 이런 난폭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

 

그 다음은 파르시아를 볼 차례인가? 그 전에 아르메의 의식을 차릴 수 있도록 응급처치를 해야지.”

 

나는 아직까지 넘쳐나는 마나의 일부를 아르메에게 공급하기 위해, 오른손을 아르메를 향해 펼치고는 정신을 집중했다. 바다 빛의 마나가 천천히 아르메에게 흡수되기 시작하면서, 아르메의 호흡과 표정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빨리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나를, 우연히 옆에 지나가는 거울을 통해 볼 수 있었다.

 

...

잠깐? 지나가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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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아너 너무 재미있네요.

유튜브에는 짧게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중입니다.


그래서 글쓰면 영상편집 작업도 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