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302

FNL-Phantasm 2016. 12. 30. 04:55

302

 

 

 

3번의 연회 중에 한 번의 초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느닷없이 카린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며 당연하게도, 카린의 명성은 이미 대륙 구석까지 퍼진 절세미녀로 알려져 있는 상태였다. 내가 말하기도 좀 뭐하지만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하멀 씨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맹수 조련사가, 카린 1:1사이즈 피규어를 제작했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게 어쩌다 보니 인기가 매우 높아져서 귀족들의 주문제작이 끊이질 않았지만, 절대로 만들어주지 않고 보관만 하기로 했다고 한다.

 

게다가 2차적인 보호 목적으로 카린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말을 해야지만, 필시 못할 사정으로 여성이 되는 그 날에 어떻게든 그냥 똑같이 생긴 것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그 이외에도 3번째는 하란국으로 가짜 신분을 만들고 돌아다녀야 한다는 입장에서 문제가 있다만, 그 문제는 류하 씨가 직접 해결해줬으니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도.

 

류연이란 이름을 사용하라고 하다니. 조만간 글쓴이도 류연인지 카린인지 잘못 쓸 것이 분명해.”

 

애당초에 주인이 하는 일은 오히려 첩보원과 같은 일이다. 확실히 본래 성별이 남성인 주인은 남자들의 현혹에 넘어가지 않겠지만...아니, 오히려 절정의 매력을 자랑한다는 짐의 앞에서도 철판을 깔아버리고 아이언 클로를 사용했으니, 주인에게 작업을 걸려는 모든 귀족이 느닷없이 불쌍해지는군. 아이언 클로로 이번 희생당하는 사람의 수를 세어볼 생각하니까 마음이 들뜬다.”

 

귀족들이 불쌍하다면서 마음으로는 들뜨지 마시죠. 게다가 칸포리우스 제국까지 가는 것을 마차로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마중 나온 마나로 움직이는 CAR-44를 직접 가져올 줄은 몰랐네요. 아직까지 시험용으로 여러 상황에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 들었는데, 조만간 마부들이 다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네요.”

 

그래도 지금 마부들을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지만, 4시간 정도 쉬지 않고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생각을 했을 때는, 여전히 잡화점에 뭔가 사고라도 터지지 않을지 걱정만 될 뿐이다.

 

레시아와 시나는 무릎과 어깨에 있었고 베니는 귀환마법으로 보내버려서, 지금은 잡화점에 조용히 지내고 있겠지만, 긴장을 풀어야 한다면서 샴페인을 먹이려는 레시아를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괜스레 카렌과 루시피나에게 미안해지네요. 나중에 뭐라도 사고 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마스터. 밖에 불특정 다수의 인원이 감지됩니다.”

 

그럼 다 도착을 했나 보네.”

 

천천히 내 앞에 풍경이 서서히 멈추면서 한쪽에는 예를 갖춘 젊은 집사와, 유난히 많아 보이는 병사들과 그 병사들마저 모조리 집어삼킬만한 거대한 성의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창문이 살짝 내려가면서 듣기 편안한 남성의 목소리가 차 안까지 들려오기를...

 

하란국의 여제. 류하 님의 여동생이신 류연 님이시군요. 저희 칸포리우스 제국의 심장부인 베이르노에 어서 오시길 바랍니다.”

 

아직 문도 열지 않았는데 나는 저 안에 들어가서 연회를 즐기고 있나 보다. 의외로 제국의 사람들은 미래지향적인 성격인지 몰라도, 그 하나하나에 태클을 다 걸을 수는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먼저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가 드디어 열었을 때, 생각 외로 메이드들까지 나 때문에 마중을 나왔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겨울날 추워죽겠는데 저 메이드들은 안에서 대기를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레시아와 시나는 전부 내 몸 안으로 숨어있는 상태였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 메이드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를 맞이하기 위해 나온 집사는 의외의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침착하게 말을 걸었다.

 

저기 류연 님. 그쪽이 아닙니다만...”

 

알고 있다. 그럼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알 수 있는가?”

 

내가 노려보자 남성은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피했다. 노려보는 것을 멈추고 아직도 머리를 조아리며 떨고 있는 어린 소녀에게 겉에 입는 적룡포를 둘러줬다. 류하 씨는 이것을 줄 때 분명히 겨울에는 추우니까 잘 입고 있거라.”라며 준 것이지만, 지금은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보였으니 그 사람에게 잠깐 빌려준 것뿐.

 

내 휴게실에 잘 가져가 놓도록.”

 

은근히 겨울 바람이 너무 강해서 얼어 죽을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해 얼굴표정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성 안으로 들어갔다. 고작 수 미터만 가면 되는 것을 얼어 죽을 필요까지는 없으니까.

 

애초에 저 아이들은 왜 그 추운 날에 보온이 되는 옷도 입히지 않고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군. 이 제국에서 집사와 메이드의 쓰임새가 귀빈이 왔을 때, 한 명씩 얼어 죽는 도구로 쓰는 것은 아니겠지?”

 

다음부터는 제대로 된 옷으로 맞이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류연 님? 어째서 저도 방한복을 입지 않는 것을 알았는지요?”

 

옷이 너무 얇아.”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황제는 어디가 정신이 나갔을지도 모른다. 한 때 어느 차원에 레오릭 왕처럼 악마를 씌우려는 존재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교육이라고 할지라도 어린 소녀까지 밖에 내보내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

 

앞으로 연회는 2시간 정도 남았으니 이곳 휴게실에서 편히 쉬시면 됩니다. 그럼.”

 

지루한 걷기와 걷기가 끝난 이후에 휴게실에 도착한 나는 침대보단 의자를 선택했다.

 

이게 타국 귀빈이 왔을 때 사용하는 1인 휴게실인가...”

 

휴게실치고는 잡화점의 평소 크기와 비슷한데? 물건만 이리저리 놓고 있었다면 엘티노스 잡화점 출장판매인줄 알았다고? 대체 침대와 화장대 크기만 얼마나 큰지 아직도 모르겠다. 이럴 바에는 그냥 바닥을 침대로 만들지 그래?

 

주인은 이런 곳에서도 그런 쓸 때 없는 태클로 사고가 돌아가는 것인가?”

 

어째서 제 독백을 태연하게 보는 거죠? 조만간 독백에도 2차 비밀번호와 OTP라는 것을 깔아놔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마스터에게는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이라 봅니다만?”

 

마리아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 중에서 다른 차원의 OTP를 사용한다고 그랬어. 그걸로 제 독백이 보호받을 수만 있다면 설정하고 싶다니까?”

 

시나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말하는 것에 오히려 한숨을 내쉬며 답을 했다.

 

누가 보면 독백을 남에게 읽히고 싶지 않아서 악마에게 영혼까지 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만,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누군가 자신의 독백을 끊임없이 읽는다고 하는데, 그 정도면 스트레스를 넘어서서 수치심에 자살까지 할지도 모른다.

 

-똑똑!

 

. 들어오거라.”

 

나의 말에 문은 조용하게 열리면서 아까 밖에서 벌벌 떨었던 어린 소녀가, 적룡포를 곱게 접은 상태로 조심스럽게 들어왔

 

우아앗!”

 

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어디서 걸려 넘어졌는지 몰라도, 옷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근성 하나만 확인할 수 있었다. 세상에 만화 속에서 볼법한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그게 현실로 가능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우으...죄송합니다. 저기. 아까 빌려주신 옷. 정말 감사합니다.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다시 세탁을 하라고 명하신다면 그대로 하겠...”

 

아니. 괜찮다. 그보다 잠깐 가까이 오거라. 의자에 앉아있으니 적룡포를 받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것도 살짝 의아했지만, 나는 긴장하지 말라는 의미로 작은 머리나 쓰다듬으려 움직였는데.

 

싫어!!!”

 

큰 소리와 함께 내 손목을 쳐서 거부하는 소녀의 얼굴에서는, 잠깐 동안에 안일했던 공포와 더불어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자각을 한 뒤에야. “,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죄를 할 뿐이었다. 우선 어떻게든 진정을 시키기 위해 억지로라도 뭔가 멋진 단어를 완성해야 했는데, 나이가 어린 아이만큼 그래도 쉽게 먹혀들 것 같은 말을 이어붙였다.

 

아니. 괜찮다. 오히려 남에게 멋대로 긴장을 풀지 않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된 행동이다.”

 

네에? . .”

 

칭찬한 것이니 감사하게 여기거라.”

 

...감사합니다.”

 

나는 무릎에 떨어진 적룡포를 다시 곱게 접은 후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연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나 해보거라.”

 

그럼 인어공주를 읽어드릴까요?”

 

아니 그거 말고!

 

...뭐냐. 다른 것들이 있지 않는가? 애초에 나는 너의 이름도 모르는데...”

 

! 그럼 요즘 인기가 좋은 나의 이름은을 읽어드리면 될까요?”

 

좋아. 패러디니까 그만 넘어가도록 하지. 만약 저 이름이 2인칭이었으면 조금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

 

이런 타입은 대체 어떻게 구슬려야 제대로 된 대답을 얻을 수 있을까? 기품을 유지하면서 태클을 거는 것도 정말 답답할 지경이다. 나는 얼굴을 살짝 가까이 다가가고 살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대의 이름을 묻고 있는 것이다. 말상대의 이름 정도는 기억하는 것이 도리이지 않는가?”

 

? ...저는...견습 메이드 루비라고 합니다. 루비는 자연계에서 산출되는 강옥이며 산화알루미늄으로 변성암이나 규산이 결핍된 화성암에서 조암광물로 산출되는데, 강옥에서 빨간색으로 띠는 투명한 광물을 루비라고...”

 

이름은 잘 대답했는데 어째서 보석의 유래를 설명하려는 이유는 대체...”

 

뭔가 레인보우 드래곤을 소환할 때 사용해야 할 것만 같은 이름이야.

 

, 저는 이만 시간이 다 되어서!”

 

루비는 급하게 방을 뛰쳐나가듯이 빠른 질주로 나갔다. 확실히 매서운 속도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에 걸리는 것이 딱 한가지 있었으니...

 

주인이 의외로 저런 소녀에게 관심을 보일 줄은 상상도 못했군? 역시 주인은 어린아이가 좋은 것인가? 앞으로 은팔찌를 얼마나 차게 될지 궁금하게 되는군?”

 

아니. 그게 아니에요. 그보다 은팔찌를 채우기 위해 무슨 짓을 할 것인지 그 계획은 거기서 그만 두시죠. 제가 저 아이에게 신경 쓰이는 것은 오히려 레시아가 잘 알잖아요?”

 

확실히. 아까 주인의 손목을 쳐냈을 때였군? 어린 아이야 말로 트라우마를 억제하지 못하는 행동을 자주 하게 되는 것이니, 그것에 신경이 쓰여서 주인은 그 아이에게 뭔가 물어보려고 했던 것이었구나?”

 

그것뿐만이 아니라...

 

좀 이상하게도 은근히 다른 귀빈들을 피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보였으니까요. 눈에 띄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눈에 띄어버렸다는 그런 기분이랄까. 보통 저럴 때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상당히 조용하게 지내기 위해서 매우 많이 노력하니까요.”

 

마스터도 어린 시절에 그랬습니까?”

 

“...당해봐야 아니까. 유복한 가정이 아니라서 놀림 받는 것은 흔한 일이야.”

 

뭐든지 경험을 해본다면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할 때야 말로, 진정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 분명하다.

 

-똑똑!

 

이번에도 2번의 노크소리와 함께 나는 들어오라고 말했을 무렵. 이번 메이드는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는지 몰라도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입을 열었다.

 

류연 님 휴식도중에 죄송하지만 잠깐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좋다. 그래서 무슨 일...”

 

내가 도중에 말이 사라지는 이유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지금 내 시야에 비추어진 것이 제발 꿈이기를 빌면서 나는 잠깐 한숨을 내쉬었다.

 

류연 님께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다 가져와봤답니다. 512가지의 드레스와 1024가지의 장신구들을 말이지요.”

 

그 뒤에 GB가 붙을 법한 숫자는 대체 어디서 가져온 것인가?”

 

그야 창고에서 전부 가져와봤답니다.”

 

웃으면서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세상이 잔인해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어째서 휴게실의 방이 이렇게 넓은지 이제서야 알아챘을 무렵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휴식을 하라고 하면서 메이크업은 소중하게 해야 한다고, 모든 옷과 장신구를 전부 하나씩 입힐 기세로 30여명의 메이드들이 천천히 다가왔다.

 

호문쿨루스가 1만명이 왔을 때도 이렇게 겁을 먹은 적은 없었지만, 30명이 나의 기세를 억눌러버릴 정도로 기묘한 오러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머리로는 도망가라고는 하지만 몸은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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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에 자서 새벽에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