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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04

FNL-Phantasm 2017. 1. 1. 04:00

304

 

 

 

 

연회가 끝나고 잡화점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성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으나, 어처구니 없게도 연회 하루 차가 끝나가 될 무렵에 상황은 뭔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루노아 씨가 황족시해미수로 지하감옥에 갇혀버린 일이 일어난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만큼 루노아 씨를 먼저 구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지만, 애초에 죄를 지은 자를 탈옥시키는 것만큼이나 큰 죄 또한 짊어지게 된다. 게다가 지금은 레시아와 시나가 구출해야 한다는 내 의견을 단숨에 거부했으니...

 

주인도 보았지 않는가? 그 증오스러운 용사가 칸포리우스 제 1황자라는 것을, 그리고 이미 하렘까지 차려서 왔다는 사실을!”

 

레시아가 다른 곳에 격노를 하고 있으니, 어이없음이 뇌를 때리고 지나가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오른손으로 잠깐 머리를 짚으면서 입을 열었다.

 

아니. 하렘은 상관 없어요. 어쨌든 파르온이 그 안에 존재하는 것은 위험해요. 그 자는 신인류의 간부로 존재하기도하고, 언제 티르의 이익을 위해서 군대를 이끌어 나갈지도 모르니까요. 그나마 그런 군대의 발을 묶거나 전진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루노아 씨가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죠.”

 

그래도 마스터. 아직까지 2번의 초대가 남아있으니 천천히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저와 냥캣이 구출작전을 생각할 것이니 마스터는 다른 일에 집중을 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연회는 3일 뒤. 그 전에 루노아 씨를 구출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까지 뭔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이상한 것들이 베이르노에 남아있었다. 아직 뭔가 근본에 도달하지 못한 이 기분은 다음 나의 행동을 결정하게 만들었는데.

 

잠깐. 칸포리우스에 있는 지하감옥까지 다녀오도록 하죠.”

 

하지만 주인. 주인의 시야로 베이르노 성을 잠깐 훑어봤지만, 깔려있는 경계장치와 마법진이 상당할 정도로 많았다. 마치 지나가는 파리 한 마리 조차 성에 들이지 않으려는 그런 배치였으며, 설령 지하감옥에 출입을 한다고 해도 경계가 삼엄할 것이라 본다. 지금 남성의 모습으로 주인의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3일 이내에 풀려나리라는 보장도 할 수 없노라.”

 

레시아는 그 짧은 시간에도 성 안에 무엇이 있는지, 또 어떤 것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분석한 모양이지만, 애초에 나는 정면으로 들어갈 사람이 아니다.

 

레시아. 우리는 어제 연회에 초대 받았잖아요?”

 

그렇군. 사키엘의 문을 이용할 생각인가?”

 

레시아는 단숨에 나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도 역시나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입을 열었다.

 

그 안에도 경계가 얼마나 삼엄한지 두 눈으로 보고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건가? 애초에 황족이라는 자들은 수도 없는 암살자로부터 몸을 지켜야만 하는 존재. 그런 곳에서 주인이 침투할 수 있을 만큼 틈을 만들어 놓을 리가 없다.”

 

틈은 뚫으면 그만이에요. 기프트피어스를 가지고 나아가면, 한동안 마법계통의 경계는 무력화 정도는 시킬 수 있을 거라 보니까.”

 

마스터. 저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시나가 나를 향해 반대입장을 표했다. 하얀 올빼미는 나를 보면서 사무적이고 담담한 어조였을지 몰라도,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았을 때는 내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기 위해 달려나가는 것을 멈추는 말이었다.

 

지금 마스터가 그 사람을 구출한다면, 현재 지하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마스터뿐입니다. 만일 루노아가 3번의 연회 이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면, 당연하게 마스터를 먼저 의심하려고 할 것입니다. 물론 거기서는 류연이라는 이름을 의심하고 곧바로 하란국과 전쟁이라던가 질책을 날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지금은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을 중심으로 움직이시면 마스터마저 위험합니다.”

 

눈을 감고 잠깐 마음속에 붙어있는 불을 삭혔다. 시나의 말을 들어보니 내가 너무 생각도 없이 나아가려는 바보 같은 짓을 하려고 했었다. 확실히 그 꼬마가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본래 황자가 갇혀있는 일은 공식적으로 표하지 않는 이상, 기밀로 붙여야 하는 일이고 아침신문을 늘 보는 나지만, 루노아 씨가 어떠한 죄로 감옥에 갇혔다는 말은 절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마. 루노아 씨는 자신의 형이 신인류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고 죽이려고 했을 거에요. 하지만 이미 최강의 용사로 들어선 파르온에게 모든 수단을 써도 졌겠죠.”

 

차분하게 나는 입을 열었다. 루노아 씨라면 분명 신인류에 누가 가담했는가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했을 터. 파르온에게 습격 받았을 무렵 잡화점에 돌아오고 난 뒤에, 하멀 씨에게 보고를 했는데. 하멀 씨는 그 내용 그대로 루노아 씨에게 보고했으니, 루노아 씨는 자신의 형이 신인류의 간부라는 사실을 알아내려다가, 결국 파르온과 싸웠고 거기서 패배해서 지하감옥에 들어가있다는 것.

 

꽤나 복잡하게 되었네요. 뭔가 합법적으로 풀려날 거리도 없을 것이고, 이렇게 시간을 오래 끌면 결국 처형당할지도 몰라요. 아니면 지금 어디까지 아는지 고문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구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하멀 씨에게 연락해주세요. 지금 어릿광대에게 급히 볼일이 있다고...”

 

난 이미 와있는데. 자기야.”

 

아 그렇...아니! 깜짝이야!”

 

언제부터 장르가 공포로 되었는지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아무튼 하얀 가면을 쓰고 뚱뚱해 보이는 광대 옷을 입고 나타난 어릿광대는, 밝게 웃으면서 아하하! 놀라는 게 반박자가 늦어! 하하핫!”하고 웃기 바빴고, 나는 어릿광대가 다 웃을 때까지 4초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던 거야?”

 

자기가 지하감옥에 들어가겠다는 것부터?”

 

거의 초기부분이잖아? 여태까지 안 나오고 뭐했던 거야?”

 

어릿광대는 가면을 긁적이면서 입을 열기를...

 

그야 당연히 고전적인 스킨쉽 중 하나. “내가 누구게?”를 하려고 했는데, 뭔가 상황이 좀 좋지 않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던 것뿐. 그 이외에는 베니를 공처럼 튕겨서 놀거나 그러지 않았어?”

 

뒤에 있는 슬라임인지 아메바인지 하는 생물은 땅바닥에 축 하고 늘어져버렸다. 아니, 오히려 갑자기 공처럼 몸을 부풀고 이리저리 튕겨나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도 공처럼 사방팔방을 날아다니고 있으니까.

 

어릿광대. 지하감옥에 잠입해줄 수 있어?”

 

잠입? 그건 왜? 루노아를 구해달라고 부탁할 줄 알았는데, 그냥 구출하지 않고 잠입만 하면 되는 거야?”

 

지금은 어떤 행동을 하든 바로 의심이 가기 때문이야. 게다가 어처구니 없게도 연회인지 나발인지 하는 것으로 인해, 내가 직접 움직이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니까. 루노아 씨가 있는 곳에 안리아스의 수정구를 뿌려놓기만 한다면, 그 다음은 사키엘의 문을 이용해서 내가 언제든지 구할 수 있으니, 오히려 위험하지 않는다는 소리지. 덤으로 루노아 씨의 침실에도 수정구를 뿌려줬으면 해.”

 

. 좋아. 그러면 나의 부탁을 말할 차례인가?”

 

흔쾌히 승낙한 이유가 내가 뭔가 해주길 바란다는 것에 승낙을 한 것일까?

 

그럼 잠깐 동안 나와 키스 좀 해줄래?”

 

잠깐 동안이라는 말이 오히려 더 거슬렸다.

 

그건 대체 왜?”

 

내가 거기에 들어가기 전에 자기의 기억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거든. 설마 이런 모습으로 제국의 지하감옥까지 들어가란 소리는 하지 않겠지?”

 

그냥 그 복장입고 침투해.”라는 말이 목 밑까지 솟아나왔지만, 천천히 억누르면서 새해 신년에 맞이해야 할 한숨을 미리 내쉬었다. 분명 뒤에서는 시나와 레시아는 살벌한 분노로 몸을 휘어 감싸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릿광대는 천천히 나에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오면서도, “그럼 내 1 3천하고도 621번째의 키스를 주도록 해볼까?” 하면서 내 입을 덮었다.

 

키스라고 보기에는 입맞춤이 더 적절하다고 표현되긴 하는데. 그럼 13621번째의 입맞춤이 아닐까? 어쨌든 레시아와 시나는 서서히 분노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러했는데.

 

뭐야. 어린 아이 수준의 입맞춤인가? 짐은 또 주인을 습격했을 때의 격렬한 것인 줄 알았노라.”

 

그 정도의 입맞춤이라면 저와 마스터의 애정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지요.”

 

그건 대체 무슨 신경전인지 묻고 싶구나.

 

좋아. . 변신할 사람이 꽤나 많네. 게다가 자기는 여자로 되었을 때가 가장 보기 좋고.”

 

잠깐. 기억을 보고 나온 거야!”

 

그야 당연히 마왕에게 습격 당했을 때? 이야. 살아있는 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해. 그건 애정이라기보단 포식에 가까운 행위였으니까.”

 

시끄러워!”

 

두 번 다시 이 녀석에게 협조하나 봐라...

 

그보다 그 빛의 여신마저 자신의 여자로 만든 것은 좋은데, 너무 오랫동안...꺄아아악!”

 

다크니스 핑거어어!”

 

입을 열고 있던 어릿광대는 한 순간에 비명을 지를 정도로 강인한 아이언 클로를 사용했다. 이대로 머리를 터트렸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의 어릿광대에게는 중요한 일을 부탁했으니 20초쯤 지났을 때 놔주면서 나는 입을 열었다.

 

그보다 어떻게 내 기억을 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보통 도플갱어에게는 기억을 훔쳐보는 능력이 없잖아?”

 

그야 당연히 수사관에게 배웠지. 그나저나 내 머리는 으깨지지 않은 건가? ! 다행이야 목 위에 머리가 있어서!”

 

어릿광대는 자신의 머리가 목에 제대로 붙어있다는 사실에 안도를 했다. 그런데 하멀 씨는 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마법까지 알려준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어릿광대가 침투하기에는 매우 쉽게 하기 위한 마법을 준 것이라고 해야 할지. 오히려 이게 더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의 어릿광대는 첩보원이나 침투하는 것으로 최고가 될 수 있을지도...

 

그나저나 자기야. 이번에 기억을 되돌려보면서 내가 하는 것이 키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거든? 그러니 이번에는 진한 것이 좀 필요 하다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가면으로 입을 맞추는 녀석이 무슨...게다가 그 가면을 넘어 본래의 얼굴이 없잖아?”

 

도플갱어는 본래 얼굴이 없고 거의 달걀귀신과 비슷하니까 입의 구조는 본래 없다.

 

애초에 도플갱어는 모든 사람으로 변할 수 있으니까 변신하면 그만인걸? 예를 들어서 문 크리스탈 파워!”같은 기분으로?”

 

어디서 세일러 문으로 변신하려는 거야. 그만 안 둬? 머큐리로 변신하지 말라고!”

 

글이라서 다행이다. 정말로...

그래도 지금 기억을 볼 수 있는 마법까지 있다면, 어릿광대가 정보를 많이 빼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즉흥적인 행동을 자주 하는 어릿광대의 성격상, 일이 엉망으로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절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돼. 이거 하나는 약속하고가.”

 

그러면 자기의 호감도는 막 올라가?”

 

지금 살인충동이 일어나서 선이 보이는 착각까지 경험했지만, 내 안에 잠든 파괴신을 꾹 눌러 참고 입을 열었다.

 

그러네...호감도보단 신뢰가 올라가겠지. 24시간동안 불을 꺼뜨리지 않는 걸로 갱단에 들어가는 것처럼 말이야.”

 

! 그럼 힘내야지!”

 

...이거 괜찮을까?

왜 이렇게 불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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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출근이라니...

알바는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