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는 중?/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엘티노스 잡화점 이야기 - 286

FNL-Phantasm 2016. 12. 13. 00:12

286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을 포기하고 싶은 경우가 여러 번 있는데, 그것은 인생의 고단함과 사회의 벽의 높이를 알았을 때. 그리고...

 

카일! 웃어요오!”

 

이 망할 백장미를 찍었을 때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남자가 여장을 좋아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를 여장시켜서 정기적으로 발간을 하며, 게다가 천계까지 뻗어나가 인기를 끌 정도로 확산이 빠른 이 정체불명의 저주받아 마땅할 잡지 때문에, 인생에 꼬인 부분이 여러 번이 존재하기도 하고, 그나마 내가 싫어하는 이 일을 강제로 하는 것 때문에, 초기에 잡화점의 수입이 불안정한 시기를 적절히 넘긴 것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억지로 웃을 수나 있을까? 오히려 이 모습으로는 수치심에 절어져서 장독대로 숙성이 되어버릴 기세로, 땅속에 들어가서 숨고 싶은 이 기분은 지금 심기가 불편한데. 나 건들면 장담 못한다.”라는 폭탄으로 바뀌는 구간이다. 업무의 스트레스인지, 아니면 여장을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지 몰라도, 머리가 가열해서 화산이 터지기 직전에, 베니가 고무풍선과 같은 기묘한 소리를 내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나저나 너는 원래 확보, 격리, 보호를 하는 기관에 붙잡혀 가야 하는 거 아냐? 특수 격리 절차에 맞춰서 너를 좋아해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 걸?”

 

베니는 고무풍선과 비슷한 소리를 내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 같았다.

 

주인. 아무리 정신을 놓았다고 할지라도 베니에게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해줘서는 안 된다. 거기서는 999번을 받을지도 모르니까.”

 

어차피 그쪽이 모티브잖아요. 물론 이 녀석의 상세한 능력은 아직 다 파악하지도 못했지만, 그때처럼 잡화점이 탭 댄스를 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될 수 있을지 누가 알아요?”

 

레시아의 말을 그나마 받아 칠 수 있을 정도로 정신력이 회복한 것은, 베니가 도와준 덕에 가능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가장 크나큰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아직도 루니아 누나의 사진기가 불을 뿜고 있다는 것.

 

아직 안 끝났나.”

 

최대한 조용히 중얼거리면서 심리적인 치료를 베니로부터 받고 있을 때. 레시아는 다시 아공간에서 고양이 머리띠를 꺼냈고, 먼저 알아차린 나는 레시아를 가리키면서 외쳤다.

 

가라! 베니! 간지럼 태우기!”

 

베니는 고속질주를 해서 레시아를 향해 돌격했고, 그 이후에는 레시아의 웃는 소리만 들린 후에, 머나먼 평행세계에서 밀수해온 한숨을 여기서 내쉬었다. 잡화점에서는 거기가 집이고 일이니까,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아도, 오직 여기에서만큼은 잡화점이 절실히 그리워지는 가운데, 저 멀리 레시아의 말 소리로는 항복! 항복이다! 주인! 그만하라고 좀! 꺄하하핫!”이런 소리와 함께, 베니와 검은 고양이가 서로 엉켜서 뒹굴고 있었다.

 

카일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잘 웃지 않아서 탈이에요오.”

 

사진기를 들고 불평하며 걸어오는 루니아 누나에게 나는 입을 열었다.

 

저를 왜 이렇게 여장을 시키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니까요?”

 

그야. 백장미의 독자들이 전부 카일의 순진무구한 귀여움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순진무구 좋아하네! 20세에게 그런 소리가 잘도 나오는 군!”

 

저에게 있어서 카일은 금단의 남매를 담당하는 남동생 같은 존재인 걸요오?”

 

위험천만하고 극한직업 같은 존재는 도대체 어느 정신머리에서 나왔는지 설명부터 하시죠.”

 

애초에 나와 루니아 누나는 피가 이어진 남매가 아니고! 그보다 이제 티르가 호문쿨루스는 더 이상 통하지 않으니까, 좀 더 다른 위험도가 높은 피조물이든 창조물이든 뭔가 잔뜩 보낼지도 모르는 와중에, 날 여장시켜놓고 촬영하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애초에 내가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수 많은 곳에서 영웅이든 비밀결사든 여러모로 움직이고 있으니, 나는 나만 최선을 다해 잡화점을 지킨다면, 먼 훗날에는 티르의 야망이 저절로 부셔져서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은 했지만, 지금 이런 상태로 계속 이어져 온다면, 티르가 없어져도 평화의 시대는 도래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폭주한 나머지 루니아 누나부터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까지. 나의 평화를 깨기 위해 다가올지도 모르지.

 

조만간 정말 혼자 다른 외딴 곳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기분을 만끽하면서, 루니아 누나가 입을 열기까지 기다렸다. 루니아 누나는 나긋나긋한 분위기로 내 옆에 앉으면서, 내 무릎 위에 고개를 가져가더니 사진기를 적절한 위치까지 들어 자신을 찍었다.

 

지금 뭐 하는 거에요?”

 

추억으로 남기고 있지요오.”

 

나도 찍은 건가...

 

그렇게 계속 사진을 찍어서 제가 카메라 공포증이라도 걸리면 어떻게 할 거에요? 이제 카메라만 들이 밀어도 공황장애에 빠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요!”

 

그때는 제가 책임지고 카메라가 무섭지 않게 해드리지요오.”

 

베니가 레시아를 간지럼으로 무찌르고 돌아오는 동안, 금발 트윈 테일 가발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은 루니아 누나가 내 손목을 붙잡아 저지 되었다.

 

이제 촬영 끝난 거 아니에요?”

 

아직 베니와 같이 한번 찍어야죠.”

 

베니와 같이 뭘 찍으라고...”

 

루니아 누나는 기대심에 가득 찬 눈으로 이와 같은 말을 했다.

 

그건 카일이 슬라임에게 먹혀 들어가면서, 서비스 정신이 묻어 나오는 정직한 모습을...아야야야얏!”

 

내 아이언 클로는 자비가 없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아두세요.”

 

1분 정도 아이언 클로를 한 이후 촬영을 그만하겠다는 루니아 누나의 말이 나오고 나서야, 지긋지긋한 여장을 풀고 집에 겨우 돌아갈 수 있

 

! 팬미팅에 어서 오세요오!”

 

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이제 여장을 그만둘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던 찰나, 외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자리를 꽉 채우고 나만 시선을 집중해서 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거북한 분위기에서 루니아 누나는 아직까지 내 무릎에 누운 상태로 팬미팅에 어서 오라는 말을 했다면, 이건 확실한 연장근무나 다름이 없다.

 

지금 몇 시죠.”

 

오후 2시요오.”

 

이거 언제 끝나요?”

 

오후 7?”

 

어떤 정신 나간 팬미팅이 5시간동안 하는 거에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미치는 꼴 보고 싶어요!”

 

사람이 듣던 말던 루니아 누나에게 큰 소리를 쳤지만, 루니아 누나의 얼굴의 웃음 변하지 않고는 입을 열어 말했다.

 

그래도 요즘 팬에게 소홀하게 대한 것에 대해 누나는 많이 걱정을 했다고요? 게다가 지금 이렇게 카일을 만나기 위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잖아요? 남녀노소 전부 빠짐없이 다 왔다고요오?”

 

아니 가 들어가면 안 되지! 그리고 은 또 왜 들어가는 데요!”

 

취향은 존중해야 하는 법이에요오.”

 

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루노아 씨의 말을 빌리면, ‘맛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특수한 사람들이란 소리인가.

 

뭐 개인의 취향이야 존중을 해야 하는 건 확실하게 맞긴 하지만, 그래도 이 사람들 저를 보려고 하는 이유는 막상 다른 것 같은데요?”

 

내가 가장 크게 눈치를 챈 것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같이 공허한 것과, 정말 남녀노소 빠짐 없이 각기 다른 연령층과 성별이 빠짐없이 왔던 것. 원래 주로 와야 하는 팬들이라면 귀부인들이나 여성을 중심으로 와야 한다. 그 사소한 것을 눈치챈 내 모습을 본 루니아 누나는 입을 천천히 열었다.

 

그야 당연히. 하나는 카일을 이용해서 유인을 하는 것.”

 

루니아 누나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이 중에 신인류가 잠입할 확률은 매우 높다는 것. 그걸 이용하기 위해 팬미팅을 사용했지만, 지금 남녀노소가 들어왔다고 했죠오?”

 

설마. 지금 이 사람들?

 

애초에 정보를 살짝 흘려만 줬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호문쿨루스들이 모인 것에 정말 다행이네요. 애초에 이곳은 인간의 인지 단계에서는 벗어난 곳이라, 절대적으로 평범한 사람은 못 오는 곳이거든요오.”

 

그럼 저와 루니아 누나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란 소리인가요?

그보다.

 

그럼 지금 함정을 파기 위해서 날 촬영했다는 거에요!”

 

아마. 지금 보이는 호문쿨루스들을 모두 해치우지 않으면, 카일의 그 모습이 모든 호문쿨루스들의 정신망에 퍼질지도 몰라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티르빙을 붙잡고 타도 형태로 바꿨다.

나는 호문쿨루스들을 바라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확실히. 지금 이런 꼴사나운 모습이 티르나 트리니티 같은 간부에게 보내진다면, 난 앞으로 인생에 살아가면서 최대의 오점을 짊어지고 싸워야 하잖아? 게다가 트리니티는 3개로 분할할 수 있으니까, 이것에 대해 거론을 한다면 3배의 정신적 충격을 입는 결과가 나오네.”

 

내 살기에 모든 호문쿨루스들이 각자 자신의 팔을 칼날로 바꾸거나, 눈에서 빛이 모여서 레이저를 발사할 준비를 하는 등.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는 와중에 선수를 먼저 쳤다.

 

한 명도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꿈도 꾸지마!”

 

나의 외침으로 시작한 전투에 맞춰서, 레시아와 시나가 이 건물 안을 결계로 감싼 것인지 주변 공기와 색상이 변화했다. 그 상태로 나는 수많은 호문쿨루스들을 베어 나아갔다. 멀리서 레이저를 쏘기 전에 마나 캐논을 이용해서 분쇄시켜버렸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죽이는 행동으로 무아지경에 빠지고 있는 동안, 루니아 누나라던가, 레시아, 시나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나를 가만히 방치하고 있었다고 확인할 무렵.

 

마지막 호문쿨루스가 내 검 끝에 죽어나가 먼지로 소멸하면서, 팬미팅을 가장한 학살의 현장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빈 공간이 되었다.

 

분노에 휩싸인 마스터는 언제나 대단합니다.”

 

말 그대로 분노에 몸을 맡긴 광전사의 모습이었다. 물론 치어리더 복장이었지만...”

 

시나와 레시아는 잠깐 동안 숨을 고르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서 한마디씩 했다. 무아지경에서 다시 현실을 자각할 무렵에는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바늘을 보며, 루니아 누나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생각보다 카일의 성장이 너무 빠르네요오. 보통 5시간 정도 고전을 하면서 싸울 줄 알았는데, 고작 1시간만에 약 300체의 호문쿨루스를 날려보낼 정도일 줄은.”

 

주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가지고 있지만, 목적이 확실해지는 그 순간에 빛을 발휘한다. 아까도 그 호문쿨루스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자신의 여장한 모습을 봤다.’그 이유 하나만으로 대기에 있던 마나마저 공명하게 되어버린 것이지. 애초에 이런 걸로 주인을 단련시킬 생각은 그만 두거라. 루니아. 그대의 예상보다 주인은 그 위를 날고 있는 실력이니까.”

 

레시아와 루니아가 말을 주고 받는 동안, 하얀 올빼미가 베니 위에 올라탄 상태로 나에게 다가왔다.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지 가늠이 안 됩니다. 일반인이 봤다면 야무치의 시점으로 봐야 할 지경이었으니 말이죠.”

 

드래곤 볼에 비유하는 것은 그만 둬. 지금 당장 7개의 구슬을 모아서 소원을 빌고 싶을 지경이니까.”

 

소원이라면 제발 여장을 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

다른 소원이라면, 제발 쩨쩨하게 1가지 소원 말고 4가지의 소원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나메크 인의 신룡은 3가지 소원도 들어주는데, 대체 왜 1가지 씩 밖에 들어주지 못한다는 설정을 가졌는지 극히 의문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거 전부 여장으로 인해 일어난 거잖아...”

 

내가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애꿎은 호문쿨루스들이 학살을 당한 것이, 단순이 여장을 한 내 모습을 다른 호문쿨루스들에게 퍼트리고 싶지 않다는 한가지의 일념으로, 300개체가 학살 아닌 학살을 당했다는 그 사실에 약간 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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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알바하는 곳에 사람이 많이 오는지 모르겠네요...

바쁘다 바뻐...


[그런데 카일의 전투력을 올리는 방법중에 하나가 여장을 하면...읍읍!]